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은 미래에 필요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까? 21세기에 성공하기 위해 아이들이 꼭 키워야 할 6가지 핵심 역량을 알려주는 책 《최고의 교육(원제: Becoming Brilliant)》이 나왔다.
40년 동안 학습 능력을 향상시키는 법을 연구하는 ‘교육과학’ 분야를 개척해온 델라웨어대학교의 로베르타 골린코프 교수는 캐시 허시-파섹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과 함께 미래 인재의 조건으로 21세기 역량, 즉 ‘6C 역량’을 제안한다. 바로 ‘협력(Collaboration)’, ‘의사소통(Communication)’, ‘콘텐츠(Content)’,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창조적 혁신(Creative Innovation)’, ‘자신감(Confidence)’이 그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급격한 사회의 변화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이는 다시 현재 지식 중심의 교육에 대한 불안과 의문을 커지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두 저자는 인공지능과 로봇이 주도하는 세상이 되더라도 “아이들이 6C 역량만 가지고 있다면 얼마든지 적응하고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단언한다.
이 책은 유기적으로 연결된 6C를 각각 4단계의 과정으로 나누고, 아이들을 처음 단계에서 마지막 단계까지 이끌어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알려준다. 또한 우리의 교육 시스템을 무엇에 중점을 두고 개혁해야 하는지, 학교에서는 아이의 어떤 능력을 계발시켜야 하는지, 가정에서는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 과학적·심리학적 증거를 기반으로 설명하고 있다.
로봇과 함께 살아갈 아이들의 미래
“진짜 필요한 교육은 무엇인가?”
아이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과학적인 방법 6가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아이들에게 필요한 능력은 무엇일까? 수많은 직업이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면서 직업의 정의마저 바뀌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의 교육을 따라가는 것만으로 과연 아이들의 경쟁력을 높여줄 수 있을까? 아니다. 우리의 교육 시스템은 뒤처져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교육은 벌써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이 책은 미래의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핀란드, 캐나다, 싱가포르, 우루과이 등이 어떤 방향으로 교육개혁을 단행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필라델피아의 프렌즈 센트럴 스쿨, 샌디에이고의 하이테크고등학교, 이탈리아의 레지오 에밀리아 마을 등 6C 역량을 키워주고 있는 혁신적인 교육 사례를 공유한다. 또한 하워드 가드너, 피터 드러커, 켄 로빈슨, 다니엘 핑크, 말콤 글래드웰, 캐롤 드웩, 안젤라 더크워스 등 세계적인 석학과 베스트셀러 저자들이 개인의 역량을 키우는 데 핵심적 요소로 꼽는 창의성, 혁신성, 전문성, 자존감, 열정과 끈기, 팀워크 등이 어떻게 아이들의 6C 역량과 관련 있는지 설명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우리는 지금 아이들에게 앞으로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이 하게 될 일을 교육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사실이다. 그리고 그 일에서 항상 그들이 인간보다 나을 것이다.”
이러한 저자의 경고는 우리의 교육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직업과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여기에 기존 교육체제에 대한 불신까지 더해져 아이들의 교육에 대한 불안감은 매우 커졌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의무화된 ‘코딩’ 교육만으로 아이들의 미래를 대비할 수 있을까? 오늘날의 아이들은 부모 세대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변화의 물결 속을 헤쳐나가야 한다. 저자는 “현재의 졸업생들은 살아가는 동안 10가지의 직업을 가지게 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중 8개의 일자리는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은 직업들”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지식만을 암기하는 교육에서 벗어나 “통합적으로 6C를 키워줄 수 있는 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교육과학의 근거를 들어 주장한다.
―비즈니스 세계는 어떤 인재를 원하는가
“미래는 매우 다른 생각들을 가진 다른 종류의 사람들의 것이 될 것이다. 창조하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람, 패턴을 인식하고 의미를 만들어내는 사람들, 예술가, 발명가, 디자이너, 스토리텔러와 같은 사람들, 남을 돌보는 사람, 통합하는 사람, 큰 그림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사회에서 최고의 부를 보상받을 것이고 가장 큰 기쁨을 누릴 것이다.”
다니엘 핑크(Daniel Pink)는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이렇게 예견했다. 이 말은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지난 수십 년을 그들의 시대로 만들었던 컴퓨터 프로그래머나 변호사 그리고 MBA 졸업생들처럼 특정 생각이나 특정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우대받는 시대는 끝이 나고 있다.
《최고의 교육》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성적표에 기재되는 수학, 언어, 작문 등 시험으로 측정 가능했던 지식인 하드 스킬(hard skill)을 넘어서는 무형적인 기량, 즉 소프트 스킬(soft skill)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소프트 스킬은 하드 스킬을 제외한 모든 역량이 포함되는데 타인과의 협력 능력, 문제를 해결하는 실행기능 능력, 감정을 조절하는 자기 제어성, 의사소통 능력, 리더십, 회복탄력성 등 다양하다.
2015년 6월 〈워크포스 커넥션(Workforce Connections)〉에 실린 아동동향 보고서는 “소프트 스킬은 인적자본 개발과 직업적 성공에서 중점적으로 중요한 역량이다”라고 언급하면서 “소프트 스킬이 장래 취업 및 소득을 예측하기 위한 능력 지표로 점점 더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2013년 〈포브스(Forbes)〉는 대학 졸업생들이 직장으로 진출해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들이 무엇인지를 검토했다. 미국 대학 및 사업주 연합(National Association of Colleges and Employers)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상위 목록에 꼽힌 것은 ‘팀워크’ 능력과 ‘의사결정’ 능력 및 ‘문제해결’ 능력이었다.
