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촌 수년전부터 집을 먼저 짓고
그 다음으로 나무를 심어놓았었다
숲으로 둘러쌓인 집에 입주하고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옆집과의 경계목으로는 편백나무를 심고
이른봄 거실창으로 꽃을 보려고 복숭아나무와 체리나무를 심었다
키가 크지않은 블루베리나무는 마당 잔디밭 끄트머리에 여덟그루정도 심어놓았다
거실에서 블루베리 나무까지의 거리는 불과 5미터 내외인데
블루베리의 단내음이 진동하는지
새벽부터
직박구리가 나보다 먼저 블루베리 사이를 정교하게 헤집고 다닌다
몇마리씩 무리지어 나뭇가지를 넘나들며
“내일아침 잘 익었을때 따 먹어야지” 점찍어둔 열매를 모조리 가져가 버린다
나는 그 극성스럽고 높은톤으로 노래하는 직박구리가 귀엽기만 하여
녀석들 짓거리를 바라보며 행복하기만 한데
아침저녁 땀으로 옷을 적시며 물주고 거름주어 수확을 앞둔찰나에
녀석들 짓거리를 지켜보던 남편은
“내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거 같다” 며 방법을 찾아야겠다고 벼른다
남편이 직접 허수아비가 되어 마당을 지키며 호통쳐보면
소나무위로 몸을날려 떼창으로 시위를 하는데 그 소리가
정말 대단하다
한번은
녀석들의 반응을 보려고
블루투스기기로 독수리 울음소리를 틀어놓았더니
녀석들은 모두 소나무 사이에 숨어 미동도 않는다
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그 소리가 가짜라는걸 알아채고
다시 블루베리나무로 한꺼번에 살그머니 접근한다
눈부심을 싫어하는 새의 습성을 알고
빛 반사되는 큰 바람개비를 설치해 보았더니 새들은 한동안은 경계하다가
금새 접근하는 방향을 바꾼다
직박구리는 화가나면 머리깃을 곤두세우며 까칠한 모습을 보인다고한다
자기보다 큰 새를 무서워 하지않고
사람의 손길이 닿으면 피가나도록 부리로 쫀다고도 한다
먹으려던 벌레에게 반격당한 직박구리가 주변벌레들을 모조리 토막내어 뿌리기도했다니
가히 조폭수준이다
상품으로 출고해야하는 농민 입장에서야
오죽하면 총으로 쏘아 죽이고 싶다 했겠나만은
나는 아직도 떼창으로 시위하는 녀석들이 밉지가 않다
나누어 먹으면 되지(속으로 혼자하는 말이다)
속상해하는 남편에게 마음들키지 않으려
이곳 삶방에 내 진심의 마음 가져다 놓아본다
그나저나 조폭 길들이기는 불가능 한걸까..
첫댓글 그냥 함께 나눠 먹은다고 생각하면편할거에요 ㅎㅎ
남편도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뭔가를 실험해 보고싶어하는 욕구같은 마음일거랍니다
이곳은
그렇게나 갈망하던 비가 뿌리고있습니다
그곳도
신선한 새벽공기가 느껴지겠지요?
ㅋㅋㅋ그래도 많이 수확했네요!ㅎ
다섯 소쿠리정도 수확한거 같고
두소쿠리 정도는 직박구리에게 강탈 당한거 같은데
그래도 우짖는 소리가 사랑스러운 조폭녀석이랍니다
새벽 모닝콜로 귀호강시켜주는 새들이랍니다
좋은하루 되셔요
히치콕의 공포물 ㅡ 새 ㅡ라는 영화가 연상됩니다.
새들의 날카로운 부리가 사람을 노리지 않고 불루베리에 한정된다니 그나마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체리와 블루베리 수확이 끝나고나니
그나마 조금 조용해졌습니다
산속에 지어졌지만
100여가구의 비교적 큰 전원마을이라 그런지 다행이 맹금류는 보이지 않습니다 ㅎ
삶방에서
곡즉전님의 흔적 보이지않아 걱정의마음 있었음을 아뢰옵니다
체리와 블루베리 이쁜 과일이지요 사람도 좋아 하는데 새라고
얼마나 맛있겠어요 ㅎㅎ 그리움님 글 속에 아까운 과일에
마음보다 조류와 함께 하는 행복이 엿보여서 농원 풍경이
더 아름답습니다 사람만 남아 있다면 새가 오겠어요
아름다운 열매 찾아온 불청객 칙박구리 다 빼앗길까봐
쳐다보는 사람 ㅎㅎ 제 눈엔 아름답게 보입니다
저의 애틋한 마음까지 모두 읽어내시는 운선님
그렇지요
새들에게 이로움이라고는 없는 사람만 남아있다면 새들이 오겠냐구요
저들의 놀이터에 비집고 들어왔으니 열매도나누고 저들의 노랫소리에 즐거움더하니
좋기만 합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