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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신기주
저자 신기주는 저널리스트다. 다양한 매체와 여러 분야를 거치면서 각종 산업에 관한 취재 기사와 분석 칼럼을 써왔다. 지금은 『에스콰이어』에서 기자로 일하며 경영 칼럼을 쓰고 있고 경제 취재를 계속하고 있다. 『필름2.0』에서 영화 산업 전문 기자로 일을 시작했다. 『지큐 코리아』를 거쳐 『프리미어』에서 대중문화 산업 전문 기자로 활동했다. 『이코노미스트』에서 잠시 경제 분야에 몸담았다. 『포춘 코리아』에서 경영 전문 기자로 일했다. 한국 대기업의 성공 전략과 실패 사례를 분석한 커버스토리를 주로 썼다. 『모터 트렌드』에 매달 자동차 산업 분석 기사를 기고하고 있고 『시사IN』에는 영화 산업 담당 필자로 참여하고 있다. 저서로는 『우리는 왜?』가 있다.
프롤로그
LG전자 지주회사 전환과 맞바꾼 혁신의 속도
르노삼성 자동차 회사에서 자동차 공장으로
한화 황제가 군림하는 의리의 조직
웅진 한국 기업 생태계가 빚어낸 실패
오리온 왕과 왕비가 다스리는 왕국
농심 소비자가 끌어올리고 끌어내린다
신한금융지주 외환위기를 돌파한 주주 금융의 한계
현대그룹 적통성을 증명하기 위해 과거 가치에 몰입하다
금호아시아나 형제는 경쟁자였다
NHN 삼성의 길을 쫓아가다
신세계 윤리로 무너지는 윤리 기업
하이트 영원한 1등은 없다
삼성 자신을 넘지 못하는 거인
소유의 실패
경영의 실패
『포춘 코리아』에서 한국 대기업의 성공 전략과 실패 사례를 분석해온
경영 전문 기자 신기주가 한국 기업의 실패를 낱낱이 밝힌다!
“지금 우리는 더 이상 실패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부끄러워서가 아니다. 너무 크게 성공했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기업이 성공을 거듭할수록 아무도 감히 실패를 이야기하지 않게 됐다. 한국 기업들은 스스로를 성공 신화로 치장하기 시작했다. 참담한 실패 사례를 애써 지우고 성공하고 승리한 기록만 남기려고 애써왔다. 한국이 기업 사회로 진입하면서 언론 역시 실패를 기록하는 것을 등한시하기 시작했다. 이제 기업은 언론과 사회에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모습을 미화한다. 급기야 한국 기업은 실패하지 않는다는 잘못된 신화가 만들어지는 지경에 이르렀다.”(5쪽)
삼성, 신한, LG 등 13개 대기업의 실패를 통해 한국 경제의 실패를 다룬다.
기업의 실패를 소화하지 못하면 한국 사회는 진화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전엔 기업이 실패하면 해당 기업만 망하면 그만이었다. 현대 기업 사회에선 기업의 실패가 곧 사회의 실패이며 국가 경제의 실패다. 매출이 증대되고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마냥 기업이 성공했다고 단정 지어선 안 된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장점유율이 높아졌다고 해도 기술 진화 속도를 억지로 늦췄다거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서 사회 전체에는 악영향을 끼쳤다면 성공이 아니라 실패다. 기업의 실패를 단지 재무재표상으로만이 아니라 사회경제학적인 분석틀 안에서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한국 기업의 성공이 한국 경제의 성공이었듯이 한국 기업의 실패엔 한국 사회의 실패와 한계가 함축돼 있기 때문이다.”(5쪽)
권력은 이미 시장으로 넘어갔다
고 노무현 대통령은 “권력은 이미 시장으로 넘어갔다”고 탄식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은 이미 공룡이 되어버린 대기업에 날개까지 달아준 꼴이었다. 그렇게 대한민국은 명실상부 기업 사회로 전환되었다. 대기업과 재벌가는 그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성역聖域이 되어버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고도 한국은 놀랄 만한 성장을 이루어냈다. 2011년 세계 아홉 번째로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했으며, 2012년엔 무디스 Aa3, 피치 AA-, S&P A+ 등 국가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됐고, 세계 일곱 번째로 20-50클럽(1인당 소득 2만 달러 이상에 인구 5000만 명 이상 국가)에 가입했다. 이 모든 게 한국 대기업의 성과 덕분이었다. 삼성전자의 2012년 3/4분기 순익은 일본의 19개 주요 가전기업 전체 순익보다 4배나 많았다. 이어서 11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68억 달러를 넘어 월별 사상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대기업의 떵떵거림은 이해할 만했다. 언론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한국 기업의 성공을 칭찬하기 바빴다.
