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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6월호 vol.9] Locker room - 5개부 트레이너들의 이야기Locker room
2012/06/29 12:48
http://blog.naver.com/sis_boom_bah/10141933344
연세대학교 5개부에는 선수들과 감독 이외에도 진정한 숨은 일꾼이 존재한다. 언제나 선수들이 최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고의 환경을 조성해주는 코치와 트레이너가 바로 그들이다. 코치는 각 경기의 기술을 지도하고 그 기술을 숙달할 수 있도록 돕는 반면, 트레이너는 24시간 선수들과 함께 하며 치료와 재활에 도움을주며 조력자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언제나 화목한 팀 분위기를 위해 선수들과 교감을 도모하고 있는 운동부의 훌륭한 조력자들을 만나보았다.
선수들 강철체력의 일등공신! 야구부 손재원 트레이너
Q. 팀에서 맡고 계신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신다면?
A. 선수들이 경기에서 최고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도록 부상 방지, 치료, 예방 및 트레이닝을 전담하고 있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자면 평상시에는 선수들 체력에 맞추어 전반적인 운동 스케줄을 짜고 대회 때에는 시합 전날, 선발 등판하는 투수들의 어깨 스트레칭과 마사지를 신경 써서 하고 있다.
Q. 트레이너의 하루 일과에 대해 설명해주신다면?
A. 선수들과 모든 일과를 같이 한다.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나는 모든 일과가 끝난 후 다친 선수들을 치료해주고 뒷정리까지 해야 한다는 것이다.
Q. 원래 야구 선수 출신이셨다고 들었다. 야구를 그만두고 트레이너가 되신 계기는?
A. 원래 야구 선수 생활을 했었다. 중도에 그만두고 어떤 일을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는데 선수 시절 도움을 받았던 트레이너님들의 영향으로 이 길을 선택하게 되었다. 대학에 입학해 전문적인 AT(Athletic Trainer) 공부를 시작했고 일본 유학도 다녀왔다.
Q. 트레이너가 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조건이 있다면?
A. 우선 시험을 보고 스포츠 트레이너 자격을 따야 한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트레이너와는 달리 스포츠 트레이너는 해부학적 지식, 트레이닝 관련 지식에 해박해야 한다. 그 외의 조건이라면 마음가짐. 스승님께서 트레이너는 선수들의 엄마가 되어야 한다고 하셨다. 엄마처럼 잘 챙겨주고 인상 쓰는 일 없이 선수들과 잘 어울릴 수 있어야 한다.
Q. 트레이너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반면에 힘든 점은 무엇인가?
A. 아이들과 함께 운동장에 있는 것 자체도 보람되고 내가 트레이닝한 선수가 좋은 조건으로 프로 구단에 입단해 활약하는 것을 보면 뿌듯하다. 힘든 점은 나 혼자 수십 명을 관리해야 하다 보니 시간도 부족하고 힘에도 부친다. 좀 더 일일이 잘 챙겨주지 못해 안타깝다.
Q. 팀에서 가장 말을 잘 듣는 선수와 또 반대로 잘 듣지 않는 선수는 누구인가?
A. 가장 뺀질거리는 선수는 김병승이다. 하지만 동시에 자기 몸 관리를 가장 잘 하는 선수이기도 하다. 엄살이 심한 선수는 이성곤. 다들 말을 잘 듣는 편인데 꼭 한 명을 꼽으라면 박태원을 선택하겠다.
Q. 야구부 중 특별히 꼽는 ‘몸짱 선수’가 있다면?
A. 오윤석. 마른 편인데 다 근육이다. 웨이트 트레이닝 할 때보면 체구에 비해 힘도 굉장히 좋다.
Q. 선수들과 긴말한 유대관계를 유지하는 비결이 궁금하다.
A. 내가 먼저 아이들에게 장난을 많이 친다. 무게감이 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다른 코치님들이 충분히 무서우신 분들이기 때문에 나는 같이 장난도 걸고 놀면서 편하게 대해주려고 노력한다.
Q. 마지막으로, 연세대학교 야구부 선수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A. 대학교 4년이 선수 생활의 끝이 아니다. 프로에 가서 성공할 수 있도록 4년간 몸 관리를 잘 했으면 좋겠다. 다치지 말고 늘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서 다들 좋은 성적을 내기를 바란다.
