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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빅토리안여러분! 드디어 모두가 염원하던 임이 도래하는날이 머지않았군요. 그렇기에 이번 기념으로 다뤄볼 주제는 빅토리아의 향을 살짝 첨가한 2차세계대전 일본의 제철기술력입니다. 이번 주제를 통해서 여러분은 20세기 무렵의 제철산업의 구성이 어떻고, 이러한 구성이 태평양전쟁에 어떠한 영향을 주며, 흔히들 가지고 있는 인식, 일본의 철은 저급하다. 일본은 전쟁내내 철이 부족했다. 일본의 엔진은 힘이 약하다에 대한 모든 해답을 얻게 되실겁니다. 그럼 시작해보겠습니다.
1. 제철산업의 구분와 그 난이도
제철산업은 산업혁명이후로 국가에 있어서 매우 핵심적인 산업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사회 유지에 필수적인 철이라는 유용한 재료를 생산해내는 유일한 산업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제철산업에서 파생, 촉발, 유지되는 수백, 수천가지의 연관 산업들은 그 국가의 산업력을 지탱하는 뼈대와 같은 역할을 하기때문입니다. 또한 산업화로 촉발되는 막대한 기계화, 도시화라는 시대의 흐름은 철이라는 재료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였기에 산업의 확장을 위해서는 막대한 량의 철이 필요했습니다.
빅토리아3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막 산업화를 시작하는 나라든, 산업화가 한창인 나라든, 어찌되었건 산업화는 막대한 철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입니다. 공장건설에 필요한 건축사무소, 대다수의 건물 운영에 필수적인 공구가 대표적입니다. 실제로 위의 스크린샷을 제공해준 의문의 유저에 따르면 게임 내내 철은 거의 항상 부족하며 특히 대규모 건설사업을 촉발하면 철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때문에 철은 항상 어느정도의 여유를 확보하는게 경제에 이롭다고 합니다. 실제 역사에서도 좋고 저렴한 철을 공급하는것은 국가의 최우선 과제였습니다.
게임내에서 중요한 제철산업은 크게 2가지로 나누어볼수있습니다. 첫번째는 철광석에서 철을 뽑아내는 제선공정, 제선공정에서 만들어낸 철을 가공하거나 고철을 재생하여 강철을 만들어내는 제강공정, 비록 명확한 정의는 아니지만 대략적으로 구분하면 이렇게 두개로 구분할수있겠습니다.
위의 스크린샷에서 철 광산이 의미하는것이 제선공정, 제강소가 의미하는것이 강철을 만들어내는 제강공정입니다. 인게임에서는 철광산에서 곧바로 철이 생산되며, 이 철을 원자재로 제강소에서 강철을 생산해냅니다. 제강소에 대한 고증은 상당히 훌륭하지만, 제선산업에 전반적인 대한 고증은 빅토리아2보다 좀 더 나아지긴 했지만, 철광산에서 바로 철이 생산되는것은 좀 아쉬운 부분입니다.
이보다 더 아쉬운것은 제강공정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철의 재활용이라는 부분이 구현되지않았다는것입니다. 여러분이 흔히 생각하는 고철을 통해서 철을 생산하는 방법은 제강공정의 일종입니다. 이러한 이야기는 이번 주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두가지 공정에 대한 간단한 이해가 필요하기때문입니다.
우선 제선공정의 이해를 위하여 간단한 예를 하나 들어보죠. 아래는 현대의 제선공정을 매우 간단하고 축약적으로 정리한것입니다.
선광: 채굴또는 수입한 철광석의 대부분은 불순물이 많아 그대로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선광이라는 공정을 통하여 철의 함유량, 즉 순도(품위)를 올려야합니다.
소결(펠렛타이징): 일반적으로 선광된 철광석은 가루형태이기 때문에 그대로 용광로에 투입할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결또는 펠렛타이징 공정을 거쳐서 사용 가능한 형태로 재가공 해야합니다.
오븐공정(석탄 굽기): 용광로에 들어가는 석탄은 기초열량을 높이고 회분및 철에 악영향을 주는 불순물을 제거하기위하여 구워서 투입됩니다.
용광로(제선공정): 이렇게 선광, 소결을 거쳐서 만들어진 철광석과 오븐공정을 통하여 만들어진 코크스, 여기다가 철의 품질을 향상시켜줄 부원료들을 투입하고 용광로 내부온도를 1200도 이상으로 올려주면 철이 환원되고, 녹으면서 철이 추출됩니다.
