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적 섬에 산적이 있는데...
제 눈앞에서.... 우리집 앞 거대한 버드나무가 뿌리째 뽑혀..
캔터키 외딴 어느 시골로 도로시와 함께 날아가는걸 보았습니다......
그 충격 때문에 태풍하면 .. 언제나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그때 상황이..
박종팔 (아는 사람만 암..)의 십몇차 방어전이었는데...
갑자기 티비가 잘 안나와서..
분기탱천한 아버지가 옥상 안테나에 이상이 생긴거 같다고...
올라가봐야겠다고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러자
어머니가 아버지 바지가랭이를 붙잡고 밖에 태풍이 이렇게 심한데 어딜 가려하느냐
박종팔이 중요하냐 가족이 중요하냐고 우셨습니다....
아버지가 비분강개한 표정으로... 계백이 가족을 버리는 심정으로 문을 열고 옥상에 올라가려고
문을 여셨습니다...
뒤에서 엄마 따라 울며 문앞으로 갔던 저는 보았습니다...
집앞의 거대한(뭐 어린시절 기억에..) 버드나무가 뿌리째 뽑혀 날아가는 장면을요...
세명이서 멍하니 그 장면을 바라보다...
아버지가 말없이 문을 닫으셨죠...
뭐... 태풍이 물러나고.. 다음날 밖에 나갔더니.. 동네 버드나무가 다 뽑혔고...
수많은 참새가 나무.. 벽.. 등에 부딪쳐 머리가 깨져 죽어있었습니다.
다들 세숫대야 들고 다니면서 참새들을 줏어모았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
섬태풍은 진짜 무서워요...
펌http://mlbpark.donga.com/mbs/articleV.php?mbsC=bullpen&mbsIdx=122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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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는 구워드셨나요?
이 재밌는 글을 왜 이제야 봤지? ㅋㅋ
켄터키, 박종팔, 계백이 가족을 버리는 심정..
아버지가 말없이 문을 닫으셨죠..
시공을 넘나드는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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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탱천 (憤氣撐天) : 분한 마음이 하늘을 찌를 듯 격렬하게 북받쳐 오름
비분강개 (悲憤慷慨) : 슬프고 분한 느낌이 마음 속에 가득 차 있음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