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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맹자(孟子)-梁惠王上(양혜왕상)
孟子見梁惠王(맹자견양혜왕)하신대 : 맹자가 양혜왕을 만나 뵈자
王曰叟不遠千里而來(왕왈수불원천리이래)하시니 : 왕이 말하기를, "선생님께서 천리를 멀다 않고 찾아와 주셨으니
亦將有以利吾國乎(역장유이이오국호)잇가 : 역시 이 나라에 앞으로 이익을 주시려 함입니까?"
孟子對曰王(맹자대왈왕)은 : 맹자가 대답하여 말씀하시기를, "왕께서는
何必曰利(하필왈이)잇고 : 하필이면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亦有仁義而已矣(역유인의이이의)니이다 : 또한 직 인의가 있을 뿐입니다.
王曰何以利吾國(왕왈하이이오국)고하시면 : 왕께서 나라의 이익만을 생각하시면
大夫曰何以利吾家(대부왈하이이오가)오하며 : 대부들은 어찌하면 내 집이 이로울까 생각하며,
士庶人曰何以利吾身(사서인왈하이이오신)고하여 : 선비나 백성들은 제 한 몸의 이익밖에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上下交征利(상하교정이)면 : 윗사람이나 아랫사람 모두가 서로의 이익만을 취하게 된다면
而國危矣(이국위의)리이다 : 나라는 위태로워질 것입니다.
萬乘之國(만승지국)에 : 만승의 나라에서
弑其君子(시기군자)는 : 그 임금을 죽이는 자는
必天乘之家(필천승지가)요 : 반드시 천승의 대신이며,
天乘之國(천승지국)에 : 천승의 나라에서
弑其君子(시기군자)는 : 그 왕을 죽이는 자는
必百乘之家(필백승지가)니 : 반드시 백승의 대신입니다.
萬取千焉(만취천언)하며 : 만승의 나라에서 천승을 지니고
千取百焉(천취백언)이 : 천승의 나라에서 백승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不爲不多矣(불위불다의)언마는 : 결코 적은 것이 아닙니다.
苟爲後義而先利(구위후의이선리)면 : 진실로 의리를 뒤로 미루고 이익만을 앞세운다면
不奪(불탈)하여는 : 모든 것을 다 빼앗지 않고서는
不饜(불염)이니이다 : 만족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未有仁而遺其親者也(미유인이유기친자야)며 : 아직 어질면서 그 부모를 버린 사람은 없으며
未有義而後其君者也(미유의이후기군자야)니이다 : 의로우면서 임금을 뒷전으로 여긴 사람은 없습니다.
王(왕)은 : 왕께서는
亦曰仁義而已矣(역왈인의이이의)시니 : 오직 인의만을 말씀하실 것이지
何必曰利(하필왈이)잇고 : 하필이면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孟子見梁惠王(맹자견양혜왕)하신대 : 맹자가 양혜왕을 뵈었다.
王立於沼上(왕입어소상)이러니 : 왕은 궁중의 연못가에 서서
顧鴻鴈糜鹿曰賢者亦樂此乎(고홍안미록왈현자역락차호)잇가 : 크고 작은 기러기들과 크고 작은 사슴들을 돌아보며 말하기를, "현자(賢者)도 또한 이런 것을 즐기십니까?"
孟子對曰賢者而後(맹자대왈현자이후)에 : 맹자가 대답하기를, "현자(賢者)가 된 뒤에야
樂此(락차)니 : 즐길 줄 압니다.
不賢者(불현자)는 : 현자(賢者)가 아닌 사람은
雖有此(수유차)나 : 비록 이러한 것들이 있으나
不樂也(불락야)니이다 : 즐길 줄 모릅니다.
詩云經始靈臺(시운경시영대)하여 : 시경(詩經)에 쓰여있기 이르기를, '영대('靈臺)를 지으려고 시작하여
經之營之(경지영지)하시니 : 한편으로는 측량하고 그 땅에 줄을 치니
庶民攻之(서민공지)라 : 백성들이 모여들어 지으니
不日成之(불일성지)로다 : 며칠 못 가 다 이루었네.
