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학원교습 시간을 밤 10시까지로 제한한다고 합니다. 일단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학생들이 공부하는 시간을 제한 한다는 것이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원교습 시간을 10시로 제한 한다고 해서 사교육의 폐단을 줄이고 공교육을 정상화 하는 데 얼마큼의 도움이 될지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 정부가 처음 출범했을 때는 공교육 개혁에 강한 의지를 보였었습니다. 하지만 전교조 등 이권단체의 반대 앞에 여러가지 공교육 개선안이 흐지부지 되고 말았죠. 오히려 영어 교육강화 및 대학입시 자율화를 통해 사교육에 불을 질러버린 꼴이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상황은 누가봐도 어설픈 개혁안을 추진한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국민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공교육 개선없이 사교육을 줄이는 게 아니라 공교육 개선을 통한 자연스러운 사교육 축소였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정말 공교육이 제자리를 찾아가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학부모들 얘기를 들어보면 우리나라 학교의 모습은 기가찰 뿐이더군요!) 현재의 상황은 학원들에서 애들 납치해서 가르치고 돈을 뜯어내는게 아니라 부모들이 어쩔 수 없이 학원을 보낼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본질적 문제를 고쳐서 사교육에 대한 수요를 낮출 생각은 하지 않고 강제로 공급을 줄이겠다는 것은 결국 서비스의 비용 상승만 가져올 것 이라는 것 경제학의 기본 중에 기본입니다. 얼마전 서울에서 학원교습시간 제한 방침이 처음 나왔을 때 대부분의 초,중 학부모들은 찬성을 했지만 많은 고등학교 학부모들은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 했었죠.
뉴스를 보니 서울 학생들이 버스를 타고 경기도로 나가서 수업듣고 오더군요! 사실 10시 이후 사교육 제한은 대부분 고등학교 학생들에게만 영향을 미칩니다. 대부분의 초,중 학원들은 10시면 다 문을 닫습니다. 따라서 정부에서도 일부 고등학교 학원들만 반발할 것을 예상 10시로 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수업시간 10시 제한은 고등부 학원들의 1타임 감소 효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학원의 수입 감소 만큼 사교육이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올까요?
일단은 온라인 업체들의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학원교습시간 단축으로 인해서 가장 많은 혜택을 보는 곳이 온라인 교육업체와 그리고 개인과외일 것입니다.
문제는 온라인 업체들의 경우 그나마 비용이 저렴한 편이지만 (사실 온라인 교육은 오프라인 교육보다는 오히려 교육대비 효과가 떨어집니다.) 개인교습의 경우 일단 학원비보다 두배이상 비싸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결국 학원 교습시간 제한은 풍선효과로 음성 사교육만 증대시키게 될 것이고 사교육을 시킬 수 밖에 없는 현 상황에서 학부모들의 부담만 증대시키게 될 것입니다. 더 좋은 교육을 시키고 싶은 부모들의 마음이 있는 이상 과외는 정부가 절대 잡을 수 없습니다. 즉 공급을 줄인다고 수요가 같이 줄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5공 때도 전두환 대통령이 과외 금지시키고 자기 자식들은 청와대에서 고액 과외 시켰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사람 마음은 똑같습니다. 장담컨대 지금 사교육 개혁을 주도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자기 자식들은 고액과외 시키거나 이미 유학을 보냈을 겁니다..
개인과외는 사실상 통제할 수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10시 이후 개인교습을 불법화 할 경우 위험부담에 따른 과외비 상승이 눈을 보듯 뻔합니다. 좀 유명한 학원강사들의 경우 고액 과외가 급증을 하게 될 것입니다. 넘처나는 수요를 공급이 맞춰주지 못하는 꼴이 되겠죠.
결국 이번 조치에 의해서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가난한 수험생과 소규모의 영세 학원들일 것입니다. 수익성이 낮은 영세 학원들은 수익을 위해 밤 늦게까지 수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10시 제한으로 실질적으로 문을 닫거나 줄어든 타임만큼 강사수를 줄이는 학원들이 많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물론 영세 학원의 많은 강사들은 실업자가 될 수 밖에 없겠죠. 반면 대형학원들은 영세 학원들의 폐업으로 인한 반사효과를 보게 될 것입니다. 이점이 제가 가장 우려하는 점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한국의 입시학원들은 대형 학원과 온라인 거대 업체만이 살아남아서 모든 파이를 독식하는 체제로 가게 될 것이고 학부모들의 실질적인 사교육비 부담을 더욱 늘어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가중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변변한 학원도 드문 지방에서는 더욱 대학 가기가 힘들어지겠죠.
결론적으로 현 정부에서는 정부의 교육 정책 실패를 사교육에 전가시켜 마녀사냥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이 과정에서 공교육의 피폐화에 책임을 져야될 많은 사람들이 면죄부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증스런 행태를 정부에서 인정한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한국에서 제대로 된 공교육 개혁은 힘들 것입니다. 사교육 또한 비싼 사교육만 남을 것입니다. 사실 학원비의 증가를 이끄는 것은 대형 학원들입니다. 소규모 학원들이 사라지고 대형 학원들만 남았을 미래를 생각하면 결국 사교육비는 증가될 수 밖에 없습니다. 10년 후에 봅시다! 현 정부의 정책이 한국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MB는 학원또한 대기업 프랜들리로 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현 정부의 학원시간 제한 조치는 본질적인 문제를 외면한채 사교육 시장을 외곡시키고 공교육의 붕괴를 더욱 앞당기게 될 소지가 다분합니다. 자료출처: 보습홈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