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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사 인연이란 게 참 묘합니다.
그 인연 덕분에 "산꾼은 항상 산에서 만나게 되어있다."는 꾼들 사이에 회자膾炙되는 진리도 확인하게 되고....
대간 구간 중 '고치령 ~ 죽령' 구간을 하면서 생긴 일들입니다.
지난 번 '3450온누리'와 '하늘재 ~ 이화령' 구간을 마치고 혼자 수안보 찜질방에서 하룻밤을 자도...
다음 날 '하늘재 ~ 차갓재' 산행을 홀로 할 때 우연찮게 중간에 만난 산악회가 있었습니다.
간간이 산행을 할 때 표지띠를 보았던 '뫼산산악회'였습니다.
그 산악회 대원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산악회의 면모를 파악할 수 있었고....
그러고 한 달 정도가 지났습니다.
이제 남은 구간은 차갓재 ~ 고치령.
그런데 마침 뫼산산악회에서 '죽령 ~ 고치령' 구간을 진행한다는 공지가 뜨는군요.
마다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왕산대장님께 한 자리 부탁드립니다.
그런데 지난 번 '하늘재 ~ 이화령' 구간을 할 때였습니다.
우연히 조우를 했던 존경하는 '아름다운강산' 정병훈 선생님께서도 이 구간을 함께 한다고 하시는군요.
15회차 대간 산행 마무리를 몇 구간 안 남으신 걸로 알고 있는데 황송스럽게도....
한 2년만에 정선생님과 함께 발을 맞추게 되는 건가요?
우연이 인연이 되었고 그 인연이 현실이 된 자리에서 선생님을 뵙게 된다니 저로서는 너무나 영광스런 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
사당역으로 나가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오릅니다.
뒷자리에 널널하게 자리를 잡습니다.
한숨을 자고 일어나니 단양휴게소를 지나 단산면 좌석리로 들어섭니다.
대기하고 있던 타이탄 반트럭에 몸을 싣습니다.
말로만 듣던 트럭 산행입니다.
하늘의 별이 무척이나 환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구름 한 점 없다는 얘깁니다.
별이라고 해보았자 아는 거라고는 카시오페아의 북두칠성 정도 밖에 없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 별자리가 좌측에서 눈에 들어옵니다.
국자모양.
예로부터 인간의 수명을 관장하는 별자리로 알려져 있죠.
바람은 더 차집니다.
바람도 불고....
오늘 낮의 날씨.
쾌청하여 주변 산군山群을 별 무리없이 관찰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 벌써부터 마음이 부풉니다.
털컹거리는 적재함 뒤에 쪼그리고 앉아 이 생각 저 생각 하는 사이 반트럭은 고치령에 닿습니다.
산 행 개 요
1. 산행일시 : 2016. 12. 11. 일요일
2. 동행한 이 : 뫼산산악회
3. 산행 구간 : 백두대간 2회차 (고치령 ~ 신선봉 갈림길 ~ 국망봉 ~ 비로봉 ~ 연화봉 ~ 죽령)
4. 산행거리 : 24.70km (올해 누적 산행거리 : 1466.09km)
구 간 | 거 리 | 출발시간 | 소요시간 | 비 고 |
고 치 령 |
| 03: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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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 망 봉 | 10.76km | 07:34 | 256 |
|
비 로 봉 | 2.91 | 08:49 | 75 | |
제1연화봉 | 2.57 | 10:28 | 99 | 32분 아침 |
연 화 봉 | 1.50 | 11:00 | 92 | |
제2연화봉 | 2.30 | 11:33 | 33 | |
죽 령 | 4.70 | 12:35 | 62 | |
계 | 24.74km | 09:17 | 08:45 | 실 소요시간 |
산 행 기 록
지도 #1
반트럭에서 내리자마자 우측으로 올라가 산령각을 봅니다.
이 산령각은 태백산 산신과 소백산 산신을 모셔 놓은 곳입니다.
역사적으로는 고개 넘어 유배지 영월에서 훗날을 도모하던 단종과 단종 복위를 꿈꾸던 금성대군과 연결하기도 합니다.
즉 세조에게 사전에 발각되어 죽음을 당한 금성대군은 소백산 산신령으로 그리고 단종은 태백산 산신령으로 보는 게 무속신앙의 관점입니다.