위의 공정을 통하여 현대적인 방법으로 100kg의 철을 생산하기위하여 투입되는 순수한 원자재의 총 무게는 약 500kg입니다. (공학적으로 실제로 계산하는 방법이 실제로 있습니다만, 계산방법은 생략하겠습니다.)
위의 내용에서 중요한것은 100kg의 철의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의 양입니다. 이는 고도로 발전된 제철산업의 경우이며 만약 근대적인 제철소 또는 전근대적 제철소를 가진 나라라면 100kg의 철에 얼마나 많은 원자재가 투입되어야할지 상상도 되지 않습니다.
생각해봅시다. 현대의 한 국가의 철 소비량이 500만톤이고 철 수요를 이러한 철 수요를 국내에서 모두 감당할려고 계획한다면 그 국가는 2500만톤에 달하는 철광석, 석탄, 석회석등을 제철소로 운반하기위한 항만, 철도, 도로등의 수송체계를 완비해야합니다. 참고로, 현대적인 광석선의 수송량은 15~20만톤인데, 이를 운반하는 광석선은 항공모함보다 훨씬 거대합니다. 2차세계대전당시 미국이 미친듯이 뽑아냈던 리버티선이라는 수송선의 수송량은 1만톤밖에 되지않습니다. 2500만톤은 상상이상으로 많은 물류량입니다. 왠만한 국가가 감당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철소의 대부분은 원료산지와 가까운곳에 위치했죠. 투자비용과 물류비용을 줄여야하기때문입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사유로 국가의 모든 철재수요를 짧은 시일내에 모두 충당하는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특히, 신흥국의 경우에는 기반도 부족하고 기술력도 부족합니다. 하지만 경제발전으로 철재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때문에 자국내의 공급으로는 국가가 요구하는 철강수요를 모두 충당하는 나라는 현대에도 거의 없습니다. 무엇보다 제철산업은 매우 비싼 산업이고, 대부분의 나라는 이것에 투자할 여유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거대한 제철산업은 전통적인 산업국가들의 전유물이였습니다. 미국, 영국, 독일과 같은 나라들은 수백년간 쌓아올린 인프라와 산업기반덕분에 선진국들의 산업구조가 2차에서 3차로 전환되기 직전까지 최소 몇백년간 제철의 선진국자리를 유지할수있었습니다.
규모의 경제가 가장 영향을 주는 산업중 하나가 제철업이며 제철업은 현대까지도 전략적 자산입니다. 그렇기에 선진국들이 그 우위를 스스로 포기하지않는 이상 신흥국들이 제선산업에 자본을 투입하여 그들을 따라잡는것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제강산업은 이야기가 좀 달랐습니다.
제선공정이 자본집약적 산업이라면 제강공정은 비교적 자본집약이 덜 합니다. 1의 철을 만들기위해 제선공장이 100을 투자해야한다면, 제강공장은 10정도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지을수있습니다. 거기다가 원재료의 수급도 비교적 쉽습니다. 100kg의 철을 생산하기위해서는 한 120kg남짓의 원자재만 수송하면됩니다. 문제될 점이라면 원료의 수급인데, 이는 어렵지 않습니다. 그 당시 고철은 전 세계에 넘쳐났으니까요. 그들은 선진국들이 버리는 고철을 수입해와서 재활용하면 됬습니다. 선진국들은 그렇게 함으로써 국내에 남아도는 잉여자원을 해결할수있었죠. 서로 윈윈하는 산업구조입니다.
선진국들은 철광석에서 선철을 생산, 선철을 가공하여 강철을 생산하여 원하는 형태로 국가에 전반에 공급하는 자체 사이클을 돌릴수있는 산업구조가 있었기 때문에 제선공정이 포함된 일관제철소위주로 운영되었습니다. 하지만 신흥국들은 사이클을 돌릴 원자재도 없고 설령 원자재가 있더라도 인프라와 산업기반도 부족하기때문에 선진국들의 철재를 수입해와서 그것을 가공하는 형태를 띄게되었습니다.
그리고 눈치채셨겠지만, 여기서 말하는 신흥국이란 주로 일본을 말합니다.
2.일본의 제철산업의 개요
그렇다면 일본의 제철능력은 어느정도 수준이였을까요? 우선 아래는 전쟁의 막바지, 1944년도의 일본의 제철 생산능력입니다.
