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하세요.저는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중인 여학생입니다.
오래전부터 고민해왔던 문제가 있었는데 너무 답답해서 이곳에 글 한 번 올려봐요.
저는 현재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을 무척 어려워하고 있어요.
누군가와 가까워지는 게 하늘의 별따기예요. 일단 서로 긴밀한 관계가 되려면 대화를 조금씩 나누고, 후에 더 많이 얘길 나누고 서로 편해져야 되는데 저는 대화조차 너무 힘들어요. 사람들이랑 있을 때 무슨 대화를 해야 될지 모르겠어서 저를 포함해 여러 명의 사람이 한 자리에 있을 때 대화에 전혀 끼지 못해요.
여러 명이 있을 때만 그런 게 아니고 누군가와 단 둘이 있을 때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예요. 차라리 여러 명이 있는 경우라면 제가 딱히 말을 하지 않아도 대화라는 게 진행되지만 단 둘인 상황에선 상대방의 말에 제가 꼭 적절한 대답을 해야 되니까 솔직히 더 부담 돼요.
누가 말 시키면 거의 짧게 대답하거나 아니면 대답할 타이밍을 놓쳐 아예 대답 못하는 경우도 있고 그냥 적절한 말이 생각나지 않아 멋쩍은 웃음을 지어 대답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제가 답답했는지 몇몇 사람들이 너는 왜 이렇게 말이 없냐, 사람이 말을 하면 대답을 좀 해라 등의 말을 자주 들어요.
친구들과 가까워지는 게 너무 어려워서 학교에서의 시간을 주로 혼자 보내왔어요. 갈수록 대화에 자신이 없어지고.. 대화라는 게 어려움,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가는 거 같아요. 어느 순간부터는 제가 대화하는 걸 피하려고 최대한 사람들과 눈 마주치는 걸 피하고 있더라구요.
감정표현에도 엄청 서투르고 제 자신을 겉으로 드러내 본 적이 없어서 그런가 저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사소한 거든 좀 큰 거든 간에) 타인에게 얘기하는 게 엄청 어색해요. 나는 뭘 좋아한다, 뭘 싫어한다, 나 어제 이런 일 있었는데 그래서 기분이 어땠다 이런 말들을 일체 하는 법이 없는 거 같아요.
해본 적이 거의 없기도 하구요. 물론 아주 조금씩 대화에 익숙해지고 있고 저에게 일어난 일들에 대해, 제 감정에 대해 타인에게 조금씩 말하게 되긴 했어요.
제가 이런 상황에 놓인 이유는 사람들과 어울려 본 경험의 부족 때문인데.. 경험 부족의 원인은 장기간 겪었던 선택적 함구증과 관련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유치원생 때 함구증 증상을 처음 보였고 그 후로 소수의 가까운 친척 포함한 가족들하고만 대화를 했었어요. 집 밖에 나가면 말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엄청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아이였고 표정 변화도 거의 없었던 거 같아요. 시간이 지나도 증상에는 별다른 호전이 없었고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계속 그런 상황이었어요. 학교에서 당연히 말 안 했구요. 친한 친구도 없었어요.
집에서라도 재잘재잘 떠드는 그런 아이였으면 좋았을 텐데 집에서마저도 그저 조용한 아이였어요. 계속 그러다가 초등학교 졸업할 무렵에 반 아이들과 우연한 기회로 아주 조금 친해졌고 그런 과정에서 용기와 자신감을 얻었던 거 같아요. 그 용기와 자신감으로 중학교에 올라가선 말을 하자고 스스로와 다짐했고 다짐대로 입학한 중학교에선 말을 했어요.
대신에 여전히 아주 소심한 아이였고 10년 가까이 사람들과 교류없이 지내서 그런가 대화하는 게 너무 어색하고 힘들더라구요. 주로 사람들의 말에 짧게 대답을 했고 친해지려고 친구들이 거는 장난에 어떤 반응을 보여야 될지 몰라 당황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에요. 모든 게 어색하고 힘들어서 중학생 때도 친구들과 친해지지 못했고 고등학생인 지금도 그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입니다.
