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여수 세계박람회Expo 관람
정문에서부터 범상치 않은 기운이 감돈다. 한국의 드높은 위상이 여수 앞바다에서 휘날리고 있다. 하얀 엑스포 건물 물결들이 출렁이고 있다. 구불구불 파도를 연상케 하는 정문 지붕의 연결이 가슴을 설레이게 한다. 가슴과 온몸을 흡입한다. 문이 모두 4개인데 우리 부부는 1문으로 입장했다. 그곳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엑스포 홈페이지의 참고사항을 읽고 왔기 때문이다.
공식 명칭은 2012여수세계박람회다. 주제는 살아 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으로 2012여수세계박람회의 주제가 다루는 범위를 바다와 연안에 한정하였으며, 자원의 다양성과 지속가능한 활동의 개념을 추가하여 주제가 포괄적으로 흐르는 것을 방지했다. 이러한 2012여수세계박람회의 주제는 인류가 특정한 분야에서 이룩한 성과를 다루는 인정박람회의 성격을 잘 반영하고 있다. 상징 마크는 2012여수세계박람회의 주제인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상징화 하였고, 전체적인 원의 모양은 지구를 의미하며 그 안에 속한 동적인 3개의 모티브를 통하여 미래지향적 의미를 표현하고 있다. 상징 마스코트는 두 사람 모양인데 여니는 'open' 이란 이미지로 2012여수세계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알린다는 의미이고, 수니는 '물', '우수한'의 이미지로 해양박람회의 상징뿐만 아니라 우수하고 수준 높은 박람회를 표현한다.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 것뿐만 아니라 경제적 기대효과도 상당히 크다고 하니 여수 엑스포를 위해 큰 땀과 노력으로 노고의 시간들이 켜켜이 쌓였겠지만 관람객들로서는 그저 감사하고 가슴 벅찬 걸음, 걸음들이다.
세계박람회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축제에 속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로서 인류의 업적과 미래의 전망을 일정한 주제를 통하여 한자리에서 전시함으로써 인류가 직면한 공동의 문제들에 대하여 해결방안과 비전을 제시하여 인류 공영에 이바지 하는 경제, 문화 분야의 종합올림픽이다. 오늘날의 엑스포는 인류가 이룩한 과학적, 문화적 성과와 새로운 미래상을 제시하는 세계인의 축제가 되어가고 있다. 세계박람회Expo는 18세기 말부터 프랑스에서 기술진보를 장려하기 위해 국내 산업전시회를 개최하던 것이 각국에 전파되어 1851년 영국에서 최초로 수정궁 만국산업박람회가 열리게 된 것이 효시다. 엑스포 유치를 위한 국가 간 과당경쟁과 참가국과 개최국 간의 이해관계 해소를 위해 1928년에「국제박람회조약」을 제정하고, 세계박람회기구BIE를 설립했다. 세계박람회는 전시공간을 이용하여 인류의 새로운 과학기술 발명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과학기술 창조의 컨베이어 역할을 해 왔으며, 이러한 새로운 발명과 성과는 산업혁명, 자동차 혁명, 통신·정보혁명 및 환경보호 혁명과 같은 인류사회의 여러 중대한 발전단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세계 경제발전에 대해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먼저 간 곳은 아쿠아리움이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아쿠아리움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사방에서 볼 수 있는 수조가 웅장하다. 블라디보스톡에서 여수까지 1,100km 해상을 건너 왔다는 벨루 흰고래가 3마리가 시선을 강하게 이끈다. 상하좌우로 헤엄치며 우람한 몸매를 아낌없이 보여준다. 그외 여러 종류의 물고기들이 씩씩한 움직임으로 사람들과 하나로 호흡한다. 아쿠아리움 안에 넓은 광장이 있다. 앉을 수 있는 객석도 있다. 수많은 물고기들의 유영 앞에 서면 흡사 사람이 바다 속에 들어간 환상이다. 아치형 수조는 참으로 경이로운 정경이어서 눈과 가슴과 온몸이 전율한다. 아쿠아리움이 여수 엑스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시관이라는 사실을 절감하는 순간이었다.
한국관에서는 한국인의 바다정신과 해양역량 이라는 주제로 사방의 벽면에서 흐르는 영상이 가슴을 훈훈하게 적신다. 두 개의 관에서 한국인의 바다정신과 해양한국의 미래비전 제시 메시지를 영상으로 전시한다. 해양한국의 특징과 가치를 재조명, 글로벌 리더로서의 해양한국의 비전 제시는 세계 속에서 높은 위상으로 키운 자랑스런 내 조국 대한민국을 찬란하게 재조명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어촌과 바다의 생활상을 전개하며 옛 향수를 부르기도 한다. 관객들은 바닥에 편안하게 앉아서 관람한다. 끝날 무렵에는 전통의상을 입은 무용수가 등장하여 관객과 함께 손잡고 돌며 절정에 이른다. 바로 곁에 있는 또 하나의 한국관에서는 둥근 하늘을 연상시키며 천정에서 지구 곳곳의 자연생태와 인류의 위한 바다의 미래를 대한민국이 열어 가겠다는 메시지의 영상이 강하게 전율하고 있다. 바닥에 앉아, 더러는 누워서 벅찬 환상에 젖는 시간이다.