선철은 약 346만톤, 보통강(제강)은 446만톤, 특수강(합금)은 105만톤입니다. 여기서 일반적으로 제철능력이라고 한다면 조강능력을 의미합니다. 즉, 선철부분의 340만톤은 제철능력으로 보지않습니다. (산업적, 군사적으로 유용한것은 강철이기 때문) 그렇기에 일본의 최종적인 제철능력은 보통강과 특수강을 합쳐놓은 500만톤 남짓정도입니다. 같은 기준으로, 미국은 약 7000만톤으로 일본의 제철능력은 미국의 1/10 수준도 되지않았습니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땅덩어리와 미국이라는 미친 나라와 싸우기에는 500만톤 남짓의 철강은 아무래도 좀.. 적어보입니다. (비슷한 시기의 나치 독일의 제철생산량은 2000~3000만톤정도였습니다.)
문제는, 앞서 서술했듯이 일본의 제철산업은 선진국에서 원자재를 수입해와서 그것을 가공하는 형태를 띄웠다는것입니다. 중일전쟁 이후, 미국의 대일금수조치중 중요한 항목중 하나가 이러한 철재였습니다. 당연히 일본의 제철산업은 큰 데미지를 입었고, 제강공정에 투입할 철재가 부족해졌고, 이러한 철재는 고철로 어느정도 대체가 가능하기때문에 일본은 전쟁수행을 위하여 전방위적인 금속류 공출을 실시하지만, 이 양도 턱없이 부족했을뿐더러 후에 후술할 문제점을 가져오게됩니다.
3. 일본의 제철기술
그렇다면 일본의 제철기술은 어느정도였을까요? 아래는 당시 야마토의 장갑에 대하여 미해군에서 내놓은 보고서의 일부분중, 중요한 부분만 축약한것입니다.
검사에 적용된 철강(주:야마토에 적용된 강판)은 많은 미세 찌꺼기(dirt)들을 함유하고 있고, 그러므로 제1차 세계 대전 이전 영국에서 생산하였던 "British Vickers Cemented (VC) KC-type"의 방어 장갑용 강철(armor steel)과 품질면에서 동일한 것.
상기의 VC강의 재질의 경도강화를 쉽게 하기 위하여 탄소함유량이 증가, 일정량의 구리를 첨가하여 다소 니켈(nickel, 당시 일본에서는 공급 부족) 성분이 부족한 것을 대체하였으며, 경도강화성(hardenability)을 올리기 위하여 소량의 몰리브데넘이 첨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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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만 본다면 일본의 철강수준이 매우 떨어진다고 생각하실수 있습니다. 하지만 뒤에 의외의 반전이 존재합니다.
이하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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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는 지금까지 미 해군이 실험해본 모든 15.2~20.3㎝ 두께의 강판 중 가장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상기한 품질이 떨어지는 VH강으로 제작된 강판임에도 불구하고 이로 인해 실험자들이 실험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다음과 같이 기술하게 되었다. "우리들이 고품질의 A-클래스 강판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요소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이 확실하다. 이 7.21"(183㎜) VH 강판은 우리의 표면경화 강판 관련 지식에 의하면 이정도의 성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명백히 일본은 만약 사양서(specification)에서 요구를 한다면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장갑을 만들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결론적으로 이 강판은 실제 탑재된 대로 45도 경사로 설치될 경우, 실존 전함에 탑재되었던 그 어떤 주포로도 관통이 불가능하다. 45도 입사각으로 이 강판에 구멍을 내기 위해서는 최신 주포인 미국의 16"/50 Mark 7 나 독일의 German 38cm SK C/34를 영거리에서 최신형 철갑탄을 장착하고 쏠 필요가 있다. 더 낮은 속도로도 균열은 갈 수 있지만 구멍이 날 일은 없다! 주포가 장갑을 완전히 능가했다고들 말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요약해봅시다. 본문에서는 일본 철재의 수준은 1차세계대전정도로 평가합니다. 그리고 사양서에서 요구한다면 그것을 충족할만한 능력을 가지고있다, 라고 표현했는데. 이는 최고의 극찬입니다. 즉 테스트 결과는 미국의 기술자가 이건 오버테크놀로지다! 라고 경악할만큼의 성능의 강판이였다는것입니다.