글_강유빈 / 사진_백지원
선수들의 어머니와 같은 존재, 농구부 박창운 트레이너
Q. 현재 담당하시는 트레이너라는 직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신다면?
A. 트레이너는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부상예방 및 부상선수들의 재활치료를 돕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리고 선수들의 신체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부분도 중요하기 때문에 멘탈 치료도 함께 맡고 있다. 감독님은 아버지, 코치님은 형이라고 한다면, 나는 잔소리하는 어머니 같은 존재다.
Q. 트레이너라는 직업을 하게 되신 계기는?
A. 고등학교 때 까지만 해도 운동선수가 되고 싶었는데 여건상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우연치 않게 이쪽 분야로 대학 진학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대학교 진학 후 바로 1학년때부터 트레이너라는 목표를 가지고 공부를 했다.
Q. 트레이너가 되기 위해 필요한 자격요건이 있다면?
A. 트레이너라고 하면 보통 한국에서는 AT(Athletic Trainer)라고 한다. 정식 AT가되려면 KATA(Korean Athletic Trainers Association)에서 주관하는 연수에 참가해서 자격부여를 받아야 한다. 아무래도 현장에서 선수들을 다루는 일이다 보니 이론적인 지식도 중요하지만 경력 또한 중요하므로 많은 선수들을 트레이닝 해보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Q. 선수들을 코칭할 때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A. 선수들이 부상을 입지 않도록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드는 쪽으로 초점을 맞춘다. 또한 잘못된 습관을 고치기 위해 역학적인 접근을 하려고 노력한다.
Q. 트레이너 일을 하시면서 특별히 보람찬 순간이 있다면? 또한 반대로 힘들었던 순간은?
A. 아무래도 이번에 김기윤 선수가 부상에서 돌아온 첫 경기에서 승리 했을 때가 기억에 가장 남는다. 생각보다 회복시간이 빨랐고, 복귀 경기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줘서 뿌듯했다. 힘들다고 느꼈던 순간은 아직까지는 없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고,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항상 즐기면서 보람찬 마음으로 임한다.
Q. 농구부 중 특별히 꼽는 ‘몸짱 선수’가 있다면?
A. 다 좋아 선별하기가 힘들다. 그 중에 뽑자면 가슴부위는 김민욱 선수. 복근은 김지완 선수, 팔뚝은 허웅 선수, 하체는 다른 선수들도 좋지만 김기윤 선수가 가장 좋은 것 같다. (웃음)
Q. 선수들과 긴말한 유대관계를 유지하는 비결이 궁금하다.
A. 훈련 할 때에는 스킬에 관한 언급보다는 역학이나 근육학 쪽으로 많이 이야기를 하면서 신뢰를 쌓고 있다. 선수들과의 나이차이가 좀 있지만 훈련 외 시간에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선수들과 가까워지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Q. 연세대학교 농구부 선수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A. 일단은 꾸준히 트레이닝을 해서 시즌 마무리까지 부상 없이 마무리 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패한 경기가 많지만, 많이 져봐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진 것에 대해서 아쉬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좋은 성적 내도록 하고, 특히 연고전 꼭 이길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
Q. 마지막으로, 트레이너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절대 포기하지 마라’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힘든 직업이기 때문에 같은 길을 가던 사람들이 도중에 포기를 많이 한다. 특히 여성 트레이너의 경우는 기회가 적고, 있어도 할 수 있는 나이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포기가 잦다. 남자분들도 많이 포기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조금 힘들더라도 정말 하고 싶다면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열심히 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글_전광은 / 사진_권오준
솔선수범한 모습으로 선수들에게 꿈을 싣는 진정한 리더, 빙구부 권상현 트레이너
Q. 현재 박사 과정을 밟으면서 트레이너 일도 병행하신다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하시는 일과 트레이너로서 힘든 점에 대해 듣고 싶다.
A. 현재 연세대학교에서 스포츠 심리학 박사과정을 공부하는 동시에 트레이너 일도 맡고 있다. 주로 하는 일은 치료나 재활 같은 부분보단 나의 전공분야인 심리 쪽에 기울어 있다. 선수들과의 면담 등을 통해 정신적인 부분을 트레이닝 해주고 있다.
