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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일/집결 : 2021년 10월 9일(토) / 4호선 대공원역 2번출구 (10시 30분)
◈ 산행코스 : 대공원역-동물원입구-동물원둘레길-산림욕장길-동물원둘레길-북문입구-청계호수-뒤풀이-대공원역
◈ 참석 : 18명 <1진(4명), 2진(4명), 3진(3명), 4진(3명), 5진(3명) + 1명(뒤풀이때 참석)>
◈ 동반시 : "멀리서 빈다" /나태주
◈ 뒤풀이 : 오리백숙에 막걸리 및 소·맥주/ '할매집'<대공원역 4번출구 앞, (02) 507-1420> → 나창수 산우 협찬
벌써 가을철인지 산행에 좋은 날씨이다. 금년 들어 시산회 산행은 처음 길이다. 오늘 참석할 17명의 산우들은 약속시간에 맞춰서 서울대공원역 앞에 집결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동물원입구와 스카이리프트입구, 동물원둘레길 및 산림욕장길로 찾아 간다.
서울대공원의 둘레길을 안내하는 산우는 종화 친구가 하기로 하였다. 종화는 자주 산책을 한 건지 오늘은 동물원둘레길과 산림욕장을 적절히 조정하여 걷기 운동을 하자고 한다. 산림욕장 입구에서는 포장이 된 동물원둘레길을 따라 걷자고 한다.
산림욕장길은 서울대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외곽의 산책길로서, 총 길이는 7 km로 빨리 걸으면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흔히들 동물원둘레길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동물원 내부 순환도로를 따라 도는 길은 4.5 km이며, 동물원둘레길은 따로 나 있다.
서울대공원 동물원 입구로 들어와 왼쪽과 오른쪽 어느 방향이든 무관하다. 오른쪽으로 접어들면 동물원 호주관 뒷편에서 남미관 샛길까지가 첫 구간이다. 다음에는 저수지 샛길, 명수사 샛길, 산림전시관까지 차례로 4개의 구간으로 구분이 된다.
동물원둘레길은 산책로를 따라가면 동물원의 정문이 있고, 동물원의 외곽둘레길과 연결이 되며, 차도는 대공원의 외곽 순환도로로 동물원 둘레길 남문통제소에 직접 닿는다. 산림욕장길의 이모저모를 살피려면 산책로를 따라 가야만 한다.
산림욕장길로 이동하는 것은 산책하는 동안 준비한 간식을 먹기도 하고, 전망대의 위치가 좋아 맑은 날씨에 조망을 할 수가 있었다. 이곳 저곳의 쉼터에는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음식을 먹고 있었다.
산우들과 산책을 하면서 쉼터에서 가지고 온 간식을 먹을까 하는데, 산우들마다 컨디션이 같지를 않아 선두그룹과 말미는 조금 떨어져 산행을 하였다. 정한 친구는 먹거리중 막걸리의 안주로 오소리감투를 푸짐하게 가지고 와 쉼터를 찾고 있었다.
삼림욕장 전망대로 이동하여 음식을 먹을까 하고 6명의 산우들은 부지런히 걸었다. 쉼터에서 산우들과 함께 막걸리 한 잔은 복합된 레저활동이다. 정한 산우는 쉼터를 구했다며, 다시 내려오라고 한다. 나이들어 항상 즐겁고 건강한 산책을 위해서 다른 친구들에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만 한다.
먼저 전망대에 까지 왔던 산우들은 뒤돌아 다른 산우들이 기다리는 남미관 샛길 근처에 얼음골 숲으로 이동하였다. 모다 쉼터의 벤취에서 간식(오소리감투, 김밥, 떡, 과일, 막걸리 등)을 내어놓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쉬어가는 숲속 쉼터에서 산우들은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
뒤풀이 시간을 맞추기 위해 다시 전망대(216 m)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니 대공원 숲 속에는 동물원 우리들이 보이고, 그 뒤로는 대공원저수지(과천저수지)가 보인다. 멀리 능선에는 왼쪽에 관악산, 중앙엔 63빌딩, 오른쪽은 우면산이 보인다. 이곳에서 단체로 증명사진을 촬영하였다.
