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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의 남자] 12
S#1. 회 의 장.
사람들 시선을 받으며 앞으로 걸어나오는 기풍. 반응들 심상찮은데..
기풍 : (고정된 마이크를 와락 빼내, 붙들고) 오늘 임시주주총회 결과는 무효입니다.
신팀장 : 무..슨 말씀이시죠?
기풍 : (종이를 펼쳐 들며) 나라신용금고에 대한 실질주주 증명섭니다.
승우 : ....!
기풍 : (좌중보며) 여기, 삼송백화점이 나라신용금고 주식 10%를 매집했다는 증명서라 이겁니다.
사람들, 놀라고.. 신팀장 앞에 확인서를 터억 내려 놓는다.
신팀장, 확인하고 놀라고, 변호사에게 보여주는데..
변호사 안색이 변하며 고개를 가로젖는다. 최회장, 승우를 노려보고.
최회장 : (낮게) 이게 어떻게 된거냐?
승우 : (기풍만 노려볼 뿐이다)
달평 : (의기양양 일어나며) 삼송백화점 법률변호삽니다. 상법 제369조 3항에 따라,
나라신용금고는 삼송백화점에 대한 의결권 자체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나라측 법률자문께서도 인정 하시죠?
변호사 : (어렵게 끄덕인다)
달평 : (채린에게 고개를 끄덕해주면)
채린 : (일어난다) 오늘 임시주주총회에서, 나라신용금고는 의결권이 없음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바 입니다.
(의사봉 들어 탕탕 내려친다)
환호성을 지르는 충선,재순등.
벌떡 일어나는 최회장. 승우를 노려보며..
최회장 : 한심한 놈! (나가 버린다)
승우 : (채린을 돌아본다)
채린 : (악수들을 하다가 마주치지만, 외면하고)
승우, 걸어나가는데.. 기풍과 눈 마주친다.
승우 : (겨우 누르고 가는데)
기풍 : 내가 그랬지.. 당신은 날 잘 모른다고..
승우 : 아직 끝나지 않았어.
기풍 : 물론이야. 이제 시작이지! 기대해도 좋아~
굳은 얼굴로 스치는 두 사람.
S#2. 부사장실.
꽃병을 들어 바닥에 내동댕이치는 미라. 복규, 눈치 본다.
미라 : 분해~ 분해서 미칠 지경이야!
복규 : 송채린이 엄마한테 사 준 모피 값 아까워서 어쩝니까, 부사장님. 취임식날 맞춰 놓은 얼음조각상 값도 만만찮은데..
미라 : (찌릭 노려보다가 참아 누르는데)
복규 : 소,송사장이 우릴 가만 놔둘까요, 부사장님. 이러다가 짤리는 거 아닙니까?
미라 : ...!
S#3. 신우 그룹 전경.
최회장E : 도대체 니 놈들 뭐하는 놈들이야!
S#4. 신우 그룹 회장실.
불같이 노한,
최회장 : 그깟 젖비린내 나는 계집의 수 하나 못 읽어서, 두 눈 뻣뻣이 뜨고 당하는 놈들이 무슨 M&A 전문가야!
승우 : (이를 악물고 견디고 있고)
신팀장 : 죄송합니다.
최회장 : 다 필요없어! 삼송 박살내 버릴 방법 찾을때까진 콧배기도 얼씬 하지 마!
신팀장 : 예. 회장님.
최회장 : 꼴도 보기 싫다. 이 놈들아. 내 눈앞에서 썩 꺼져!
S#5. 사장실.
채린, 기풍에게 손을 내민다.
채린 : 수고했어.. 파트너.
기풍 : (손을 뻗어 잡으며) 당신도 수고 많았어. 파트너.
서로 보고 미소 짓는데,
충선,달평,재순,정주 들어온다.
충선 : 사장님~ 오늘 같은 날 파티라고 해야되는 거 아닙니까?
채린 : 해야죠~ 오늘은 제가 근사하게 저녁 살께요!
환호성을 울리는 사람들.
정주 : 양미라 부사장은 어떡하실겁니까?
충선 : 이번 기회에 확 짤라 버리십시오. 이제 대놓고, 회살 넘보는데 그런 역적을 왜 가만 놔둡니까?
이때, 뒤에서 들리는.
미라 : (O.L) 지금 내 얘기 하는 모양이지?
흠칫 놀라 돌아보면,
미라 : 말 조심해요. 난 아직 이 백화점 부사장이야.
충선 : (마지못해) 죄송합니다.
미라 : (미소짓고 다가와 손을 내민다) 오늘 멋졌어. 그런 방법을 쓸 거 라곤 꿈에도 생각 못했는데.. 깨끗하게 한 판 진 셈이네.
채린 : (악수하며) 고마워.
두 사람, 눈 싸움 한 판 진행되는데,
미라 : (낮게) 이걸로 끝났다고 생각 하지 마.
채린 : 물론이야.
미라 : (손 놓고 기풍 보며) 장기풍씨?
기풍 : (본다)
미라 : 우리 앞으로 자주 보게 될 것 같은데.. 언제 식사나 한 번 같이 할까요?
기풍 : (일어나며) 아~ 당근빠따죠. 그쪽처럼 미인하고 라면, 언제든지~ (미라 손 잡더니, 손등에 키스하며) 불러만 주십시오.
채린 : (얄밉게 보고)
미라 : (흐흥 웃고, 채린을 휙 노려보고 나간다)
충선 : 야~ 사채! 너 임마, 지금 그 여자가 무슨 짓을 한 지 몰라? 너랑 나이 차이도 얼마가 나는데~
기풍 : 난 말야, 만 열 아홉부터 서른 아홉까진 올카바가 되거덩?
채린 : 어련하시겠어.
기풍 : (히죽 웃고)
충선 : 사장님. 당장 사표 받으세요!
채린 : 아뇨.. 언제가 쓸모가 있을거예요.
기풍 : (그런 채린 보고, 슬그머니 미소 띠우고)
달평 : 파리는 언제 합니까?
S#6. 단란주점. 밤
마이크를 붙잡고 노래를 부르는 달평. 무진장 굴리는 발음으로 팝송 부르고,
정주에게 윙크하며, 노래가사에 맞춰 손으로 가리킨다.
정주, 얼굴 발개지며 가슴 두근대고.. 충선, 열 받는다.
(경과)
마구 망가지며, 노래를 부르는 기풍.
질 수 없다는 듯, 해괴한 복장으로 주위를 도는 충선. 정주에게 눈신호를 보내지만,
달평, 정주를 카바하며 건배를 한다.
채린, 박수치며 분위기 돋구고..
S#7. 백부자집, 거실
우당탕 뛰어 내려오는 찬비.
이불호청을 서로 당기고 있는 삼부와 부자.
