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6일 대강절 첫째주간 금요일
말씀제목 제가 당신의 집입니다
성경말씀 룻기 1장 17절
어머니께서 죽으시는 곳에서 나도 죽어 거기 묻힐 것이라 만일 내가 죽는 일 외에 어머니를 떠나면 여호와께서 내게 벌을 내리시고 더 내리시기를 원하나이다 하는지라
묵상본문
남미 사람들은 누군가 자기 집을 찾아오면 이렇게 인사를 한다고 합니다. “미 까사 에스 뚜 까사."(Mi Casa Es Tu Casa) "내 집이 곧 당신의 집입니다."라는 뜻입니다. 발음 자체도 정겹거니와, 미안한 마음일랑 조금도 갖지 말고 내 집처럼 편안하게 지내라는 따뜻한 마음이 물씬 전해집니다.
인생이 험하고 박복하다 여겨지는 경우가 있는데, 나오미가 그랬습니다. 엘리멜렉은 기근을 피해 아내 나오미와 두 아들을 데리고 모압 지방으로 피했지만 이내 세상을 떠납니다. 비극은 이어져 모압 여자를 아내로 맞은 두 아들마저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피난 온 땅에서 나오미는 남편과 두 아들을 잃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고향 땅에 풍년이 들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 나오미는 고향 베들레헴으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나오미는 자신을 따라오는 두 며느리에게 친정으로 돌아가서 새 남편을 맞아 새 삶을 살라고 이릅니다. 며느리들의 처지가 안쓰러웠던 것이지요. 거듭되는 권면에 며느리 오르바는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났지만, 룻은 오히려 나오미를 붙좇았습니다. '존경하거나 섬겨 따르다'라는 뜻의 '붙다'라는 말이 소중하게 여겨집니다. 나오미가 다시 타일렀지만 룻은 단호했습니다.
“나더러, 어머님 곁을 떠나라거나, 어머님을 뒤따르지 말고 돌아가라고는 강요하지 마십시오. 어머님이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님이 머무르시는 곳에 나도 머무르겠습니다. 어머님의 겨레가 내 겨레이고, 어머님의 하나님이 내 하나님입니다. 죽음이 어머님과 나를 떼어놓기 전에 내가 어머님을 떠난다면, 주님께서 나에게 벌을 내리시고 또 더 내리신다 하여도 달게 받겠습니다." (룻 1:16-17, 새번역)
한 마디 한 마디에 룻의 결연하고도 갸륵한 마음이 묻어납니다. 더 이상 거절할 수가 없던 나오미는 룻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나오미는 고향 사람들에게 더 이상 자신을 '나오미' (기쁨, 귀염둥이)라 부르지 말고 '마라'(괴로움 쓰라림)라 불러 달라고 할 만큼 괴로웠지만, 그 곁을 룻이 지켰습니다. 포기하고 외면해도 그만이었을 나오미를 지극한 사랑으로 끝까지 봉양한 룻에게 주님은 큰 복을 주십니다.
룻은 그 마음씨에 반한 보아스와 결혼하고 오벳을 낳았는데 오벳은 이새의 아버지요, 다윗의 할아버지로서 예수님의 조상이 됩니다. 룻이 나오미에게 그랬듯이, 마리아가 주님의 뜻 앞에서 그랬듯이 주님을 향하여 “제가 당신의 집입니다."라고 고백하는 그 마음을 통해 주님은 다시 한번 우리를 찾아오실 것입니다.
묵상기도
“저를 당신의 집으로 삼아주십시오.”라는 마음이 담긴 “제 집이 당신의 집입니다.” 라는 인사를 주님께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의 것을 품는 헛된 집이 되지 않게 하시고, 기꺼이 주님께 나를 내어드리는 집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첫댓글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