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 (證言) - [48] 홍종복 (洪鍾福) - 나의 증언 3. 학업과 진로에 대한 고민 - 2
마음을 침착하게 가다듬으며 “나는 교회를 다녔소. 어릴 적부터 영혼이 있다는 것을 경험해 그 또한 알고 있소. 그러니 실제로 이곳에 혼령이 있다면 당신을 한 번 만나보고 싶소.” 하고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 발길을 옮기는데 뼈 하나가 밟혔다. 뼈가 우두둑하고 부서졌다. 그러나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한참 동안 그곳에 머물러 있었으나 어떤 영적인 현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날 이후 나는 영혼의 존재가 있다고 신앙적으로는 믿었지만 실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나름대로의 신념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얼마 가지 못해 이런 내 신념을 철저하게 무너뜨리는 한 사건이 일어났다. 나의 하숙집 다른 방에는 22살 난 처자가 한 명 있었다. 어린 나이에 과부가 된 주인집 딸이었다. 그 처자의 남편은 반공청년단으로 활동하다 6.25전쟁 때 끌려가 총살되었고 유복자인 아들이 하나 있었다.
하숙집 주인 부부는 홀로된 딸이 너무 불쌍해 좋은 곳에 혼처를 얻어 새 시집을 보내기로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유복자로 남겨진 아이가 시름시름 아프기 시작했다. 어느 날 점심 밥상을 차려 놓고 밥을 먹으려던 참이었다. 하숙집 딸은 새 남편을 보러 집을 나설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눈앞에서 믿을 수 없는 영적 현상이 벌어졌다.
아파서 방에만 누워 있던 처자의 아들이 갑자기 온몸을 파르르 떨며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리고 집을 나서려던 엄마를 붙들고는 “엄마, 엄마. 저기 아버지가 나를 때려요!”라고 울며 소리쳤다. 순간 집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놀랐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날 당시 뱃속에 있어서 한 번도 제 아비를 본 적이 없는 얘가 어찌 아버지가 자신을 때린다는 걸 알까?’ 하며, 아마도 죽은 아비가 사랑하는 아내를 보낼 수 없어 아들을 통해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다들 생각했다. 이런 영적 체험을 한 후 얼마 지나지 않은 밤에 꿈을 꾸었다. 처음 가보는 새로운 곳에 초대를 받아 교수님과 성균관대학교 학생 세 명이 어떤 단체에 들어가는 꿈이었다. 잠을 깬 뒤 이 꿈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하고 한참 생각했다. 그러나 무슨 의미인지 도저히 알 길이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