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에스컬레이터를 처음 본 것은 1972년 일본에 갔을 때였다.
백화점에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돼 있어 2층이나 3층 계단을 힘들여 걸어올라가지 않아도 됐다.
세상에 이런 희안한 장치도 있구나 싶었다.
10년전쯤 딸아이가 독일에 교환학생으로 나가 있을 때 두 아들을 데리고
유럽 여행을 떠났다. 독일 베를린에서 최근 말썽을 빚은 폭스바겐의 골프모델 차를 렌트하였다.
첵코 프라하 변두리 캠핑장에 차를 주차해 놓고 시내버스를 타고 도심으로 들어가
광광명소를 찾아가기 위해 지하철역 부근에 내려 지하철로 환승하려던 참이었다.
사람들을 따라 지하철입구로 들어섰다. 지하철이 지상으로부터 상당히 깊이 있었으므로
에스컬레이터 길이가 상당히 길고 깊었다. 그런데 속도가 예상보다 빨랐다.
많은 인파를 제때에 운송하려면 시간을 단축하는 수밖에 없다.
아마 내가 타 본 에스컬레이터 중에서 체크 프라하 지하철에 있는 에스컬레이트 속도가 제일 빠르지 않을까 싶다.
우리나라에서는 얼마전에 에스컬레이터 속도가 빨라서 노인들이 넘어져 다친다고 조금 느리게 작동하도록 고쳤다는
기사를 본 적도 있다. 물론 안전이 우선이다. 한 두 번의 사고가 전체를 대표한다고는 볼 수 없다.
내가 사는 동네 육교바로 밑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다.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장치인 줄은 알고 있다.
아무리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것이라지만 한 번 타려면 속이 터진다.
작동시간을 너무 느리게 셋팅해 두어서 굼벵이 속도보다도 더 느리다.
관할이 해운대구청 소속인 것으로 아는데 담당자가 한번 타보았는지 모르겠다.
또 이용자들이 얼마나 되고 주로 이용하는 사람들의 연령층이 어떤지 통계를 한 번이나 내 보았는지 모르겠다.
최근 민자 경전철이 수요예측이 빗나가 파산상태가 빚어지고 있다.
민자도로도 마찬가지다. 뻥튀기 수요예측으로 개통해 놓고 결손을 국민세금으로 충당해 주고 있다.
각지자체마다 건설한 공항도 파를 날리는 곳이 대부분이다. 수십억 되는 유지비를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이렇게 줄줄 새는 예산을 누구 하나 감시하는 사람이 없다. 그런 취지로 뽑아준 국회의원들은 제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하고 국민의 눈과 귀가 되어야 할 부분에는 내 몰라라 하고 있다. 분통 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