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호텔 레스토랑에서 교향곡을 들으며 음식을 먹는 김대리와 황옥길 부부.
그때 갑자기 고약한 냄새가 김대리의 코를 찌른다. 깜짝 놀란 김대리는 코를 킁킁거리면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내에게 묻는다.
“여보, 무슨 고약한 냄새 안나?”
순간 황옥길 여사 얼굴에 식은땀을 흘리며 고개를 저으며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뭔가 꺼림칙한 표정을 짓고 있다.
“아..니..요... 안 나는데..”
김대리 여전히 코를 킁킁거리며 주위를 둘러본다.
“아니야, 이런 고급 레스토랑에서 썩은 음식을 줄 이유는 없고..”
김대리 냄새의 진원지를 따라 킁킁거리다가 바닥으로 내려오고 결국 식탁 밑에서 아내가 신발을 벗은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냄새는 아내의 발에서 나온 것을 깨닫고 어이없어하는 김대리..
“이런 곳에서 신발을 벗으면 어떡해? 냄새나잖아!”
그러나 황옥길 여사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한다.
“하지만 오늘 하루 종일 일 때문에 서있어서 다리가 퉁퉁 부었어요. 발이 신발에 들어가지도 않는다고요!”
김대리 순간 생각한다.
“왜 오래 서있으면 다리가 붓는 것일까?”
발에 꼭 맞는 구두를 신고 지하철에 서 있는데 발이 너무 아파서 구두를 잠시 벗은 경험, 비행기를 타고 장시간 여행을 하다가 벗어놓은 신발을 다시 신으려 했을 때 잘 들어가지 않던 경험, 오랜만에 정신없이 걸어다니다가 집에 돌아오니 어느새 다리가 부어있던 경험...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본 일일 것이다. 그것도 사람에 따라 조금씩 달라서 어떤 사람은 매우 잘 붓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거의 붓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신장 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이 다리가 잘 붓는다는 이야기가 있는 것을 보면 다리가 붓는 것도 우리 몸의 이상 신호임에는 틀림없다.
다리가 붓는 것을 ‘다리 부종’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부종’이란 어떤 증상일까? ‘부종’에 대해 이해하려면 먼저 우리 몸의 순환계를 이해해야 한다.
우리 인간은 ‘폐쇄혈관계’를 지녔다고 한다. 폐쇄된 혈관이란 말 그대로, 끝이 막힌 혈관을 의미한다. 그럼 끝이 열린 혈관도 있을까? 바로 메뚜기와 같은 곤충이나 조개와 같은 연체동물은 ‘개방혈관계’를 갖고 있다. 두 혈관계의 가장 큰 차이는 조직액이 어떠한 방식으로 이동하느냐 하는 점이다. 조직액이란 우리 조직 또는 세포 사이를 채우고 있는 액체이다. 우리 몸에 있는 혈액과 성분은 어느 정도 유사하나, 혈관 안쪽을 흐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조직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조직액은 동물조직의 각 세포와 직접 접촉하여 각종 영양분과 산소 등을 전달하고, 이산화탄소와 노폐물을 받아들이는 물질교환을 하고 있으며 동물체의 내부환경을 형성하고 있다.
메뚜기, 조개와 같은 동물은 사실 조직액과 혈액의 구분이 없다. 심장에서 혈액이 뿜어져 나오면 혈관을 통해 흐르다가 열린 끝을 통해 조직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혈액과 조직액을 정확히 구분지을 수 없다. 혈액이 혈관을 빠져나오면 그대로 조직액으로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의 몸은 이와는 다르다. 인간의 몸 전체를 흐르고 있는 혈액은 혈관 안에서만 흐른다. 따라서 조직액과 혈액 사이는 혈관이라는 벽으로 단절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혈액이 갖고 있는 영양분과 산소를 어떻게 조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혈관은 조직액과 혈액을 단절시키지만 특별히 둘 사이에 이동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된 혈관이 있으니 이것이 바로 모세혈관이다.
모세혈관은 혈관 중에서 가장 가는 구조로 되어 있는 혈관으로 소동맥과 소정맥을 연결하는 혈관이며 서로 연결되어 그물 모양을 이루고 있다. 평균 지름이 8㎛ 정도인데, 그 중에는 혈액 속에 있는 세포의 하나인 적혈구가 겨우 통과할 정도로 가는 모세혈관도 있고 지름 30∼40㎛의 굵은 모세혈관도 있다.
모세혈관의 벽은 내피세포라고 하는 단층편평상피세포(한층으로 된 아주 얇은 모양의 세포)로 이루어진 얇은 벽이다. 뇌 이외의 다른 모든 조직에 있는 내피세포로 된 모세혈관 벽에는 개창술(fenestration)이란 소공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모세혈관은 한마디로, 샌다! 물, 약간의 물질들은 통과할 수 있지만 단백질과 같은 큰 분자는 투과하지 않는다. 따라서 척추동물에서 혈액의 혈장은 모세혈관에서 스며나와 조직의 세포 사이를 채우고 있는 조직액이 되어 각 세포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고 배출물을 실어낸다.
그렇다면 모세혈관 속의 혈액이 조직액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모세혈관 벽을 통과해야 한다. 이렇게 모세혈관으로부터 주위의 세포 내 공간으로 물과 약간의 용질이 짜내져 들어가는 과정을 여과(filtration)라 하는데 이것은 그냥 흐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힘이 필요하다.
