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지 말고 바로 가라.
직절근원불소인(直截根源佛所印)이요
근원을 바로 끊음은 부처님이 인가하신 바요.
적엽심지(摘葉尋枝)는 아불능(我不能)이로다.
잎 따고 가지 찾음은 내 할 일 아니로다.
나는 지름길로 바로 질러가서 근원적인 자성을 바로 깨치는 것으로 으뜸을 삼지,
가지나 더듬고 잎을 따는 지엽적인 짓을 할 줄 모른다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나무를 벨 때 밑뿌리만 끊으면 전체가 다 넘어져서
가지나 잎은 저절로 따라오는데 무엇 때문에, 잎을 자꾸 따고 가지를 끊고 하느냐는 것입니다.
그것은 쓸데없이 시간과 노력만 낭비할 뿐이지 절대로 바른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바로 ‘근원을 끊는다.’라는 것은 자성을 바로 깨치는 것을,
사람의 마음을 바로 가리켜 견성 성불(見性成佛)하는 바른길을 말하는 것이요,
그렇지 않고 저 육도 만행을 닦는다든지,
뭘 한다든지 하는 것은 가지를 찾고 잎을 딴다는 것에 비유한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언제든지 근원을 바로 끊는, 자성을 바로 깨치는 것만 얘기할 뿐
가지나 더듬고 잎이나 따는 등 밖으로 구하면서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는 그런 일은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말들을 중생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고
어떻게 자기의 마음을 바로 깨치면
일체가 원만구족(圓滿具足)할 수 있느냐고 의심을 많이 합니다.
지금 이『증도가』를 놓고 이야기해도 의심하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앞에서 말한 바 있듯이
‘여래선(如來禪)을 깨치고 나면 그 가운데 육도 만행이 원만구족해 있다.’라고 하여
더 이상 닦을 필요가 없다고 하여도 정말 그렇게 될 수 있느냐고 의심을 많이 합니다.
여래선(如來禪)이란 구경각(究竟覺)을 성취한 것을 말합니다.
한 번 깨칠 때, 다 깨쳐서 진여 본성이 드러나면 육도 만행뿐만 아니라
삼신사지(三身四智)가 모두 구족(具足) 하여 있습니다.
이것은 근원을 바로 끊는 도리로서 나무를 벨 때
그 밑둥치를 베면 전체가 다 넘어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쉽고 빠른 이 길을 택할 뿐이요,
절대로 가지를 더듬고 잎을 따며 밖으로 불법을 구하려 들지 말라는 것입니다.
[출처 : 성철스님의 신심명. 증도가 강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