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벌초 다녀왔습니다.
저야 가서 갈퀴질이나 하다가 오는 것이지만 아우들이 예초기를 메고 땀 흘리며 일한 덕분에 오전에 다 마치고 점심 먹은 뒤에 올라왔습니다.
어제 제 고향엔 마치 다들 약속이나 한 것처럼 많은 집안에서 벌초를 하느라 온 산이 예초기 돌아가는 소리에 윙윙거렸습니다. 예전에 낫으로 하던 때를 생각하면 정말 많이 바뀐 풍습인데 이젠 예초기가 없으면 벌초할 생각도 못할 것 같습니다.
예초기는 원래 잔디깎이기계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엔진을 등에 메는 배부식과 한쪽 어깨에 비껴메는 견착식이 보편적인데 후자가 출력이나 작업효율면에서 나은 평가를 받는다고 하는데 제가 산에서 본 것은 전부 배부식입니다. 그런데 도로변 제초작업 하시는 분들 보면 백이면 백, 견착식을 쓴다고 하니 왜 그런 차이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예초기가 처음 사용될 때는 전부 일제였습니다.
주로 미쯔비시와 혼다, 신다이와 같은 일본 제품들이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요즘은 국산도 많이 좋아져서 우리나라이 계양전기 제품도 많이 쓰인다고 합니다.
채널 티비에서 전기 충전식과 가스를 사용하는 예초기 광고를 많이 하던데 실제로 그런 제품들이 많이 쓰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가스식은 사용하기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부탄가스를 연료로 한다는 것을 제외하면 휘발유 2행정 엔진과 비슷한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기존의 석유식 예초기를 사용해 봤다면 쉽게 적응할 수 있고, 견착식의 경우 등받이의 프레임과 인너케이블 연료통 등의 차이가 있어 배부식보다 구조가 단순하므로 잔고장도 적고 무게가 반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석유식과 비교 했을때 가장 큰 차이는 출력으로, 석유식은 36cc인것에 비해 가스식은 23cc에 불과 하기 때문에 가스식 예초기는 힘이 딸린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직은 다들 석유식으로 쓰고 있나 봅니다.
전기식은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지역에선 사용할 수가 없기 때문에 산에 있는 묘소에서는 쓸 수가 없을 겁니다. 충전식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고 무게도 가볍다고 하는데 배터리 지속시간이 짧은 게 흠이라고 합니다.
예초기를 사용하는 것이 편리한 정도가 아니라 지금은 이게 없으면 벌초를 할 생각도 못할 것입니다. 묘역을 경쟁적으로 크게 만들었기 때문에 낫으로 벌초한다는 것은 이제 거이 불가능인 곳이 많습니다. 그런데 낫으로 할 때보다 사고가 크게 늘어 다치는 사람들이 해마다 늘어나는 것이 문제입니다.
예초기를 많이 다뤄 본 사람이 하면 큰 사고가 나지 않겠지만 어른들 연세가 해마다 많아지니 젊은 사람들에게 시킬 수밖에 없고 그러다보니 익숙하지 않아 사고가 는다고 합니다. 해마다 벌초하는 것이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지는 누구도 예연할 수 없지만 기계를 잘 다루는 기술도 익혀야 하는 세상입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