하지만 몇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첫번째. 어째서 일본의 철은 1차세계대전의 수준이였는가?
이유를 찾아볼려고 문헌을 뒤져봤는데. 명확한 답을 내놓은 문헌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허나 그 당시 상황을 바탕으로 대략적으로나 추측은 할수있으며, 이유를 대략적으로 추측해본다면 그 이유는 미국의 대일금수조치와 일본의 미비한 제선산업입니다. 품질 좋은 철을 만들기 위해서 가장 좋은것은 사실 가장 좋은것은 품질이 보장된 고철을 사용하는것입니다. 허나, 좋은 품질의 고철은 많이 나오지도 않거니와, 대부분의 고철은 질좋은 철과 잡철과 섞이기때문에 균일한 품질을 보장하지 못합니다. 균일한 품질을 보장하지 못한다는것은, 산업적인 의미로 최악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는 뒤에 좀 더 후술하도록 하겠습니다.
두번재. 그렇다면 어째서 미국은 일본의 강판 성능에 경악했는가?
7.21"(183㎜) VH 강판은 우리의 표면경화 강판 관련 지식에 의하면 이정도의 성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말을 다시 해석해보자면 이렇습니다
=> 이딴 저급한 철로 만든 강판으로 표면경화를 하더라도 이정도의 성능을 끌어낼수 있나? 우리는 못할것같은데?
일본의 표면경화(표면처리)기술은 상당히 우수했던것은 사실인것으로 보이며, 제가 본문을 읽었을때 합금을 만드는 기술력도 어느정도 나쁘지 않았던것같다고 판단됩니다. 하지만 표면처리기술과 합금기술 모두 이미 만들어진 베이스에 별도의 처리를 통하여 무엇가를 덧입히는 방식이기때문에 베이스가 되는 재료의 품질이 매우 중요합니다. 원재료는 당연히 철이며, 일본의 제선기술이 매우 뒤떨어졌음을 알수있습니다. 위의 미국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제선기술은 1930년대의 미국,독일 수준이다! 라고 평가하고있습니다. (물론 미국 연구진들의 조심스러운 추측으로는, 아마 독일과 일본 합작품의 결과가 아닌가 추측하더군요, 자세한것은 역사만이 알겠죠.)
아무튼간에 한 나라의 기술력이 후공정에 이토록 몰려있는것은 현대에 와서는 이상한것은 아닙니다. 애초에 위해서 언급했듯이 근대적 제선기술은 매우 튼튼한 기반이 필요하고, 많은 돈이 들어가는 산업입니다. 왠만한 국가가 감당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20세기에, 그것도 열강이라는 나라가, 국가의 핵심산업이라는 제철산업이 이렇게 불균형하다는것은 뭔가 맞지않아보입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일본의 제철산업은 이토록 불균형해지게 된것일까요?
뭐, 정답은 위에 이미 언급했고, 그것이 문제가 된 이유는 미국의 대일금수조치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일본의 선철을 만드는 기술은 매우 뒤떨어졌지만, 이 이후 공정인 제강기술과 표면처리기술은 매우 우수했었다로 정리할수있습니다.
3. 그래서 이게 뭐가 문제인데?
사실 이 글의 핵심입니다. 핵심이 이토록 긴 길을 거쳐오는게 안타깝군요. 사실 올릴까말까 고민하다가 내용을 늘리다보니 이렇게 됬습니다. 그래도 빅토3 예약기념으로 올리긴했습니다만.. 아무튼간에 저희가 미해군의 야마토장갑을 연구해놓은 글에서 주목해야될것은 일본의 기술이 우수했구나! 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정확히는 이 부분이죠.
검사에 적용된 철강(주:야마토에 적용된 강판입니다)은 많은 미세 찌꺼기(dirt)들을 함유
이 부분이 중요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일본이라는 나라가 처했던 상황을 절실히 보여주는 한 줄이기 때문입니다. 공학적인 내용이라 아마 이해하기는 조금 어려울수 있겠습니다만, 최대한 쉽게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철강내 미세 찌꺼기가 많다는것은 쉽게말하면 철강내 불순물들입니다. 특히 여기서 dirt라고 표현한건은 단순히 불순물이 아니라 철강조직내에 실제로 결정형태로 존재하는 개재물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개재물이 많다는게 무엇을 의미할까요?
