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비아코(Subiaco) 성녀 스콜라스티카 수도원
로마에서 동쪽으로 80㎞, 아펜니노 산맥의 아니에네 강과 악콰비바 강이 합류하는 해발고도 410m 지점에 위치한 수비아코는 성 베네딕토가 처음으로 은수생활을 시작한 곳이다. 수비아코는 이 지역에 있던 네로 황제의 별장 ‘수블라궤움’(호수 아래)에서 유래한 지명이다. 성 베네딕토는 수비아코 뒷산에 있는 ‘사크로 스페코’(Sacro Speco) 동굴에서 3년간 은수생활을 한 후 제자들을 지도하면서 12개의 수도원을 세웠는데, 그중에 현재까지 남아 있는 수도원은 성인의 쌍둥이 누이동생의 이름을 딴 성녀 스콜라스티카 수도원과 사크로스페코 수도원뿐이다.
사크로 스페코 수도원 내부에는 성 베네딕토가 기도하던 동굴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좁은 동굴 안에는 흰 대리석으로 조각한 청년 베네딕토 상과 돌로 만든 십자가, 빵 바구니 그리고 장궤틀 하나가 놓여 있다. 성당 내부는 예수그리스도의 생애와 성 베네딕토의 일생을 그린 프레스코 벽화로 온통 장식되어 있다. 동굴 밖에는 베네딕토 성인이 은수생활을 하던 중 욕정을 이기기 위해 알몸으로 뒹굴었다는 장미 정원이 그대로 있다. 오늘날 수비아코 수도원을 모원으로 하는 수비아코 연합회는 성 베네딕토회 21개 연합회 중 가장 큰 연합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