예로부터 이 산령각의 제사는 고개 넘어 마낙리 사람들이 모셨다고 합니다.
한 사당에서 두 신을 모시는 흔치 않은 케이스가 바로 이 산령각의 경우가 되는군요.
생각건대 이 고개가 태백산과 소백산의 경계라고 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흔히들 양백지간이라는 말을 쓸 때 바로 이 고치령을 두고 하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
소백산 국립공원을 넘나들 수 있는 죽령, 마구령과 함께 한 축을 맡고 있는 이 고치재에서 오늘 구간 산행을 시작합니다.
고치재 혹은 고치령 표지석을 봅니다.
오늘 산행은 온전히 영주시 단산면 안에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이정표의 국망봉을 따릅니다.
국망봉까지의 거리가 11.1km라고 표기되어 있군요.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국망봉까지 가면 오늘 산행은 거의 끝이라는 생각입니다.
국망봉 ~ 연화봉 구간은 눈요기만 만끽하면 그걸로 끝이죠?
연화제2봉 ~ 죽령 구간은 좀 지루할 것이고....
덕유 주릉 종주와 함께 저를 매혹시켰던 소백.
오늘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요?
그 속살로 들어갑니다.
866.2봉을 지나,
구조목을 지납니다.
오늘 처음 보는 구조목입니다.
벌써 1.3km나 왔군요.
지도 #1의 '가'의 곳에서 좀 평평한 곳을 만납니다.
무박 산행에서 처음에는 뭐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습니다.
그냥 오르기만 해야 합니다.
보이는 것도 없고...
그러고는 1037.5봉에 오릅니다.
고치령이 해발 777m 정도되니 벌써 260m 정도를 극복했군요.
야간 산행의 장점입니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온전하게 걸었던 경상북도 영주시 단산면에서 벗어나 충청북도 단양군 영춘면을 만나게 되면서 도계道界를 따라 진행하게 됩니다.
고도를 낮춰 안부로 떨어집니다.
마당재라는 이름을 가진 작지만 너른 고개입니다.
이정표도 확인하고는,
971.1봉은 우측으로 사면치기로 진행합니다.
북쪽 사면에는 눈이 그대로 있어 조심스레 지납니다.
그러고는 등로에서 잠시 이탈하여 1032.9봉으로 오릅니다.
그 봉에서 3등급삼각점(예미316)을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이 삼각점이 너무 낮게 박혀 있어 낙엽에 파묻힌 것 같습니다.
주변을 발로 아무리 파봐도 나오질 않는군요.
찾기에 실패하고 다시 등로로 복귀합니다.
잡목 숲을 헤치며 진행하여 1038.7봉에서 좌틀합니다.
지도 #2
이 지도를 보면 소백산맥이라고 표기가 되어 있습니다.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인데 분명 이 소백산맥이 분수령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산맥ridgerange은 분수령ridgeline이 아닌 지질구조선의 다른 이름인데 백두대간 라인을 따라서 금을 그었다는 것은 분명 산맥을 분수령으로 이해를 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우리도 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서 산맥은 산- 산 - 산으로 인식하였었습니다.
그렇게 배웠으니....
선생님들이나 지리교수님들도 그때는 침묵을 지키고 계시다가 지금에 와서는 "산맥은 지질구조선이지 분수령은 아니다."라고 설파하고 계시니....
산맥과 분수령 즉 산줄기에 대해서는 다음에 말씀 드릴 기회를 갖도록 하죠.
안부로 떨어졌다 오르는 999.8봉도 우측 길로 사면치기하여 진행하고...
1047봉 전위봉도 역시 우측 사면으로 진행을 하여,
1047.7봉에 오르게 됩니다.
아직은 일출이 멀은 시각.
그냥 앞만 보고 진행합니다.
그러고는 지도 #2의 '나'에서 연화동 삼거리를 만납니다.
지도 상으로 볼 때에는 연화동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이 '나'보다는 999.8봉 바로 전 '나-1'루트를 이용하는 게 더 가까울 거 같은데...
뭔가 위험한 요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1059.3봉은 도저히 접근 불가능한 잡목 숲이어서 우회하는 등로를 따라 그냥 통과.
따라서 삼각점(영주405) 찾기도 포기합니다.
병풍바위가 있다고 하는데 어두워서 그냥 패스!