부자 : 다 늦은 시간에 어딜 가는게야?
찬비 : 지금 오빠랑 파티하고 있대.
부자 : 정신없는 것들. 싸움은 이제 시작인데.. 뭐가 좋아서 띵까띵까야?
찬비 : (바지런하게) 나 놀러 가는 거 아냐, 함니. 그 늙은여우가 오빠한테 꼬리칠까 봐 지키러 가는 거야.
오빠 무사하게 귀환시키고 올께요. 할아부지. 안녕히 주무시구요. 저녁 자리 못 봐드려서 죄송해요.
내일 아침에 문안인사 여쭐께요. 다녀오겠습니다. (부리나케 나간다)
삼부 : (허허) 숨 넘어가겠구먼.
부자 : 저리도 좋을꼬. (웃으면)
삼부 : 좋을때 아니네.. (주변 둘러 보더니) 집사는 어데 갔네?
부자 : 왜 시킬 일 있네?
삼부 : 아니야~ (휘휘 보더니 은근하게) 부자야~
부자 : 왜 기케 부르는데?
삼부 : (이불호청 팡팡 당기며) 우리 심심한데 뽀뽀나 하까?
순간, 호청을 놓치는 부자. 어이쿠 뒤로 구르는 삼부.
부자 : (벌떡 일어나며) 이 영감탱이가 미쳤네?
삼부 : 와~ 우리같은 늙은이는 뽀뽀도 하면 안되네?
부자 : 잡소리 할꺼면, 냉큼 들어가 자라. (가다가, 돌아보며) 어째, 니네 장가 눔 씨들은 늙으나 젊으나, 다 그 모양이네~
날래 들어가라~ (방으로 들어가고)
삼부 : (허허 웃는다, 목소리 높여) 야~ 농담이야. 부자야~
S#8. 백부자 방.
문을 쾅 닫고는, 가슴이 뛰는 지 겨우 진정시키고
부자 : 망할 영감탱이 같으니라구. 사람을 어케 보구..
거울 앞에 서서, 입술을 만져 보는 부자. 호호~ 입김을 손에 불어본다. 큼큼 냄새를 맡는다.
S#9. 단란 주점.
충선 : (잔을 들고) 오늘의 경영권 방어를 자축하며, 백화점 발전을 위하여!
일동 : 위하여!
일제히 건배를 하며, 마시는 사람들.
재순 : 사장님도 노래 하나 부르시죠?
채린 : 저요?
충선 : 부르세요~
정주 : 선곡해 드릴까요?
채린 : (웃으며 망설이는데)
달평 : 잠깐만, (시선 모으고) 그럴께 아니라요. 장사장님이랑 두 분이서 듀엣곡으로 하나 부르시는게 어떨까요?
기풍 : 나..나?
채린 : 둘이요?
달평 : 오늘 승리는 두 분 합작품 아닙니까? 그러니까 당연히 함께 부르셔야죠.
채린 : (망설이는데)
기풍 : 그,그럴까?
채린 : (끄덕 하는데)
찬비E : 그렇겐 안돼죠~
기풍 : (돌아본다) 어~ 너 여긴 웬일이야.
채린 : 내가 불렀어요. 실질적인 일등공신은 찬비씨잖아요.
찬비 : 그렇죠? 그러니까, 노래는 오빠랑 내가 불러야죠. (기풍 당기며) 오빠~ 가자~ 빠알랑~
기풍, 끌고 나가는데.. 어정쩡하게 채린 보며 일어나는 기풍에게 그러라고 끄덕이는 채린.
(경과)
노래를 부르는 두 사람. 무진장 호흡 잘 맞춰서, 노래 부르고 춤을 추는데..
사람들 신들이 나고, 채린, 박수로 장단을 맞춰 주지만,
찬비, 채린 의식하며 의도적으로 기풍에게 기습 뽀뽀를 하고, 사람들 환호성 지르는데..
씁쓸한 채린. 자리를 빠져 나간다.
노래를 부르던 기풍, 채린을 보고 박자를 놓친다.
찬비, 쓱 노려보고 적극적으로 기풍에게 어깨동무를 하고,
S#10. 단란 주점 앞. 밤
건물 턱에 기대앉는 채린. 밤 바람을 깊게 들이 마셔 본다. 핸드폰 울리고..
채린 : (받는다) 송채린입니다.
승우E : 채린아, 나야. 승우.
채린 : (딱딱하게 굳는다) 용건이 뭐죠?
S#11. 단란주점, 통로
기풍을 붙들고 있는 찬비.
기풍 : (뿌리치며) 야~ 화장실 좀 가자. 화장실 좀~
찬비 : 그럼 빨랑 같다 와~ 여기서 기다린다아~
기풍 : (한숨 쉬고 고개 절래절래)
S#12. 술집 안. 밤
혼자서, 술을 마시는..
승우 : (망설이다가) 우선 축하한다는 말, 해주고 싶었다.
채린E : 고맙군요. 그런식으로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면 모든 게 해결될 줄 알았던 모양이죠?
승우 : (지긋이 깨물고) 그래. 날 미워해도 좋다. 증오한다면 더더욱 좋고. 하지만, 내 이름 지우진 마라.
그렇게 미운 마음이라도 기억해. 너한테서 지워지는 건 견딜수 없으니까.
S#13. 단란주점 앞. 밤
채린 : (가슴이 아프지만..딱딱하다) 물론이죠. 당신들이 벌인 일을 어떻게 잊겠습니까. 최승우씨.
죽어도 못 잊을 겁니다. 아니, 잊으면 안되죠. 당신들한테 받은 것, 고스란히 돌려줘야 되니까!
전화 끊는 채린. 핸드폰을 물끄러미 보다가, 천천히 일어난다.
휴지통에 핸드폰을 툭 떨어뜨리는 채린. 굳은 얼굴로 돌아서서 간다.
스윽 얼굴을 비추는 기풍. 씁쓸하게 웃는다.
(F. O)
S#14. 신우그룹 회의실.
최회장 앉으면, 따라 앉는 직원들.
최회장 : 시작해!
승우 : (보고 시작한다) 우선 나라신용금고 소유로 되어 있는 삼송 백화점 주식을,
말레이지아 라뷰안(labuan)의 역외펀드로 옮길 생각입니다.
최회장 : 옮기면?
승우 : 의결권 금지를 해제 시킬 수 있습니다. 그후에, 공개매수를 신청 할 계획입니다.
최회장 : 공개매수를 신청한다..
승우 : 현재 삼송에 우호적인 주식은 송채린의 지분과 우리사주 지분을 포함해 총 22%밖에 되지 않습니다.
지금 저희가 보유한 25%에 양미라의 10%지분을 인수한다는 전제하에, 앞으로 10% 분량의 주식만 매집하게 되면.