經始勿亟(경시물극)하시나 : 측량하고 줄을 칠 때 급한 것 없다 해도
庶民子來(서민자래)로다 : 백성들은 자식같이 모여들었네.
王在靈囿(왕재영유)하시니 : 왕께서 영대의 동산에 나오시니
麀鹿攸伏(우록유복)이로다 : 암수 사슴들은 엎드린 채 가만히 있고
麀鹿濯濯(우록탁탁)이어늘 : 사슴들은 윤기 흐르고
白鳥鶴鶴(백조학학)이로다 : 백조는 깨끗하도다.
王在靈沼(왕재영소)하시니 : 왕께서 영대의 연못가에 있으시니
於牣魚躍(어인어약)이라하니 : 아아, 물고기들 가득히 뛴다.'
文王(문왕)이 : 문왕이
以民力爲臺爲沼(이민력위대위소)하시나 : 백성의 힘으로 영대를 짓고 연못을 팠으나,
而民歡樂之(이민환락지)하여 : 백성들은 그 일을 기쁘고도 즐겁게 여겨
謂其臺曰靈臺(위기대왈영대)라하고 : 그 누각을 영대라 부르고
謂其沼曰靈沼(위기소왈영소)라하여 : 그 연못을 영지라 부르며
樂其有麋鹿魚鼈(락기유미록어별)하니 : 많은 사슴과 물고기들이 뛰노는 것을 보고 즐겨하였습니다.
古之人(고지인)이 : 옛날의 왕들은
與民偕樂(여민해락)이라 : 백성들과 더불어 즐거움을 같이 하였으므로
故(고)로 : 그래서
能樂也(능락야)니이다 : 마땅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湯誓曰時日(탕서왈시일)은 : 탕서(湯誓)에 실려 있기를, '이 시대가
害喪(해상)고 : 어느 때 없어지려나
予及女(여급여)로 : 망하려고 한다면 너와 같이
偕亡(해망)이라하니 : 모두 망하리라.'
民欲與之偕亡(민욕여지해망)이면 : 백성들이 함께 망하기를 바란다면
雖有臺池鳥獸(수유대지조수)나 : 누각과 연못, 새와 짐승이 비록 있다 하나
豈能獨樂哉(기능독락재)리잇고 : 어찌 혼자서 즐길 수 있겠습니까?"
梁惠王曰寡人之於國也(양혜왕왈과인지어국야)에 : 양혜왕이 말하기를, "과인은 나라 일에 대하여
盡心焉耳矣(진심언이의)로니 : 모든 마음을 다 기울이고 있습니다.
河內凶(하내흉)이어든 : 하내(河內) 지방이 흉년이 들었을 때에는
則移其民於河東(칙이기민어하동)하고 : 그곳 백성들을 하동(河東) 지방으로 옮기고
移其粟於河內(이기속어하내)하며 : 하동의 식량을 하내로 실어 보냅니다.
河東凶(하동흉)이어든 : 하동 지방이 흉년일 때에도
亦然(역연)하노니 : 역시 그런 식으로 합니다.
察隣國之政(찰린국지정)한대 : 이웃 나라의 정치를 살펴 보면
無如寡人之用心者(무여과인지용심자)로되 : 나만큼 마음 쓰는 자도 없습니다.
隣國之民不加少(린국지민불가소)하며 : 그런데 이웃 나라의 인구가 줄지도 않거니와
寡人之民不加多(과인지민불가다)는 : 내 나라 백성은 늘지도 않습니다.
何也(하야)잇고 : 어찌된 까닭입니까?"
孟子對曰王好戰(맹자대왈왕호전)하시니 : 맹자가 대답하기를, "왕께선 전쟁을 좋아하시니
請以戰喩(청이전유)하리이다 : 청컨대 비유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塡然鼓之(전연고지)하여 : 둥둥 북소리가 울리고
兵刃旣接(병인기접)이어든 : 접전이 벌어졌을 때
棄甲曳兵而走(기갑예병이주)하되 : 갑옷을 벗어 던지고 칼을 끌며 도망치는데
或百步而後止(혹백보이후지)하며 : 어떤 병졸은 백 보쯤 간 뒤에 서고
或五十步而後止(혹오십보이후지)하여 : 어떤 병졸은 오십 보쯤 도망가서 멈추었습니다.
