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령의 날’은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억하며 그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날입니다. 우리는 ‘성인들의 통공’을 믿습니다. 이 교리는 하느님 곁에 계신 성인들은 살아 있는 우리를 위하여 기도하고, 또 살아 있는 우리는 연옥의 과정에 있는 이들, 곧 하느님께 가까이 가려고 준비 과정에 있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살아 있는 이나 연옥의 과정에 있는 이나 그 누구에게도 당신의 자비를 베푸시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사제들에게 이날 세 번의 미사를 허용합니다. 신자들은 자유로이 선택하여 참여할 수 있습니다.
첫 미사
입당송 1테살 4,14; 1코린 15,22 참조
예수님께서 돌아가셨다가 다시 살아나셨듯이 하느님께서는 죽은 이들을 예수님을 통하여 예수님과 함께 데려가시리라.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는 것과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살아나리라.
본기도
아버지 하느님, 저희의 기도를 인자로이 들으시어,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신 성자께 대한 저희 믿음을 깊게 하시고, 세상을 떠난 형제들의 부활을 기다리며 저희의 희망도 굳세어지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욥은 죽음을 넘어 하느님을 희망합니다. “내 살갗이 이토록 벗겨진 뒤에라도 이내 몸으로 나는 하느님을 보리라”(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화해가 이루어진 지금 우리가 구원을 받게 되리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습니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하늘 나라에서 행복하게 될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를 알려 주십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복음).
제1독서 <나는 알고 있다네, 나의 구원자께서 살아 계심을.>
▥ 욥기의 말씀입니다. 19,1.23-27ㄴ
1 욥이 말을 받았다. 23 아, 제발 누가 나의 이야기를 적어 두었으면! 제발 누가 비석에다 기록해 주었으면! 24 철필과 납으로 바위에다 영원히 새겨 주었으면!
25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네, 나의 구원자께서 살아 계심을. 그분께서는 마침내 먼지 위에서 일어서시리라. 26 내 살갗이 이토록 벗겨진 뒤에라도 이내 몸으로 나는 하느님을 보리라. 27 내가 기어이 뵙고자 하는 분, 내 눈은 다른 이가 아니라 바로 그분을 보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27(26),1.4.7과 8ㄷ과 9ㄱ.13-14(◎ 13)
◎ 저는 산 이들의 땅에서 주님의 선하심을 보리라 믿나이다.
○ 주님은 나의 빛, 나의 구원. 나 누구를 두려워하랴? 주님은 내 생명의 요새. 나 누구를 무서워하랴? ◎
○ 주님께 청하는 것이 하나 있어 나 그것을 얻고자 하니, 내 한평생 주님의 집에 살며 주님의 아름다움을 우러러보고, 그분 궁전을 눈여겨보는 것이로다. ◎
○ 들으소서, 주님, 제가 큰 소리로 부르짖나이다. 자비를 베푸시어 제게 응답하소서. 주님, 제가 주님 얼굴을 찾고 있나이다. 주님 얼굴을 제게서 감추지 마소서. ◎
○ 저는 산 이들의 땅에서 주님의 선하심을 보리라 믿나이다. 주님께 바라라.
네 마음 굳세고 꿋꿋해져라. 주님께 바라라. ◎
제2독서 <이제 그분의 피로 의롭게 된 우리가 그분을 통하여 하느님의 진노에서 구원을 받게 되리라는 것은 더욱 분명합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5,5-11
형제 여러분, 5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받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기 때문입니다. 6 우리가 아직 나약하던 시절, 그리스도께서는 정해진 때에 불경한 자들을 위하여 돌아가셨습니다. 7 의로운 이를 위해서라도 죽을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혹시 착한 사람을 위해서라면 누가 죽겠다고 나설지도 모릅니다. 8 그런데 우리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심으로써, 하느님께서는 우리에 대한 당신의 사랑을 증명해 주셨습니다.