도합 45%로 삼송백화점을 완벽하게 인수할 수 있습니다.
최회장 : 10%면...
승우 : 160억 입니다.
최회장 : 자금은 충분한가?
신팀장 : 신우통운의 매출신장 덕분에 이백억까지는 무난 합니다.
최회장 : 시작해! 숨 쉴틈 주지말고, 한꺼번에 밀어 부쳐 버려!
S#15. 사장실
채린 : 그럼, 의결권 금지조항은 효력이 없는건가요?
달평 : (끄덕) 예. 이제는 전면적인 주식 공방전이 될 확률이 큽니다.
채린 : 대응할 방법은요?
달평 : 현재로선, 어렵습니다.
기풍 : 야, 임마. 너는 M&A 전문 변호사란 놈이 맨날 어렵습니다란 말 밖에 할 줄 몰라?
달평 : 저도 이러는 거.. 무척 어렵습니다. 사장님.
기풍 : (노려보고)
달평 : (눈치 보는데)
채린 : (기풍 보며) 어떡하지?
기풍 : (생각에 잠기다가) 나라금고가 신우 그룹 돈줄인 거 맞지?
달평 : 예. 계열사의 모든 자금관리를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기풍 : 우리 돈은 나라금고에 묶여 있고? 맞지?
달평 : 예.
기풍 : (반짝하더니) 그럼 돈을 만들어야지.
채린 : 어떻게?
기풍 : 신우 돈 한 번 뺏어와 볼까?
채린, 달평 영문을 몰라 보면..
기풍 : 당신, 삼국지 읽어 봤어? 적벽대전! 빈 배 띄워 화살을 싣고 온다.
S#16. 사장실 밖.
청진기까지 동원해서 도청을 하고 있는 복규.
복규 : (고개 갸웃대며) 공세나씨, 삼국지 읽어 봤어?
세나 : 한가하게 책 읽을 시간이 어딨어요? 남자 만나기도 바쁜.. (입 가리고)
복규 : (한심하게 보더니) 삼국지라~
S#17. 사장실.
달평 : (의심스럽게) 그 놈들이 걸려 들까요?
기풍 : 당연하지! 전쟁중에 제일 큰 타격이 뭔 줄 알아? 바로, 보급부대가 공격당하는 거야.
탄약고를 통째로 빼앗기는데, 무슨 수로 싸우겠어?
채린 : 방법은 있는 거야?
기풍 : 놈들이 움직이기 전에, 우리가 먼저 공격하면 돼. 신우 자식들, 흔들어 버리자구!
S#18. 부사장실.
삼국지및 중국고서들을 낑낑대며 들고 오는 복규.
미라 : 뭐야?
복규 : (탕 내려놓으며)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미라 : 무슨 소리야?
복규 : 지금 적들이 삼국지를 교과서로 작전을 연구중입니다, 부사장님.
우리는 삼국지는 물론이고, 초한지,수호전, 금병매 모두 통달해서, 놈들 코를 납작하게 해주는 겁니다.
미라 : 심과장, 지금 제 정신이야?
복규 : 말짱합니다, 부사장님. 삼국지 읽어 보셨습니까?
미라 : (뜨끔) 삼국지 안 읽어본 사람이 어딨어?
복규 : 그럼.. 장비의 호가 뭔지 아십니까?
미라 : 지금 나 시험하는 거야?
복규 : 아, 아닙니다. 부사장님.
미라 : 송채린이 뭐해?
복규 : 삼국지 얘기하고 있다니까요.
미라 : (노려 보고)
S#19. 사장실
서 있는 충선,정주.
채린 : 원스톱쇼핑을 하려면, 1인 밀착 서비스로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뽑아내는게 최선입니다.
직원들 교육에 각별히 신경 써 주세요.
정주 : 알겠습니다.
채린 : 그리고, 임시주총이다 뭐다 해서 직원들 사기가 많이 떨어졌을텐데.. 사기진작을 위한 방법이 뭐 없을까요?
정주 : 일차 부도 직전부터 없어지긴 했지만, 직원들 페스티벌을 다시 시작하면 어떨까 싶은데요?
채린 : (보면)
정주 : 매장별 장기자랑에서 우승한 팀에게는 보너스와 상품권등을 지급하는 겁니다.
채린 : 좋습니다. 거기다가 유급휴가를 이틀씩 주는 걸로 해서 추진하도록 하세요.
정주 : 유급 휴가까지요?
채린 : 그 정돈 되야지, 직원들도 신이 나지 않겠어요?
정주 : 알겠습니다.
충선 : (걱정스럽다) 사장님. 아직 신우그룹이 완전하게 물러나지도 않았는데..
채린 : 직원들 사기진작이 바로 매출신장입니다. 바로 공고 붙이세요.
정주, 충선 나가고
채린, 생각에 잠기는데..
기풍E : 당신은 백화점에만 신경 써! 그럼, 양미라가 안달이 나서 뭔가 캐려고 들꺼야. 그때 이용하자구.
S#20. 백부자집 거실.
부자 : 내 이름을 빌려 달라고?
기풍 : 응. 다른 건 필요없어. 할마이 이름만 빌려주면 돼.
부자 : 늙은이 이름을 가져다 뭐에 쓸려구 그래?
기풍 : 지금은 말해 줄 수 없어. 일이 끝나면 그때 얘기해 줄께.
삼부 : 대체 뭔 일을 꾸미는데 기러네?
찬비 : 오빠~ 궁금해 죽겠다? 빨랑 얘기 좀 해 봐. 응?
기풍 : 찬비 니 이름도 빌려 줘.
찬비 : 뭐어? 나까지?
부자 : (물끄러미 보다가) 좋다. 허락해 주갔어.
삼부 : 뭔지 모르지만 재미는 있을 것 같구만 기래.
기풍 : (찬비 보면)
찬비 : 나야, 뭐. 오빠만 좋으면 뭐든지 오케이니까..
기풍 : (끄덕) 믿어줘서 고마워. 할마이. 찬비야, 이 원수 꼭 갚을께. (일어나 나가면)
부자 : 진짜 얘기 안해주고 갈꺼네?
기풍 : 궁금하면 삼국지 읽어 봐, 할마이~
부자 : 삼국지?
찬비 : 오빠~ (따라 나가면)
삼부 : (웃음) 저 간나, 제갈량이 흉내낼라 기러는구만.
부자 : 그건 또 뭔 소리네?
삼부 : 삼국지 읽어 보라잖네, 허허~
S#21. 승우 집무실.
신팀장 : (서류 내려놓으며) 삼송 주식, 나라 금고에서 퍼시픽 아시아 펀드로 옮겼다. 공개매수는 언제 시작할꺼냐?