우리 선수들의 수준이 높기 때문에 딱히 힘든 점은 없다. 다만, 가끔 시간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 선수들에게 화가 난다. 단순히, 운동시간에 늦는 것 때문에 화가 난다는 것이 아니다. 어떤 일에서든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지키는 것이 바탕이 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시간의 중요성을 알았으면 한다.
Q. 본인이 연세대학교에서 선수 생활을 하던 시절과 트레이너로 계신 지금,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또한 선수시절의 경험이 지도자로서의 삶에 어떤 도움이 되고 있는가?
A. 확실히 내가 현역이던 시절과 세대차이가 있는 것 같다. 그 당시에는 인터넷도 많이 활성화되지 않았었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자료도 적었다. 따라서 고전적인 방법으로 체력훈련에 크게 매진했고, 그것이 곧 실력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인터넷이 많이 발달이 된 지금은 후배들이 접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많다. 트레이닝 법이나 NHL같은 경기 등을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기술적인 부분에서 보고 배우는 것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한편, 내가 선수로 뛰던 시절 주전이 되지 못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심리적으로 무너지면서 슬럼프가 찾아왔었다. 직접 겪어본 만큼 그러한 심리상태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이해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잘 극복할 수 있도록 심리적인 측면을 잘 다루려고 노력한다. 또한 기술적인 측면을 전수해주기가 편한 것도 선수시절의 경험 덕분이라 할 수 있다.
Q. 지도자로서 스킬적인 부분, 정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팀 분위기를 이끄는 역할도 클 것 같다. 이번 선수권 대회 때 고대에게 패한 뒤, 좋지 않았을 팀 분위기를 어떻게 이끄셨나?
A. 사실 우리학교 선수들이 일본이랑 국가대표랑 할 때 수행력이 매우 좋았기 때문에, 고대는 쉽게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경기를 직접 해보니, 예상 밖으로 고려대 선수 개개인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인정할 것은 인정하되, 절대 우리가 못해서 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스킬이나 게임운영능력은 우리가 한 수 위이므로 패인에 대해 정확하게 사후분석하자며 격려했다.
Q. 앞으로 선수들에게 바라는 점과 트레이너로서 어떻게 팀을 이끌어 나가고 싶으신지 궁금하다.
A. 모든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을 어떻게 수행해 내느냐는 체력에 달려있다. 고로 체력이 기본이며, 여기에 자율성까지 갖추면 한 층 더 발전할 수 있다. 따라서 선수들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길 바란다. 저변에 깔려있는 긍정적인 태도는 자율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나도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생각과 동기부여를 줄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려 노력하고 있다. 구성원들이 리더를 따라올 수 있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리더가 먼저 모범을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어느 종목이든 지도자와 선수들 간의 완벽한 교감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그 사이에서 트레이너의 가교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는 감독님과 코치님의 조력자이자, 선수들을 다독이며 교감할 수 있는 서번트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다할 것이다.
글_이지선 / 사진_백지원
선수들의 와일드함을 치유해주는 큰 형, 럭비부 이동환 트레이너
Q. 트레이너를 하게 되신 계기와 담당하시는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신다면?
A. 고등학교 중반까지 축구선수 생활을 했었다. 여러 가지 이유로 학업으로 전향하게 되었는데 공부를 하면서도 운동에 더 애착이 갔다. 그렇게 트레이너를 하게 되었고 선수 생활을 했던 점이 선수들을 지도하는 데에 있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트레이닝을 전문적으로 배우면서 선수시절에 알고 있었으면 도움이 되었을 이론 같은 게 더 쉽게 보인다. 그런 부분들을 선수들에게 지도해주게 된다. 현재는 트레이너로서 크게 보면 운동선수로서 선수들 몸에 관련된 모든 일들, 심리, 체력, 기능 등을 포괄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Q. 트레이너가 되기 위해 특별히 필요한 자격증이 있는지? 또 자격증 외에 필요한 것이 있다면?
A. 보통 트레이너들은 선수트레이너협회에 소속되어 있는데 여기서 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딴다. 요즘은 대학에서 해부학이나 생리학, 역학 등 보건 계열 공부를 마치고 이를 바탕으로 트레이너를 하는 경우도 있다. 각각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어떤 점이 더 좋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트레이너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과 운동을 좋아하는 마음인 것 같다. 그래야 여타의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안일해지는 경우 마음을 가다듬기가 쉬워진다.
