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과 무관심
인간의 욕망은 내게 필요한 것을 집착하지만, 필요하지 않은 것까지 집착한다. 이는 어리석음이 있어서 욕망이 생겼기 때문이다. 존재의 근본 원인인 무명과 갈애는 연기를 회전시켜 계속해서 윤회하게 한다. 이런 욕망은 경계가 없어 무차별적으로 모든 것을 대상으로 삼는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어리석음이 있어서 내가 욕망으로 사는지도 모르는 것이다.
이처럼 어리석어서 생긴 욕망으로 집착하면 반드시 괴로움이 생긴다. 이런 괴로움 때문에 몸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면 무상, 고, 무아의 지혜가 나서 차츰 욕망의 빛이 바랜다. 이때 얼마간은 대상에 대해 무관심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욕망의 잠재 성향은 남아 있어 애써 무관심해지려고 노력할 뿐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통찰 지혜가 더 성숙하면 이때는 존재의 의미가 달라져 욕망에 대한 관심이 끊어진다.
이때의 무관심은 욕망의 빛이 바랜 상태가 아니고 아무 의미를 느끼지 못해 욕망이 완전히 소멸한 상태다. 이것이 처음에 수다원의 도과를 거쳐 최종적으로 아라한의 도과를 얻는 단계다. 그러므로 수행은 오랜 시간을 두고 계속 노력해야 한다. 무엇이나 한 번에 이루려고 하는 조급함이 바로 욕망으로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