승우 : 신우통운에 돈이 언제 들어오지?
신팀장 : 일주일 후야.
승우 : 디데이는 신우통운 자금 확보되는 다음 날로 정해.
S#22. 찬비방.
모니터에 쳐지는 글씨들..
메일: 성북동입니다. 디데이는 00일 2시55분입니다. 거래량은 40만주. 시간외 대량매매로 처리하십시오'
찬비 : 오빠, 이 메일 하나로 신우가 움직이겠어?
기풍 : 그걸론 어렵지.
찬비 : 그럼 어떡할려구?
기풍 : 죽은 공명이 살아있는 사마중달을 이긴다. 니네 할마이 이름을 이용하는 거야.
찬비 : 그게 무슨 소리야?
기풍 : 두고 보면 알게 돼 있어.
찬비 : (그런 기풍이 불안하다) 오빠, 한가지 만 약속해 줘.
기풍 : 뭘?
찬비 : 오빠, 이러는 거 백화점 때문이라고.. 절대 송채린 때문에 그러는 거 아니라고..
기풍 : (뜨끔한다) 무슨 말 같지도 않는 소릴...
찬비 : (붙잡으며O.L) 내 눈 똑똑히 보구 얘기 해.
기풍 : (보며) 그래. 백화점 때문이야, 됐어?
찬비 : 됐어. 오빤 나한테 거짓말 같은 거 안 할 사람이니까.. 믿을께.. 메일 보낸다. (편지 보내기를 누른다)
기풍 : (쬐금 미안하다)
S#23. 직원 휴게실 복도.
정주 앞을 막으며,
충선 : 아, 글쎄 왜 제 말을 못 믿냐니까요? 정말 잘 할 수 있다구요, 정주씨!
정주 : 그러니까 혼자서 하시라니까요. 왜 자꾸 절 붙잡고 이러시는 거예요!
충선 : 일단 외형적으로 되잖습니까? 미녀와 야수~ 우리 둘이 듀엣으로 나가면, 일등은 따 논 당상이라니까요!
정주 : 아, 싫다는데 왜 자꾸 그래요!
하다가, 얼굴 굳으며 인사한다. 지나치는 미라와 복규.
정주 : (낮게) 암튼 난 싫다고 분명히 말씀 드렸습니다. (휙 가버리면)
충선 : 정주씨~ (따라 간다)
미라, 멈춰서면, 삼국지 읽으며 따라오던 복규, 부딪친다.
미라, 둘러보면.. 여기저기 율동연습을 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직원들 보인다.
미라 : 저것들 지금 뭐하는 거야?
복규 : 송사장이 직원들 장기자랑 대회를 연다고 저 난리들 입니다. 사장님.
미라 : 장기자랑?
복규 : 예. 직원들 사기진작 명목으로 대대적으로 할 모양입니다. 상품도 어마어마 합니다.
부사장님. 저희도 참가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미라 : (찌릭 노려보고) 뭔가 꿍꿍이가 있어.
복규 : 예? 꿍꿍이라뇨?
미라 : 송채린이 여유 부릴때가 아닌데, 저러는 건 뭔가 있다구!
S#24. 사장실앞.복도
빠르게 걸어오는 미라와 복규. 공세나, 일어나 인사한다.
미라 : 송채린이 어딨어?
세나 : 장기풍씨랑 같이 있는데요.
미라 : 장기풍이랑 같이?
세나 : 예, 아까부터 두 분이 막 싸우는 것 같은데..
미라 : 둘이 싸움을 해?! (하는데)
문이 벌컥 열리며 나오는 기풍.
기풍 : 야! 송채린. 너 그러는 거 아니다. 니가 그따우 맘뽀 먹고 얼마나 잘되는 지 보자, 이 기집애야!
(하면서, 문을 쾅 닫아 버린다)
씩씩대며 돌아서는 기풍. 미라 보더니,
기풍 : (화가 안 풀린 얼굴로) 안녕하쇼! (지나간다)
미라 : (쓱 보더니) 장기풍씨~
S#25. 부사장실
털썩 앉는 기풍. 미라, 옆에 앉으며.
미라 : 정말요? 채린이가 정말 그랬단 말예요?
기풍 : (여전히 열 뻗힌 얼굴로) 지금 내가 농담이나 하고 있을 놈으로 보입니까?
미라 : 아니죠~
기풍 : 이쁜 언니도 생각 좀 해 봐~ 백억 채권 안 돌려서, 회사 부도 안나게 해주고, 사모전환사채까지 돌려줬지?
백화점 넘어간다고 해서, 내가 백부자 할마이까지 소개시켜 줘서, 경영권 방어한거 아냐~
근데 이제와서 날 쏙 빼돌리고, 백부자랑만 손을 잡어?
미라 : 확실..해요?
기풍 : 그 기집애 간이 부었다니깐~ 지들이 어떻게 감히 신우그룹 자회사를 넘 봐, 넘 보길?
미라 : (뜨끔 놀라면) 자세히 좀 말해 봐요. 응?
기풍 : 송채린이 백부자한테 나라금고 지분을 넘긴다는데, 넘기는 날짜랑 시간을 이메일로 주고 받나 봐.
근데, 나같이 계산기만 뚜들기던 사채업자 놈이, 컴퓨터를 어떻게 알어?
어후~ 컴퓨터만 잘했어도 그냥 확 삼켜 버리는 건데..
미라 : (뭔가 생각하고 있는데)
기풍 : (쓱 보고 일어나며) 에이씨~ 열 받아서 도저히 못 앉아 있겠네.
미라 : 벌써 가실려구요?
기풍 : 왜, 언니가 술 한 잔 사게?
미라 : 다,다음에 하죠. 오늘은 약속이 있어서..
기풍 : 그럼 담엔 꼭 사는 거유. (나가다가 복규 보며) 형씨, 엉덩인 괜찮아?
복규 : (엉덩이 가리며) 안 괜찮아~
기풍 : 치질엔 좌욕이 최고야, 좌욕! (가볍게 경례 부치며) 그럼, 이만. (나간다)
복규 : (잽싸게 붙으며) 부사장님. 설마 저 놈 얘길 믿으시는 건 아니겠죠? 지난 번에도 저것들 한테 속았잖습니까?
미라 : 내가 저런 인간들 좀 알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게 사채업자 놈들 생리야. 이제 확인해 보면 알겠지. (미소 띠고)
S#26. 석철 사무실
기풍 : (앉으며) 돈 좀 벌게 해줄까?
석철 : 무슨 껀수라도 있나?
기풍 : 무진장 죽이는 껀수가 하나 있지.
석철 : 지난 번 주식 투자 시킨 후에, 애들이 온통 주식에 미쳐있어. 거 주식이란게 돈 놓고 돈 먹기라서 애들이 아주 환장을 해요.
