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에 산 책
'말리의 일곱 개의 달'을 아직도 읽고 있어요.
재미가 없느냐고요?
그렇진 않아요.
내가 몰랐던 스리랑카의 역사, 문화, 언어 등을 낱낱이 보여주고 있어 신기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해요.
그런데...
이렇게 충격적이고 가슴 아픈 학살이 아무렇지 않게 자행되고 있었다니, 그래서 생각에 빠지다 보면 책을 오래 붙잡고 있을 수가 없어요.
스리랑카의 야만적인 그때의 역사가 남의 일 같지도 않고요.
학살...
우리에게도 익숙한 단어.
타밀족과 싱할라족의 싸움 속에서 죽어가는 이름없는, 아무 죄가 없는 가난한 백성들, 특히 어린아이들.
작가의 창의적인 전개와 디테일한 사건 묘사에 마치 내가 그곳, 스리랑카 콜롬보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하는 책.
주인공 사진작가는 그 아수라장 학살 현장에서 사진을 찍어 팔아넘기는 직업. 그렇게 번 돈을 도박에 탕진하고 멋진 남자들에게 헐떡대고. 가진 것이 많지만 (가문, 학벌, 재산, 친구 등) 좋은 사람은 결코 아닌데 어찌된 일인지 살해당하죠. 중간계에 머무르게 된 그의 영혼이 콜롬보 시내에 가득한 억울하게 죽은 수많은 영혼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스리랑카의 민낯을 속속들이 보여주는 형식.
제 생각엔 철없는 스리랑카 상류층 말리가 영혼이 되어 이리저리 바람 따라 다니면서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네요.
아직 그가 왜 죽었는지, 어떻게 죽었는지는 모르는 상태.
스리랑카. 그 옛날 실론이라고 불렸던 차의 나라. 평화로운 나라인 줄만 알았는데..
어떤 나라든 위정자들에 의한 살륙, 학살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충격.ㅠㅠ
* 2022년 부커상 수상 작품.
첫댓글 저는 예전에 킬링필드라는 영화를 보고 진짜 놀랐지요.
캄보디아를 다시 보게 만들었던 끔찍한 영화.
정말 끔찍했죠.
근데 스리랑카도 그에 못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