철강내 개재물은 일종의 취약점입니다. 이러한 개재물들은 평상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가 반복적인 피로, 또는 강한 충격을 받을때 금속에 취성을 유발하고, 결과적으로 금속 전체의 품질을 악화시킵니다. 어째서일까요? 간단한 그림을 통하여 설명해보겠습니다.
이런 두 구조물이 있고 상부에서 엄청난 무게를 지탱해야한다고 한다면 어느 구조물이 더 안정적일까요? 당연히 오른쪽 구조물이 더 안정적일것입니다. 그러면 또 다른 예시입니다.
이건 좀 더 생각해볼만한 질문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본능적으로 왼쪽의 구조물이 더 안정적이라는것을 아실겁니다. 아마 이유를 설명하는것은 조금 어려울수 있니다만, 구조물에 힘이 집중될부분(마름모의 꼭짓점)과 같은 부분은 구조물의 약점으로 작용합니다. 그림에서 가해지는 힘은 모두 동일할수있지만, 받는 스트레스(응력)은 모두 다르고, 이는 힘의 분산이 불균형하게 이루어진다는것을 의미합니다.
금속내 불순물또한 같은 역할을 합니다. 힘의 분산에 불균형을 유발하고, 이는 스트레스가 한쪽으로만 작용하게 됨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불순물들은 금속의 기계적 특성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수있고, 이는 재료의 신뢰도 자체를 극심하게 떨어트립니다. 그렇기에 저러한 불순물을 최소화하도록 만드는게 제철기술의 핵심입니다. 그리고 저러한 불순물들을 최소화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공정은, 제선공정입니다. 제강공정에서 저러한 불순물을 제거하는건 어마어마한 공학적 비용을 지불해야합니다.
이제 마지막입니다.
엔진의 출력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면서도 가장 직관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매우 간단합니다. 연료를 더 많이 집어넣고 더 많이, 빠르게 태우면됩니다. 시간당 태우는 연료량이 많을수록 출력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자동차의 크기를 따질때 흔히 배기량(CC)을 따지든, 몇기통인지 보는겁니다. 배기량은 연료를 더 많이 태우는것이고, 몇기통인지는 더 빠르게 태운다는 의미죠. 당연히 이 두 개가 높고, 많다면 연료를 더 많이 태울수있고, 연료는 더 많이 태울수록 힘이 강력하기때문입니다.
그렇다면 2차세계대전에서 엔진의 출력을 올리는데 기술적 난제는 무엇일까요? 이는 엔진, 그 자체였습니다. 비유가 아니라 엔진 그 자체입니다. 연료 태우는 량을 높이면 엔진의 실린더 헤드, 엔진 본체에 가해지는 충격, 동력전달부의 크랭크축이 버텨야되는 충격, 변속기의 충격을 이겨내야했는데, 이 모든것의 한계치는 대부분이 적용된 재료의 품질이 결정지었습니다(물론 그당시에는 대부분 철이였습니다). 더 튼튼하고 충격에 잘버티는 철이 있다면 엔진의 힘을 늘리는것이 어려운 문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철의 품질이 좋지 못한 나라, 철의 신뢰도가 보장되지 못하는 나라(일본이라던가... 일본이라던가.. 일본.. 혹은 이탈리아..)는 엔진의 출력을 무작정 늘리게 된다면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전차의 시동을 켜고 피로가 누적되는 순간 엔진이 말 그대로 깨져버리기 때문입니다.
재료의 한계를 뛰어넘는것이 불가능한것은 아니지만, 매우 비싼 공학적 비용을 지불해야합니다. 당연히 일본에게는 그런 공학적 비용을 지불할 기술도, 능력도 없었습니다. 이제.. 대부분의 의문이 풀렸습니다. 일본의 항공기의 엔진의 출력이 어째서 부족했는지 일본의 화기의 약실이 어째서 주구장창 터져나갔는지 일본 전차들이 왜 20톤대에서만 놀아났는지 그렇습니다. 일본 수뇌부들과 기술자들이 멍청했던게 아니라 안되는걸 되게할수가 없었기때문입니다. 재료의 결함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였기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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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철과 관련된 시리즈를 연재할때마다 생각하는건데, 조사하면 할수록 왜 이렇게 일본이 불쌍할까요..
Ps. 빅토리아3 스샷은 결코 제가 플레이한건 아니지만 어떻게 이걸로 어떻게 용서를 구할수는 없을까요?