나도 몇 번 했다가, 돈깨나 날렸어.
기풍 : 바로 그 주식 얘기야.
석철 : 그래?
S#27. 증권사 객장.
창구에 주욱 서 있는 건달들 보이고, 석철 뒷쪽에 서 있다. 그 위로 들리는..
기풍E : 우리 할마이 알지? 백부자. 그 할마이가 지금 신우그룹 계열사인 나라신용금고를 통째로 삼킬려고 하거든.
그 주식값이 엄청 뛸꺼야. 지금 당장 사들여. 애들 풀어서 소문도 흘리고..
S#28. 다른 증권사 객장.
건달5과 건달6이 사람들 옆에 앉는다. 증권현황판 보며..
건달5 : 미치갔구만.. 또 떨어졌네.
김사장 : 뭐 괜찮은 주식 없어?
건달6 : 글쎄. 나라 금고 주식을 좀 살까 하는데?
건달5 : 나라금고? 신우그룹 계열사?
건달6 : 응. 거기가 죽인다더구만.
앉아 있던 사람들, 관심 보이고..
S#29. 객장 컴퓨터 앞.
건달3 : 나라가 뭐가 괜찮은데?
건달4 : (비밀스럽지만 다 들리게) 성북동 백부자라고 들어 봤어?
사람들 : (하나 둘 슬그머니 모이고)
건달3 : 거, 뭐냐? 지난 번 천억 기부한 장삼부랑 사채업계에 이대산맥이라는 그 백부자 말야?
건달4 : 응. 그 백부자가 나라금고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모양이야.
건달3 : 진짜야? 주가 뛰는 건 시간 문제네?
건달4 : 더 중요한 건 말야.
S#30. 객장 휴게실.
담배를 피우며,
건달1 : 백부자가 삼송백화점이랑 손을 잡았다더구만.
건달2 : 삼송이랑? 왜?
건달1 : 삼송백화점이 나라금고 주식을 10%나 갖고 있잖아.
건달2 : 그래? 김사장은 얼마나 샀어?
건달1 : 현금 있는 거 몽땅 쓸어 넣었어. 적어도 따블은 더 뛸 껄?
사람들, 하나 둘씩 담배를 부벼끄고 부리나케 창구로 달려간다.
히죽 웃는 건달1과 건달2.
S#31. 창구 앞.
우르르 몰려오는 개미들. 한꺼번에...
개미1 : 00화재 다 팔아서, 나라금고 주식 사줘요.
직원 : 예? 00화재도 계속 오름센데요.
개미1 : 아, 필요없으니까 나라금고 주식으로 다 사달라니까!
개미2 : 나도 나라금고걸로 바꿔줘요.
개미3 : 나두.
개미4 : 나라금고 주식 얼마에 나왔어요?
개미5 : 나라금고! 금일 최고가로 매수 넣어줘!
직원 : (다른 직원과 눈 마주치고 어리둥절 하다)
S#32. 석철 사무실.
석철 : (앉으며) 개미 투자자들 난리났다. 나라금고 주식 없어서 못 팔 정도야.
기풍 : (피식 웃는데)
달평 : (걱정스럽게) 사장님. 이러다가 걸리면 어떻게 되는 지 아십니까?
기풍 : (보는데)
달평 : 증권거래법 188조에 4에 의한, 시세조정등 불공정거래에 해당되는 데요.
적어도 십 년이하 징역에 2천만원이하 벌금형입니다. 어떡하실려고 이러십니까?
기풍 : (묵묵히 앉아 있다가) 밖에선 놀만큼 놀았어. 빵에 가서 사채놀이해도 재밌겠지.
달평 : 사장님~ 사장님이 이렇게 무리할 이유가 없잖습니까?
기풍 : 이유? (일어나 창 밖 보며) 송사장 힘든 것 보다, 내가 빵에 가는게 더 나아. 그게 이유야.
석철 : (든든하게 쳐다보고)
달평 : (할 말을 잃는다)
S#33. 사장실 앞. 밤
문을 닫고 나오는 채린. 세나 인사한다.
채린 : 퇴근 안해요?
세나 : 이제 해야죠. (꾸벅) 안녕히 가세요.
채린 : (가면)
세나 : (손짓 한다)
안내석에서 쓰윽 고개를 내미는 복규와 양철모.
S#34. 사장실 안.
컴퓨터를 켜는 복규와 철모.
초기화면 뜨는 소리에 깜짝 놀라고.. 인터넷에 접속한다.
복규 : 비밀번호 알아낼 자신있어?
철모 : 걱정 마십쇼. 제가 지금 보는 포르노 사이트도요. 남의 아이디 해킹해갖구, 공짜로 보는 거거든요.
복규 : 그 아이디가 뭔데?
철모 : 이것 부터 하구요.
비밀번호 해킹 프로그램을 까는 철모. 화면에 숫자들이 마구 바뀌더니, 비밀번호가 나온다.
히죽 웃는 철모와 복규.
편지 읽기에, '성북동입니다'라는 편지가 보인다.
철모 : 잡았습니다. 과장님.
복규 : (하이파이브 하고, 씨익 웃더니) 아까, 그 아이디가 뭔데?
철모 : 이것부터 휴지통에 버리구요.
복규 : 컴퓨터에도 휴지통이 있냐?
S#35. 부사장실.
메일을 확인하더니, 씨익 웃는 미라.
미라 : 장기풍이가 나한테 큰 선물을 했군. 수고했어, 심과장. 제법이네?
복규 : (여유잡고) 뭐, 그 정도야~ 기본 아닙니까, 기본~
미라 : 신우에 연락해.
복규 : 알겠습니다. (수화기 들다가) 참, 부사장님. 백화점 장기자랑 말인데요. 저희도 참가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미라 : 무슨 소리야 ?
복규 : 상품으로 주는게 다 백화점 돈 아닙니까? 백화점 돈은 다 부사장님 돈인데, 왜 남을 줍니까? 저희가 박박 긁어 와야죠.
미라 : 자신 있어?
복규 : 걱정 마십시오. 만능엔터테이너, 심복규. 사그리 쓸어 버리겠습니다.
미라 : (미소 짓는데)
S#36. 승우 집무실.
문이 벌컥 열리며 들어오는 신팀장. 서류 건네면,
승우 : 나라 신용금고 주식거래 상황? (뭐냐는 듯 보면)
신팀장 : 주식 매매량이 불과 오일 사이에 엄청나게 치솟았어. 누군가 계획적으로 나라금고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것 같다.
승우 : 지분변동 상황 보고된 건?