즉 혈관 안쪽을 흐르는 혈액이 갖는 압력인 혈압이 조직액이 혈관 안쪽으로 들어가려는 힘인 삼투압보다 커야 모세혈관 안의 혈액이 여과되어 빠져나올 수 있는 것이다. 혈압과 삼투압의 두 가지 반대되는 힘의 상관관계가 혈장과 조직액 사이의 물의 흐름을 결정하는 것이다. 즉, 혈압이 삼투압보다 큰 동맥 끝에서는 모세혈관 내의 혈액이 조직액 쪽으로 빠져나가는 반면, 삼투압이 혈압보다 큰 정맥 끝에서는 용액이 모세혈관 내로 들어오게 된다.
이러한 원리를 다리가 붓는 증상에 적용시켜 보자. 우리가 오래 서 있게 되면 중력에 의해 혈액이 다리 쪽으로 모아지게 된다. 사실 심장까지 혈액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굉장한 힘이 소모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시간동안은 혈액을 심장 쪽으로 끌어올릴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서 있게 되면 더 이상 혈액은 심장 쪽으로 끌어올려지지 못하고 다리 쪽의 정맥에 모여 있게 된다.
정맥에 많은 혈액이 모여지게 되면 자연스럽게 모세혈관에도 혈액의 양이 많아지기 때문에 혈압이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혈압과 삼투압 간의 평형을 깨뜨려 모세혈관 안쪽에 있던 용액이 모세혈관 벽을 투과하여 세포 사이의 공간으로 흐르게 되는 것이다. 즉, 조직액의 양이 많아지게 된다. 조직액의 양이 많아지게 되면 조직과 조직 사이의 간격이 늘어나게 되고 그 사이에 용액이 모이게 되는 것이므로 결과적으로 다리가 붓는 증상을 나타내게 된다.
부종이 특별히 심한 사람은 심장, 간, 신장 계통의 질환을 의심해 볼만 하다. 심장병이 있을 때는 대부분 하체에 부종이 나타난다. 심장과 거리가 먼 종아리 등 다리부분부터 붓기 시작해 배나 폐 등에 수분이 고이면 온몸에 부기가 나타난다. 동시에 숨이 차거나 가슴압박감, 호흡곤란 등이 일어나기도 한다. 간이 건강하지 못한 사람에게도 부종이 일어날 수 있다. 세포와 혈액 사이의 삼투압을 유지하는 알부민이 간에서 만들어지는데, 만일 간에 병이 생기면 혈액 속의 알부민 농도가 떨어져 삼투압이 낮아지기 때문에 역시 부종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신장과 관련된 호르몬의 기능에 이상이 생겨서 신장에서 수분과 염분을 제대로 배설해내지 못하는 경우에도 부종이 생길 수 있다.
장시간 서 있는 경우 다리 쪽으로 정맥혈액이 모이고 정맥압의 상승으로 인하여 발, 발목, 장딴지 조직에 수분이 축적된다. 이로 인하여 다리부종과 통증이 생기게 된다.
걷기운동은 장딴지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게 함으로써 다리의 혈액을 심장쪽으로 보내고 다리정맥의 압력을 떨어뜨린다. 또한 조직의 수분을 재흡수함으로 인해 다리부종과 통증이 감소된다.
장딴지근육의 운동으로 인하여 2번에 설명한 것 과 같은 효과를 가져온다.
장딴지 근육이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더운 곳에 노출되면 다리정맥의 확장을 일으키고 이로 인하여 다리 쪽으로 피가 몰리게 되고 다리부종과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특히 찜질방이나 사우나 등은 좋지 않다.
끈으로 죄는 신발을 신으면 발이나 발목의 부종과 불편함을 줄여준다. 차 또는 비행기로 장시간 여행 시에 특히 중요하다.
다리를 높여 줌으로 인해 정맥압이 감소되어 다리의 불편함이 조금 덜 해진다. 심부전증, 폐질환, 비만이신 분이 이러한 자세로 있으면 호흡이 곤란할 수도 있으니 호흡곤란이 생기면 다리를 높이시는 동작을 하지 않는다.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리는 것을 하루에 3~4차례 5~10분동안 하시면 다리 건강에 도움을 준다.
아침에 목욕을 하게 되면 혈관이 늘어진 채로 활동을 하기 때문에 다리의 불편함이 아침부터 나타난다. 따라서 주무시기 전에 목욕을 하면 누워서 주무시는 동안 피의 쏠림 현상이 없기 때문에 불편함이 덜 할 것이다.
너무 꽉 조이는 옷은 복압을 증가시켜 정맥류를 악화시킨다. 너무 오래 서 있거나 다리를 꼬고 앉는 것도 정맥순환에 방해가 되므로 피해야 한다. 발목 돌리기 운동을 하거나 10분동안 걷기 또는 발목을 1시간에 10~15회 정도 위아래로 하는 운동이 도움이 된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여 비만을 예방해야 한다. 소금섭취를 줄이고 고섬유질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변비는 복압과 다리정맥의 압력을 높이기 때문에 변비예방에 주의하여야 한다.
(참고자료 : 엠파스 백과사전)
첫댓글 박사님 좋은 자료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과 참고가 됩니다. 저도 저녘때가 되면 튼튼한 다리가 더 튼튼해 지거든요. 몸이 별로 안 좋은 상태군요?
전 다리는 잘 안붓지만, 나이들면서 걸핏하면 얼굴이 붓더군요. 그럼 눈이 보송보송해져서 참 이쁩니다. -_-::
요가 하는 사람은 다리가 붓지 않는다. 꼰다리를 또 꼬기 때문이다.
모두에게 자신들의 건강을 체크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시고... 항상 좋은상식과 정보에 앞서가시는 박사님께 감사한 마음갖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