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판도라’ 보셨나요? (핵없는세상 회원 이창원)
우린 종종 발상을 전환하면 흐릿하던 사안들이 더 밝게 보이거나 안보이던 부분들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예를 들자면 질문을 뒤집어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엘리베이터가 좁게 느껴진다는 문제에 대해 많은 이들은 엘리베이터를 넓힐 방법을 흔히 고민하지만
정작 이 문제를 해결한 이는 엘리베이터 벽면에 거울을 설치해 좁은 느낌을 없애는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현재에 이르러선 이제 거의 모든 엘리베이터들이 반사되는 벽면을 갖고 있죠.
저희는 다른 영역에서 이런 질문을 해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입니다.
특히 원자력 발전이라는 영역에서 이런 질문들을 하고 원자력, 핵연료에 대해 비슷한 질문을 던져보고 싶습니다.
대부분 원자력 발전을 이야기하면 전기를 가장 효율적으로 공해 없이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이런 믿음에 균열을 일으킨 굵직한 사건들이 몇건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엔 전 세계 사람들이 모두 알 만한 사건으로는 쓰나미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의 사고를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은 이런 사고들은 세계적으로 문제가 된 사건이 거의 2~30년 주기로 한번씩 일어났고 뉴스조차 되지 못하는 흔한 사고들은 생각보다 빈번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더 최근 국내에서도 태풍 하이선이 지나가면서 월성 원자력 발전소 2, 3호기가 중단한 사건이 있었지만 큰 뉴스가 되진 못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저희는 '편리한 원자력 발전은 안전한 원자력 발전일까?' 라는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실제 원자력 발전소의 터빈을 돌리는 원리는 원자폭탄이나 핵폭탄이 폭발하는 원리와 동일하며 그 속도만을 조절한 것입니다.
큰 사고 발생은 항상 유사한 작은 사고들이 수차례 발생하며 그 사고들을 무시한 결과로 발생한다는 법칙이 있습니다.
하인리히의 법칙이라고 하는데 구체적으로는 자잘한 사고 300건이 일어날 동안 30건 가량의 부상 사고가 일어나고 그 사이 조치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대형 참사로 이어진다는 법칙입니다.
이런 가능성을 갖고 영화화한 내용이 김남길 배우가 주연했던 '판도라' 입니다.
단지 영화의 시나리오일 뿐이고 사건과 사고가 극대화된 가정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국내의 사고 대응 매뉴얼은 실제 유사한 사건이 있었던 일본에 비교해서 촘촘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일본은 태생적으로 지진이 많은 나라이고 그에 대한 대응 매뉴얼은 거의 세계적 수준으로 갖춰져 있었으며 사고를 당했던 후쿠시마 발전소의 경우도 완벽에 가까운 내진 설계를 거쳤다고 하지만 결국 예상도 못한 자연재해인 쓰나미에 무너진 상황을 마주치고 나면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안전 대책이라는 것이 과연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줄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은 우리에게 매우 필요한 질문이 아닐까요?
더군다나 불행중 다행으로 땅이 넓고 인구 밀집지역과 어느정도 거리를 유지해서 발전소를 설치할 수 있었던 다른 나라의 사정과 다르게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소들은 인구밀집지역에 가깝게 있기도 합니다.
영화 '판도라'에 등장한 한별 원자력 발전소의 모티브가 된 '고리 원자력 발전소'는 실제 부산과 직선거리로 30Km가 되지 않습니다.
사고의 가능성은 매우 낮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영화적 상상력이 동원되어 사고가 극대화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제 우리는
'원자력 발전소가 없이 생활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바꿔봐야 할 것 같습니다.
'원자력 발전소 옆에서 생활할 수 있을까?'
첫댓글 어제 인미샘 글을 공유했으니 이 글은 며칠 후 공유할게요. 사소한 차이에 불과하겠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선 한꺼번에 여러 개를 접하는 것보단 나을 것 같아서요.~
좋은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