우측으로 '중계소 0.2km'라고 표기되어 있는 걸 지운 흔적이 있군요.
예전에는 무슨 시설물이 있기는 있었는가 봅니다.
지도 #2의 '다' 입니다.
지도 #3
대간길이 아주 편해집니다.
우측으로는 신선봉 줄기의 암벽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좌측으로는 붉은 기운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지도 #3 의 '다'의 곳 부근입니다.
06:33
암봉인 1265.5봉은 우회합니다.
그러면서 영춘면을 버리고 가곡면으로 들어섭니다.
이제부터는 가곡면과 영주시의 도계를 따릅니다.
06:37
1265.5봉을 내려서자마자 바로 우측으로 목책을 만납니다.
이 안내판.
비탐구역이라는 말입니다.
이 루트가 아주 중요하죠?
우리가 소위 '죽구종주'를 할 때 아주 요긴하게 이용하여야 하는 루트라는 겁니다.
죽령과 구인사를 잇는 구간인데 중거리 산행으로 종종 안내산악회에서 진행하는 실거리 약26.7km의 구간이죠.
걷는 이의 진행 속도에 따라 8시간 내지 10시간 정도 소요되기도 하고....
그때 대간길을 걷다가 여기서 이 목책을 넘어서야 합니다.
그러면 바로 119구조목(소북07-11)이 나오며 희미한 길이 다시 명백해집니다.
그러면 신선봉을 지나 민봉1362.4m을 만나게 됩니다.
이 민봉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1315.3봉을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 지도를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산 공부 좀 해볼까요?
참고도 #1
이 1315.3봉이 아주 중요합니다.
이 봉우리를 깃점으로 좌틀하는 줄기는 국망천으로 들어가고 우틀하는 줄기(각 보라색선)는 남천으로 들어가 다 남한강으로 흡수됩니다.
그런데 이들 두 줄기는 각 남한강의 지류들을 향해 가면서 작은 산줄기(노란색선)들을 또 가치칩니다.
이것들을 개념도로 그려보면,
참고도 #2 (지도는 청&뫼님 블로그에서 퍼옴)
이렇게 부챗살 모양이 됩니다.
9개의 봉우리와 8개의 문이 있군요.
이름하여 9봉8문.
구인사 즉 천태종을 연 상월선사가 득도를 했다는 그 9봉8문입니다.
이 9봉8문 종주가 재미있는 것은 이 산행은 어의곡리 한드미 마을에서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첫 봉인 새발문봉을 오른 다음 다시 1066.2봉으로 나오고 여기서 다시 귀기문봉으로 들어갑니다.
그러고는 그 봉을 찍고 다시 1066.2봉으로 나와 배골문봉 갈림길로 나온 다음 배골문봉을 찍고 다시 삼거리로 나온 다음....
잡목과 가시덤불로 고생 좀 하는 구간입니다.
거의 18시간 정도 걸리는 루트인데 그때 킬문 형님과 케이선배님은 완주를 하셨고....
저는 반만 하고 아직 반은 남겨둔 상태라 기회만 엿보고 있습니다.
비탐구간이 등로라는 걸 알려주는 이 팻말.
아주 중요한 길라잡이입니다.
이제는 죽령주차장을 따릅니다.
바로 나오는 이정표.
예전에는 비탐구간이었던 율전방향 루트가 이제는 열렸나 봅니다.
비탐 안내판이 없어졌습니다.
지도 #3의 '라'의 곳에서 직진하는 길은 명백합니다.
하지만 직진하여 1396.4봉으로 오르는 길은 아주 힘겨워 보입니다.
이 봉이 여기서는 구인사 상월스님의 법명을 따 상월봉이라고 부르는 봉우리입니다.
암봉으로 이루어진 이 봉우리는 아주 좁은 바위로만 되어 있는 곳입니다.
우틀하는 루트를 따릅니다.
그 상월봉으로 편하게 오를 수 있는 남쪽 루트에서 상월봉을 봅니다.
'아름다운강산' 정선생님이 그 정상으로 오르는 모습이 보이고....
그 루트입니다.
상월봉 우측으로 영주시 뒤로 펼쳐져 있는 서천지맥(신산경표 상으로는 자개지맥)과 내성지맥(신산경표상으로는 문수지맥)의 스카이라인만 보입니다.