以五十步(이오십보)로 : 그런데 그때 오십 보쯤 도망간 병졸이
笑百步(소백보)면 : 백 보쯤 도망간 병졸을 비웃었다면
則何如(칙하여)하니잇고 : 어떠하겠습니까?"
曰不可(왈불가)하니 : 이르기를, "말이 안 되지요.
直不百步耳(직불백보이)언정 : 다만 더 가고 덜 갔다는 차이일 뿐
是亦走也(시역주야)니이다 : 도망친 건 마찬가지입니다"
曰王如知此(왈왕여지차)시면 : 맹자가 이르기를, "왕께서 그것을 아신다면
則無望民之多於隣國也(칙무망민지다어린국야)하소서 : 이웃 나라보다 백성이 많기를 바라지 마소서.
不違農時(불위농시)면 : 농사철을 어기지 않으면
穀不可勝食也(곡불가승식야)며 : 곡식은 배불리 먹고도 넉넉할 것이요,
數罟(촉고)를 : 잔 그물을
不入洿池(불입오지)면 : 못에 넣지 않으면
魚鼈(어별)을 : 물고기를
不可勝食也(불가승식야)며 : 넉넉히 먹을 수 있습니다.
斧斤(부근)을 : 도끼로
以時入山林(이시입산임)이면 : 때를 맞추어 산림에 들면
材木(재목)을 : 목재를
不可勝用也(불가승용야)니 : 충분히 쓸 수 있습니다.
穀與魚鼈(곡여어별)을 : 식량과 물고기를
不可勝食(불가승식)하며 : 충분히 먹을 수 있고
材木(재목)을 : 재목은
不可勝用(불가승용)이면 : 충분히 쓸 수 있습니다.
是(시)는 : 이는
使民養生喪死(사민양생상사)에 : 백성들을 살아가는 데와 죽은 사람을 장사지내는 것에도
無憾也(무감야)니 : 유감이 없게 될 것입니다.
養生喪死(양생상사)에 : 살아가는 데와 장사지내는 것에
無憾(무감)이 : 유감이 없게 하는 것이
王道之始也(왕도지시야)니이다 : 바로 왕도정치의 시작입니다.
五畝之宅(오무지댁)에 : 5묘의 집터에
樹之以桑(수지이상)이면 : 뽕나무를 심도록 하면
五十者可以衣帛矣(오십자가이의백의)며 : 쉰 살 노인에게는 비단옷을 입게 할 수 있습니다.
鷄豚狗彘之畜(계돈구체지축)을 : 닭, 돼지, 개 등속의 가축을 기르는 데
無失其時(무실기시)면 : 그 시기를 잃지 않으면
七十者可以食肉矣(칠십자가이식육의)며 : 일흔 노인에게는 고기 반찬을 드릴 수 있습니다.
百畝之田(백무지전)을 : 백 모의 밭에
勿奪其時(물탈기시)면 : 때를 놓치는 일이 없으면
數口之家可以無飢矣(수구지가가이무기의)며 : 여러 명의 가족이라도 굶주리는 일은 없습니다.
謹庠序之敎(근상서지교)하여 : 그리고 학교 교육에 충실하여
申之以孝悌之義(신지이효제지의)면 :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에게 우애하도록 가르치면
頒白者不負戴於道路矣(반백자불부대어도로의)리니 : 반백의 노인이 짐을 지거나 이고 거리를 다니는 일이 없게 될 것입니다.
七十者衣帛食肉(칠십자의백식육)하며 : 70 노인은 비단옷을 입고 고기 반찬을 먹으며
黎民(여민)이 : 백성들이
不飢不寒(불기불한)이요 : 배고프거나 추운 일이 없게 되고서도
然而不王者未之有也(연이불왕자미지유야)니이다 : 왕자(王者) 노릇을 하지 못한 자는 없습니다.