9 그러므로 이제 그분의 피로 의롭게 된 우리가 그분을 통하여 하느님의 진노에서 구원을 받게 되리라는 것은 더욱 분명합니다.
10 우리가 하느님의 원수였을 때에 그분 아드님의 죽음으로 그분과 화해하게 되었다면, 화해가 이루어진 지금 그 아드님의 생명으로 구원을 받게 되리라는 것은 더욱 분명합니다. 11 그뿐 아니라 우리는 또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을 자랑합니다. 이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제 화해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마태 25,34
◎ 알렐루야.
○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내 아버지께 복을 받은 이들아, 와서, 세상 창조 때부터 너희를 위하여 준비된 나라를 차지하여라.
◎ 알렐루야.
복 음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1-12ㄴ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보시고 산으로 오르셨다. 그분께서 자리에 앉으시자 제자들이 그분께 다가왔다. 2 예수님께서 입을 여시어 그들을 이렇게 가르치셨다.
3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4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5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
6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그들은 흡족해질 것이다.
7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
8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9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10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11 사람들이 나 때문에 너희를 모욕하고 박해하며, 너희를 거슬러 거짓으로 온갖 사악한 말을 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12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 하느님, 이 예물을 인자로이 굽어보시고, 사랑의 큰 성사로 저희를 하나 되게 하신 성자와 함께, 세상을 떠난 형제들이 천상 영광을 누리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영성체송 요한 11,25-26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으리라.
영성체 후 묵상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죽음 너머엔 과연 무엇이 있을까?’ 하고 의문을 품어 왔습니다. 무(無)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은 우리의 생명이 하느님으로 말미암아 생겨났기 때문에 하느님께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천상병 시인은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씀드릴 하늘의 그분을 희망하며 ‘귀천’을 노래하였습니다. 욥도 죽음을 넘어 하느님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도 죽음을 넘어 구원의 희망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죽음을 넘어 하느님 앞에 나아갈 수 있다고 선포하십니다. 죽음을 넘어서는 희망은 오직 믿음 안에서만 가능합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 하느님, 세상을 떠난 형제들을 위하여 파스카의 신비를 거행하고 비오니, 그들을 빛과 평화의 나라로 이끌어 주소서. 우리 주…….
둘째 미사
입당송 4에즈 2,34.35 참조
주님,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들에게 비추소서.
본기도
믿는 이들의 영광이시며 의로운 이들의 생명이신 하느님, 성자의 죽음과 부활로 저희를 구원하셨으니, 세상을 떠난 형제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부활의 신비를 믿은 그들이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지혜서 저자는, 의인들은 어리석은 사람들 눈에는 벌을 받아 죽은 것처럼 보이지만 하느님과 함께 평화를 누리고 있다고 알려 줍니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아담의 죄 때문에 모두 하느님과의 관계가 어긋나게 되었으나 예수 그리스도의 순종으로 많은 이가 의로운 사람이 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에게서 안식을 얻을 수 있다고 가르치십니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복음).
제1독서 <하느님께서는 번제물처럼 그들을 받아들이셨다.>
▥ 지혜서의 말씀입니다. 3,1-9<또는 3,1-6.9> 짧은 독서를 할 때에는 < > 부분을 생략한다.
1 의인들의 영혼은 하느님의 손안에 있어 어떠한 고통도 겪지 않을 것이다. 2 어리석은 자들의 눈에는 의인들이 죽은 것처럼 보이고 그들의 말로가 고난으로 생각되며, 3 우리에게서 떠나는 것이 파멸로 여겨지지만, 그들은 평화를 누리고 있다.
4 사람들이 보기에 의인들이 벌을 받는 것 같지만, 그들은 불사의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5 그들은 단련을 조금 받은 뒤 은혜를 크게 얻을 것이다. 하느님께서 그들을 시험하시고 그들이 당신께 맞갖은 이들임을 아셨기 때문이다.