우측으로.....
진행방향으로는 국망봉이 보이기 시작하는군요.
아주 멋진 봉우리인 국망봉.
'山'이라는 글자의 형상을 한 바위를 지나고,
아쉬움에 상월봉을 한 번 더 뒤돌아 봅니다.
07:11
우측이 신선봉 갈림봉.
가운데 신선봉 혹은 삼형제봉 그리고 좌측의 민봉1362.4m.
그런데 여기서 볼 때에는 가운데 봉우리가 높고 암봉같이 보이지만 실제 가보면 1373.5봉이 더 봉우리로서의 면목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혹자들은 세 개의 바위로 이루어진 이 봉을 삼형제봉이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으나 공식적인 이름이 아니므로 사용하는 걸 자제합니다.
민봉 좌측의 낮은 봉우리가 구봉팔문의 시작인 봉우리들인데 그 높이가 낮아 민봉 등에 가려 제대로 보이질 않습니다.
07:14
낮은 철쭉 사이로 국망봉을 오릅니다.
문필봉 등이 낮게 깔려 있고....
우측으로부터 1265.5봉, 1373.5봉(속칭 삼형제봉), 신선봉, 민봉1362.4m.
상월봉.
목책 우측으로 난 길을 따릅니다.
선두 대원들이 국망봉에서 기념 촬영하는 모습들이 보이고....
국망봉 우측 멀리 삼태산, 가창산 등이 잡히기 시작합니다.
저 라인이 영월지맥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줄기입니다.
마의태자가 저 국망봉에서 망국의 한을 곱씹고는 이 루트를 이용하여 금강산으로 들었다고요?
그 옛날에 백두대간을 인식하였다는 증거입니다.
용산봉943.9m.
국망봉에서 일출을 봅니다.
동해의 일출을 보는 것 같습니다.
음......
정상석을 보고 바위 뒤로 돌아가서,
1등급 대삼각점(영주11)을 확인합니다.
가운데 삼거리가 어의곡 갈림길.
그 좌측이 비로봉1439.7m.
그 뒷라인 좌측이 연화봉1376.9m.
그 우측 뒤로 삼태산878m이 명백하고 좌측 남한강 뒤로 뾰족하게 보이는 봉우리.
월악산1092m이군요.
그 삼태산 등 신산경표 상 영월지맥 앞 쪽의 공장에서는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고.....
말이 나왔으니 잠깐 쓸데없는(?) 얘기 좀 하고 갈까요?
사실 신산경표는 엄격하게 얘기하면 우리 산줄기의 대명제인 산자분수령과는 좀 거리가 있습니다.
즉 합수점으로 가는 줄기의 흐름이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죠.
대간을 하시는 분들 중에서 많은 분들이 정맥을 하셨거나 지맥에도 발을 디디신 분들이 사실 많이 있습니다.
그 분들은 영월지맥이니 춘천지맥이니 하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이 이름들이야 신산경표에 나오는 이름들이니 그러려니 합니다.
하지만 어떤 분들은 영춘기(지)맥이라는 사실 말도 안 되는 이름을 지어 부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 번 살펴볼까요?
어차피 안 가신 분들은 가셔야 할 것이니 모르고 가는 것보다 알고 가는 게 훨씬 재미를 느끼고 아까운 시간 낭비하는 일 없을 테니까 말입니다.
산산경표에 의할 때 이들 지맥들은 다 오대산 두로봉에서 가지를 친 한강기맥에서 흘러나온 줄기들입니다.
이중환의 택리지를 보면 이 한강기맥을 이렇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江原一道皆自嶺西抽者而西局於龍津爲一國最短之脈過此而無山 즉 강원도는 모두 영서에서 뻗어나온 것으로 용진(지금의 양수리 두물머리)에서 그쳤으므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짧은 산맥(현재 교과서에서 나오는 산맥과는 다른 개념임)이 된다고 하고,
산경표(최성우 장본, 조선광문회 간)를 보면 오대산 - 은두산(령) - 청량산 - 태기산 - 오음산 - 부동산 - -용문산 - 마유산 - 월계천 - 족석도(제금의 두물머리에 있는 족자도)로 이어진 능선이 됩니다.