산림욕장길 중 2구간(4.1km)인 ‘원앙이 숲’부터는 숲속저수지가 있는 저수지샛길로 하산, 동물원둘레길을 걸었다. 북문입구, 국립현대미술관, 스카이리프트중간도착지를 지나 사랑이 시작된다는 ‘미리내다리’(연인들의 사랑을 연결해 주는 오작교)를 건너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대공원역 4번출구 옆 뒤풀이장소로 찾아갔다.
뒤풀이는 지난번의 ‘전주집’식당 바로 옆이라고 한다. 오리백숙 안주에 소‧맥주를 맛있게 마셨는데, 반가운 시간에 삼모 친구가 찾아왔다. 뒤풀이를 하기 전에 가을을 되새기며, 동반시 ‘멀리서 빈다’(나태주 시인)는 내가 낭송하였다.
"멀리서 빈다" / 나태주 (박형채 산우 추천)
어딘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곳에
숨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나태주 시인은 1945년 충남 서천 외가에서 출생하였다. 공주사범학교와 충남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오랫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였다. 공주 장기초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정년퇴직을 하였고, 70대 중반인 지금까지도 시(詩)에 전념하고 있다.
1971년 등단 이후 50여 년간 끊임없이 왕성한 창작활동을 해 왔다. 여느 시와 다른 쉽고 간결한 詩語로 소박하고 따뜻한 자연의 감성을 많이 담아냈고, 특히 사랑과 행복의 시어로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아 왔었다.
잘 모르는 사람도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詩’로 선정된 “풀꽃”을 듣고 있노라면 고개를 끄덕인다. ‘자세히 봐야 예쁘다/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라는 짧은 詩는 드라마‧영화 등에 인용되어 유명해 졌다.
특히 2015년 광화문 교보빌딩 현판에 걸리고 나서 사랑받는 국민시가 되었다. 그가 남긴 시의 편수는 물론 시집 권수만도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다. 수천 편이라고 듣긴 했는데, 믿어지질 않았다. 풍요로움과 외로움이 공존하는 계절 가을, 스산함이 밀려든다. 그럴 때에 시 한 귀절이 건네는 위로...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서울대공원 산림욕장은 지난 2007년 제8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아름다운 숲길’로 선정이 되었다. 아름다움의 보증은 아니어도 그만한 이유는 있게 마련이다. 산림욕장을 걷다 보니 어렵잖게 그 이유를 알게 되었으며, 몸이 수긍하고 마음이 이해된다.
서울시에는 산이 참 많다. 사방이 푸르고 기운차니 먼발치의 위안이다. 하지만, 정작 걸음 걷기 운동이 쉽지가 않아 마음을 닫는다. 즐겁다기 보다 오르는 버거움이 더 크게 느껴지니 높은 산길을 오를 여력이 없다. 서울대공원 산림욕장은 조금 다르다. 산림욕장이지만 숲길이다.
서울시내의 각 산마다 산책 느낌이 다른 특징이 있다. 산이 주는 즐거움보다 산이 주는 버거움이 더 크게 느낄 때가 있다. 청계산 자락의 서울대공원 산림욕장길은 버거움 없이도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길이다. 마음 편히 나서도 좋은 곳이다.
남 총장님은 시산회 420회의 산행장소를 잠시 협의하였다. 대모산으로 결정되어 오래간만에 참석한 광일 산우가 담당기자로 산행코스를 안내하기로 하였다. 10월 중순부터는 단풍이 물든 가을이라 좋은 산을 산행하시길 바란다. 항상 산우들의 건강과 행복을 빌면서...
2021년 10월 11일(월) 나창수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