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처= 경북 영천에서 출생. 경북대학교 음악과에서 바이올린 전공. 영남대학교 국문학 박사과정 졸업. 2003년 계간 《문학 . 판》에 〈돌멩이에 날개가 달려있다〉 외 5편의 시를 발표하며 등단. 저서로는 시집으로 『피아노 악어』(열림원, 2006), 『말뚝에 묶인 피아노』(문학과지성사, 2015)와 산문집 『지금은 클래식을 들을 시간』, 『노래의 시대』가 있음. 웹진 『시인광장』 편집위원 역임. 현재 계명대학교 교양대학 교수로 재직 중.
<해설> 온통 어둠으로 가득 찬 서랍은 문명의 도시일 것이고 도시의 이면에 감춰진 보이지 않는 캄캄한 진실들일 것이고, 만져지지 않는 사랑일 것이고, 감춰진 눈물일 것이다. 목마름을 감춘 채 낙타가 걸어 다니고, 콘크리트 벽은 높아지고, 이야기는 왜곡되어 다족류로 기어 다니고, 그리움은 자꾸 끓다가 결국 남는 게 없고, 밤을 좀 아는 고양이들은 서랍을 열고 들어가 칸칸마다 찢긴 꿈을 낳으려 하고, 그러니 시인은 우울할 수 밖에..., 아무튼 이 시에서 시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이미지는 “전선이 탯줄처럼 엉킨 도시/태아처럼 매달린 집과 집들/깨진 거울의 틈에서 비명이 들려온다” 가 주는 어떤 암시성엔 존재(거울)의 슬픈 바닥을 칠 만큼 쳤으니, 이제 남은 건 오로지 달뜨기를 기다리는 그믐의 심정 바로 그것이 아닐까? -박윤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