6 그분께서는 용광로 속의 금처럼 그들을 시험하시고, 번제물처럼 그들을 받아들이셨다.
<7 그분께서 그들을 찾아오실 때에 그들은 빛을 내고, 그루터기들만 남은 밭의 불꽃처럼 퍼져 나갈 것이다. 8 그들은 민족들을 통치하고 백성들을 지배할 것이며, 주님께서는 그들을 영원히 다스리실 것이다.>
9 주님을 신뢰하는 이들은 진리를 깨닫고, 그분을 믿는 이들은 그분과 함께 사랑 속에 살 것이다. 은총과 자비가 주님의 거룩한 이들에게 주어지고, 그분께서는 선택하신 이들을 돌보시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16(114-115),5-6.10-11.15와 16ㄱㄴㄹ(◎ 9)
◎ 산 이들의 땅에서, 나는 주님 앞에서 걸어가리라.
○ 주님은 너그럽고 의로우시며, 우리 하느님은 자비를 베푸시는 분, 주님은 소박한 이들을 지켜 주시는 분, 가엾은 나를 구해 주셨노라. ◎
○ “내가 모진 괴로움을 당하는구나.” 되뇌면서도 나는 믿었노라. 내가 질겁하여 말하였도다. “사람은 모두 거짓말쟁이.” ◎
○ 주님께 성실한 이들의 죽음이 주님의 눈에는 소중하도다. 아, 주님, 저는 정녕 주님의 종. 주님께서 저의 사슬을 풀어 주셨나이다. ◎
제2독서 <죄가 많아진 그곳에 은총이 충만히 내렸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5,17-21
형제 여러분, 17 한 사람의 범죄로 그 한 사람을 통하여 죽음이 지배하게 되었지만, 은총과 의로움의 선물을 충만히 받은 이들은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을 통하여 생명을 누리며 지배할 것입니다.
18 그러므로 한 사람의 범죄로 모든 사람이 유죄 판결을 받았듯이, 한 사람의 의로운 행위로 모든 사람이 의롭게 되어 생명을 받습니다.
19 한 사람의 불순종으로 많은 이가 죄인이 되었듯이, 한 사람의 순종으로 많은 이가 의로운 사람이 될 것입니다. 20 율법이 들어와 범죄가 많아지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죄가 많아진 그곳에 은총이 충만히 내렸습니다. 21 이는 죄가 죽음으로 지배한 것처럼, 은총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영원한 생명을 가져다주는 의로움으로 지배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마태 11,25 참조
◎ 알렐루야.
○ 하늘과 땅의 주님이신 아버지, 찬미받으소서. 아버지께서는 하늘 나라의 신비를 철부지들에게 드러내 보이셨나이다.
◎ 알렐루야.
복 음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25-30
25 그때에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26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27 “나의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나에게 넘겨주셨다. 그래서 아버지 외에는 아무도 아들을 알지 못한다. 또 아들 외에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아버지를 알지 못한다.
28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29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30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전능하시고 자비로우신 하느님, 저희가 드리는 제사를 받아들이시고, 세상을 떠난 형제들의 죄를 그리스도의 피로 씻어 주시어, 그들이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4에즈 2,35.34 참조
주님, 영원한 빛을 그들에게 비추소서. 주님께서는 자애로우시니 주님의 성인들과 함께 비추소서.
영성체 후 묵상
우리의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인지도 모릅니다. “인간이여, 그대는 이 거대한 시민으로 살아왔다. 당신이 5년을 살았든, 3년을 살았든 거기에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그것은 마치 배우를 고용한 감독이 무대에서 다시 내려 보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로마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가 이렇게 말한 것처럼, 우리네 인생은 각자가 맡은 역할을 성실하게 연기하고 난 다음 피곤한 하루를 쉬러 아버지의 집에 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비록 이 세상에서 보잘것없는 단역을 맡았다 할지라도 그것이 그의 본모습일 수는 없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죽음을 넘어 하느님의 사랑과 평화를 누릴 수 있음을 믿고 희망합니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를 위하여 희생되시고 영광스러이 부활하신 독생 성자의 성체를 받아 모시고 간절히 비오니, 세상을 떠난 형제들이 파스카의 신비로 깨끗하게 되어 부활의 영광을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셋째 미사
입당송 로마 8,11 참조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셨으니, 우리 안에 사시는 당신의 영을 통하여 우리의 죽을 몸도 다시 살리시리라.