狗彘食人食而不知檢(구체식인식이부지검)하며 : 개나 돼지가 사람의 식량을 먹는 것을 보고도 이를 금지시키려 하지 않고,
塗有餓莩而不知發(도유아부이부지발)하고 : 길가에 굶어죽은 시체가 있어도 창고를 열어 구제할 줄 모르고,
人死(인사)어든 : 백성들이 굶어죽어도
則曰非我也(칙왈비아야)라 : '내 책임은 아니다.
歲也(세야)라하나니 : 흉년 때문이다' 라고 하신다면
是何異於刺人而殺之曰非我也(시하이어자인이살지왈비아야)라 : 사람을 찔러 죽이고도 '내가 죽인 것이 아니라
兵也(병야)리오 : 칼이 죽인 것이다'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 것이 있습니까?
王無罪歲(왕무죄세)하시면 : 왕이 흉년 진 탓에 죄를 돌리는 일이 없으면
斯天下之民(사천하지민)이 : 천하의 모든 백성들이
至焉(지언)하리이다 : 찾아오게 될 것입니다."
梁惠王曰寡人(양혜왕왈과인)이 : 양혜왕이 말하기를, "과인은
願安承敎(원안승교)하노이다 : 편히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고자 합니다."
孟子對曰殺人以梃與刃(맹자대왈살인이정여인)이 : 맹자가 대답하기를, "사람을 몽둥이로 죽이는 것과 칼로 죽이는 것이
有以異乎(유이이호)잇가 : 다른 점이 있겠습니까?"
曰無以異也(왈무이이야)니이다 :
以刃與政(이인여정)이 : "그러면 칼로 죽이는 것과 악정(惡政)으로 죽이는 것과는
有以異乎(유이이호)잇가 : 다른 점이 있습니까?"
曰無以異也(왈무이이야)니이다 : 이르기를, "다른 점이 없습니다."
曰庖有肥肉(왈포유비육)하며 : "임금의 주방에 살찐 고기가 있고
廐有肥馬(구유비마)요 : 마굿간에는 살찐 말이 있습니다.
民有飢色(민유기색)하며 : 그런데 백성들은 굶주린 얼굴 빛이고
野有餓莩(야유아부)면 : 들판에는 굶어죽은 시체가 널려 있습니다.
此(차)는 : 이것은
率獸而食人也(솔수이식인야)니이다 : 짐승들을 몰고 와서 사람을 잡아먹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
獸相食(수상식)을 : 짐승끼리 서로 잡아먹는 것도
且人惡之(차인악지)하나니 : 사람들은 보기 싫어합니다.
爲民父母(위민부모)하여 : 백성의 부모가 되어
行政(행정)하되 : 그 정치를 행한다면
不免於率獸而食人(불면어솔수이식인)이면 : 짐승을 거느리고 사람을 잡아먹게 하는 데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惡在其爲民父母也(악재기위민부모야)리잇고 : 어떻게 백성의 부모라 할 수 있겠습니까?
仲尼曰始作俑者(중니왈시작용자)는 : 공자가 이르기를 '용(俑)을 처음 만든 사람은
其無後乎(기무후호)인저하시니 : 그 자손이 끊어지리라.' 했습니다.
爲其象人而用之也(위기상인이용지야)시니 : 그것은 산 사람 모양을 해서 썼기 때문입니다.
如之何其使斯民飢而死也(여지하기사사민기이사야)리잇고 : 그러하거든 하물며 산 사람을 굶주려 죽도록 할 수 있겠습니까?"
梁惠王曰晉國(양혜왕왈진국)이 : 양혜왕이 말하기를, "우리 진(晉)나라가
天下莫强焉(천하막강언)은 : 천하에서 가장 강했던 것은
叟之所知也(수지소지야)라 : 노인장께서도 다 아시는 일입니다.
及寡人之身(급과인지신)하여 : 그런데 내 대에 들어와서
東敗於齊(동패어제)에 : 동쪽으로는 제(齊)나라에 패하여
長子死焉(장자사언)하고 : 태자까지 죽었습니다.