주지하다시피 기맥이란 개념은 '태백산맥은 없다'의 저자 조석필님이 제안하신 개념입니다.
정맥급 줄기인 지맥의 위상을 격상시켜 주자는 취지에서 제안한 개념입니다.
박성태 선생님의 신산경표에서는 한강기맥을 오대산 두로봉에서 분기하여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에서 그 맥을 다하는 산줄기로 봅니다.
참고도 #3 신산경표 상 한강기맥
'산으로' 박흥섭 같은 이는 이 줄기의 이름이 하천 이름 즉 한강을 사용한데 주목합니다.
그리고 굳이 기맥이라는 계급을 동원하는데 의문을 품으면서도 일단은 찬성하는 분위기입니다.
즉 '한강'이라는 하천 이름을 산줄기에 붙인 것이 정맥과 같은 동일선상의 이유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지맥이든 기맥이든 모든 줄기를 하천 이름을 사용하자고 제안하기도 합니다.
일단 그 타당성에 앞서 지금 우리 눈 앞에 어른거리는 한강기맥에서 갈라진 영월지맥에 관하여 보기로 합니다.
제가 작년에 정리한 영월지맥에 관하여 작성한 글을 인용해 보겠습니다.
영월지맥...
평창강이 자기 역할을 끝내면 그 다음은 섬강이 남한강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섬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곳에서 잠기는 맥은....
우리가 영월지맥으로 알고 걷고 있던 줄기의 일부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참고도 #5 영월지맥의 끝
신산경표에서의 한강기맥의 삼계봉에서 남쪽으로 가지를 친 줄기는 태기산 ~ 덕고산 ~ 치악산 ~ 남대봉 ~ 감악산 ~ 가창산 ~ 태화산을 지나 남한강으로 그대로 들어갑니다.
신산경표는 그 줄기를 특히 그 지방의 이름을 사용하여 영월지맥으로 이야기 하였고 우리는 그렇게 알고 진행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는 누누이 이야기한 것과 같이 이는 산자분수령의 원칙에 어긋나게 됩니다.
영월지맥의 끝은 여타 내륙에서 맥을 다하는 다른 줄기와는 달리 두 물줄기가 만나는 합수점이 아닌 그저 나홀로 남한강에 잠기는 그런 모양새입니다.
영월지맥이라고 특별한 산줄기입니까?
그건 아닙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삼계봉과 한강기맥에서 발원하는 물줄기가 모천母川 내지는 모강母江인 남한강과 만나는 곳으로 가야 맞는 거 아니겠습니까.
즉 평창강은 이미 주왕지맥을 만남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모두 끝냈으므로 즉 평창강의 역할은 주왕지맥을 이끌어 주는 데 있었으므로 그 다음 지맥은 섬강이 한강을 만나는 합수점으로 가는 것이 맞다는 것입니다.
참고도 #6 치악지맥의 예시도....
그럴 경우 지맥은 삼계봉에서 시작을 하여 치악산을 지나 남대봉(여기까지가 기존의 영월지맥)에서 가지를 쳐 백운산 ~ 미륵산 ~ 긴경산(기존의 백운지맥)을 지나 섬강과 만나는 합수점에서 그 맥을 다 하는 줄기가 되어야 하고 이 줄기가 주왕지맥 다음의 지맥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닌가요?
산자분수령이 그런 거 아닙니까?
지맥支脈(枝脈이 아님)은 산줄기를 에워싸고 있는 두 물줄기가 만나는 합수점合水点 즉 두물머리에서 끝나게 되어 있다는 만고의 진리....
분명히 한강기맥의 삼계봉에서 발원하는 물은 섬강이 됩니다.
고로 그 섬강은 그보다 상위의 물줄기인 남한강에서 자신을 내놓은 산줄기를 다시 만나야 하는데 결국 그 끝은 영월로 가는 게 아니고 치악산에서 우측으로 틀어 백운산을 지나 긴경산을 거쳐 남한강과 만나는 합수점에서 끝나는 맥 그게 그들이 싸고 있는 지맥이 됩니다.
그럴 경우 지맥의 주행 거리는 기존의 134.3km가 아닌 111.0km로 다소간 짧아지게 됩니다.
당연히 기존의 이름도 영월지맥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바꿔야 하는데 그 이름은 최고봉이며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 치악산의 이름을 따서 가칭 '치악지맥'이라 부르는 게 타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면 영월지맥의 나머지 줄기는?
