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패의 수렁에 빠져 있는 KTF가 좋은 경기를 펼치고 승리를 거두는데 성공했습니다. 하위권의 순위경쟁자를 잡았다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고질적인 공격력저조에 시달리던 KTF가 오랜만에 화력쇼를 보여줬다는 점이 더 좋습니다.
특히 예뻐하고 있는 옥범준의 선전과 진경석의 부활이라 기쁨이 배가되는 군요. 사실 완벽히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고 말하긴 사알짝~(;) 무리가 있었지만 근래 보기 드문 슛성공률에 다득점 게임이어서 기쁩니다.
뭐 되는 날에는 뒤로 던진 볼도 보너스원샷을 받아내는 법, KTF 경기진행이 거의 그랬습니다. 선수들이 기본적으로 잘해주기도 했지만 시합 중간중간에 운도 상당히 따라줬습니다. 2쿼터에 걸린 트리밍햄의 파울트러블로 사실 위기상황에도 갈 수 있는 게임이었는데 순조롭게 풀어줬다는 것도 운이라고 봅니다.
사실 좀 궁금한 것은 장일감독이 어빈과 호프에게 인사이드를 공략하라는 지시를 안 한건지 아니면 지시를 했는데도 쌩까고 1대9농구를 한 건지는 좀 궁금합니다. 해설자도 얘기했지만 호프와 어빈이 하이로우로 서서 2대2 게임을 했으면 용병이 하나 빠진 KTF의 인사이드는 여지없이 무너졌을 겁니다.
뭐 하긴 어느 쪽이라 해도 어빈이 맥도웰 이상 가는 개인플레이어라는 점에는 변함없습니다. 정말 맥도웰을 버리고 데려온 카드로는 최악이군요.
정말 가끔씩 화이트가 1대9 농구하는 거 저 혼자 하프코트 넘어가고 동료들에게 패스 줘야 할 부분에서 자기혼자 처리하는 거... 그건 그나마 자신이 그럴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추었고 단독플레이라도 농구의 상식선 내에서 벌어지는 플레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기가 NBA도 아닌데 왠 슛은 8-9m에서 던져 싸는지 뭐 잘 들어가기는 했어도 팀플레이를 위축시키기만 했습니다. 원래라면 8~9m슛이 들어가면 기세가 살고 공격에 불이 붙을텐데 모비스는 점점 움직임이 나빠지더군요. 어빈은 쉬운 슛을 어렵게 넣고 간단한 플레이를 복잡하게 꼬는 기발한 재능을 지녔나봅니다. 팀오펜스를 망치는 걸로 부족해서 팀디펜스마저 무너뜨리고 다니는데 할말을 잊게 합니다.
뭐 설마 아무리 힘든 시즌이었어도 30세가 넘은 '우'가 이제 와서(더더구나 플레이에서 점점 원숙해지고 있는 때) 새삼 망가지지야 않겠지만 어린 김동우가 망가진다면 이 풍진 모비스에 뽑아놓고 날라버린 최감독을 톡톡히 원망해야 할 것 같습니다. 프로 1년차 코트적응을 해야할 유망주로서 시련의 한해를 보내고 있군요.
그렇지 않아도 소문을 듣고 되도록 모비스 경기 관전은 피했는데 홍콩독감으로 어빈이 출전 못한다는 기사라도 나오지 않는 한 이번 시즌 모비스 경기는 피하렵니다. -_-;;
KTF는 진경석이 부상이래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이외에 손규완 역시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리바운드 잡으러 들어가고 스틸하고 컷인 들어가고 스크린 서고... 내가 수비 안 좋은 선수 싫어하는 건 사실이지만 손규완 보고 노력하지 않는다는 말은 못하겠습니다. SK에서는 의욕 없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기서는 몸이 안 따라줄 때는 있어도 최소한 정말 열심히는 하고 있습니다.
대략 체질이 선천적으로 마른 체질인 것 같아 갑자기 갑빠맨이 될리 만무하고, 또 느린 발 역시 거의 극복되기 어려운 거겠지만 비시즌에 죽도록 운동하고 죽도록 스탭 단련하고, 슛타임을 좀더 빠르게 잡도록 노력해서 내년에는 좀더 좋은 모습으로 본인도 당당해지고 팀에도 도움 됐으면 좋겠습니다.