西喪地於秦七百里(서상지어진칠백리)하고 : 서쪽으로는 진(秦)나라에 칠백 리의 영토를 잃었으며
南辱於楚(남욕어초)하니 : 남쪽으로는 초(楚)나라에 욕됨을 받게 되었습니다.
寡人恥之(과인치지)하여 : 과인은 이를 부끄럽게 생각하고
願比死者(원비사자)하여 :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서라도
一洒之(일쇄지)하노니 : 한번 설욕을 하고 싶습니다.
如之何則可(여지하칙가)니잇고 : 어떻게 하면 가능하겠습니까?"
孟子對曰地方百里而可以王(맹자대왈지방백리이가이왕)이니이다 : 맹자가 대답하기를, "사방 백 리의 영토로써도 왕이 될 수 있습니다.
王如施仁政於民(왕여시인정어민)하사 : 왕께서는 백성들에게 어진 정치를 베풀어
省刑罰(생형벌)하시며 : 형벌을 되도록 줄이고
薄稅斂(박세렴)하시면 : 세금을 가볍게 하여
深耕易耨(심경역누)하고 : 백성들이 열심히 밭을 갈고 쉽게 김매도록 하여야 합니다.
壯者以暇日(장자이가일)로 : 장정들에게는 일없는 여가에
修其孝悌忠信(수기효제충신)하여 : 효제충신(孝悌忠信)을 배우게 하여
入以事其父兄(입이사기부형)하며 : 집안에서는 부형을 잘 섬기고
出以事其長上(출이사기장상)하리니 : 바깥에서는 어른들을 공경하도록 지도한다면,
可使制挺(가사제정)하여 : 백성들은 몽둥이를 들고서도
以撻秦楚之堅甲利兵矣(이달진초지견갑리병의)리이다 : 저 진나라, 초나라의 견고한 갑옷과 예리한 무기를 두들겨 쫓게 할 수 있습니다.
彼奪其民時(피탈기민시)하여 : 저들 적국에서는 백성들의 시간을 빼앗아
使不得耕耨(사불득경누)하여 : 밭갈고 김을 매어
以養其父母(이양기부모)하면 : 부모를 봉양할 수 없게 부리고 있습니다.
父母凍餓(부모동아)하며 : 부모들은 굶주림과 추위에 시달리고
兄弟妻子離散(형제처자리산)하리니 : 형제와 처자식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가고 있습니다.
彼陷溺其民(피함닉기민)이어든 : 그들의 그 백성들을 구렁에 빠뜨려 허우적거리게 하는데,
王往而征之(왕왕이정지)하시면 : 왕께서 가셔서 정벌을 한다면
夫誰與王敵(부수여왕적)이리잇고 : 누가 왕에게 대적하겠습니까
故(고)로 : 그러므로
曰仁者無敵(왈인자무적)이라하니 : 이르기를, ‘어진 사람에겐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王請勿疑(왕청물의)하소서 : 왕께서는 조금도 내 말을 의심하지 마십시오."
孟子見梁襄王(맹자견양양왕)하시고 : 맹자가 양양왕을 만나보시고
出語人曰望之不似人君(출어인왈망지불사인군)이요 : 나와서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왕을 멀리서 보아도 임금 같지가 않고,
就之而不見所畏焉(취지이불견소외언)이러니 : 가까이서 뵈어도 두려운 감이 없었다.
卒然問曰天下惡乎定(졸연문왈천하악호정)고하여늘 : 그런데 갑자기 물어서 말하기를, '천하는 어디로 정착됩니까?' 하기에
吾對曰定于一(오대왈정우일)이라호라 : 내가 답하기를, '한 군데로 통일이 될 것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孰能一之(숙능일지)오하여늘 : 다시 '누가 통일할 수 있을까요?' 하기에
對曰不嗜殺人者能一之(대왈불기살인자능일지)라호라 : 대답하기를, '사람을 죽이기를 좋아하지 않는 자가 능히 통일할 수 있습니다.' 하였다.
