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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안동초등학교총동창회 원문보기 글쓴이: 유랑아제
춘양으로 가는길,
나는 50 여년전의 머언 기억저편 햇병아리 교사가 되어 꿈을 꾸던 시절 바로 그 춘양으로 가고 있다.
언젠가 김 수환 추기경님이 문화회관에 오셔서 방명록을 써 주실것을 청했더니 < 첫 사랑 안동 > 이라 적으시더니 나를 보고 첫 직장 첫 부임지가 어딘가를 물으셨다. 나는 선생으로 춘양이란곳에 부임했노라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하시는 말씀이 언제나 잊혀지지않고 마치 첫사랑같이 그립지 않느냐시며 당신은 신부가 되어 안동에 처음 부임하셔서 평생을 안동과 첫사랑하듯 기억하고 계신다고 하셨다.
그래서 그런가 ? 나도 춘양이라고 하면 마치 아린 첫사랑을 한것같이 아련하게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그때 그 사람들과 함께...
오늘은 마침 바쁘디 바쁜 안동병원 강 이사장이 느닷없이 점심을 먹고 가근방 당신 종가가 있는 법전, 춘양으로 나들이를 하자고 조른다.
어지간 하면 강 이사장이 부탁하는건 들어주고 사는 처지라 오늘도 친구따라 장에가는 심정으로, 아니, 나도 추억저편에 접어두고 있던 첫사랑의 춘양으로 향하였다.
너무나 오랫만에 가는 나들이라서 가물거리는 기억으로 찾아간 곳은 만산 고택이었다. 춘양의 제일이라 안내되는 만산댁은 아주 오래전에 동기친구 강 치구 선생이 이곳에 머물었다는 얘기도 들었고 직접 담임은 하지 않았어도 동학년담임이었던 인연으로 잘 알고 있는 강 을기 ( 연세대 교학과장 )제자 집이기도 해서 찾았는데 마침 당주인 강 백기 선생이 계셨다. 초면인사를 나누고 퇴마루에 걸터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마치 익숙하게 오랫동안 사귀어온 사이인양 편하고 친하게 느껴졌다.
담을 이웃하고 사는 성암재 강 춘기 선생은 바로 아래 동생분인데 삼성에 근무하다 퇴직하고 귀촌한 분이라고 한다. 자제분도 세브란스 연세대학 의사선생이라 강이사장과 대화가 된다. 두 부부가 오밀조밀 꾸미고 가꾼 만산고택과 성암재는 가족끼리 문화체험도 하고 고택 체험 하기엔 아주 분위기도 좋고 갖추어진 조건도 그저 그만이다.
우린 마치 오래 사귀어온 친구가 만나듯 스스럼없이 이런저런 얘기로 시간가는줄 모르고 내어온 정성스런 다식과 차 를 나누어 마시며 편안하게 쉬었다.
그냥 불쑥 찾아온 나그네를 이렇게 정성스레 만나주니 반가의 절대가치인 접빈객, 봉제사를 제대로 겪고 있다.
언젠가 정말 조용한 시간을 내어 만산댁 칠류헌에 와서 묵으면서 밤새 이야기 꽃을 피워야 하겠다. 안주인 말씀으론 4 월 중순이 제일 좋다고 한다. 야생화와 꽃가꾸기를 즐긴다는 분의 마음을 금새 읽을수 있는 초대가 아니겠는가 ?
첫사랑의 땅, 춘양으로 가는길은 그리 멀지 않으니 이젠 이렇게 길이 가까와져 길에서 길을 묻기도 해야겠다.
사노라면 이리도 정 따수운 날도 있는 법이지...
이웃해있는 권 진사댁에 들려 친절한 안내를 받았다. 성암고택 엽서도 선물받고...
고타야 카페-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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