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옥
*시 부문
*당선작_ 운문찬가(雲門讚歌) 외 2편
*당선 소감 열여덟 문학소녀의 꿈이 삼남매의 가장이라는 멍에로 반세기가 지난 칠순에야 겨우 손끝에 와 닿고 보니 시인이 되었다는 기쁨보다는 주마등처럼 다가오는 지난세월이 삶의 무게가 되어 가슴과 어깨를 짓누르고 있을 뿐이다. 가족도 몰래, 이웃도 몰래 문학교실을 기웃거렸던 십여 년의 문학미아(文學迷兒)가 어둠을 헤치고 밝은 세상으로 나오긴 했으나 등단이 문학의 완성이 아니고 시작이라는 것을 아는 이상 기쁨보다는 두려움이 앞설 수밖에 없다. 오래전 ‘시바타 도요’라는 99세의 일본할머니가 ‘약해지지 마’라는 첫 시집을 내어 150만부가 팔린 문학사적인 쾌거를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있잖아 불행하다고 한숨짓지 마/ 햇살과 산들바람은/ 한쪽편만 들지 않아/ 꿈은/ 평등하게 꿀 수 있는 거야/ 나도 괴로운 일/ 많았지만/ 살아있어 좋았어/ 너도 약해지지 마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으며 인생을 마감할 나이에 그토록 아름답고 순수한 시로 삶의 진정한 가치를 돌아보게 하고 우리 모두를 향한 위로와 배려가 묻어있는 시바타 할머니를 닮기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살아가려한다. 또 만나이의 시행으로 두 살이나 젊어졌으니 ‘인생의 꽃’이라는 허울뿐인 이 나이를 문학의 일곱 빛깔 무지개로 수놓아 보려 하며 불초한 이 사람을 아껴주신 문화대학의 동료와 문우, 가족에게도 뜨거운 감사의 마음을 올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