신팀장 : 아니.. 아직 없어. 다만.. 증권가 소식이 안 좋아. 성북동 백부자가 나라금고를 인수하려고 한다는 소문이 쫙 깔렸어.
승우 : 뭐어?
신팀장 : 더 안 좋은 건, 백부자가 삼송백화점이랑 손을 잡았다는 소문까지 겹쳤다는 거야.
승우 : 그 사채업자가 왜 삼송이랑 손을 잡았다는 거야!
신팀장 : 가능성이 아주 없는 건 아냐. 지난 번 송채린 주식도 백부자 손녀딸 이름으로 사 준거잖아.
그것 때문에 위임장 대결도 실패했고..
승우 : (뭔가 불안한데)
신팀장 : 이게 대체 무슨 일이냐? 디데이 겨우 이틀 앞두고..
전화 울린다.
승우 : 최승웁니다. (인상 굳고)
S#37. 커피숍. 밤
마주앉아 있는 미라와 승우.
승우 : 그럼, 백부자씨와 삼송이 손을 잡았다는 게 사실이란 겁니까?
미라 : (디스켓 건네며) 직접 확인해 보시죠.
승우 : (디스켓 들고 불안하게 보는데)
S#38. 회장실. 밤
쾅하고 탁자를 치는 최회장. '성북동 편지'가 프린트된 종이 보인다.
최회장 : 백부자 그 늙은이가 왜 우리 일에 끼어든다는 거냐?
신팀장 : 백부자씨가 삼송백화점 3대주주 였잖습니까? 죽은 송재환 사장도 각별한 사이였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최회장 : 망할 늙은이 같으니라구.. 지금 나라금고 지분이 몇 프로나 되나?
신팀장 : 계열사까지 포함해서 총 22%입니다.
최회장 : 신우통운에서 들어 올 돈이 얼마지?
신팀장 : 이백억입니다.
최회장 : 삼송이 백부자한테 파는 것 가로채고 나머지 주식들도 안전선까진 계속 매집해!
승우 : 전 반댑니다!
최회장 : 무슨 소리야!
승우 : 사채업자가 왜 신용금고를 인수할려고 들겠습니까?
최회장 : ...?
승우 : 루멉니다. 삼송지분을 매입하려는 저희 자본을 나라 금고쪽 방어에 돌리려는, 삼송의 계략입니다.
최회장 : 그래서? 나라금고를 내버려 두자는 거냐?
승우 : 내버려 두자는게 아니잖습니까? 저 쪽 계략의 진의를 파악할때 까지 시간을 두고..
최회장 : (O.L) 시간을 둬? 지난 번 임시주총 꼴 나고 싶어서 그래!
승우 : 그때완 사정이 다르잖습니까!
최회장 : 그래서? 나라금고 빼앗기면, 신우 그룹 전체 자본줄이 흔들리는데, 그땐 어떡할 셈이야!
승우 : 회장님!
최회장 : 딴 소리 할 것 없어. 당장 자금 풀어서 주식 사들여!
승우 : (치밀어 오르는데 누르며) 좋습니다. 지시하신대로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 번일은 회장님이 결정하신 겁니다.
제 말이 맞다면, 다음 프로젝트부턴 제 뜻대로 진행하겠습니다.
최회장 : ....!
S#39. 승우 집무실. 밤
탁자를 주먹으로 내려치는 승우.
신팀장 : 니 생각, 너무 앞서가는 거 아니냐?
승우 : (버럭) 뭐가 앞서간다는 거야! 형은 그렇게 상황판단이 안 돼?!
신팀장 : (시껍하고)
승우 : 장기풍..
신팀장 : 뭐?
승우 : 그 놈이 장난을 치는 거야. 나라신용금고가 신우그룹 자본줄인 걸 알고, 흔들겠다는 심산이겠지. 보통 놈이 아냐.
신팀장 : 증권가에선 사실보다는 루머가 더 설득력 있어. 현재로선 그게 루머든 사실이든, 우린 주식을 매집할 수 밖에 없어.
승우 : (신음처럼) 장..기풍..
(F.O)
S#40. 사 장 실. 아침
컴퓨터 앞에 앉는 채린. 편지함으로 들어간다.
휴지통을 클릭하면 '성북동'편지가 보인다.
채린, 전화기를 든다.
채린 : 나야, 기풍씨.. 누가 내 메일을 해킹한 흔적이 있어.
S#41. 마석철 사무실.
기풍 : 아랏차~ 드디어 걸렸구나. 자식들~ 이제 빈 배 띄워서 화살 걷어 오는 일만 남았구만. 이따가 보자구. (끊고)
석철 : (기대감으로 보면)
기풍 : 나라금고 주가 얼마나 올랐어?
석철 : 이만원..
기풍 : 따블 튀겼구만. 몽땅 팔아~ 신우 자식들, 눈 뒤집어 지는 꼴들 좀 볼까?
S#42. 신우그룹 기획실
사이버 트레이딩 앞에 앉아 있는 직원.
시계를 보는 신팀장. 3시가 넘자.
신팀장 : 시간외 대량매매로 전량 매수해!
S#43. 승우 집무실.
신팀장 들어온다.
신팀장 : 송채린이 내 놓은 주식. 우리가 건져냈다. 총 160억에 나머지 주식 사들이느라고, 이백억 탈탈 털어 넣었어.
승우 : (차갑다) 지분 변동 상황은?
신팀장 : 금융감독원에 직원 내 보냈어. 곧 연락 올꺼야.
승우 : (불안한데)
전화벨 울린다.
승우 : 예.
여비서E : 실장님. 장기풍씨 전홥니다.
승우 : 장기풍?
S#44. 금 융 감 독 원.
기풍 : 잘 지내셨습니까? 최실장님. 보내 주신 돈 잘 받았습니다. 그려.
승우E : 니 놈이었구나.
기풍 : 어? 어떻게 알았어? 당신도 보통은 넘는 모양인데? 어쨌거나, 고맙게 됐어. 여기 금융감독원인데,
나라금고 지분 변동 신고하러 왔거든~ 당신이랑 같은 주식 갖고 싶었는데, 어쩌나~ (변동 확인서 들어보며)
우린 이제 빵프로야, 빵프로~
승우E : 이걸로 이겼다고 생각마라.
기풍 : (굳은 목소리로) 물론이야. 이제 시작이지. 최승우씨.
승우E : 널 불공정 거래로 집어 넣을 수도 있어!
기풍 : (뜨끔하지만) 원한다면.. 그렇게 해라.
S#45. 승우 집무실.
승우 : 아니, 그러지 않을 생각이다. 정정당당하게 싸우겠어. 명심해라. 채린인 내가 찾아 온다. 반듯이.
기풍E : 고맙군. 최승우씨. 당신도 명심할 게 있어. 당신.. 싸움 상대를 잘 못 고른 거야. (끊긴다)
수화기를 부서질 듯 내려놓는 승우.