이처럼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소프트 스킬은 점점 중요한 역량으로 취급되고 있으며, 하드 스킬을 연결해준다. 학교와 부모들은 아이들을 위해 하드 스킬과 소프트 스킬을 동시에 발달시켜줘야 한다. 이 2가지 기술이 잘 연결될 때, 비로소 아이들에게 필요한 21세기 역량이 갖춰지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기술적인 부분인 하드 스킬만을 강조하고 이것을 성공으로 가는 길로 취급하던 기존 교육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그러나 하드 스킬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재능관리 전략가 도로시 달턴(Dorothy Dalton)의 말을 인용해 환기시킨다.
“하드 스킬은 성공적인 커리어의 기반이다. 하지만 소프트 스킬은 시멘트다.”
―미래 세대에 필요한 6C 역량
이러한 하드 스킬과 소프트 스킬을 모두 포괄하는 것이 6C다. 6C는 “아이들은 어떻게 배우는가”를 수십 년간 과학적으로 연구한 골린코프 교수와 허시-파섹 교수에 의해 체계화됐다. 아이들의 학습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연구해온 두 교육과학자들은 “아이들의 미래를 성공으로 이끄는 능력을 과연 어떻게 키울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협력(Collaboration)은 모든 역량의 기초가 되며 가장 핵심적인 능력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아기 때부터 사회성을 익히는 과정에서 협력을 배운다. 오늘날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역량 중 하나로 꼽는 ‘팀워크’나 마시멜로 테스트로 유명해진 ‘자기 제어성’ 등이 협력 능력을 만든다.
의사소통(Communication)은 협력을 촉진시키는 동시에 협력을 기반으로 구축된다. 이야기를 들려줄 상대가 없다면 의사소통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달로 의사소통 수단은 더욱 편리해졌지만 역설적이게도 사람들은 소통에 더 어려움을 느낀다. 유수의 비즈니스 리더들이 의사소통 능력을 가진 인재를 절실히 구하고 있는 현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콘텐츠(Content)는 지식습득과 관련돼 있으며 결국 의사소통 능력을 통해 거두게 되는 결과다. 그런데 지금의 학교는 학습내용만을 배우는 콘텐츠만을 교육의 중심으로 취급하고 있다. 저자들은 “로봇과 인공지능(AI)이 루틴화된 일자리를 점점 더 많이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로봇들도 더 깊이 ‘사고’하기 시작했다”고 언급하면서 콘텐츠에 치중된 교육의 획일성을 경고한다. 콘텐츠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라, 학습민첩성(learning agility)을 기르고 창의적인 사고와 더 깊이 생각하는 능력을 익혀야 한다는 것이다.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는 어떠한 사실을 검증하고 자신의 견해를 갖는 것이다. 수많은 정보가 폭발하는 빅데이터의 시대에 꼭 필요한 능력이다. 사실이나 의견에 대한 무비판적인 수용은 아이들의 장래를 어둡게 만들 뿐이다.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사색하고 어떤 질문에 대한 답이 필요한지를 생각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를 가진 사람이 새로운 시대가 찾는 사람이 될 것이다.
창의적 혁신(Creative Innovation)은 콘텐츠와 비판적 사고에서 탄생한다. 비판적 사고를 가진 사람은 많은 답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능숙함), 많은 다른 종류를 생각해낼 수 있는 사람(다양성) 그리고 좀 다르거나 영리한 사람(독창성)들이다. 저자들은 “우리의 노동력을 보다 창의적으로 혁신하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은 자동화와 해외업무위탁으로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며 비판적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자신감(Confidence)은 의지와 끈기로 구성된다. 70세의 이스라엘 과학자 다니엘 셰흐트먼(Daniel Shechtman)은 최초의 관찰을 1982년에 시작했지만 2011년이 되어서야 수정의 결정체를 입증하는 연구로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주위의 외면에도 불구하고 30년을 흔들리지 않고 연구했기 때문이다. 어떤 문제에 봉착했을 때 창의적인 해결책이 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인내심을 가지고 자신감을 가진다면 쉽게 포기하지 않고 실패를 극복할 것이다. 아이들이 생각의 경계를 넓혀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는 반드시 “아이들이 실험하고 생각하고 질문하고 그리고 실패하도록, 그래서 아이들이 실패의 교훈으로 다시 시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공지능 시대에도 아이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가장 강력한 종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가장 지적인 종이 살아남는 것도 아니다. 변화에 가장 빨리 적응하는 종이 살아남는다.”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이 옳았다. 이미 시작되고 있는 인공지능과 로봇의 시대에는 아이들이 얼마나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지가 경쟁력이다. 지금처럼 지식을 주입하는 교육으로는 절대로 인공지능과 로봇을 능가할 수 없다.
이런 시기에 출간된《최고의 교육》은 6C를 통해 아이들이 어떤 환경에 놓이더라도, 어떤 변화를 겪더라도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준다. 또한 이 6C를 효과적으로 교육시킬 수 있는 하나의 방법으로서 ‘놀이를 통한 학습’을 제시한다. 아동 중심 교육으로 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레지오 에밀리아 접근법을 실현하고 있는 카를라 리날디(Carla Rinaldi)도 이에 동의를 표한다.
“놀이와 학습은 완벽히 상호작용을 한다. 마치 나비가 날갯짓을 할 때 두 날개를 함께 저어야 하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