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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설악산 울산바위를 등산하고 너무 힘이 들어 취미 교실도 접고 못 일어나고 있는데 집 전화가 울린다.
여보세요... 응.. 어쩐일? 오랜만에 들려 온 친구의 목소리..
자는거야? 목소리가 왜 그래? 응..어제 등산하고 힘이 들어서... 그럼 못 가겠네.. 무슨 일인데?
오늘 춘천행 열차 운행 마지막 날이래.. 기차 타고 바람 한 번 쐐러 가려고 같이 갈까?
갑상선 저하증.. 여기 저기 몸이 안 아픈데가 없다는 자칭 종합 병원이라는 친구.. 한때는 밝은 성격의 친구..
그 친구와 나는 바늘과 실 같이 항상 함께하는 친구사이 였는데 지금은 그친구의 건강이 좋지않아 가까우면서도 멀리 있을 수 밖에 없는 친구이다.
힘은 들어도 거절 할수가 없어 그래 가자고 대답은 했지만 자신은 없다.
오전 표는 매진이 되서 오후 4시 10분 차야.. 자고 오는거야? 아니.. 6시 30분 차로 되돌아오자고..
힘든 몸을 풀어 보려고 사우나에 가서 뜨거운 물 찬 물을 번갈아 드나 들며 목욕을 하고 커피에 녹차를 마시니 정신이 좀 드는것 같다.
약속 장소에 나가 청량리 역 춘천행 열차에 올랐다.
활기 차고 예뻣던 친구의 모습이 많이도 변했다.
남편이 간경화로 생의 집착에 안타까워 아들의 간을 일부 이식 하려고 남편과 아들을 함께 병원에 입원 시켜 놓고 기막힘에 울지도 못 하고 꺽꺽 대며 몸부림을 치던 친구..
가족들은 모두 건강을 돼 찾았는데 그 마음 고통의 후유증으로 건강이 안좋고 우울증도 있어 병원을 다니고 있다.
친구가 가방에서 무엇인가를 꺼내어 나에게 주었다. 너가 좋아 하는거야 하며 내게 내민다.
빼빼로 긴 과자.. 친구들과 어디 갈 때마다 함께 즐겨 먹던 과자..
뭐 하러 사왔어? 기차에서 분위기 잡고 사 먹으려고 했는데..
우리는 지나가는 홍익회에서 파는 맥주와 오징어도 사서 한잔 씩 나눠 먹으며 옛 친구들의 소식을 서로 물었다.
누구는 어디가 아파서 거동이 불편하고 누구는 손자 뒷 바라지 하느라 묻혀서 볼수가 없고 누구는 자식을 따라 외국으로 갔다고...
싸우기도 했고 시기도 했고 질투도 하며 감정의 오랜 세월.. 풍산을 함께 했던 친구들의 안부를 주고 받으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창밖에는 석양의 저녁 노을이 산허리에 붉게 물들어 있고 응달의 산 자락엔 하얀 눈이 덮여있다.
먼산 위 하늘 저 만치에 아스라이 떠 있는 달을 보니 보름 달 인것같다. 친구한테 오늘이 보름인것 같다고 하였더니 자기 딸 생일도 잊어버리고 지나갔다고 치매 직전이라며 허탈한 웃음을 짓는다.
차 창밖으로 스쳐 지나 가는 집들은 하나 둘씩 불이 켜지고 친구들과 함께 찾았던 강촌 역을 지나 춘천역에 5시 50분에 도착..
호반이 많은 습한 지대라 안개가 자욱해 앞 사람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디가 어딘지를 분간 할 수 없다.
우리처럼 아쉬워 온 듯한 사람들이 카메라를 메고 역 광장에 가득 차있다.
6시 30분 차를 예약하여 멀리는 갈 수가 없어 역 광장 식당에서 춘천 가면 즐겨 먹던 막국수를 하나씩 시켜 맛있게 먹고 청량리행 기차에 다시 오르니 금방 출발 한다.
젊고 예쁜 아가씨 칠 팔명이 좌석도 없이 몰려서서 열차 안 방송으로 조용히 해달라는 안내 방송도 못 들었는지... 제잘거리며 시끌벅적하다. 참 좋은 시절이다.
예쁜 모습들을 바라보며 친구가 편치 않은 미소를 짓는다. 어느 역에서 일까? 아가씨들이 내리고 나니 차안이 조용하다.
밤이라 차 창밖은 시야가 어두워지고 친구가 조용 조용 귓속말 같은 노래를 부른다. 친구와 머리를 맞대며 귀를 대고 나도 따라 불렀다.