대기업 취직은 성공의 대명사인가
많은 사람이 대기업을 우러러보는 건 당연했다. 네이버 지식IN에서 어떻게 하면 대기업에 들어갈 수 있는지를 묻는 한 네티즌의 “대기업 가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대기업 들어가야 인생 성공하는 거라 해서. 저도 인생 성공을 꿈꾸고 있습니다”라는 고백처럼 대기업은 이미 인생의 목표가 되었다. 평생 한 번 볼까 말까 한 재벌 2세들이 드라마에 그렇게 많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처럼 온 국민의 대기업을 향한 갈망은 우리의 눈을 멀게 만들었다. 소위 한국 기업은 실패하지 않는다는 성공 신화가 만들어진 배경이다.
이런 상황이니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이익공유제를 경제학에서 배운 적이 없다며, 기업의 이익을 한국 사회의 덕택이 아닌 오로지 사적 이익으로만 간주할 수 있었다. 대기업의 수출을 지원하기 위한 고환율 정책으로 서민들이 높은 물가상승률에 고통을 받아도 이익은 오직 자신들만의 것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주요 경제 정책이었던, 대기업이 돈을 벌면 그 이익이 서민에게도 돌아갈 거라는 낙수 효과 정책이 처음부터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이었다.
그러나 기업의 성공은 한국의 실패였다
기업이 기록적인 성공으로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고 있는 동안 한국은 실패하고 있었다. OECD 통계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출산율, 노동생산성, 개인자산, 저축률, 복지지출 비중, 노인복지 수준,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 대졸여성 고용률, 어린이ㆍ청소년 행복감, 여성노동 환경, 아동복지 예산 등에서 OECD 꼴지다. 자살률, 노동시간, 남녀임금 격차, 노인빈곤율, 노인고용률에선 OECD 1위를 차지한다. 소득이 어느 정도 균등하게 분배되는가를 나타내는 소득 분배의 불균형 수치인 지니계수도 5위를 기록해 OECD 국가 가운데 다섯 번째로 소득불평등이 심한 나라로 조사됐다. 이 통계지표들은 한국인의 삶이 갈수록 힘들어진다는 걸 말해준다. 명백한 한국의 실패다.
이젠 국민들도 알고 있다. 대기업 빵집이 골목 상권까지 침투하고 대기업이 순대까지 만드는 현실을 보고 기업의 성공이 우리의 성공이 아님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더 이상 대기업이 이익을 독점하지 못하게 해야 함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그걸 단적으로 알려주는 사건이 빨간 옷으로 갈아입고 경제민주화를 주요 이슈로 내세운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다.