본기도
하느님, 독생 성자께서 죽음을 이기고 천국에 들게 하셨으니, 세상을 떠난 형제들도 죽음을 이기고, 창조주이시며 구원자이신 주님을 영원히 바라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말씀의 초대
지혜서 저자는, 의인은 제명을 다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안식을 얻는다고 가르칩니다. “은총과 자비가 주님께 선택된 이들에게 주어지고, 그분께서 당신의 거룩한 이들을 돌보신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와 하나가 된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그리스도와 함께 새 생명을 얻어 살게 된다고 가르칩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으니 그분과 함께 살리라고 우리는 믿습니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신랑을 맞으러 등과 기름을 준비한 다섯 명의 슬기로운 처녀와 그렇지 못한 다섯 명의 어리석은 처녀의 비유를 통하여 하늘 나라를 설명하십니다(복음).
제1독서 <티 없는 삶이 곧 원숙한 노년이다.>
▥ 지혜서의 말씀입니다. 4,7-15
7 의인은 때 이르게 죽더라도 안식을 얻는다. 8 영예로운 나이는 장수로 결정되지 않고, 살아온 햇수로 셈해지지 않는다. 9 사람에게는 예지가 곧 백발이고, 티 없는 삶이 곧 원숙한 노년이다.
10 하느님 마음에 들어 그분께 사랑받던 그는 죄인들과 살다가 자리가 옮겨졌다. 11 악이 그의 이성을 변질시키거나, 거짓이 그의 영혼을 기만하지 못하도록 들어 올려진 것이다. 12 악의 마력은 좋은 것들을 무색하게 만들고, 솟구치는 욕망은 순수한 정신을 훼손하기 때문이다.
13 짧은 생애 동안 완성에 다다른 그는 오랜 세월을 채운 셈이다. 14 주님께서는 그 영혼이 마음에 들어 그를 악의 한가운데에서 서둘러 데려가셨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도 깨닫지 못하고, 그 일을 마음에 두지도 않았다. 15 곧 은총과 자비가 주님께 선택된 이들에게 주어지고, 그분께서 당신의 거룩한 이들을 돌보신다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23(22),1-3.4.5.6(◎ 4ㄱㄴㄷ)
◎ 제가 비록 어둠의 골짜기를 간다 하여도 주님께서 저와 함께 계시오니, 재앙을 두려워하지 않으리이다.
○ 주님은 나의 목자, 나는 아쉬울 것 없어라.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어, 내 영혼에 생기를 돋우어 주시고 바른길로 나를 끌어 주시니, 주님의 이름 때문이어라. ◎
○ 제가 비록 어둠의 골짜기를 간다 하여도 재앙을 두려워하지 않으리니, 주님께서 저와 함께 계시기 때문이옵니다. 주님의 막대와 지팡이가 저에게 위안을 주나이다. ◎
○ 주님께서 저의 원수들 앞에서 저에게 상을 차려 주시고, 제 머리에 향유를 발라 주시니, 저의 술잔도 가득하나이다. ◎
○ 저의 한평생 모든 날에 호의와 자애만이 저를 따르리니, 저는 일생토록 주님의 집에 사오리다. ◎
제2독서 <우리도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6,3-9<또는 6,3-4.8-9>
짧은 독서를 할 때에는 < > 부분을 생략한다.