그동안 함께 즐겨 불렀던 친구들의 이름을 나열하며 이것은 누구의 18번..이것은 누구의 18번.. 진지한 모습으로 노래를 불렀던 친구들의 모습을 생각하며 부르고 또 부르다 보니 청량리역에 도착했다.
춘천행 기차는 오늘로 마지막이니 춘천 가실분들은 내일부터 상봉 역에서 지하철을 이용 하시라는 안내방송을 뒤로 한채 열차에서 내려 에스컬레이터를 탔다.
앞에선 연인 인듯한 두 젊은이들이 내린 기차를 향하여 아쉬운 듯 손을 흔든다.
긴 여정을 마친 춘천행 열차.
그렇게 춘천행 열차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우리는 두고 두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낭만이 있는 행복한 하루의 추억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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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춘천행 열차가 마지막 운행을 하는날 함께 하셨으니 역사에 남을 만한 추억을 남기셨네요. 그것도 오랜 친구와 함께요. 가서 바로 돌아오는 길이라도 많은 시간 추억을 되실리며 우정을 나누었으니 보람있는 날이었네요. ^*^
은숙씨 반갑습니다,,,그래요 인생이 살면서 내 마음을 털어 놓을수 있는 친구 셋만 있으면 잘 살았다고 하지요,,김치도 묵은 김치가 깊은 맛이 있듯이 정도 묵은정이 깊어 좋은것 같아요,,,,은숙씨와의 글안의 미팅 더 반가움을 느껴 집니다
얼마 전에 저 역을 지나쳐왔네요...
이별역인지도 모르고....
멋진 날을 영원히 잊지 않을것 같네요..^&^
반갑습니다,,,저도 몰랐는데 친구 덕분에 좋은 추억을 쌓고 왔습니다,,,,감사 합니다
여고 동창손잡고 옛 기억을 떠오르며무궁화 춘천가는 열차에 몸을 실고
추억여행 의미가 있는 여행을 잘다녀오셨네요..
호반에 드리우는 달빛에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검정교복에 하얗게 풀메긴 하아얀 에리에 그 시절 그 모습에
참 보기좋았는데 그린운 추억속에 함께 손잡고 여행을 함께 할수친구가 있음에 행복해보이네요..
가보세 아우님 반가워요,,,,인간은 추억을 먹고 살지요 학창 시절의 그리움은 아닐지라도 엊그제의 추억도 60 키로로 달리는 세월이무상할 뿐이네요,,고마워요
역사속으로 사라진는 춘천행 기차와 이별에 정을 나누기위에
19일 아침 기차로 강촌역에서 내려 구곡폭포로 문배마을로 걸어 다니다가
밤기차를 타고 돌아오는데 왜 그리 섭한지...
그날도 휘영청 밝은 달이 기차길에 동무를 해주더군요.
님의 글을 읽으며 그날에 추억을 되 새김질 해봅니다.
고은 글.. 감사합니다.
그날도 아쉬운 길 동무가 많았습니다,,구곡폭포 문배마을 저도 검봉산인가 등산 하면서 거쳐 온것 같습니다 산행중 핸드폰을 분실 하여 재미있는 애피소트도 있답니다,,감사 합니다
잔잔한 문체로
사라지는 아쉬운 기차여행을 그리셨습니다.
대성리와 강촌역이 젊은 이들의 낭만과 추억을 만들어주던
그 경춘선이 영영 사라진다니
글을 읽으면서도 고얀히 섭섭함이 가득합니다.
이웃 일본은
이렇게 한 시대의 낭만을 온 국민에게
부여했던 것이면 나라에서 보존하는데 앞장을 서더군요.
우리나라는 아니었습니다.
그냥 생뚱맞게 편리성만 쫒아 사그리 없애버리는 우를 범합니다.
문화라는 것.
복고풍의 추억의 장소를 찾아가는 국민적 정서.
문화를 담당하는 정치가의 마인드 부재입니다.
왜 국민들은 이렇게 중요한 부분에
침묵할까요.
아쉽고 아쉬운 경춘선 여행의 소회.
잘 읽었습니다.
반갑습니다,,,해는지면 이튼날 다시 떠오르고 꽃은 지면 시간이 되면 다시 피는데 역사속으로 살아진 일들은 기록 될뿐 다시 돌아오지 않음에 안타까워 아쉬움을 갔지요,,,,,감사 합니다
82년도에 직장관계로 춘천에서 1년정도 지낸적이 있습니다.
주말에 집에오려면 기차를 탔던 기억이 새롭네요.
그때는 도로가 왕복 2차선 인데다 오전 오후 군인들 운전교육 하느라
군용차 뒤따라 가려면 힘들어 기차를 이용 했었답니다.
