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소식
무주에 머무르고 있던 김양에서 뜻밖에 소식이 들려왔다.
상대등 김충공의 급사.
김충공의 형인 흥덕대왕의 후계자로 차기 왕에 오를 것이 확실했던 김충공의 사망.
그리고, 연이어 시중을 맡았던 김균정이 상대등으로 승격.
이제 왕을 제외한 최고의 권력자는 김균정이다.
김양의 작전대로 돌아가고 있다.
이대로, 나이많은 흥덕대왕이 죽고나면,
김균정이 왕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를 적극 후원했던 김양 또한 막강한 권력을 잡게 되는 것이다.
꿈에 그리던 재기에 성공.
김양은 이 낭보에 크게 기뻐했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연이어 흉보가 날아왔다.
제 2 권력자의 자리인 시중 자리에 김충공의 아들 김명이 임명된 것이다.
김명.
그는 야심많고, 여색을 좋아하는 풍운아이다.
흥덕대왕이 죽고나면 명분을 찾아 왕의 자리를 노릴 것이 눈에 보듯 뻔했다.
방법은 하나... 처단이다...
김양은 김명을 처치하기 위한 방법은 자객밖에 없을거라 생각했다.
그는 장보고한테 묵형을 받고 쫓겨나 남의 눈을 피해 지내고 있는 염문을 알았다.
그는 자객으로 염문을 눈여겨 보았다.
김양은 염문에게 호의를 베풀었다.
염문은 김양의 호의에 감동하여 충성을 맹세하였다.
김양은, 칼을 달구어 염문의 얼굴에 새겨진 문신을 지워버렸다.
도독의 권한으로 염문은 죄인에서 벗어난 것이다.
김양은 염문에게 이른도 염장으로 바꾸어 주었다.
한편,
신라는 흥덕대왕의 개혁의지와는 다르게,
여전히 혼란 속을 걷고 있었다.
장보고가 관리하는 청해진을 제외하고...
장보고에 의해 해적도 사라지고, 노예매매도 사라지고..
장보고의 비호아래, 청해진의 백성들은 평화를 누리고 있었다.
1. 당나라 시인 두목
당나라 시인 중에 두목이라는 있다.
천재 시인으로 불릴 정도로 유명한 시인이라고 한다.
두목이 <번천문집>이란 책에,
"장보고와 정년"이라는 평전을 적었다고 한다.
두목의 이 기록이 없었다면,
장보고는 역사 속에서 사라졌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왜, 두목은 장보고를 기록하였는가?
..
두목은 젊은 시절 이미 과거에 급제하여 양주의 관인으로 일하게 되었다.
하지만, 당시 당나라 또한 신라와 마찬가지로,
나라는 쇠퇴해지고, 혼란스런 시기였다.
이런 당나라에 싫증을 느낀 천재 시인은 술과 여자로 세월을 보냈다.
그러다가 그가 즐겨 가던 술집에서
기녀들 사이에서 장보고와 정년이라는 신라 장수들이 인기가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이
이사도의 난이라고 부르는 번진의 난에서
큰 공을 세웠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들의 뛰어난 무공 이야기를 듣고난 이후,
두목은 이들에 매력을 느끼고, 그들의 행적을 추적하게 된다.
두목은 신라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장보고와 정년에 대한 글까지 남기게 된 것이다.
두목의 글에 따르면.....
장보고와 정년은 의형제 지간으로 신라에서는 미천한 신분이었다.
신라에서 자신들의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당나라로 건너가게 된다.
당나라로 건너온 그들은 소금장수나 숯장수를 하면 지내다가
당나라 군대의 지원 소식을 듣고 입대하게 된다.
그리고 드디어 그들의 능력을 발휘하에 된다.
그들은 이사도의 난의 진압하는 데 큰 공을 세우면서,
이민족이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자리인 군중소장이라는 직위를 얻게 된다.
그 이후...
장보고는 군대에 남아 있으면 토사구팽의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장보고는 제대를 하였다.
하지만, 정년은 계속 군대에 남기로 하였다.
제대를 한 장보고는 이후, 양주에서 국제 무역을 통해 대상이 되었다.
그러다가 1권에서 이야기했듯이
신라 흥덕대왕의 부름을 받고 신라로 돌아와,
청해진 대사가 되었다는 것이다.
한편, 정년은 장보고의 말대로 토사구팽의 신세가 되어
궁핍한 생활을 하게 되었다.
2. 피의 전쟁
김양은 본격적으로 김명 암살 계획을 세웠다.
염장을 시켜 김명을 죽이는 데 성공하였다.
그리고, 얼마 안가 흥덕대왕이 승하하였다.
김양의 계획대로 되고 있다.
화백회의를 거쳐 상대등인 김균정이 왕위에 오르게 되었다.
만장일치제인 화백회의에서 소수의견이 있었지만,
김양의 세력에 눌려 모두 설득당하고 말았다.