지금이야 학생이니까 그렇다 치지만 저 이제 곧 있으면 성인 되고 그러면 일도 해야 되고 다양한 종류의 사람을 만나게 될테고 또 대해야 될텐데 지금처럼 이렇게 사회성 부족하고 사교성 없고 경험 없고 이래서 어떻게 하나 싶고 진짜 너무 너무 걱정되고 우울하고 그래요.
대면 상담을 받았었는데 상담 역시 자신을 드러내야 하는 거고 이야기로 진행되는 거라서 그런지... 역시나 어색하고 힘들었어요.
A.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입니다.
고등학생이라면 스트레스가 참 많겠군요. 선택적 함묵증 등 대인관계의 문제는 정서발달과 밀접히 관련이 있습니다. 본인 혼자서 스스로의 의지와 방법으로 해결하려 하지만 그것은 최선의 방법이 아닙니다.
지금까지도 많이 고민하고 노력하여 오지 않았나요? 심리 치료를 권유 드립니다. 심리 치료가 결국 자기 표현을 통해서 치유되는 것이지만 언어 상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모래 놀이 치료나 미술치료등의 매개체를 통하여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방법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것이 정서를 이완시키고 표현하여 발달을 도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적절한 치료 기관을 찾아서 심리치료 받으시길 권유 드립니다.
자기 표현 능력 키우는 방법
1) 자기표현 훈련 및 자기 개념 명료화
ADHD 아동의 문제 행동과 관련하여, 자기표현훈련이 초등학생의 스트레스와 문제행동 감소에 효과가 있었다는 선행 연구들이 있었는데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데 자기표현 훈련이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한 연구에서 유아의 주도성을 증진시키는 효과를 보였습니다. 자기표현 훈련을 받은 유아들은 주도성의 특성 중에서 정서 능력, 의사 소통, 성취 동기가 상승하였습니다. 유아들의 정서 조절과 사회성이 성장함을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자기 개념을 명료화하는 작업을 통해서 자신을 얼마나 확실하게 정의하고 있으며, 자신의 태도가 얼마나 지속적이고 일관적, 안정적인지 믿음을 갖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아동 및 청소년이 자기표현 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아이는 자신의 생각에 대해 안정적인 시각을 갖게 되어 일관된 표현을 하게 되고 능동적으로 자신과 타인의 소통에 참여하는 태도를 갖는데 도움이 됩니다.
2) 에너지 사용하는 활동하기
학교나 일상 생활에서 스포츠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외부로 에너지를 표출할 수 있고 자신의 느낌, 감정을 숨기지 않고 건강한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습니다.
한 연구에서 청소년들의 스포츠 참여 빈도가 높았을 때, 자기 표현 능력 요인 중 적극적, 소극적 요인과 상관이 있었습니다. 만약 평소에 감정 표현이 많지 않은 아이일 경우에는 이러한 활동이 더욱 아이의 표현력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내기도 합니다.
*참고문헌
신혁구. (2006). 청소년의 스포츠활동 참여가 자기표현행동과 조절능력 및 여가유능감에 미치는 영향 (Doctoral dissertation, 조선대학교 교육대학원).
임지영. (2011). 청소년의 자기애 및 자기개념명료성과 분노행동양상의 관계. 아시아교육연구 (Asian Journal of Education), 12.
구수향 (2005). 자기주장훈련 프로그램을 적용한 선택적 함묵 아동의 일반아동 개선에 대한 사례 연구. 석사학위논문, 진주교육대학교 교육대학원.
장시현, & 강옥려. (2013). 놀이 활용 자기표현훈련 프로그램이 ADHD 아동의 문제행동 및 대인관계에 미치는 영향. 아시아교육연구 (Asian Journal of Education), 14.
오숙현. (2005). 자기표현활동이 유아의 주도성에 미치는 영향. 아동학회지, 26(5), 165-183.
Campbell, J. D., (1990). Self-esteem and clarity of the self-concept.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59, 583-549.
*사진출처: pixabay
* 작성 및 옮긴이 :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안준영
[소장님 칼럼 및 인터뷰] >> 이향숙 소장 인천광역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 2018년 6월 18일 "청소년 자녀의 학교 적응을 돕는 방법”
[상담후기] >> 사회성 집단(중등) 0준성 상담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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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