국제관은 비행기 타고 떠나지 않는 세계 여행이라는 슬로건 아래 한국박람회의 꽃이라고 걸음을 화사하게 이끈다. A, B, C, D 4개 관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참가국의 사람들이 와서 그 나라의 문화와 전통을 알리고 있다. 인도는 인도의 유적으로 꾸며 놓은 입구의 문에서부터 인도에 대한 애잔한 그리움을 부르른다. 이집트는 강 이야기라는 부제로 문을 연다. 이집트 카이로의 도심을 흐르던 그 나일강이 눈앞에 다가오는 환상에 젔는다. 그외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 여러 나라를 돌아보았다. 비록 사진이나 영상 자료가 대부분이지만 정성껏 마련해 놓은 세계 국가들의 문화 유적 속에서 잠시나마 세계여행을 하는 행복감을 느낀다.
한 가족이 바다로 향하는 동상과 엑스포홀을 지날 때는 대형 천정 자막에서 바다 영상이 흐른다. 라스베가스에서 보았던 도심 대로의 천정에서 흐르던 그 야경의 영상이 연상되며 한동안 걸음을 멈추었다. 기둥 하나도, 설치물 하나도, 엑스포장의 그 어느 하나도 모두 첨단 과학의 기막힌 조형이다. 드넓은 엑스포 광장 중앙에는 분수가 솟구치고 빅오 둥근 분수쇼장과 주제관이 비경을 더해준다. 여니교를 지나 주제관으로 갔다.
주제관은 바다의 가치, 바다와 인류의 상생이라는 컨셉으로 바다의 중요성과 그 가치를 새롭게 인식시키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주제관의 관람을 통해 스스로 바다에 대한 태도를 변화시킴으로써 바다와 인류가 상생하는 미래를 실현하는 첫 번째 발판을 마련하자는 것이 그 목표다. 주제관은 박람회의 주제를 함축하여 보여주는 핵심공간으로 우리나라 최초로 해상에 지어진 전시관이다. 입장하여 먼저 해양기지를 통해 본 전 세계의 살아있는 바다모습, 인간의 바다에 대한 탐구 노력을 보았다. 생생한 영상으로 실감나게 전개된다. 다음 전시관에서는 아주 재미있는 물고기가 나와서 말을 한다. 사람을 지목하여 대화도 나눈다. 이 물고기 이름은 듀공인데, 여수에서 엑스포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멀리 남태평양에서 온 말하는 포유류 바다 물고기다. 멸종 위기의 대표 물고기를 상징한다. 다음으로 본 메인쇼에서는 어린이와 물고기가 등장하여 바다의 가치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통해 인류와 바다가 상생하는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어린이가 바다 속에서 유영하며 바다의 신비와 아파하는 바닷속을 절실하게 보여준다. 인류가 깨닫지 못했던 바다의 가치와 가능성에 대한 이해와 위협받는 바다, 사라져가는 바다의 가치와 바다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바다와 인류의 상생으로 듀공과 인간의 교감, 바다와 상생하는 존재로 새롭게 태어나는 인류의 대목에서는 가슴 벅찬 환희다. 듀공이 머리 위 공중을 떠돌며 지나 다니며 관객과 따스한 호흡을 할 때 분위기는 절정에 이른다. 이곳은 사진 촬영이 금지된 곳이다. 주제관 건물의 외경은 낮에 보아도 밤에 보아도 듀공이라는 물고기 형상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바다 위에 세운 건물로 비경이다. 빅오쇼를 볼 때 주제관 벽면에서도 영상이 흐르고 있었다. 건물 조형도, 영상 기술도 놀라워서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주제관에서 나와 수니교를 건너 가서 마지막으로 빅오쇼를 보았다. Big-O는 오후 2시부터 70분간 해상쇼가 펼쳐지고 오후 7시30분부터 11시까지 수상 공연과 멀티미디어쇼가 이어지는 장소다. 여수세계박람회장의 중심인만큼 꼭 들러 야외 무대를 감상하고 분수쇼를 보아야 하는 곳이다. 2012여수세계박람회 킬러콘텐츠로서 폐장에 맞춰 박람회 주제인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각종 수변식물과 함께 그늘막, 쉼터, 어린이 놀이터 등이 배치되어 가족단위의 관람객들이 많이 찾는다. 해상무대 및 관람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해상에서 벌어지는 각종 각종 쇼, 공연 등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주제관, 국제관, 아쿠아리움 등 주요 관람동선 상에 위치해 있어 관람객들의 주요 이동 통로로서 기능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밤 9시부터 20분 간은 바다에서 물기둥이 솟구치는 분수쇼를 하고, 밤10시 30분 까지 70분 동안은 둥근 분수대에서 솟구치는 물과 고운 불빛 조명이 함께 분무하며 환상적인 쇼가 전개된다. 관객들은 큰 함성과 박수 갈채로 최상의 찬사를 보낸다. 내 조국의 눈부신 과학 발전과 놀라운 영상 기술에 큰 자부심을 느끼며 대한민국의 자손임이 자랑스런 순간이다.
이것으로 2012여수 세계박람회Expo 관람은 끝났다. 빅오쇼를 마지막으로 박람회장은 문을 닫는다. 수많은 사람들의 걸음이 빠져 나간다. 어둠을 사뿐히 밟고 낭만을 태우며 손에 손 잡고 각자의 집으로 간다. 우리 부부는 숙소를 정문 앞에서 가까운 곳에 정해서 어려움 없이 포근한 방에 도착했다. 많은 것들을 다 볼 수는 없었지만 외경과 내경 모두 큰 환희로 저장되고 있다. 박람회장의 아름다운 조형과 전시된 내용들이 전하는 메시지에서 바다와 인류의 상생만이 지구 공존의 길이라는 큰 교훈을 얻었고 관람 기간 동안 가슴 벅찬 환희로 행복했다. 오랜 기억 속에서 훈훈한 영상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