聖女 최영이 바르바라(1819-1840), 부인, 참수형(22세로 1840년 2월 1일 순교)
최영이 바르바라는 순조 18년경에 당시 유명한 순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1801년 신유교난(辛酉敎難) 때 순교한 최장현(요한)이 그녀의 큰아버지였으며, 성 최창흡(베드로)과 모친인 성녀 손소벽(막달레나), 그리고 남편 성 조신철(가롤로)도 이미 순교하여 성인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이었다. 이렇듯 훌륭한 환경에서 태어난 그녀는 일찍부터 부모님의 모범을 본받아 참된 신앙의 열정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그녀가 20살에 접어들자 부모들이 출가시키려 하였을 때 바르바라는 부모님에게 "이렇게 중요한 일에 있어서 지위가 높다든지 낮다든지 부자라든지 가난하다든지 하는 것은 상관없습니다. 저는 그저 열심하고 글을 많이 배운 교우와 혼인했으면 좋겠어요"하고 말하였다. 그래서 그녀의 희망에 따라 나이와 처지에 격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님들은 북경을 왕래하는 사신의 하인(마부)이었던 조신철(가롤로)에게 그녀는 출가시켰다. 그때 바르바라의 나이는 스무 살이고, 가롤로의 나이는 마흔네 살이었다. 비록 나이와 처지에 격차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열성적인 교우를 남편으로 맞이하게 된 것을 주님께 감사드렸으며, 남편과 함께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깊이 할 것을 맹세하였다. 이듬해 아들이 출생함으로서 보다 큰 축복을 받게 된 그들은 서로 권면하며 교회의 본분을 충실하게 지켜 나갔다.
1839년(헌종 5년) 기해교난(己亥敎難)의 박해가 한창이던 음력 5월에 바르바라는 부모인 최 베드로와 손 막달레나와 함께 잡혀 포도대장 앞에 끌려가 7회에 걸쳐 지극히 엄혹한 신문을 당해야 했다. 이미 가롤로가 순교한 후이기 때문에 관청에서는 그녀의 집안을 잘 알고 있었을 터이지만, 가롤로가 중국에서 가져온 물건들이 집안에서 발견되었으므로 포장은 보다 가혹한 형벌을 가하도록 명령하였던 것이다. 바르바라는 어머니와 함께 태장 2백 60대를 맞고, 여러 번 주리를 틀렸으나 그녀의 굳건한 마음은 변함이 없었으며, 매를 맞아 살이 헤어져 떨어지고 상처에서 피가 흘렀지만 하느님께 대한 사랑은 더욱 불타올랐다.
바르바라가 옥에 들어갈 때 데리고 들어간 어린 아들이 있었는데 그 어머니 손 막달레나가 그랬듯이 자기도 어머니 된 마음에서 정에서 나약해질까봐 귀여운 아들을 과감히 떼어 읍내에 있는 친척집으로 보낸 정도로 신심에 항구하였다. 다른 모든 희생보다도 가장 힘든 이 희생을 치른 뒤에 포도대장이 배교를 하라고 윽박지르고 동범자를 대고 특히 그의 집에서 발각된 종교에 쓰는 물건의 주인을 대라고 명하였을 때 그녀는 아래와 같이 대답하였다. "차리리 죽을지언정 천주를 배반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직 나이가 어려서 아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 동범자도 없습니다. 물건으로 말씀드리면 누가 그것을 사라고 하였는지도 모릅니다."
이에 그는 다시 주리를 틀리고 곤장 250대를 맞았다. 형조로 옮겨진 바르바라는 고문을 또 받았지만 그 전과 같은 용기를 보여 마침내 12월 19일에 사형선고를 받았다. 사형선고를 받은 바르바라는 옥에서 열심으로 죽음을 예비하였다. 그녀가 우리에게 남겨준 추억 가운데서 가장 감격적인 것은 하늘 나라를 생각할 때의 기쁨과 하느님의 뜻에 온순히 순종하는 신앙심이 어떠했는지를 쓴 그녀의 편지라고 하겠다.
"부모와 남편과 현경련(베네딕따)이 모두 순교하였으니 내 마음이 어찌 안온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천국을 생각하면 스스로 위로를 받고 이 은혜를 천주께 감사하게 됩니다. 나는 기쁨이 넘쳐흐르고 마음이 환희작약합니다."
이 편지의 내용처럼 바르바라는 순교할 열망에 차 기뻐할 정도였다. 바르바라는 어머니와 함께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나라에서 근친자는 같은 날 집행하지 못하게 되어 있었기 때문에 어머니 손 막달레나는 1월 31일에 순교하고 그녀는 다음 날인 2월 1일에 부모님과 남편의 뒤를 따라 22세의 나이로 당고개에서 순교하였다. 이리하여 아버지 최 베드로, 어머니 손 막달레나, 남편 조 가롤로로 이어지는 순교자의 가정을 천국에서 이루게 되었으니 이 또한 하느님의 은혜라고 하겠다.
<교훈>
악마가 아무리 교활하다 해도 인간의 자유를 바꿀 힘은 없습니다. 악의 온갖 세력을 물리쳤다 함은 하느님의 은총이 내 안에서 승리하셨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차라리 죽을지언정 하느님을 배반하지 못하겠습니다"라고 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