Q. 트레이닝을 할 때 특별히 중점을 두시는 부분에 대해 말씀해달라.
A. 상황과 선수들에 따라 선수들 개개인의 성격이나 가정 환경, 부상 경력 등을 데이터화해서 상담한다. 체력문제는 눈으로 보이기 때문에 쉽게 잡아줄 수 있지만 심리적인 핵을 잡아주지 못하면 실력이 제대로 발휘 되지 못하므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또한 럭비는 부딪힘이 많아 부상 사전교육을 하고 태클을 많이 당하는 부위 중심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또 15명이 뛰는 만큼 시야를 넓히기 위해 고개를 들고 세워서 할 수 있는 운동들을 하는 편이다. 우리나라는 고등학교 때까지의 운동이 외국처럼 클럽 스포츠가 아닌 학원 스포츠이다 보니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체력 컨디셔닝 등의 스포츠 과학 부분이 많이 뒤쳐진다. 그래서 이런 부분을 보완해 주려고 한다.
Q. 트레이너 일을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또한 반대로 회의감을 느꼈던 순간은?
A. 근무 후 처음으로 경험한 경기가 생각난다. 서울 시장기 배 럭비대회에서 고려대와 경기를 하게 되었는데 막상 경기를 겪어보니 선수들 간의 충돌이 잦아서 놀랬다. 다치면 어떡하나 두려웠는데 접전 끝에 이긴 경기라서 기억에 남는 것 같다. 또 럭비가 생각보다 과격한 운동임에 비해 선수들이 해맑다는 점이 강하게 남았다.또한 회의감이라기보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는 최대한 수술을 시키지 않는 것이 목표인데 불가피하게 수술을 해야 할 때이다. 선수들 몸 건강을 관리하는 입장에서 수술을 한다거나 심리적으로 타격을 받고 침체기에 빠진 순간이 오면 안타깝다.
Q. 선수들과의 돈독한 사이를 유지하는 비결은? 또한 선수들에게 한마디 남긴다면?
A. 선수들이 힘들어할 때 그것을 이해하고 보살펴 주겠다는 마음으로 다가간다. 물론 인간관계이니만큼 가끔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먼저 다가가고, 농담도 하며 편하게 이를 유지하려고 했기 때문에 선수들이 그 열정을 높게 사고 신뢰를 갖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선수들에게는 졸업 후 좋은 구단을 만나기 전까지 대학생으로서 누릴 수 있는 것은 누리고, 컨디션이 좋은 상태에서 취업하라고 전하고 싶다. 재학생들은 선배들을 본받아 다치지 않고, 코치진 말을 잘 듣고, 모두가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매 시합마다 좋은 결과를 내고, 환자 없는 플레이를 할 수 있었으면 한다.
Q. 마지막으로, 트레이너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사람을 입으로 치료할 수는 없다. 실습을 다니고, 다양한 케이스를 접하고 이론 적용을 하는 기회가 많이 필요하다. 워크샵 등의 참여를 통해 시야를 넓히는 것도 필요하다. 더불어 사람을 잘 만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연세대학교에 와 트레이너 일을 시작하고 이세용 교수님이나 김경훈, 조준행 교수님 등을 알게 되면서 도움을 받고 또 새롭게 배우게 된 부분이 많았다. 트레이너는 나 혼자 공부만 잘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사회성이 필요하다. 그렇게 최고로 노력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글_김세진 / 사진_임연진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친형처럼, 언제나 선수들과 함께! 축구부 이진호 트레이너
Q. 언제부터 연세대 축구부 트레이너로 일하셨는지 궁금하다. 전공과 트레이너를 하게 되신 계기는?
A. 2010년 6월 말부터 일했다. 그 전에 면접 보고 인수인계 받으면서 있다가, 2010년 6월 U리그 마지막 경기 때부터 제대로 혼자서 일하기 시작했다. 경희대학교에서스포츠 의학을 전공하면서 AT(Athletic Trainer)라는 분야를 공부해 트레이너가 되었다. 처음부터 트레이너를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고, 원래는 운동처방 쪽으로 공부를 해서 병원으로 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대학교 2학년 때 축구를 하다가 십자인대를 다치는 바람에 수술을 하게 되었고, 수술 후 재활을 하면서 이쪽 분야에 관심이 생겼다. 선수들이 다쳤을 때 재활이 정말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트레이너로 마음을 굳히고 그 때부터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Q. 트레이너가 되기 위해 특별히 필요한 자격증이 있는지? 또 어느 정도의 지식이 필요한지?