그런데...
죽은 줄 알았던 김명이 군사를 데리고 궁궐에 나타났다.
김균정이 왕위를 이어 받은 것이 불공정하다며 부인하였다.
김균정의 형인 김헌정의 아들 제융이 마땅히 왕권을 이어받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제융은 평생 책만 보던 백면서생이다.
정치하고 상관없던 인물이다.
김명 자신이 권력을 잡기 위해 내세운 꼭두각시에 불과하였다.
김명은 군사를 이끌고 왕궁으로 잡입했다.
왕위에 오른 김균정은 이틀만에 죽음을 당하고,
김균정의 아들은 서라벌을 떠나 청해진으로 피신했다.
한편, 김양도 중상을 입고 피신하여였다.
이렇게, 제융이 왕위에 오르니 43대 희강왕이다.
김명은 상대등이 되었고,
이홍이라는 김명의 심복이 시중이 되었다.
그런데, 이 이홍이라는 사람은 바로 김양의 장인어른으로...
독화살에 맞아 중상을 입고 김양을 도망을 못본척하기도 하였다.
김명이 비록 상대등에 있지만, 신라의 권력은 그의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상대등에 만족할 사람이 아니다.
언젠가는 왕의 자리까지 노릴 것이다.
그 일이 있고 2년이 흘렀다.
김명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왕이 되기 위한 움직임이다.
왕의 근신들을 반란이라는 누명을 씌워 하나둘 죽었다.
희강왕은 칼끝이 자신에게 향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칼끝에서 도망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했다.
희강왕은 왕비와 함께 자살로 삶을 마감하였다.
그리고 드디어 김명이 왕에 올랐으니 44대 민애왕이다.
신라가 망할때가 되어서 그런가?
계속 피를 보면서 왕이 교체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다.
3. 다시
중상을 입었던 김양은 산 속 깊이 절에서 치료를 받았다.
2년이 지나자 그제서야 몸을 조금 가눌 수 있었다.
그렇게 죽을 고생을 했다고 하지만,
김양의 야심이 그렇게 꺽일 리가 없었다.
김양은 다시 일어나기 위해 현시점에서 가장 좋은 선택은 청해진행이다.
하지만, 그곳에는 김균정의 아들 김우징이 피신해 있었다.
김우징은 아버지의 죽음은 결국 김양 때문이었다고 생각하여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
더구나 적군의 수장이었던 이홍이 김양의 장인어른이 아니던가...
김양은 생각했다.
그들을 믿게 하기 위해서는 이홍과 연을 끊는 것이다.
아내를 죽이면 된다.
2년여만에 자신을 찾아온 아내에게 김양은 자신의 뜻을 이야기한다.
아내는 순순히 따르면 자살을 한다.
이제 김양은 더이상 이홍과 무관하다.
김양은 청해진에 도착했다.
이때 김양은 무주에 지내던 염장과 그가 이끌던 군사를 데리고 왔다.
염장.. 장보고에 원한을 가지고 있던 자...
...
김양이 청해진에 도착했을 때,
예상대로 김우징이 김양을 의심했지만, 그의 진심을 믿게 되었다.
그러던 중..
서라벌에서, 희강왕이 자살하고 김명이 왕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접했다.
김양은 이를 반란으로 보고 당장 서라벌을 공격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장보고는 중도의 입장을 지켜려고 했다.
이때...
청해진에 한 손님이 도착했다.
당나라에서 헤어졌던 정년이 도착한 것이다.
장보고는 기쁜 해후를 하였다.
그리고...
장보고는 김명이 왕위에 오른 것을 반란으로 여기고...
서라벌을 공격하기로 결심했다.
4. 권력
역사 소설이나 역사책이 재미가 있는 이유 중에 하나는
싸움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보이지 않는 권력을 잡기 위한 싸움.
예나 지금이나...
권력을 노리려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그 권력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사람도 많다.
권력이란 무엇인가?
권력을 잡으면 무엇이 오는가?
....
엊그제 한 유명한 여배우가 위암으로 젊은 나이에 세상을 등졌다.
그런 죽음을 보면서,
무엇을 위해 사는가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죽은 후에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않는다.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은 삶에서의 추억뿐일 것이다.
권력을 잡았던 자들..
죽어서 권력을 가지고 갈까?
역사 속에 수많은 권력을 쥔 자들...
죽음 앞에서도 권력을 노렸을까?
지금 권력을 휘두를 자들..
죽음 앞에서도 권력에 탐을 낼까?
...
난, 그저 평범하게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
단, 영혼 만은 고귀하게....

책제목 : 해신 2 : 장미전쟁
지은이 : 최인호
펴낸곳 : 열림원
페이지: 275 page
펴낸날 : 2003년 1월 6일
정가 : 9,000원
독서기간: 2009.08.31 - 2009.09.01
글쓴날 : 2009.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