孰能與之(숙능여지)오하여늘 : '누가 그런 사람의 편이 되겠습니까?' 하기에
對曰天下莫不與也(대왈천하막불여야)니 : 이르기를, ‘천하가 다 편되지 않을 자가 없습니다.
王(왕)은 : 왕께서는
知夫苗乎(지부묘호)잇가 : 곡식의 싹을 아십니까?
七八月之間(칠팔월지간)에 : 칠팔월경에
旱(한)이면 : 한발이 되면
則苗槁矣(칙묘고의)라가 : 싹이 마릅니다.
天油然作雲(천유연작운)하여 : 하늘이 뭉게뭉게 구름을 만들어
沛然下雨(패연하우)면 : 좍 비를 내려 주면
則苗浡然興之矣(칙묘발연흥지의)나니 : 싹은 힘차게 살아날 것입니다.
其如是(기여시)면 : 이와 같이 되면
孰能禦之(숙능어지)리오 : 누가 능히 막을 수 있겠습니까
今夫天下之人牧(금부천하지인목)이 : 오늘날 천하의 임금들이
未有不嗜殺人者也(미유불기살인자야)니 : 사람 죽이기를 좋아하지 않을 자가 없습니다.
如有不嗜殺人者(여유불기살인자)면 : 사람 죽이기를 좋아하지 않는 자가 있다면
則天下之民(칙천하지민)이 : 천하의 백성들은
皆引領而望之矣(개인령이망지의)리니 : 모두가 다 목을 빼고 기다릴 것입니다.
誠如是也(성여시야)면 : 정말 이와 같다면
民歸之(민귀지)가 : 백성들이 그대에게 돌아가는 것이
由猶水之就下沛然(유유수지취하패연)하리니 : 물이 낮은 곳으로 힘차게 흐르듯 할 것이니
誰能禦之(수능어지)리오호라 : 누가 이것을 능히 막아낼 수 있겠습니까
齊宣王問曰齊桓晉文之事(제선왕문왈제환진문지사)를 : 제선왕이 묻기를, "제환공과 진문공)의 패업에 대한 일을
可得聞乎(가득문호)잇가 : 들려 줄 수 있습니까?"
孟子對曰仲尼之徒(맹자대왈중니지도)는 : 맹자가 대답하기를, "공자의 제자들로
無道桓文之事者(무도환문지사자)라 : 환공과 문공의 패업에 대하여 말한 사람은 없습니다.
是以(시이)로 : 그러므로
後世無傳焉(후세무전언)하여 : 후세에 전하지 않아서
臣未之聞也(신미지문야)로니 : 저도 그것을 들은 바가 없습니다.
無以則王乎(무이칙왕호)인저 : 굳이 물을 이유가 없으면 왕도에 대하여 말씀 드릴까요."
曰德何如(왈덕하여)면 : 이르기를, "왕자("王者)가 되려면
則可以王矣(칙가이왕의)리잇고 : 어떤 덕이 있어야 합니까?"
曰保民而王(왈보민이왕)이면 : 이르기를,"백성을 보호하는 왕이 되면
莫之能禦也(막지능어야)리이다 : 아무도 막을 수 없습니다."
曰若寡人者(왈약과인자)도 : "과인같은 사람도
可以保民乎哉(가이보민호재)잇가 : 백성들을 보호할 수 있겠습니까?"
曰可(왈가)하나이다 : 이르기를, "가능합니다."
曰何由(왈하유)로 : 이르기를, "어떻게
知吾可也(지오가야)잇고 : 내가 할 수 있다는 걸 아십니까?"
曰臣聞之胡齕(왈신문지호흘)하니 : 이르기를, "호흘에게 들었습니다.
曰王坐於堂上(왈왕좌어당상)이어시늘 : 이르기를, 왕께서 당상(堂上)에 계시는데
有牽牛而過堂下者(유견우이과당하자)러니 : 당 아래로 소를 끌고 지나가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王見之(왕견지)하시고 : 왕께서 보시고,
曰牛何之(왈우하지)오 : 이르기를, '저 소는 어디로 끌고 가는 거냐?' 하니
對曰將以釁鍾(대왈장이흔종)이니이다 : 대답하를, 흔종(종을 주조할 때 희생의 피를 바르는 종교적 의식)에 쓰려 하옵니다.' 하고 말했다.