참고도 #7 신갑산지맥
지도를 보면 이 '치악지맥'과 기존의 영월지맥 사이에서 발원하는 제천천이 남한강과 만나는 곳으로 진행하면 별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남대봉 ~감악산 ~석기암 ~ 가창산(38.4km + 0.9km) ~ 갑산~대덕산 ~부산(64.2km)에서 남한강과의 합수점에서 맥을 다하는 85.5km의 줄기로 확정되게 됩니다.
곧 기존의 갑산지맥이 여기에 들어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한다면 이 줄기의 이름은 최고봉인 감악산의 이름을 따서 감악지맥이라고 하여야겠지만 이미 신산경표에서 갑산지맥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었으므로 갑산지맥이라는 이름으로 그냥 놔두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럴 경우 기존의 갑산지맥과의 주행 상의 혼란을 우려하여 新갑산지맥으로 하면 어떨까요?
그런데 이렇게 될 경우 나머지 금수지맥이나 천등지맥 등은 유감스럽게도 수경水經을 따라 가게 되므로 다 분해되어 그 길이가 30km가 안 되는고로 지맥의 실체를 가질 수가 없게 됩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 '분맥分脈'이라는 개념을 동원하여 이들을 구제하고자 제안합니다.
즉 기존 산경山經을 따르던 줄기 중에 30km가 넘는 줄기들은 산자분수령에 의하여 지맥의 실체를 갖지는 못하지만 이들을 분맥分脈이라고 하여 이어가자는 것입니다.
그럴 경우 금수지맥이나 천등지맥 그리고 영월지맥의 자투리 부분이 금수분맥, 천등분맥 그리고 태화분맥 등의 이름으로 남게될 것입니다.
이상이 제 견해였습니다.
그런데 조금 전 이야기한 것과 같이 '산으로' 박흥섭 같은 이는 다른 주장을 펼칩니다.
즉 정맥이 강이름을 따서 정맥 이름을 지은 것 같이 지맥이라고 해서 달리 볼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이 견해에 'J3클럽' 방잔인 배병만님도 적극 동의를 하십니다.
어쨌든 이 치악지맥은 섬강지맥이라 하고 춘천지맥은 평창남지맥으로 하자는 것입니다.
당연히 제가 신갑산지맥이라고 얘기한 것은 제천지맥으로 하자는 것이고....
섬강지맥이 낯설다고요?
처음이라서 그런 거지 그걸 자꾸 불러주고 거길 답사하다 보면 금방 다가올 것이라는 주장도 설득력 있습니다.
일관성 있게 가자는 산으로 박흥섭님의 주장에 동의를 합니다.
박흥섭님의 '대한산경표'와 제 견해를 엮은 책의 발간을 기대해 봅니다.
10여 분 놀다 정선생님과 함께 자리를 뜹니다.
이내 초암사 갈림길이 나옵니다.
좌틀하여 내려가면 그 유명한 죽계구곡을 걸을 수 있는 멋진 루트가 나오고....
사실 그 긴 거리를 걷기는 좀 지겨운 감이 있기는 합니다.
아쉬움에 국망봉을 돌아보면서 숲으로 듭니다.
지도 #4
08:09
아쉬움에 1328.5봉에 올라 문필봉과,
신선봉 라인을 다시 돌아보고....
가운데 상월봉도 봅니다.
08:22
벌써 2.2km를 지났습니다.
비로봉이 가까워졌습니다.
이제는 바람이 따뜻한 느낌이 듭니다.
왼쪽 끝 비로봉의 고도가 1439.7m입니다.
이 정도 고산지대면 비아그라 한 알씩 먹고 올라와야 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지리산 갈 때에도 비아그라.
백두산 갈 때에는 필수 약품.
따뜻한 양지에서 정선생님께서 빵으로 요기를 하시다가 감을 하나 건네주시는군요.
저는 초소에 가서 라면을 먹을 생각이므로 감만 챙겨서 올라갑니다.
그러고는 대간길에서 어의곡으로 갈리는 삼거리로 올라섭니다.
아!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걸은 구간이 가을철 산방구역에 해당하는 구간이었군요.
몰랐습니다.
그건 그렇고 이정표를 봅니다.