형제 여러분, 3 그리스도 예수님과 하나 되는 세례를 받은 우리가 모두 그분의 죽음과 하나 되는 세례를 받았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모릅니까? 4 과연 우리는 그분의 죽음과 하나 되는 세례를 통하여 그분과 함께 묻혔습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께서 아버지의 영광을 통하여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신 것처럼, 우리도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5 사실 우리가 그분처럼 죽어 그분과 결합되었다면, 부활 때에도 분명히 그리될 것입니다.
6 우리는 압니다. 우리의 옛 인간이 그분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힘으로써 죄의 지배를 받는 몸이 소멸하여, 우리가 더 이상 죄의 종노릇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7 죽은 사람은 죄에서 벗어나기 때문입니다.>
8 그래서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으니 그분과 함께 살리라고 우리는 믿습니다.
9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시어 다시는 돌아가시지 않으리라는 것을 압니다. 죽음은 더 이상 그분 위에 군림하지 못합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필리 3,20 참조
◎ 알렐루야.
○ 우리는 하늘의 시민이니, 하늘에서 구세주로 오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고대하도다.
◎ 알렐루야.
복 음 <신랑이 온다. 신랑을 맞으러 나가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5,1-13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런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1 “하늘 나라는 저마다 등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에 비길 수 있을 것이다. 2 그 가운데 다섯은 어리석고 다섯은 슬기로웠다. 3 어리석은 처녀들은 등은 가지고 있었지만 기름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4 그러나 슬기로운 처녀들은 등과 함께 기름도 그릇에 담아 가지고 있었다.
5 신랑이 늦어지자 처녀들은 모두 졸다가 잠이 들었다. 6 그런데 한밤중에 외치는 소리가 났다. ‘신랑이 온다. 신랑을 맞으러 나가라.’
7 그러자 처녀들이 모두 일어나 저마다 등을 챙기는데, 8 어리석은 처녀들이 슬기로운 처녀들에게 ‘우리 등이 꺼져 가니 너희 기름을 나누어 다오.’ 하고 청하였다.
9 그러나 슬기로운 처녀들은 ‘안 된다. 우리도 너희도 모자랄 터이니 차라리 상인들에게 가서 사라.’ 하고 대답하였다.
10 그들이 기름을 사러 간 사이에 신랑이 왔다. 준비하고 있던 처녀들은 신랑과 함께 혼인 잔치에 들어가고, 문은 닫혔다.
11 나중에 나머지 처녀들이 와서 ‘주인님, 주인님, 문을 열어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지만, 12 그는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너희를 알지 못한다.’ 하고 대답하였다.
13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 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 하느님, 그리스도 안에서 고이 잠든 형제들을 위하여 바치는 예물을 인자로이 받으시고, 이 제사로 그들이 죽음의 사슬에서 풀려나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영성체송 필리 3,20-21 참조
구세주로 오실 주 예수 그리스도를 고대하노니 그분께서는 우리의 비천한 몸을 당신의 영광스러운 몸과 같은 모습으로 변화시켜 주시리라.
영성체 후 묵상
일정한 수준의 지식과 교양을 갖춘 사람을 지식인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슬기로운 사람은 아는 것을 실천에 옮기는 사람입니다. 행복을 얻는 데 준비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실제로 준비하는 사람이 슬기로운 사람입니다. 주님께서는 영원한 생명을 얻는 데 선행과 인내라는 등잔과 기름을 준비하도록 가르쳐 주십니다. 우리는 그것을 준비하는 슬기로운 사람입니까? 아니면 바오로 사도가 고백하듯이, 알면서도 행하지 못하는 비참한 사람입니까? 주님께서 우리를 그러한 비참에서 이끌어 내 주시기를 겸손하게 청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세상을 떠난 형제들에게 자비를 풍성히 베푸시어, 세례의 은총으로 주님의 자녀가 되게 하신 그들에게 영원한 기쁨을 주소서. 우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