王曰舍之(왕왈사지)하라 : 그러자 왕께선, '살려 주어라.
吾不忍其觳觫若無罪而就死地(오불인기곡속약무죄이취사지)하노라 : 부들부들 떨면서 죄도 없이 사지(死地)로 끌려가는 것을 차마 볼 수 없구나.'
對曰然則廢釁鍾與(대왈연칙폐흔종여)잇가 : 대답하를, '그럼 흔종하는 것을 그만두도록 하오리까?' 했다
曰何可廢也(왈하가폐야)리오 : 이르기를, '어찌 그만두겠는가.
以羊易之(이양역지)라하니 : 양을 대신 쓰도록 해라.' 하고 말씀하셨다고 했습니다.
不識(불식)케이다 : 잘 모르겠지만
有諸(유제)잇가 : 그것이 사실입니까?"
曰有之(왈유지)하니이다 : 이르기를, "그런 일이 있습니다."
曰是心(왈시심)이 : 이르기를, "이럼 마음이면
足以王矣(족이왕의)리이다 : 왕이 될 수 있습니다.
百姓(백성)은 : 백성들은
皆以王爲愛也(개이왕위애야)어니와 : 모두가 왕께서 소가 아까워서 그러는 것이라고들 합니다만,
臣(신)은 : 저는
固知王之不忍也(고지왕지불인야)하노이다 : 왕이 진심으로 그런 소를 차마 볼 수 없어서 그헣게 하신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王曰然(왕왈연)하다 : 왕이 말하기를, "그렇습니다.
誠有百姓者(성유백성자)로다마는 : 정말로 그렇게 말하는 백성들도 있습니다.
齊國(제국)이 : 제나라가
雖褊小(수편소)나 : 작다고 해도
吾何愛一牛(오하애일우)리오 : 내 어찌 소 한 마리를 아끼겠습니까?
卽不忍其觳觫若無罪而就死地(즉불인기곡속약무죄이취사지)라 : 부들부들 떨며 죽으러 가는 죄 없는 소를 차마 볼 수 없어서
故(고)로 : 그래서
以羊易之也(이양역지야)니이다 : 양과 바꾸라고 한 것입니다."
曰王(왈왕)은 : 이르기를, "왕께서
無異於百姓之以王爲愛也(무이어백성지이왕위애야)하소서 : 그런 평을 이상하게 생각하실 것은 없습니다.
以小易大(이소역대)어니 : 작은 것으로 큰 것과 바꾸었으니
彼惡知之(피악지지)리잇고 : 백성들이야 그 마음속까지 알겠습니까.
王若隱其無罪而就死地(왕약은기무죄이취사지)면 : 그리고 왕께서 만약 죄 없이 사지로 끌려가을 측은하게 생각했다면
則牛羊(칙우양)을 : 소나 양을
何擇焉(하택언)이리잇고 : 어찌 구별했겠습니까"
王笑曰是誠何心哉(왕소왈시성하심재)런고 : 왕이 웃으면서 말하기를, "정말 이것은 내가 무슨 마음에서였을까?
我非愛其財而易之以羊也(아비애기재이역지이양야)언마는 : 내가 소가 아까워서 양과 바꾸라고 한 것은 아니지만
宜乎百姓之謂我愛也(의호백성지위아애야)로다 : 백성들이 나 보고 아까워서 그랬다고 하는 것도 마땅합니다."
曰無傷也(왈무상야)라 : 이르기를, "마음 상할 것은 없습니다.
是乃仁術也(曰無傷也라시내인술야)니 : 이것이 바로 인술입니다.