이제는 기업의 성공 신화를 직시할 때다
박근혜 대통령은 스스로를 ‘중기대통령’이라고 부른다. 당선되고 맨 처음 방문한 경제 단체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아니라 중소기업중앙회였다. 그는 “이제는 중소기업이 우리 경제의 조연이 아니라 주연으로 거듭나도록 꼭 만들겠다”고 말했다.(343쪽) 이명박 정부의 대기업 우대 정책이 실패했음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이처럼 중소기업을 키우고, 서민층에까지 이익을 골고루 나누는 정책적 흐름을 이어가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새로운 정부 초기라 한껏 몸을 움츠린 대기업이 다시 목소리를 키울 때를 대비해 그들의 성공이 한국의 실패였다는 인식의 전환을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기업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과 사회적 견제가 가능해지고, 대기업 스스로도 경영 전략의 변화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인식의 전환을 위해 이 책은 성공한 13개 기업의 실패 사례를 분석한다. 저자인 경영 전문 기자 신기주는 『포춘 코리아』에서 대기업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분석한 커버스토리를 주로 썼다. 이러한 내공을 바탕으로 기업의 실패를 예리하게 통찰한다. 이 기업들이 성공의 대명사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들의 실패를 한국 사회가 받쳐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성공이었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한국 기업의 억지 성공 신화를 해체하고 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의문을 제기하며 대기업의 변화를 촉구함으로써 우리나라가 더 진화된 기업 생태계로 발돋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업의 실패를 소화해내지 못하면 한국 사회는 진화하지 못한다.
▣ 추천사
이 책은 예리한 시각으로 대기업의 성장과 한계, 강점과 약점을 이야기한다. 특히 탈추격 혹은 선도형으로의 전환기를 맞아 추격형 기업들이 겪는 좌충우돌 기업 활동을 생생하게 서술한다. 독자들은 새로운 한국적 경영 모델의 정립을 위한 지혜와 성장 패러다임 전환의 나침반을 얻게 될 것이다.
- 정재용 ㆍ KAIST 경영과학과 교수, 탈추격연구센터장
한국 기업의 실패를 다루는 건 쉽지 않다. 우리나라가 기업 사회라서 하는 말이 아니다. 실패의 원인을 파악하는 일이 좀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사회경제학적인 분석틀 안에서 실패의 원인을 정확하게 건드리고 있다.
- 송태권 ㆍ 한국일보 상무, 전 서울경제 논설실장
탁월한 기업 비평서다. 기업들이 밝히길 꺼리는 걸 콕 끄집어내 대단히 통찰력 있는 분석으로 다룬다. 당장은 듣기 싫겠지만 더 이상 실패를 말하지 않는 기업들이 꼭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기업이 원하는 진정한 혁신의 길이 이 책에 있다.
- 정재웅 ㆍ 포춘 코리아 편집부장
▲ LG전자의 실패
LG전자는 1990년대 자신들이 추월했던 소니의 전철을 밟고 있다. 소니 역시 지주회사 체제와 유사한 컴퍼니 체제로 전환되고 전문 경영인 체제로 유지되면서 과거의 혁신성을 잃고 표류하기 시작했다. 소니는 탈추격 전략의 일환으로 할리우드 스튜디오를 인수하면서 좌충우돌했지만 새로운 생각을 해내는 데는 실패했다. 단기 실적 위주의 전문 경영인 체제에 경영을 자본화하는 지주회사 체제가 결합된 탓이다. (중략) 분명한 건 LG전자는 결정적인 기술 전환 시기에 스스로를 변화에 둔감한 체질로 바꿔놓았단 사실이다.(32쪽)
▲ 르노삼성의 실패
분명한 건 더 이상 르노삼성은 그 르노삼성이 아니란 사실이다. 1990년대 새로운 자동차 회사로 태동했던 야심 찬 삼성차도 아니고 2000년대 살아남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르노삼성도 아니다. 그런 낭만 경제기는 지나갔다. 르노삼성은 부산 신호동 공장이다. 르노삼성의 실패다.(54쪽)