A. 현재로서는 정확한 국가공인 자격증은 없고, 몇몇 사설 트레이너 협회에서 연수를 듣고 시험을 보면 딸 수 있는 자격증이 있다. 학교에서 딸 수 있는 자격증으로는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이 있고, 그 외에도 사설 협회에서 주관하는 스포츠 마사지나 스포츠 테이핑 자격증 등이 있다. 트레이너는 어느 정도의 의학적 지식과 심리학적 지식 등 여러 분야의 지식을 고루 갖추고 있어야 하지만, 사실 학부 수준에서 책을 통해 배웠던 것보다는 실전에서 직접 일하면서 느끼는 것이 훨씬 많은 것 같다. 나도 계속해서 배우고 있는 중이다.
Q. 평소 선수들과 함께 숙소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인가? 트레이너의 하루 일과가 궁금하다.
A. 트레이너도 선수들과 똑같이 매일 합숙 생활을 한다. 숙소에서 같이 자고 같이 일어나고. 새벽 운동이 있는 날에는 여섯 시 십 분쯤 일어나 운동 전에 테이핑이 필요한 선수들을 봐 준다. 그리고 나가서 일곱 시부터 운동을 하고 들어와서 여덟 시 반에 아침식사를 한다. 보통 오전 시간은 비는데 필요할 때는 부상 선수들의 재활 치료 등을 해 주고 열두 시에 점심식사를 한다. 두 시쯤부터 다시 선수들 테이핑을 해 주면 세 시부터 오후운동이 진행되고, 들어와서 여섯 시에 저녁식사를 한다. 일곱 시 반부터 또 환자들을 치료해 주고 재활 운동을 시킨다. 아홉 시 반쯤 하루 일과가 마무리되고, 이러한 일상이 거의 매일 반복된다.
Q. 트레이너라는 직업의 좋은 점과 힘든 점이 있다면?
A. 일단 의식주가 모두 해결된다는 점이 편하다. 먹여주고, 재워주고, 옷도 주고 신발도 주고. 모든 것이 완벽히 해결된다. 하지만 합숙을 하다 보니 시간 활용에 있어서 자유롭지는 않은 편이다.
Q. 어떤 마음가짐으로 트레이너 일을 하고 있나?
A. 아무래도 선수들과 나이 차이가 얼마 크지 않아서 선수들에게 형 같은 이미지로 편하게 다가가게 된다. 트레이너들이 선수들을 챙기는 마음은 물론 엄마 같고 부모 같은 마음이지만 생각보다 엄하게 혼을 내는 일은 없다. 가끔 말을 안 들어서 짜증스럽게 대하다가도, 괜히 더 신경 쓰여서 장난을 치면서 풀고 그런다. 선수들이 엄격한 감독, 코치 선생님들 앞에서 털어놓지 못하는 불평 불만들을 내가 들어 주고, 같이 공감도 해 주면서 항상 ‘나는 너희들 편이다’ 라는 느낌을 주려고 한다. 무엇보다도, 야식이든 뭐든 같이 먹으면서 선수들과 친해지는 것이 좋은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트레이너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아직 트레이너로서 그렇게 높은 단계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어려운 질문이지만, 먼저 이 일을 경험해 본 선배로서 조언을 한다면, 우선 한 가지 운동이라도 조금 전문적으로 배워 두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론적으로는 모든 신체 부위에 대해 여러 종목에 걸쳐 공부를 하지만, 한 종목이라도 직접 경험을 해 보면 배울 수 있는 것이 훨씬 많다. 본인이 운동을 하면서 부상도 당해 보고, 선수의 마음도 느껴 보고, 그러면서 선수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도 알게 될 것이고. 준비 단계에서 이런 것들을 함께 느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_박지원 / 사진_백지원
진정 힘이 되는 사람은 있는 듯 없는 듯, 하지만 없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고 그리운 사람이 아닐까 싶다. 시스붐바가 만나본 5개부 트레이너들은 연세대학교 운동부의 활약을 위해서, 더 나아가 스포츠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진심으로 선수들을 걱정하고, 행동지침서와 나침반 역할을 해주는 트레이너들이 있기에, 오늘도 선수들은 운동에 최선을 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