어의곡으로 향하는 길.
08:39
주변을 둘러봐야겠습니다.
도저히 발이 떨어지지를 않습니다.
문필봉 우측으로 볼록 솟은 것이 가리왕산1562m인가요?
좌측 삼태봉에서 태화산1028m으로 이어지는 태화분맥 라인.
좌측 라인이 1408.9봉에서 1058.2봉으로 빠지는 라인.
그 뒷라인 우측이 치악(섬강)지맥에서 가지를 친 태화분맥입니다.
그 좌측 그러니까 1408.9봉 우측 뒤로 보이는 남한강 건너 뾰족한 봉우리가 백두대간에서 가지를 친 월악산 영봉1092m이군요.
1408.9봉 앞으로,
가운데 주목관리초소가 보이고 그 우측으로 주목군락지가 보입니다.
그 좌측이 제1연화봉.
가운데 탑같이 보이는 게 제2연화봉.
그 좌측이 연화봉1376.9m.이군요.
맨뒤가 우측이 도솔봉1316m이고 그 좌측이 묘적봉1187m입니다.
비로봉에는 먼저 올라간 대원들이 촬영에 여념이 없습니다.
오늘 새벽에 예상했던 것처럼 오늘 날씨 정말 끝내줍니다.
가운데 삼태산878m을 좀 당겨봤습니다.'
좌측 누에머리봉 부분이 우둘두둘한 게 영락없이 누에같군요.
지나온 길을 좀 돌아보고....
조금 우측으로 돌려서 라인 전체를 보고....
사진으로는 잘 안 보이지만 육안으로는 매봉산과 그 뒤의 두타, 청옥도 보이고 우측의 함백산, 태백산도 보이더니만....
정말 황홀한 날씨입니다.
자. 이제 그만 머뭇거리고 비로봉으로 올라가기로 합니다.
비로봉 올라가는 길에 우측 중앙의 주목관리초소를 봅니다.
우측 뒷라인 월악산이 확실히 잡히고....
보고 또 보고....
...............
08:49
그러고는 작은 정상석과 이정표,
4등급삼각점(영주425),
그리고 정상석이 있는 비로봉입니다.
대간 길은 제1연화봉 - 연화봉 - 제2연화봉 - 죽령 그리고 뒷라인 우측의 도솔봉 - 묘적봉으로 연결 되겠군요.
한눈에 다 들어옵니다.
좀 더 좌측으로....
여기서 영주시 순흥면을 버리고 풍기읍을 만나면서 이제부터는 풍기읍과 단양읍의 도계를 따르게 됩니다.
배가 고프군요.
주목 관리소로 들어가니 선두팀들이 진수성찬을 벌려 놓으셨군요.
과메기에 소주까지.
건네주는 소주를 제가 마다할 리 있겠습니까?
덕분에 잘 먹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성찬은 전주곡에 불과하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09:33
따뜻하고 맛있게 먹고 30분만에 자리를 털고 일어납니다.
좌측 어의곡 삼거리, 우측 비로봉.
멋진 라인입니다.
좀 흔들렸군요.
우측이 1408.9봉.
자 또 진행해야죠.
09:48
1408.9봉에서 가곡면을 버리고 단양읍을 만납니다.
이제부터는 단양읍과 영주시의 도계를 따릅니다.
1401.5봉을 지나고,
계속 눈길은....
09:55
지도 #4의 '마'의 곳에서 연화봉 라인을 바라봅니다.
간간이 맞은 편에서 오는 대간꾼들을 만납니다.
연화봉 뒤로 도솔봉이 당당하고 그 좌측으로 한천지맥(신산경표 상으로는 자구지맥) 라인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조금 우측으로.....
10:07
뒤를 돌아 1401.5봉과 우측의 비로봉을 봅니다.
지도 #5
좌측 송림지를 보고,
죽계구곡......
안축과 관련 있는 계곡이죠.
순흥안씨 시조 발생지가 그 부근이니....
10:24
2년 전 죽구종주를 할 때 이 봉우리에서 삼각점을 찾는 데 실패했었습니다.
울창한 잡목 때문이었습니다.
겨울로 가는 길목의 지금 찾을 수 있으려나?
또 시도해 보기로 합니다.
잠적한 우병우를 찾는 심정으로....