▲ 한화의 실패
진짜 오너 리스크는 최고경영자가 개인적 오기와 승부 근성에 근거해서 경영을 할 때 발생한다. 황제 경영에 간언하고 속도를 조절해줄 소통 창구가 마련되지 않았을 때 일어난다. (중략) 한화그룹은 대한생명의 이름을 한화생명으로 바꾼 뒤 새로운 광고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창업 60주년 기념 TV 광고다. 배우 김태희는 말한다. “왜 사람들은 다 지난 얘기만 하죠? 사실 중요한 건 내일인데.”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 2012년 8월 16일 한화의 태양이 법정 구속됐다.(78쪽)
▲ 웅진의 실패
웅진그룹은 한국 기업 생태계가 빚어낸 실패다. 구글과 코스트코 가운데 우열은 없다. 구글이 탁월한 기술을 갖고 있다면 코스트코는 소비 시장을 읽어내는 탁월한 안목을 갖고 있다. 기술과 안목 모두 기업한텐 핵심 역량이다. 한국에선 기술이 우위에 있다. 내수 시장을 읽어내는 안목이 아무리 탁월하다고 해도 이 시장은 좁다. 묵묵하게 자기 길만 가기 어렵다. 욕심도 눈을 가린다. 소비재 기업에서 중후장대형 기업으로 변신하는 걸 도약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중략) 새로운 웅진그룹은 중공업 고도성장을 추구했다. 성장 방법은 과거 형태의 답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99~100쪽)
▲ 오리온의 실패
“오리온 왕국이었죠.” 익명을 요구한 오리온그룹 퇴사자는 말했다. “오리온그룹은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사장의 작은 왕국과 같았습니다. 동양그룹에서 계열분리된 뒤에는 사실상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사장의 개인 회사나 다름없었죠. 이래라 저래라 경영에 간섭할 사람도 없었습니다. 상장사였지만 그룹 규모도 크지 않아서 당국과 언론의 집중 감시 대상도 아니었어요.”(107쪽)
▲ 농심의 실패
농심은 오랜 세월 선도 기업이었지만 선제적 혁신이 아니라 리액션 혁신에 머무르고 말았다. 하얀 라면이 시장을 혁신시키자 그 혁신을 활용했을 뿐이었다. 시장을 읽는 농심의 안목은 녹슬지 않았다. 라면 시장이 패스트 패션 시장처럼 변했단 걸 알았을 때 재빨리 신제품 공세를 강화하면서 주도권을 다시 빼앗아왔다. 진짜진짜라면은 고소한 매운 맛을 냈다. 하얀 라면들의 고소한 맛을 신라면의 빨간 매운 맛에 접목시킨 결과였다. 대응이었지 혁신은 아니었다. 손욱 회장이 만들고자 했던 농심은 P&G처럼 수많은 특허를 보유한 소비재 기업이었다. 시장이 변화하지 않으면 스스로 변화할 줄 모르는 기업이 아니었다.(145쪽)
▲ 신한금융주주의 실패
라응찬 회장은 은둔의 CEO라고 불렸다. 지난 10년 동안 기자들 앞에 선 적이 거의 없었다. LG카드 인수전에서 신한금융지주가 하나금융지주를 누른 건 라응찬 회장이 10원 단위까지 계산해서 맞춰준 입찰 금액 덕분이었다. 신산(신의 계산)이라고도 불렸다. 라응찬 회장만큼 오랜 시간 금융 최고경영자로 자리를 지킨 사례는 없다. 그는 신한금융지주의 오늘을 있게 만든 장본인이다. 그러나 신한금융지주의 내일을 그리진 못하게 됐다. 게다가 관치를 견제하기 위해 용퇴를 거부하면서 오히려 관치를 부를 명분만 쌓아줬다. 신산답지 않다. 신한 사태는 한국 금융의 시계를 거꾸로 돌렸다.(168쪽)
▲ 현대그룹의 실패
모든 위기는 결국 적통성 집착에서 비롯됐다. 현대건설 인수전 얘기다. 연지동 사옥을 인수해서 현대그룹을 추스른 직후 몇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신규 사업 진출을 모색했다. 그때 현대그룹이 가장 집착한 게 현대건설이었다. 패착이었다. 현대건설 인수전에 무리하게 뛰어들면서 위기가 시작됐다. 현대건설 인수에 실패해서 위기가 비롯된 측면도 있다. 더 큰 이유는 너무 오래 현대건설만 바라보다가 새로운 사업 기회를 잡거나 연구할 시간을 흘려보냈단 점이다.(177쪽)
▲ 금호아시아나의 실패
문제는 형제 경영이었다. 2009년 7월 28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
첫댓글 신기주 지음 / 출판사 인물과사상사 | 2013.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