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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준의 신작 시집 <중독자>는 오랫동안 개척하고 축적해왔던 본원적인 생태적 사유와 실존적 감각이 견고하게 결속해 있는 역동적
화폭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그동안 박남준이 그려왔던 시원(始原) 지향의 세계를 충일하고도 낯익게 바라보아왔다. 시적 영혼의 성숙 과정이기도
했던 그 지경(地境)은, 지금이 비록 폐허의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치유하고자 하는 일관된 의식에서 그 모습을 구체화한 바 있다. 박남준은
그러한 과정을 통해 시원의 형상을 복원하려 하였는데, 그것은 유토피아나 유년 시절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지각 형식으로는 근접하기 어려운
성스러움을 내장하고 있는 어떤 것이었다. 어쩌면 그것은 훼손 이전의 순수 원형을 간접화한 형상이기도 했을 것이다. 이번 시집에서도 박남준은
그러한 형상들을 구체적 자연 사물 속에서 발견하거나, 아니면 그것을 회복 불가능하게 만드는 세상에 대하여 비판의 촉수를 던진다. 따라서 제목으로
취택된 ‘중독(中毒)’이라는 은유는, 여전히 자연 사물로부터 느끼는 불가항력의 흡인력인 동시에, 삶의 가장 종요로운 기율에 대한 본능적
경사(傾斜)를 의미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 안에는 박남준이 고유하게 지향하는 시적 형이상(形而上)과 시인의 존재론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박남준 시인의 새 시집 <중독자>(펄북스)에 붙인 유성호 문학평론가(한양대 국문과 교수)의
해설이다.
시집 <적막> 이후 5년만에 <그 아저씨네 간이 휴게실 아래> 시집을 내고, 다시 5년만에 이
시집을 낸 박 시인의 이번 7번째 시집에는 오직 시 하나만 붙들고 살아온 시인의 연륜이 오롯이 녹아있다.
“이제 이 시인은 노랑
상사화 꽃술을 더듬는 긴 꼬리 제비 나비를 보면서 ‘나비도 저렇게 무게가 있구나’ 깨닫고, 전깃줄에 나란히 앉은 잠자리들을 보면서 ‘저
일사불란도 불편하지않다’( ‘나무에 앉아 하루를 관음하네’에서)고 생각하게쯤 되었다. 또 언 앞강을 보면서는 ‘간밤에 미쳐 들여놓지 못’(
‘마음의 북극성’에서)했다고 안타까워도 한다. 도처에서 찾아지는 이런 표현들을 보면서, 어쩐지 이미 이 시인은 자연 속에서 자연에 순응해 사는
게 아니라 스스로 그 자연의 한 부분이 되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이 시집 속의 시들은 봄날 산길을 가다가 만나는 향기
진한 꽃처럼 아름답고, 숲속 깊은 데서 마주치는 오래된 신목(神木)처럼 섬뜩하다. ”
신경림 시인은 추천 글을 통해 “이 시들을
읽으면 때로는 천년 바위가 들려주는 얘기를 듣고 있을 때처럼 숙연해지는가 하면, 또 때로는 싱그러운 고목이 내는 바람소리를 들을 때처럼
시원하다. 이들 시 앞에서 문득 우리들의 일상이 초라하고 덧없이 느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고 덧붙였다.
유성호 교수는
“박남준 근작들은 한결같이 세계 내적 존재로서 필연적으로 가지는 슬픔 같은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하지만 그러한 슬픔을 그는 우울한
비관주의로 노래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것을 궁극적으로 자기 긍정으로 힘있게 전환하는 내적 계기들을 풍부하게 만들어놓는다”고
보았다.
시집은 50여편의 시를 4부로 나눠 담았으며, 4부는 단 두 편의 긴 시로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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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모악산을 떠나 지리산자락 악양 동매마을을 터전을 삼은 박 시인은 이번 시집을 지역의 출판사에서 발간하게 된 배경을 ‘시인의
말’로 가름했다. “지역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그 지역에 살고 있는 문화예술인들의 몫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시집을 내는 이들에게 왜
지역에 있는 출판사에서 책을 냈느냐고 책망을 하기도 했었다. 내가 가장 불쾌해하고 싫어한다는 무리, 말과 삶이 다른 족속 따위가 나였던
것이다”
박 시인이 ‘말빚’을 갚기 위해 경남 진주의 대표적인 서점인 진주문고에서 시집을 낸 배경인
셈이다. |
첫댓글 오늘도 중독자 이네 오늘행사 잘 마무리데어 기분 좋았네 멀리서 보고만 왔네 내일도 행복을 비네 같은 하늘아레서 은조가
같은 하늘 아래
오랜만에 들어보는
표현이다
그얘가 알든 모르든
표현하는
자네 맘이 곱네야
연륜이 묻어나는 책으로 좋은글이 많이 있을것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