해석본 출처_ 나무위키 야마토전함(https://namu.wiki/w/%EC%95%BC%EB%A7%88%ED%86%A0%EA%B8%89%20%EC%A0%84%ED%95%A8#s-4.3)
원문 출처_ 미해군연구소
(http://www.navweaps.com/index_tech/tech-040.php)
첫댓글 1년하고도 1개월만에 글을 쓰다니! 카페 탈퇴하셨나 하고 까먹고 있었는데 ㅂㄷㅂㄷㅂㄷ 코렁탕부터 드십시다!!!
일본이 불쌍할 건 없죠. 고따구 능력(?) 가지고 세계 최고의 과학&공학&기술강국에게 덤빈 것부터가 불쌍할 것 없는 꼴통놈들임을 증명해주는 거니까요.
@_Arondite_ 단지 공돌이의 눈으로 봤을때 딱하고 안쓰럽다는겁니다. 일본놈들이 행한 행태는 전혀 안쓰럽지않습니다 ㅎㅎ
누구신진 모르지만 용서되지 않을까 합니다(?)
일본이란 나라도 참 재밌는 나라네요. 세계최초의 개발도상국이란 호칭이 뭔가 더 적절한 것 같기도 한.. 글 잘 읽었습니다.
세계 최초의 개발도상국. 일본의 근대시기를 관통하는 적절한 단어네요.
쉽게 말해서 시험 100점 맞을 능력은 없고 한 70점 정도만 확정적으로 받을 능력 밖에 없지만, 빠르게 문제유형을 보고 풀 수 있는 70점어치만 풀고 나머지는 통계적으로 찍어서 입결 컷을 넘기는 정도의 머리는 굴릴 수 있었다는 이야기..이자 면접에서 탈탈 털리고 말았다는 결말(…)
이런 거 보면 석유만큼은 아니어도 어느 정도는 자원빨을 받긴 받는 것도 국가적으로는 참 중요한 듯 하네요.. 제철강국이라면 스페인이고 독일이고 영국이고 프랑스고 죄다 자기 동네에 좋은 철광이 하나씩은 있었으니...
@ACrookedMan 사실 제철산업에서 철광석보다 더 중요한 자원은 석탄입니다. 철광석을 녹이기 위해 필요한 열도 석탄을 때서 얻고, 철광석을 정제하기 위한 필수요소인 코크스는 석탄을 땐 열로 석탄을 구워서 만들고, 제조된 철강을 기차로 운반하는데도 석탄을 쓰고...영국이 한세기 가까이 먼저 시작한 산업화를 독일이 초고속으로 따라잡을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가 자국 내에 석탄이 풍부했기 때문이거든요.
@_Arondite_ 프랑스가 늦었던 이유도, 알자스-로렌지방에 철강, 석탄이 몰려 있는데, 그걸 따이니 답이 없었다는 이야기... 도 들어봤네요.
@dear0904 맞습니다. 안정적인 석탄 수급이 매우 중요하죠.
@_Arondite_ 실제로 1톤의 철을 만들기위해 들어가는 코크스의 양을 코크스비라고 합니다. 과거에는 0.4~0.7정도라고 하는데, 0.6정도로 생각하고, 코크스를 만들때 약 30%정도가 날라간다는것을 감안한다면, 1톤의 철을 만들기 위해서는 1톤의 석탄이 필요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또한 모든 석탄이 코크스를 만들수있는 석탄이 아니라 고온에서 견디면서 덩어리 상태를 유지하는 점결탄만이 코크스가 될수있습니다. 그렇기에 서유럽이 축복받은거죠.
연료 쪽 중요성은 생각도 못했네요. 이런 거 보면 유럽이 참 꿀땅이긴 한...
@페니실린 서유럽은 역청탄-아역청탄이 매우 풍부하니까요. 동아시아는 대부분 무연탄으로 산출된다는 걸 생각해보면 엄청난 거죠. 이것저것 공부하다보면 산업혁명이 유럽에서 시작될 수밖에 없는 환경적인 이유가 너무 많았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너무 좋은 글입니다!
아하! 빅토3 첫플레이는 일본을 해야한단 말씀이군요!
저걸 들으니, 일본이 왜 그리 만-선에 집착 했는지 알것 같네요 ㅋㅋㅋ... 만주의 경우 광업 면에선 말할것도 없는 땅이고, 조선이 있어야 거기 손이 닿을테니까...
정말 빅토는 자원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