신팀장 : 누구 전환데 그래?
이때, 문 열리며 뛰어 들어오는 직원.
직원 : 팀장님.
신팀장 : (보면) 어, 알아 봤어?
직원 : 백부자 이름으로 된 지분 변동신고는 없었습니다.
신팀장 : 뭐야? (승우 보면)
승우 : 백부자는 애초부터 주식 같은 건 사지도 않았어. 그 자식 루머에 우리가 놀아난거지.
회장님께 보고 해! 이제부턴 내가 싸운다고..
S#46. 백부자 거실.
삼부 : 허허. 그 간나 드디어 일을 저질렀구만 기래.
부자 : 송채린이 얼결에 따블 장사를 한 셈이구먼.
삼부 :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잡고, 적벽대전에서 빈 배 띄어, 화살 백만개 챙긴 격이니..
기풍이 그놈이 제갈량보다 한 수 위야. 한 수 위. 허허. 부자 니 이름 값도 톡톡히 했구나야.
부자 : 허허. 그 놈, 참. 내 이름 팔아 먹었으니, 물 볼기라도 쳐줘야갔구만.
찬비 : (웬지 섭섭해 시큰둥 앉아 있다)
부자 : 넌 왜 그러고 있어?
찬비 : 암것도 아니예요. 할머니. (나간다)
부자 : (안쓰럽게 보며) 마음을 다 줘도, 못 갖는게 있지. 그 맘이 얼마나 서글프고 아픈 지.. 내 안다.
삼부 : (크큼.. 외면하고)
S#47. 검도장.
미친듯이 타격대를 두들기는 승우. 성난 고함소리가 쩌렁쩌렁 울린다.
창가 쪽으로 보이는 수인의 모습. 지쳐서, 무릎을 꿇고 앉는 승우를 안쓰럽게 본다.
일어나던 승우, 수인을 보고 뚝 굳는데..
S#48. 기풍집 거실.
마주 앉아 있는 기풍, 채린. 탁자에 매매확인서 내려 놓으며..
기풍 : 사흘결제니까, 이틀후에 찾으면 돼. 80억이야.
채린 : 고마워. 덕분에 생각지도 않은 자금이 생겼어.
기풍 : (씨익 웃는데)
채린 : 어떡할까? 당신 돈 부터 갚을까?
기풍 : 진짜야? 진짜로 백억 갚을 꺼야? 고맙다, 송사장. 니가 내 노력을 알아주는 구나, 엉~
채린 : (미소) 아니, 생각해 보니까 안되겠어.
기풍 : 뭐?
채린 : 신우가 언제 다시 공격해 올 지 모르잖아. (일어나 자기 방으로 간다)
기풍 : 어이~ 씨. 저게 사람 들었다 놨다 하네~ (정면보며) 야~ 그럼, 1억이라도.. 아니 백만원이라도 먼저 주라.
나이트 뛴 지 천 년됐다, 천 년! 어이씨~ (소파에 눕듯이 다리 뻗치며) 스테미너 쏠려 미치겠구만~
채린, 기풍의 어깨를 손을 지긋이 올린다.
멈칫하는 기풍.
채린 : 조금만 기다려. 이 은혜 잊지 않을께.
기풍 : 헝~ 어느 천년에?
채린 : 그래, 어느 천년이 될 진 모르지만.. 당신이 있으면, 그 천년도 훌쩍 지나가 버릴 것 같애.
기풍 : .... (천천히 돌아보면)
채린 : (무안한 지.. 손을 놓는다) 들어 갈께. 잘 자.
기풍, 채린 뒷 모습 보며..
기풍E : 고마워, 돈 갚는다고 했으면, 섭섭했을 지도 몰라. 그럼, 당신 옆에 있을 수 없잖아.
S#49. 술집. 바
술을 거푸 마시는 승우.
승우 : 수인씨 한텐 안 보여줘도 될 모습만 보이는 것 같군요.
수인 : 승우씨 그러는게 더 인간적이고 보기 좋은데요? 속상하고 마음 아픈 일 있으면 다 말해 봐요.
회사 얘기도 좋구, 사랑 얘기도 좋아요
승우 : (시니컬하게 미소) 난생 처음. 누군가에게 살의를 느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수인 : (당황스럽다) 미안해요. 주제 넘게 참견할 생각은 아니었어요. 마음 다쳤을때, 가끔씩은 누구라도 붙잡고..
얘기하고 싶을때 있잖아요. 승우씨한테, 오늘 하루 그런 사람이 되 보고 싶었을뿐이예요.
승우 : (정면 보고, 미소) 수인씬.. 참 따뜻한 사람이군요. 전 이제 많이 독해지기로 했는데.. (씁쓸하게 술을 마신다)
수인 : (그런 승우를 안쓰럽게 보고)
(F.O)
S#50. 백화점 광장.
'삼송백화점 직원장기자랑대회' 플랭카드가 걸려져 있고, 유니폼 입은 직원들 한 가득이다.
여기저기 동작들 맞추는 사람들 보인다.
화면으로 들어오는 수인.
S#51. 사장실.
기깔나는 빤짝이 양복에 모자까지 썼다.
충선 : 사장님. 시작할 시간됐습니다. 가시죠~
채린 : (겨우 웃음을 누르며) 네. 가죠.
충선 : (왜 그러시나~? 나가는데)
노크 소리와 함께 세나 들어오고..
세나 : 사장님. 손님 오셨는데요.
채린 : (돌아보면)
수인 : (들어온다)
채린 : (놀라고)
수인 : (미소 띄우며) 저 기억 하시겠어요?
S#52. 백화점 광장.
연습중인 사람들 사이로,
스탭 맞추며 노래 연습하는 충선 보인다.
기풍 : (들어오며) 아이씨~ 밤 무대 뛰어? 이게 뭐야, 이게~
충선 : 이 사람아~ 이게 어때서? 세탁소에 사흘 애원해서 빌린거 구만.
기풍 : 송사장은?
S#53. 사장실.
마주앉아 있는 채린과 수인.
채린 : 절 찾아오신 용건이 뭐죠?
수인 : (미소) 길게 얘기하면 더 실례 될 거 같으니까.. 단도직입적으로 말씀 드리겠어요. 승우씨.. 이제 그만 놓아 주세요.
채린 : ...그 사람 붙잡은 적 없습니다.
S#54. 사장실 앞.
건들거리며 걸어오는 기풍. 문을 열며..
기풍 : 송..(멈칫 한다)
S#55. 사장실 안.
수인 : 승우씬 아직도 많이 힘들어 해요. 채린씨가 허락한다면, 이젠 제가 승우씨 곁에 있고 싶어요.