옥뱀이는 오늘 좋은 모습도 많이 보였고 또 그만큼 실수도 많이 했는데 점점 안정감을 찾아가는 것 같긴 합니다. 용병들 존재에 좀더 적응하고 프로 코트의 감각을 익히고 군더더기 동작을 줄이면 내년은 확실히 기대해 볼만합니다. 리바운드 위치선정, 그리고 파이팅을 보면 과연 KTF의 맞춤 선수라는 생각이... 역시 KTF의 이미지 하면 젊은 파이터의 이미지 아니겠습니까.^^ 경기 완급조절 능력만큼은 어지간한 리그 고참 PG들이 울고 가겠습니다.
오늘 진경석, 손규완, 옥범준 말고도 숨은 공헌자를 대라면 장영재를 꼽겠습니다. 눈에 띄는 스탯보다도 골밑에서 안정감을 주고 부지런히 트리밍햄의 공백을 메꿨습니다. 자주 안나오는 백업요원으로는 놀랄만큼 노련한 모습입니다.
현주엽이나 정락영은 언제나처럼 제몫은 해줬고... 특히 현주엽은 스탯보다 끊임없는 스틸시도로 모비스의 인사이드로 들어가는 패싱라인을 흔들어 놓은 게 적절히 주효했습니다.
모비스의 수비를 보며 생각나서 하는 말인데 예전에 삼보에 수비5걸인 양경민이 있고 또 수비5걸에 수비왕이었던 김승기가 있고 또한 허코치님 역시 어디 내놔서 수비가 빠지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때 한번도 삼보를 보면서 수비가 강한 팀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TG는 내가 지금껏 보아온 국내 리그 팀들 중에 세손가락 안에 들어갈 만큼 수비가 강한 팀입니다.
수비가 강한 선수 5명을 모아놓는다고 바로 수비가 강한 팀이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뭐 수비가 약한 선수 5명보다야 확실하게 낫지만... ^^;)
끊임없는 수비수 수집이 바로 팀 수비력 강화로 이어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사실 수비전문선수라는 존재 자체가 부자연스러운 거고 수비도 어디까지나 게임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공격만 되는 반쪽선수에 비해 확실히 수비만 되는 반쪽 선수들은 욕은 덜먹겠지만 그렇다고 긍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어째든 이겨서 기쁘고 진경석 선수 계속 이렇게만 터져 줬으면 좋겠군요. 군대는 1년 미루고 한시즌 바짝 해서 내년엔 PO도 가고 4강도 갔으면 좋겠네요.(용병 대박이라도 나지 않는 한 그 이상은 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고...)
오리온스와 KCC경기는 초반에는 역시 KCC의 인사이드는 강하구나 하는 감상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후반에는 역시 오리온스의 가드라인은 강하구나라는 감상으로 끝났습니다.
뭐 맥클레리도 잘했고, 김승현도 잘했고, 레이저도 잘했지만 뭐니뭐니해도 김병철 활약이 컸습니다. 그냥 점수 17점 내줬다고 잘 했다는 게 아니라 정말 알토란 같은 득점에 흐름을 바꾸고 자기팀으로 끌어오는 노련한 플레이를 보여줬습니다. 역시 고참의 힘이란 저런 면에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김승현의 대담한 플레이와 슛터에게 공간을 확보해주는 능력, 그리고 상대 가드라인을 압도하는 경기조율 모습도 훌륭했고 그 덕에 박재일도 오랜만에 좋은 모습 보였습니다.
맥클레리는 중간에 두어번 또 드리블을 쳐서 내 빈축을 샀지만 전반적으로 할일은 제대로 해주었습니다.
솔직히 TG의 리온 데릭스 말고는 현재 4-5번중 누구라도 드리블 쳐서 코트 넘어오는 것 반대합니다. 아무리 형편없는 가드라도 코트 넘어오는 건 1~2번에게 맡기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넘어올 만한 능력이 된다해도 그 힘을 아꼈다고 공격에 쓰라고 해주고 싶습니다. 데릭스만은 진짜 탁월하고 또 알아서 잘하니까 예외. 더더구나 맥클레리는 그 정도 드리블 실력으로 감히 리그 A급 가드가 셋이나(볼핸들링만은 PG급인 김병철을 포함해서) 있는 팀에서 드리블 쳐서 코트를 넘어올 생각을 하다니 주제 넘습니다.
반면 KCC는 이상민이 없는 공백을 톡톡히 맛봐야 했습니다.
