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김문홍 희곡상 수상자)
수상자 : 임미경
수상작품 : <길 위에서>(경남)
상패 및 창작지원금 300만원
시상식 : 2017년 12월 11일(월) 오후 7시
장소 : 액터스 소극장(남천동 지하철 1번
<심사평>
낙척한 지식인의 초상
2017년 김문홍 희곡상 예선을 통과한 작품은 모두 8작품이었다. 이 희곡들은 크게 두 가지 성향을 지니고 있었다. 하나는 정치나 언론 등에 대한 희곡적 개입이 부각된 점이고, 다른 하나는 여전히 일상과 미시적 차원의 삶에서의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점이었다. 사실 두 개의 초점(부각 면)은 서로 다르지 않으며, 상호 보완적인 측면도 지니고 있다.
8작품 중에서 최종에 올라 심사위원들 사이에서 경합을 벌인 작품은 2작품이었다. 그중 한 작품인 김경민의 <저널리즘>은 극의 빠른 템포가 강점인 작품이었다. 젊은 작가임에도 사회적 문제를 진중하게 다룰 줄 안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의 전작부터 강화된 현실(역사와 언론)에 대한 문제의식 역시 큰 강점으로 지적되었다. 극의 마무리가 지니고 있는 모호함과 인물의 내면 설정을 보완한다면 더 좋은 희곡으로 발돋움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당선작이 된 임미경의 <길 위에서>는 일상과 현실 정치의 문제의식을 교묘하게 융합해 낸 작품이다. 낙척한 지식인이 부패한 정치인의 자서전을 써야 하는 오늘날의 현실은,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고국으로 돌아왔지만 결국에는 기득권에 의해 밀려나야 했던 최치원의 역사적 현실과 다를 바가 없다. 작가가 주목하는 지점은 과거와 현재 혹은 역사와 현실의 교점이었기에, 예선 통과작 8작품의 전반적 경향을 두루 아우르면서도 새로운 문제 제기가 가능했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무엇보다 느리지만 진중하고 혁신적이지는 않았지만 침착하게 서사의 단계를 지킨 완숙함이 김문홍 희곡상의 취지에 어울린다고 판단했다.
2017년 김문홍 희곡상의 예심을 통과한 작품 중에는 수작이 적지 않았다. 정경환의 <옷이 웃다>나 김기영의 <악사와 소녀> 역시 개성과 장점을 두루 지닌 작품이었다. 그래서 두 작품 역시 단하에 내려놓기가 아쉬웠다. 비록 이번 수상작의 범위에서는 한 걸음 빗겨 섰지만, 이러한 작품들이 계속해서 산출된다면 부산 희곡계의 장래도 조금씩 밝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11월 21일
- 심사위원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심사위원장 김남석 씀
<심사위원>
위원장 : 김남석(연극평론가, 부경대학교 국문과 교수)
이성규(연출가, 부두연극단 대표)
허정숙(부산창작극연구회 연구위원)
<시상식>
2017년 12월 11일(월) 오후 7시
액터스 소극장(수영구 남천동)
상패 및 창작지원금 300 만원
< 수상소감>
임미경
소설가 이태준 선생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역사란 학문은 문헌의 정리다. 소설은 인물의 발견이다. 발견이되 어디까지나 자기류의 발견이다. 그 인물의 진실한 그 당시의 현실을 찾기에는 모든 문헌은 너무나 표현이 비구체적인 것이다. 역사에 나온 인물은 한 인물이되, 열 작가면 열 작품으로 나타날 것이다. 거기에 예술의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지역과 역사에 관심이 많은 저에게 경남은 풍부한 이야기의 땅입니다.
3년 전 진주로 이사를 오면서 처음으로 함양의 상림에 갔었습니다. 상림이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숲이 아니라 홍수를 막기 위해 조성된 인공림이라는 것을 듣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그 숲을 만든 이가 바로 고운 최치원 선생님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천년의 시간으로 이어진 어렴풋한 연결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16년은 고운 최치원 선생님과 함께 보낸 한 해였습니다. 어린 시절 국사 책 속에서 만난 막연했던 인물이 점점 입체적으로 다가오니 보이는 것은 역사 속 위대한 모습이 아닌 희노애락 속 평범한 인간적인 모습이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작년 우리나라의 현실은 천 년 전 최치원이 살던 진성여왕의 통일신라시대와 맞닿아 있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거대한 세상의 벽 앞에 절망스러웠을 그리고 다잡았을 고운 선생의 마음이 소시민인 저에게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을 <길 위에서>라는 작품에 녹여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보고 싶은 연극이 있어 서울 나들이를 갔다가 당선 소식을 들었습니다. 당선 소감을 말씀드리자면, 좋습니다.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이야기 상상하는 것을 좋아해 늘 종알거리던 꼬마가 중년의 나이가 되어서도 여전히 이야기를 상상하고 그 이야기를 종이 위에 글로 적어 (정확히는 노트북의 모니터이지만요) 상을 받게 된 것이니 좋지 않을 수가 없겠지요.
마지막으로 이런 기쁨을 맛볼 수 있도록 도움 주신 고능석, 김학선 형님들과 극단 현장 식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약력>
충남 당진 줄생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졸업
2016년 경님연극제, 대한민국연극제 희곡상 수상 (『강목발이』)
2017년 경남연극제 희곡상 수상(『길 위에서』)
현재, 경남 진주에서 연극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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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패 문안>
제4호
김문홍 희곡상
수상작품 : <길 위에서>
수 상 자 : 임 미 경
창작지원금 : 300만원
위의 작품은 일상과 현실 정치의 문제의식을 교묘하게
융합하여, 낙척한 지식인이 부패한 정치인의 자서전을
써야 하는 오늘날의 현실은,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고국
으로 돌아왔지만 결국에는 기득권에 의해 밀려나야 했던
최치원의 역사적 현실과 다를 바가 없음을 표현한다.
무엇보다 느리지만 진중하고 혁신적이지는 않았지만,
침착하게 서사의 단계를 지킨 원숙함이 김문홍 희곡상의
취지에 어울린다고 판단하여 이 패와 창작지원금을 드립니다.
2017년 12월 11일
김문홍희곡상 운영위원회
위원장 최 우 석
첫댓글 김문홍님,
제4회 김문홍 희곡상 시상식 축하합니다. 이 희곡상의 눈부신 발전을 빕니다
이준섭 올림
희곡 발전에 기여하시는 선생님이 존경스럽습니다.
제4회 김문홍 희곡상 수상 작품 임미경님의 <길 위에서> 선정을^*^드리며, 김문홍 희곡상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