밤이면 닭갈비에 소주한잔으로 타향살이를 즐기곤 했었는데.....
낭만이 흐르던 경춘선 완행열차가 사라진다는 뉴스에 아쉬워만 했는데
이렇게 마지막 열차를 친구분과 함께 하시고 예뿐글 올려주시어 먼 추억에 한참을 머룰고 있습니다.
그랭요 경춘선에 추억이 없는 사람이 없지요 많은 사람이 아쉬움을 동감 하고 있을겁니다 시간이없어 닭 갈비를 못먹고 와서 아쉽습니다,,,,감사 합니다
전철 얼마나 분비겠어요,,,넷이 마주보고앉아 오징어에 삶은 계란 등등 그 추억,,이젠 다시 할수 없게됬네요,.
글 참 잘스시네요 그리고 그렇게라도 훌쩍 함케 떠날수 있는 친구가 있어 부럽습니다.
선배님 반갑습니다 선배님은 우리카페에서 의지와 건강의 모범이 되신 분이시지요 이렇게 격려 해 주심에 감사 드립니다
멀지않은 옛날새벽에 경춘선 열차에서 친구와함께 생선회 한접시를 가운데놓고 소주잔을 기울이든 생각이 납니다
그땐 왜 새벽부터 그랬는지 ~ 푸른들님 행복하세여
친구 반가워요 ,,여자들은 정서의 추억을 먹고 살지만 남자들은 술을 마시며 기분과 분위기를 찿으며 남자의 생리를 먹고 사는것 같아요,,,,,고마워요
전철이 생겨서 한가지 불편한것이 뭔지 아시남유? 맥주와 땅콩을 못사먹구요..화장실이 업서서 ~~
반갑습니다 ,,문화는 편리함을 주지만 옛것은 그안에 살아온 삶이 담겨 있기 때문에 그리움을 주는것 같습니다,,,감사 합니다
무릇 태어난 생명은 언젠가는 죽고 ... 모든 존재하는 것은 순간 순간 변하기 마련 ..
어제도 내일도 오직 내 생각 안에 있을 뿐 .. 추억을 더듬을 수 있는 푸른들(초야)님은 행복하신분....
반갑습니다 ,,,인간은 많은 변화 속에서 더큰 변화를 추구 하며 살지요 ,,돌아보면 추억은 아름다운 것 행복감을,,,감사 합니다
누구에게나~추억이 서려있는 경춘선 이제는 그자릴 전철이 대신하게 되었으니 세상이 변하고 우리내 인생도 변하여
주름진 얼굴과 늘어만 가는 힌 머리칼 꿈 많던 그시절 다 어디로가고 인생무상 이란 말인가~~~
속절 없는 세월의 흐름속에 살면서 우리는 많은 희 노 애 락을 마음에 장식하며 추억으로 남기지요,,남은시간 건강하고 즐거움 찿아서 ,,,건강 하시고 좋은날 많이 되시길
경춘 열차 사라지기전에 한번 타봐야지 하고 있었는데 ~~~
언니의 글로 대신합니다...
아쉬움은 뒤로하고 새로 생기는 전철이라도 타고 가봐야겠어요..(산행을 위해서)
감사 합니다..즐감하고 갑니다..늘 웃음 가득한 환한 미소가 함께 하세요....
환한 미소가 예쁜 구미오 아우님 볼수 있는 기회가 많아 너무 기쁨니다 ,,춘천행 열차는 아니어도 바뀌는 문화가 그속에서 추억과 역사를 다시 만들어 주지요 ,,,건강 하고좋은일 예쁜 미소 영워토록 간직 하시길
마지막 춘천 기차여행! 마치 여교시절같이 상기된 마음으로 여행 잘 하셨습니다~~이렇게 추억은 또 멀리 사라지는군요~
춥습니다 건강유의 하십시요~~^^*
소리 아우님이 궁금 했는데 어제 보니 옆 이웃도 너무 상큼하게 하는 예쁘고 상냥한 사랑스런 아우 였어요 ,기회에 자주 자주 만나 사랑을 나누자구요
길동무에서 푸른들 언니를 처음 만나 건강한모습에 또 젊어보이시는 모습에 깜짝놀라 언니랑 신도림역까지
같이 가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셨어요!! 정말 뵙기 좋았어요^^
추위를 너무 탄다고 산행에 오되 겨울엔 오지말고 봄에 오라실땐 따뜻하고 푸근한 언니같아 좋았구요~~
춘천행 마지막 열차를 타러 가시는 로맨틱한 모습의 언니!! 자주 뵙길 희망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