채린 : 굳이 제 허락이 필요하진 않은 문제인거 같은데요.
수인 : 채린씨 축복을 받고 싶어서 그래요. 전 채린씨처럼, 당당한 여자는 못됩니다.
그저, 사랑하는 사람 불편하지 않게 옆에 있어 주는게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예요. 축복.. 해 주실꺼죠?
채린 : (마음이 아프지만, 일부러 밝게) 물론입니다. 두 분 행복하길 빌겠습니다. 진심으루요.
S#56. 사장실 앞.
문을 슬그머니 닫는 기풍.
S#57. 광 장 옆.
기풍, 찜찜한 표정으로 걸어오는데
찬비, 짠하고 나타나 놀래키며.
찬비 : 오빠~
기풍 : 깜짝 놀랐잖아, 이 기집애야. 여긴 왜 왔어?
찬비 : 이거 왜 이래? 나두 백화점 행사에 참석할 권리가 있는 사람이라구.
기풍 : (같지 않게 보는데)
찬비 : (기풍, 팔짱 끼면서) 절루 가자, 오빠. 내가 잘 보이는 자리 잡아놨어. 얼른~
기풍 : (끌려 가다 돌아보면)
채린, 또각또각 걸어가는 게 보인다.
기풍, 돌아보면.. 채린과 눈이 마주친다.
기풍, 어색하게 웃는데, 채린, 굳은 얼굴로 지나친다.
기풍, 안쓰럽게 채린을 보고,
찬비, 그런 기풍을 질투나게 쳐다본다.
S#58. 백화점 광장.
장기자랑이 한창이다.
잘 나가는 가수 흉내며, 세나의 살사솜씨. 남자들의 스트립쇼등이 요란한데..
사회자 : 다음은 관리부의 스타. 심복규과장의 순서입니다. 노래는 신디로퍼의 'Girl just Wanner Have fun' 입니다.
복규, 금색가발에 신디로퍼 복장을 하고 나와, 춤을 추며 립싱크를 한다.
환호성을 지르고, 난리가 나는 사람들.
미라와 채린 옆 자리에 앉아 있다. 미라, 고개를 돌리고, 채린은 즐겁다.
춤을 추다가, 힐 높이에 넘어지면서도 최선을 다하는 심복규. 차례가 끝나면..
사회자 : 오늘의 마지막 참가자인 기획부장 김충선부장의 무댑니다. 곡명은 '백만송이의 장미' 입니다.
충선, 장미꽃다발을 들고 나오더니 꾸벅 절을 하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정주를 자꾸 쳐다보며 노래를 부르는 충선.
사람들, 정주를 보고, 정주 민망한데..
충선, 꽃다발을 정주에게 던지며..
충선 : 기,김정주씨. 제 마음입니다. 받아 주세요!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 사람들.
창피한 정주, 일어나서 나간다.
채린, 그런 충선과 정주가 부럽다.
사회자 : 이것으로 모든 참가자 순서를 마치고, 곧 시상에 들어가겠습니다. 시상에 들어가기에 앞서,
백화점 장기자랑 관례대로 사장님의 노래를 청해서 듣도록 하겠습니다. 송채린 사장님. 나와 주십시오.
사람들 환호하고,
미라 : 나가 보렴. 관례래잖니~
채린 : (어색하게 일어난다)
무대에 서는 채린. '뮤지컬' 음악이 흘러 나온다.
춤 동작을 보이면, 사람들 환호하고..
기풍은 히죽거리며 본다.
찬비, 기풍이 얄밉고..
채린 : (부른다) 내 삶을 그냥 내버려 둬. 더 이상 간섭하지 마. 내 뜻대로 살아갈 수 있는 나만의 세상으로 난 다시 태어나려 해~
S#59. 채린 회상. / 노래 부르는 모습과 교차로..
노랫소리 들리는데,
채린이 처음 옥상에 섰던 그림. 울던 그림. 백화점 취임 연설을 하는 그림.
승우의 따귀를 갈기던 그림. 빗속에서 기풍을 붙잡고 울던 그림등등
채린의 굴곡진 모습들이 보인다.
S#60. 무대 앞.
노래 계속 흐르고..
웃으며 채린을 보고 있는 기풍의 얼굴도 점차 굳어진다.
노래를 부르는 채린의 모습과 교차되며.. 채린과 눈이 마주치면..
채린의 아픔이 전이 되는 것만 같은 기풍. 눈에 슬그머니 물기가 어린다.
그런 기풍을 물끄러미 보는 찬비의 얼굴에서도 슬픔이 어린다.
천천히 일어나, 걸어나가는 찬비.
기풍은 찬비가 없어진 것도 모르고..
무대앞을 벗어나 돌아보는 찬비. 여전히 열중하고 있는 기풍 보며 눈물이 핑글 돈다.
찬비E : 할머니..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왜 항상 딴 데만 보지?
S#61. 기풍집 옥상. 밤
불길속에 보이는 처연한 채린의 얼굴.
승우와 함께 찍은 사진과 편지들을 불길 속에 던져넣는 채린.
사진에 불이 붙어 얼굴들이 점차 사라진다.
눈에 눈물 맺힌다.
뒷쪽으로 기풍 다가온다.
기풍 : (일부러) 오밤중에 웬 불장난이야? 자다가 이불에 지도 그릴라 그래?
채린 : (눈물 쓰윽 닦는다. 그 자세로) 있잖아, 기풍씨..
기풍 : .. 왜?
채린 : 내 꿈이 뭐였는지 알아?
기풍 : ....?
채린 : 어릴적에 말야. 아침마다 아빠 넥타이를 매주는 엄마가 너무 보기 좋았거든? 나두 이담에 아침마다
사랑하는 사람 넥타이 고쳐 매주고, 그 사람 보이지 않을 때 까지 손 흔들어 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어.
기풍 : (안쓰럽다)
채린 : (씁쓸한 미소) 그런데, 이젠 그럴 수가 없게 되 버렸어. 이렇게 사는 거, 한 번도 생각 안해봤는데..
기풍 : (일부러) 난 사채업자 되는게 꿈이었어~ 왜나하면, 돈 빌려주고 비싼 고리 뜯어서 탱자탱자 사는거 좋잖아~ 딱 내 틀이거든.
채린 : (미소) 좋겠다. 기풍씬.. 꿈꾸는 대로 살 수 있어서.. (일어난다, 얼굴 안 보이며) 먼저 들어갈께. (간다)
기풍 : (물끄러미 보다가, 하늘 쳐다본다)
기풍E : 사채업자 따위 정말 되고 싶지 않았어. 하지만, 이젠 감사해.. 당신을 만나게 됐으니까.. 당신을 도울 수 있으니까..
(F. O)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