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학교 사학과 동문회 성명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의 정신을 까맣게 잊어버린 위정자들의 작태를 축소해 놓은 형국처럼 지금 한림대학교에서는 대학 구조조정안을 ○○발전계획, ○○선진화계획, ○○구조개혁 등의 미명하에 학교의 1주체인 학생들과 어떠한 의사소통이나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확정하여 밀어붙이고 있다. 학교의 후배들은 자신들의 과가 없어지고 듣도 보도 못한 인문학부 무슨 전공으로 바뀌는 것에 대하여 학교로부터 어떠한 설명도 들은 바 없이 언론에 나온 기사 한 줄이 아는 정보의 다인 것이다.
지금 현재 모교인 한림대학교에서는 교육부의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지방대학육성을 위한 지방대학 특성화 사업 시행 계획”에 의하여 국문 사학 철학과를 통폐합하여 인문학부를 만드는 등의 구조조정으로 8개 단과대, 45개 학과 전공을 개편하여 10개 단과대, 39개 학과 전공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지난 4월 17일 학과장회의에서 밝힌 한림대학교 구조조정안을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은 언론보도를 통하여 알게 되었고, 이에 4월 22일에 개최 예정인 교무회의 저지를 시도하였다. 이 자리에서 학교 관계자들은 계획서는 확정된 안이 아니며, 학생들의 궁금증을 없애고 의견을 논의할 공청회를 추후 개최할 예정이라고 설명하였으나, 이는 거짓말인 것이 몇 일 지나지 않아 드러났다. 대학당국은 교육부가 지방대학특성화사업시행계획서 접수를 4월 30일 마감하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학생들에게 4월 30일 18시에 공청회를 개최한다고 알려왔다. 이는 학생들과는 일언반구 어떠한 논의도 없이 구조조정계획을 확정하여 교육부에 보낸 것이다. 그래 놓고서 일과 후인 4월 30일 18시에 공청회를 개최한다고 하는 것은 말장난에 지나지 않음이 분명할 뿐 아니라 학교 당국의 의도를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공청회란 어떠한 계획을 세움에 있어서 관계 당사자들의 의견을 청취하여 구성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안을 내오는 과정임에도 계획서를 확정하여 교육부에 보내놓고서 학생들과 공청회를 하겠다는 것은 무엇이란 말인가. 무엇이 두렵기에 아니 무엇이 꿀리기에 공청회를 어쩔 수 없이 떠밀려서 하는 인상을 준단 말인가 개탄스럽기 그지없는 일임을 밝히는 바이다.
또한 한림대는 이미 14년 전 격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학부제를 실시하다 폐해가 많아, 이를 폐기하고 학과제로 전환하지가 얼마 되지 않은 학교이다. 한데 학부제의 폐해를 몸소 경험하고도, 난데없이 2016년부터 문제가 가장 많았던 인문대에서 학부제를 실시한다니, 참으로 납득할 수가 없다.
지금 대한민국은 “인문학 강의, 인문학 콘써트, 인문학 아카데미 등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지만 대학에서는 거꾸로 시장 논리에 맞추어 인문학을 퇴출시키고 있다. 인류의 역사에서는 인문학이 모든 학문이 기본임을 밝히고 있으며 최근 기업에서도 오히려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통섭형 인재들을 경쟁적으로 선발하는 추세임에도 대학에서는 교육부가 취업률 등의 잣대로 대학을 평가하는 것을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근시안적 사고로 인문학의 붕괴를 자초하고 있으며 학문의 본질과 기초를 무시하는 사회분위기에 편승하여 모든 것을 경제논리로 바라보며 대학의 기업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인문학이 삶의 기반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지와 탐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이유로 저 멀리 내팽개치는 것은 늘 익숙한 부모님의 사랑을 비오는 저 창밖으로 던지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인문학의 홀대는 그 사회의 기반을 허무는 일임을 인지하고 지금이라도 교육 본연의 자세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
한림대학의 건학이념은 “풍부한 인간성과 창조적 지성을 지닌 인재를 양성하고, 학문 및 문화의 진흥을 도모함을 이념으로 한다.” 고 되어 있다. 이를 위해 한림대학은 개교 이래 인문학을 중시하여 많은 우수한 교수와 교과목으로 폭넓은 문화적 시야, 고도의 윤리적 판단력, 활력 넘치는 육체적 건강을 배양하도록 힘썼던 것이다.
이러한 우리 대학의 고귀하고 숭고한 전통과 윤덕선 초대 이사장께서 펼친 건학이념은 도대체 어디로 갔단 말인가!!!
학생 감소, 등록금 동결 등의 외부 상황으로 인하여 ‘대학의 IMF’가 왔다고 하더라도, 대학의 근본 건학이념과 빛나는 인문학적 전통까지 잃어버려서 한림대학의 정체성마저 훼손되는 개혁이라면 그것이 과연 정당한 것인가?
한림대학교 사학과는 특별하게도 설립자가 사학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83년 학과 창설초기에 사학과를 집중육성학과로 선정하여 문교부에 신청하였고 문교부에서는 한림대학교 사학과를 특성학과로 지정하였다. 한 때는 최대 16분의 교수님이 재직하시기까지도 하였지만, 지금은 사학과 설립초기의 이념은 어디로 사라져버리고 학과 이름마저 사라지는 지경에 도달하였다. 문사철 통폐합은 폐과 조치나 다름없는 일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국문, 사학, 철학을 교양학부의 한 과목으로까지 전락시켜버리고 아예 전공까지도 사라지게 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지 우려하는 바가 매우 크다.
한림대학교 사학과 동문들은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힌다
* 요구사항
- 학교당국은 지금이라도 구조조정안의 내용을 전면 공개하라!
- 일방적인 구조조정안 전면 폐기하고, 학생, 교수. 동문, 대학측이 참여하는
민주적인 <학교 발전 계획 위원회> 구성하라!
- 실패한 인문대 학부제 실시 즉각 중단하라!
- 학생들도 모르게 일방적인 구조조정안을 확정한것에 대하여 공개사과하라!
- 허울뿐인 공청회는 기만이다. 학생들을 대학의 1주체로 인정하라!
2014년 4월 30일
한림대학교 사학과 동문회
첫댓글 국문, 사학, 철학과를 통폐합한다! 특히 국문과나 사학과는 우리 역사와 문학을 가르치고 배우는 데로, 새 사회의 지성을 키워나가는 과정에서 문화의 정체성과 주인의식이 뭔지를 알게 하며 살찌우게 하는 학과라고 할 수 있겠지요. 시장이 다변화되었다고 학문이나 문화도 그런 여건에 추종해야 한다는 것은 기업인의 경영론일 뿐이지요. 사립대학이라고 일방적인 경영자 맘대로 되어서는 안 됨은, 장차 지역문화와 연계하지 못하는 지역 명문대학이 그 지역에 뿌리를 내리며 연계하지 못하는 문제와도 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사를 망각하는 국민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로 대신합니다....
부디 좋은 결과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동안 한림대 사학과에서 일궈온 업적이 끊이지 않기를 바랍니다.
성원에 감사드리며 반드시 싸워 승리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