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과 나눔의 행복
주일 예배 시간 찬양의 은혜가 넘쳤다.
중간에 ‘하나님 죄송해요, 죄송합니다!’는 말씀이
심령의 틈을 파고들었다.
나눔의 설교도 순적하게 흘렀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다.
물질만 베푸는 것 아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으키는 기도가 필요한 시대다.
사랑으로 섬길 때 계산하지 않음이 능력이요 즐거움이다.
거저 받았기에 거저 주는 것 하나님의 은혜다.
삶을 나눔은 사랑을 재는 온도계다.
어릴 때 어머니에게 들었다.
“콩 한 조각도 열 개로 쪼개 아홉에게 나누고
둠벙에 던졌더니 퐁당 하더란다”
말보다 삶으로 살아내고 인생 끝자락을 장식하고 계신 어머니 말이었다.
하나님의 시선 안에 머물며 그분을 인식한 열매이리라.
임 권사님이 교회 승합차에 오르기 힘들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래서인지 어머니 집에서 놀다 중흥동 자택까지 걸어가셨다.
주일 아침에 내 승용차로 모셨다.
대문 앞에서 태운 작은 배려로 불편을 덜어 냈다.
배 집사님도 자가용을 하나 손해보험에 연장하는 날, 도움을 청하셨다.
주행거리 사진을 보험사 홈페이지에 올려야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았다.
건축 자재 오거리 집 앞으로 찾아갔다.
필요한 정보를 메모하여 올렸다.
방법을 알면 쉬운데 나이 드신 분이 인증하고 들어가지 못해 애를 태웠다.
잘 처리해 드리자 마음이 놓였는지
복분자 음료수를 강 권사님 통해 실어 주셨다.
섬기는 손길이 고왔다.
지난주 정 권사님의 전화였다.
‘목사님, 성미 좀 싣고 오게요.
일 끝나면 성산 맨션 아래 서 있을 게요.’
정한 시간, 만나 옆 골목에 차를 세웠다.
‘목사님, 오래전 아는 가게여요,
아저씨는 돌아가시고 시골에서 농사지은 쌀을 팔아 놨어요.’
난 주인이 손대지 못하게 하고 나서서 권사님 식량까지 실었다.
자잘한 군고구마를 주인이 권사님에게 주셨다.
세 개나 받아먹는 맛이 괜찮았다.
교회 앞에서 ‘권사님! 단감 좋아하시죠? 예!’
빼빼로와 빵도 하나씩 비닐봉지에 넣었다.
권사님 쌀 배달 위해 아파트로 갔다.
‘목사님, 엘리베이터 앞에 두세요.’
아니다 11층으로 올라가 현관문을 열어 들여놓고 물었다.
‘권사님! 이 쌀 몇 달이나 드세요.’
‘하루 세끼 꼬박꼬박 밥을 챙겨 먹어 삼 개월 정도요.’
예전의 발 빠른 권사님의 건강은 아니지만
혼자 잘 드신다는 말에 흐뭇하게 내려왔다.
어머니가 주문한 들깨를 소방수 댁 아들이 교회 계단에 올려놨다.
궁금해할 일이라 두 차대기를 어머니 집으로 싣고 갔다.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두꺼운 상자 놓고 올렸다.
방앗간에서 갈아 우유와 요구르트에 타서 드실 모양이다.
대금은 바로 계좌 이체시켰다.
확인 문자 넣었더니 하트를 날렸다.
어머니가 카레 먹고 싶다는 말씀에 마트에서 감자와 애호박을 챙겨 드렸다.
다음 날, 모처럼 어머니 손맛 담긴 카레를 별미로 맛봤다.
손녀, 손자 몫을 담아 줘 아내가 배달했다.
교회 예배실 컴퓨터 속도가 느리다는 말이 생각났다.
골목에 사는 이 집사님 아들을 불렀다.
부팅하여 점검하고 바탕화면 알약으로 업그레이드했다.
‘목사님! 문제가 큰 줄 알고 컴퓨터를 까 보려 공구 가져왔는데 괜찮네요.
종종 알약으로 프로그램을 돌리면 찌꺼기가 걸러져요.’
늘 도움받은 처지라 밥 한번 대접하고 싶었다.
하지만 아버지 성품 닮아 신세 안 지려고 울타리를 쳤다.
그냥 달아나려는 손을 붙잡고 대덕 단감을 챙겨 줬다.
감사하다며 허리를 굽히고 달려갔다.
다음 날, 지난 4월 등록한 장영자(86세) 할머니
학습 교육을 시키려고 전화를 드렸다.
‘목사님, 빨래 널어놓고 교회로 갈게요.’
선하게 반응하심이 고마웠다.
그 사이 자전거 타고 단숨에 파리바게뜨로 갔다.
오후에 세례 교육받을 김미리 성도님 몫까지 빵을 사 왔다.
소 예배 실에서 기다리는데 다소곳한 모습을 드러냈다.
스카프가 눈에 띄었다.
‘아침 운동 자주 하세요.’ 인사를 건넸다.
‘아니요, 다리가 아파서 요즘은 잘 못해요.’
‘손자! 수술했다는 말을 들었는데 괜찮은가요?’
‘목에서 암이 발견되어 서울서 제거하고
요양 병원 입원해 회복 중이어요.’
‘이런 교육 처음 받지요?’
‘그렇지 않아도 정 권사님이 권하여 마음으로 준비했어요.’
한글을 깨친 분이라 말귀를 잘 알아들었다.
막바지에 성도가 금해야 할 일을 다짐시켰다.
주일 범하는 일, 미신 행위, 음주, 흡연, 도박.. 설명하는데
은혜가 되는지 속에 있는 말을 꺼냈다.
‘사위가 내 돈 1천5백만 원 가지고 나가
도박하는 바람에 딸이 이혼했어요.’
패역한 행위로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은 것 같았다.
기도로 그 마음 달래며 빵 두 봉지를 드렸다.
자꾸 받는다고 손절하지만 등 두드려 보냈다.
오후에 김미리 성도님이 세례 교육 위해 두 번째 시간을 가졌다.
‘목사님, 지난 교육 받고 속 너무나 편하고 좋았어요.’
갈증 나실 때 마시라고 비싼 홍삼원 음료를 무겁게 들고 오셨다.
106번 문항까지 일사천리로 나가며 익숙한 세상 길 끊고 맺길 원했다.
니고데모 한 사람 놓고 요한복음 3장 16절 선물한 예수님의 심정이었다.
두 시간이 순식간에 흘렀다.
‘목사님! 혼자 듣기에 아까운 말씀이네요.’
목마른 사슴이 시냇물 찾아 갈증을 해소한 얼굴이었다.
생전 어머니의 기도 응답이고 창세전 하나님께서 택한 백성의 반응이었다.
토요일 문답 과정 거쳐 주일 예배,
하나님과 교회 앞에 신앙고백 후 세례 베풀 예정이다.
낙엽처럼 떠나는 가을, 이제부터 알곡 성도로 하늘 곳간을 채우길 바란다.
2023. 11. 11 서당골 생명샘 발행인 광주신광교회 이상래 목사 010 4793 0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