그 때 달았던 표지띠가 때가 좀 낀 상태로 온전하게 주인을 기다리고 있군요.
10:28
정상을 지키고 있는 바위 바로 옆,
숲 안에 숨어 있었습니다.
겨울이라 찾을 수 있었습니다.
3등금삼각점(영주305)을 확인하고 다시 되돌아 나갑니다.
좌측 연화봉 우측 안테나 있는 곳이 제2연화봉.
연화봉 뒤 좌측 한천지맥.
대간라인.....
11:00
희방사 삼거리를 만납니다.
여기서 좌틀하면 훈민정음을 보관하던 희방사로 떨어지게 됩니다.
1985년 경 소백산 철쭉축제를 할 때 그 계곡은 난리도 보통 난리가 아니었습니다.
드럼까지 갖다가 밤새도록 두들기고....
그때는 경기가 워낙 좋았으니까....
연화봉 삼거리를 지납니다.
좌측으로는 천문대이고...
이제부터는 그냥 도로를 따르는 길입니다.
제2연화봉 우측의 전망대.
여기서 좌측 사면으로 좀 올라갑니다.
그러면 4등급삼각점(영주419)를 확인할 수 있고....
대간꾼이 아닌 일반산객은 뭐가 있나하고 따라 올라옵니다.
실망하는 빛이 역력하군요.
누가 올라오라고 했나요?
어쨌든 여기서 대강면을 만나 이제부터는 대강면과 영주시의 도계를 따릅니다.
우측 제1연화봉.
가운데 비로봉.
좌측 신선봉.
대강면과 단양읍의 면계가 되는 1174.9봉 라인입니다.
좌측으로 월악산과 우측의 삼태산은 여전하고....
사진으로는 잘 안 보이지만 신선봉 좌측으로 매봉산의 풍력발전기와 그 우측의 함백산.
그리고 그 뒤로 두타산과 청옥산도 잘 보입니다.
월악산 영봉 좀 당겨보고....
사람들이 하도 많아 걸리적거려 빨리 빠져 나옵니다.
멋진 표석.
백두대간.
언제 들어도 가슴이 울렁거리는 단어 입니다.
지도 #6
음지 쪽은 아직 눈이 그대로 덮여 있습니다.
지루하기만 한 이 길.
새벽에 올라갈 때는 몰랐었는데.....
공단 사무실을 지나,
소백산 입구입니다.
오늘 산행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런데 선두로 내려온 팀들이 완전히 식당 하나를 차렸습니다.
처음에는 얌전하게 돼지고기 김치찌개이던 것이 어묵이 들어가고 햄이 들어가니 이건 보통 요리사 저리가라입니다.
한상훈 셰프가 왔어도 이런 맛을 낼 수 있을까 의문스러울 정도입니다.
정말 잘 먹었습니다.
앞으로 종종 뵙죠.
이걸 먹고 또 식당으로 가서 뒷풀이를 하려니 그 음식이 맛이 있겠습니까.
괜히 두부전골 음식 타박만 하고 나옵니다.
첫댓글 백두대간에서 태화산을 바라만 보시고도 영월지맥에 대하여 하고싶은 말을 다하셨습니다. 제가 대한산경표로 정리한 주된 산줄기의 진행방향은 1.서로 다른 물줄기가 만나는 합수점, 2.물줄기의 좌우 울타리, 3.물줄기와는 무관하게 길게 이어진 산줄기 입니다.
위의 기준을 영월지맥에 대입하면 첫번째 기준에 따라 한강지맥(기맥)에 갈라진 산줄기가 섬강과 남한강 합수점으로 섬강지맥(속칭 치악지맥), 섬강지맥의 치악산에서 갈라진 산줄기가 제천천과 남한강 합수점으로 제천지맥(속칭 감악지맥), 금수지맥은 2번 기준으로 매포천의 좌측으로 가므로 매포서지맥.
제천지맥 가창산에 분기한 영월지맥의 남은 산줄기는 두번째 기준에 따라 국지산에서 평창강의 좌측 울타리로 가야하나 아쉽게도 지맥의 기준인 30km에 조금 미치지 못하여(길이 재확인 필요) 부득이 세번째 기준에 따라 태화산으로 연결하고 이때에는 하천의 이름이 아닌 대표적인 산이름을 따서 태화지맥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