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패션업계는 경기침체속에 효율을 어떻게 올릴 것인가에 모두가 고민하던 시기였다.
이 과정에서 메가샵과 토틀화가 이슈로 떠올랐으며 중저가 여성복과 초저가 시장을 공략하는 업체들이 늘어났다.
내수 시장에서의 성장이 한계에 이르면서 중국 진출이 더욱 가속화됐으며 효율이 나지 않는 브랜드는 과감히 정리하기도 했다.
중저가 여성복 시장 활기
여성복
중저가 시장의 확대가 가장 큰 이슈로 떠올랐다.
올 봄부터 여름 사이에 7개의 중저가 브랜드가 런칭됐고 기존 유니섹스 캐주얼 중 3개가 영캐주얼로 전환했다.
이는 가격과 매장의 개념을 포함한 유통, 비주얼 머천다이징 등 3대 요소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기존 여성복 업체들도 전환기에 대한 인식과 위기감이 크게 확산되면서 변화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었다.
가장 큰 화두는 백화점 내의 메가샵이었으며 가두 매장 역시 대형화, 컨셉화되는 추세에 있다.
이와 함께 대부분의 여성복 브랜드들은 진, 액세서리, 인너웨어 등으로 상품 라인을 확장하고 있으며 매장 환경과 인테리어의 변화에 대해서도 심각한 고민을 시작했다.
또 가격 구조의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 글로벌 소싱이 본격화 돼 톰보이, 에프앤에프, 아이올리, 한섬, 대현, 신원 등 상당수의 업체들이 중국 및 해외 소싱 체제 구축에 나섰다.
토틀화 속 마켓 양극화
신사복
경기불황으로 인한 시장 위축과 함께 변화의 움직임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고가와 중저가로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내셔널과 라이센스 브랜드는 고급화, 명품화 전략을 강화했다.
그러나 이같은 현상은 중소형 업체에서 전개하는 ‘트래드클럽’, ‘쟌피엘’, ‘런던포그’ 등의 브랜드를 상대적으로 위축시킴으로써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반면 ‘빌트모아’, ‘트루젠’, ‘지오투’, ‘브렌우드’, ‘TNGT’ 등 가두점 유통망의 중저가 브랜드는 계속적인 매장 확대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며 선전했다.
특히 제일모직의 ‘갤럭시’와 LG패션의 ‘마에스트로’ 등 주요 브랜드를 중심으로 ‘토틀화’를 위한 움직임이 가시화 된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이와 함께 ‘마에스트로’의 ‘마스터피스’ 시리즈로 인해 신사복 평가기준이 소재에서 패턴으로 바뀌면서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한 패턴 개발도 활발히 이루어졌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수익성 향상을 위해 음성적인 세일을 자제하고 가두점 확대에 적극 나선 것도 큰 변화다.
부익부빈익빈 현상 심화
캐주얼
고가진 상위 브랜드의 고신장과 볼륨 캐주얼 시장의 새로운 강자 탄생이 주목을 받고 있다.
올들어 유일하게 신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고가진은 ‘리바이스’와 ‘캘빈클라인’의 양강 구도 속에 토종 브랜드인 엠케이트렌드의 ‘버커루’가 가세했다.
스포츠캐주얼은 ‘엠엘비’, ‘후부’, ‘써어스데이아일랜드’ 등 3강 체제가 지속되면서 하위권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외형 면에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중저가 캐주얼은 대형 브랜드들의 매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가격 전략이 저가 중심으로 흐르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고가 브랜드는 ‘리바이스’에 이어 올해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애스크’가 1천억원 돌파가 확실시되면서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
예신퍼슨스의 쇼핑몰 ‘바우하우스’ 오픈, 지오다노의 직영점 확대 ‘뱅뱅’의 초저가 전략, 더베이직하우스의 중국 투자 확대 및 상장 추진 등도 주요 화제거리였다.
신규 라인 확장 세몰이
스포츠/아웃도어/골프
판매율과 매출은 감소했으나 신규 브랜드의 대거 등장과 주5일 근무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휠라코리아는 올 초 외국인 주주가 소유하고 있는 자사 지분을 내부경영자인수(MBO.Management Buy-out)를 통해 사들여 토종기업으로 재탄생, 화제가 되기도 했다.
스포츠 브랜드는 캐주얼 영역에 손을 대면서 라인 확장을 시도했다.
몇 년간 신규가 없던 시장에 ‘아레나스포츠’의 등장도 주목할 만 한 점이다.
아웃도어는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신규 브랜드 런칭이 지속됐다.
엘지패션의 ‘라푸마’, 한국팬트랜드의 ‘버그하우스’, 에코로바의 ‘피엘라반’ 등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골프웨어는 매출 하락이 이어지면서 탈 골프웨어를 표방한 라인을 선보였다.
그동안 타운캐주얼로 일관하던 제품이 캐주얼 아웃도어 스포츠 등 전 라인으로 확대되면서 획일적인 제품 컨셉에서 차별화 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졌다.
중견 브랜드 연이어 새 둥지
유아동복
브랜드 인수를 통한 사업 확대가 두드러진 시기였다.
퍼스트어패럴이 하반기부터 두산의류BG의 ‘게스키즈’를 전개하고 마주인터내셔날이 서문어패럴을 인수, ‘레노마주니어’의 새 주인이 됐다.
작년에 이어 에이지 타겟과 라인 확대, 가격 하향조정 등으로 제품을 다양화해 구매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이솝’, ‘오모로이’, ‘피에르가르뎅’ 등 캐릭터 라인 출시가 활발했으며 ‘에뜨와’, ‘엘르뿌뽕’ 등 유아복 브랜드의 토들러 전개도 이어졌다.
노후 브랜드들의 리뉴얼을 통한 신장과 해외 진출 확대도 눈에 띈다.
‘프리미에쥬르’, ‘압소바’, ‘베이비헤로스’, ‘바비스타일’, ‘아워큐’ 등은 라이센스나 완제품 수출, 직진출 등 이전 보다 다양한 형태로 해외로 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