정말 민랜드 대단한 모습을 보여줬고 바셋 역시 무서운 골밑파워를 보여줬는데 1.5군의 가드로는 아무래도 부족했나 봅니다. 아 근데 이제 표명일은 1.5군이란 표현도 적절치 않은 것 같습니다. 오늘 같은 경기력만 꾸준히 계속 보여준다면 충분히 주전급입니다. 경기조율이나 PG로서 갖추어야할 공격력 모두 대단했습니다. 단 아직 한두 경기로 쉽게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이상민도 오리온스만은 꼭 이기고 싶어하는 팀이어서 안타까운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얼마나 나가고 싶었을까 싶더군요. 오랜만에 벤치에서 후배들에게 여러 가지 주문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게다가 후반에 민랜드가 발을 접질렀더군요. 어느 분이 말씀하신 천시(天時 2연패 했으니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과 8연승을 이어온 피로의 만남)와 인화(人和 여기서 져서는 안 된다는 합치된 오리온스 마음)에 더하여 운까지 오리온스를 도왔습니다.
분명 민랜드는 발 접지르고도 충분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그를 주축으로 한 KCC 공격의 템포는 현저히 느려졌습니다.
그나저나 TG로서 보자면 순위경쟁에 한숨을 돌렸다는 생각보다는 이상민 있는 KCC의 힘에 대한 데이터가 좀더 쌓여야 할텐데 오히려 걱정입니다. 여러모로 시간이 촉박합니다. 5차전은 바셋도 없이 경기를 했고 PO까지 시간이 얼마 안남았는데 상대의 진짜 힘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를 못하니...
표명일.주말 대 lg전 9어시 찍은 이후로 자신감을 얻은듯 보입니다.그리고 현주엽은 저의 넘버원 플레이어인데..어제 경기에서는 리딩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지만..팀의 1번들에게 너무 많은 지시를 하는 듯 보입니다. 국내 최고의 플레이어가 지시하는 것이니 신인인 옥범준은 플레이에 굉장한 심리적 압박을 느낄듯 합니
첫댓글 예사롭지 않은 글솜씨..부럽습니다.무뭉님글 읽기만 하다가 오늘은 리플을..ㅋㅋ잘 읽었구요. 글솜씨나 농구를 보시는 안목이나 예사롭지 않다 했는데..점프볼에 실린 글(식스맨에 관한 글) 무뭉님 맞죠?^^닉넴이 맞는거 같아서요.^^
예 하지만 그 글은 저에게 따로 허락도 받지 않고 점프볼에서 마음대로 실었답니다. 나중에야 주위분들이 말씀해주셔서 알았다는... 쳇~ 기왕 글을 실었으면 잡지라도 공짜로 보내줄것이지... -_-;
헉~!!1년 정기구독 정도의 혜택은 있을줄 알았어요..^^;허락도 없었다니...어이가 없군요.암튼 두 페이지에 걸쳐 글이 실린걸 보면 전문가 맞으세요~!!이제 숨기지 마시고..슬슬 정체를...알려주시면 좋을텐데..^^;
역시 글이 예사롭지 않으시군요. ^^ 글 잘 보았습니다. KTF 경기 못봤는데 이렇게라도 보니 좋네요. ^^ 무뭉님 정체를 알고파요~ ^^ 다음에도 좋은 글 부탁드려요.
표명일.주말 대 lg전 9어시 찍은 이후로 자신감을 얻은듯 보입니다.그리고 현주엽은 저의 넘버원 플레이어인데..어제 경기에서는 리딩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지만..팀의 1번들에게 너무 많은 지시를 하는 듯 보입니다. 국내 최고의 플레이어가 지시하는 것이니 신인인 옥범준은 플레이에 굉장한 심리적 압박을 느낄듯 합니
어제 동양에서 맥클레리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죠..하지만 동양은 맥클레리가 잘해주면 이기고 망치면 지는듯 합니다..플옵에서도 맥클레리의 컨디션이 동양 게임의 키를 쥐고 있을듯..
이제가지 맥클래리의 모습중에 제일 마음에 들었다는...하지만..무뭉님 말씀대로 하프라인 드리볼해서 넘어가는 모습 별로 좋진 않더군요 ㅡ_ㅡ;; 그치만 더더욱 나은모습 보여줄거라 믿습니다!! ㅋㅋ오리온스~~~Go!!!!
레이져가 원래 그래 포스트 플레이를 자주했었는지..어제 보니 센터다운 공격을 많이 하던데요..3점은 간간히 나와쏘고..
ktf,모비스경긴 못봤고; 오리온스,kcc 경기 정말 재미잇엇죠,, 오랜만에 오리온스의 빠른 패스웍의 농구를 보는듯 햇습니다^^ 병철선수 미들슛 거의 다 들어간거같던데,,주장으로서 중요한 순간에서 큰역할을 햇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