見牛(견우)코 : 소는 직접 보았고
未見羊也(미견양야)일새니이다 : 양을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君子之於禽獸也(군자지어금수야)에 : 군자는 짐승을 대함에 있어
見其生(견기생)하고 : 산 짐승을 보고
不忍見其死(불인견기사)하며 : 그 죽는 것을 차마 보지 못하며,
聞其聲(문기성)하고 : 우는 소리를 듣고
不忍食其肉(불인식기육)하나니 : 차마 그 고기를 먹지 못하는 법입니다.
是以(시이)로 : 그러기에
君子遠庖廚也(군자원포주야)니이다 : 군자는 푸주를 멀리하는 것입니다."
王說曰詩云他人有心(왕설왈시운타인유심)을 : 제선왕은 기뻐하며 말하기를, "시경(詩經)에 '남의 마음 가진 것을
予忖度之(여촌도지)라하니 : 내가 비춰 안다'고 했는데,
夫子之謂也(부자지위야)로소이다 : 바로 선생님 같은 분을 두고 한 말입니다.
夫我乃行之(부아내행지)하고 : 내가 그렇게 해 놓고도
反而求之(반이구지)하되 : 반성하여 그 이유를 찾아도
不得吾心(부득오심)이러니 : 내 마음으로는 깨달을 수가 없었습니다.
夫子言之(부자언지)하시니 : 그것을 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시니,
於我心(어아심)에 : 내 마음이
有戚戚焉(유척척언)하여이다 : 그것에 움직이는 바가 있었습니다.
此心之所以合於王者(차심지소이합어왕자)는 : 그러한 마음이 왕노릇 하기에 적합하다는 것은
何也(하야)잇고 : 어째서입니까?"
曰有復於王者(왈유복어왕자)하여 : 맹자가 이르기를, "여기 한 사람이 있어
曰吾力足以擧百鈞(왈유복어왕자왈오력족이거백균)이로되 : 이르기를, '내가 족히 백 균(鈞)의 무게를 들 수는 있어도
而不足以擧一羽(이부족이거일우)하며 : 깃털 하나를 들기에는 부족하고
明足以察秋毫之末(명족이찰추호지말)이로되 : 털 끝까지도 잘 분간할 수는 있지만
而不見輿薪(이불견여신)이라하면 : 수레에 가득 실은 장작은 보지 못한다.’고 하면
則王許之乎(칙왕허지호)잇가 : 왕은 그것을 믿겠습니까?"
曰否(왈부)라 : 이르기를, "믿을 리가 있겠습니까?"
今(금)에 : "이제
恩足以及禽獸(은족이급금수)로되 : 왕의 은혜가 짐승에까지 미치고 있는데,
而功不至於百姓者(이공불지어백성자)는 : 백성에게 그 공덕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은
獨何與(독하여)잇고 : 유독 무엇 때문입니까?
然則一羽之不擧(연칙일우지불거)는 : 그렇다면 깃털 하나 들지지 못하는 것은
爲不用力焉(위불용력언)이며 : 힘을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輿薪之不見(여신지불견)은 : 수레에 가득 실은 장작이 보이지 않는 것은
爲不用明焉(위불용명언)이며 : 시력을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百姓之不見保(백성지불견보)는 : 백성들이 보호되지 않는 것은
爲不用恩焉(위불용은언)이니 : 은혜를 베풀지 않기 때문입니다.
故(고)로 : 그러므로
王之不王(왕지불왕)은 : 왕께서 왕노릇을 하지 못하는 것은
不爲也(불위야)언정 : 안 하는 것이
非不能也(비불능야)니이다 : 하지 못해서가 아닙니다."하였다.
曰不爲者(왈불위자)와 : 왕이 이르기를, “하지 않는 것이
與不能者之形(여불능자지형)이 : 하지 못하는 것과는 내용이
何以異(하이이)잇고 : 어떻게 다릅니까?"
曰挾太山(왈협태산)하여 : 이르기를, "태산을 끼고
以超北海(이초북해)를 : 북해를 뛰어넘는 것을,
語人曰我不能(어인왈아불능)이라하면 : 남들에게 말하기를 '나는 못한다'고 한다면
是(시)는 : 이것은
誠不能也(성불능야)어니와 : 정말로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爲長者折枝(위장자절지)를 : 그러나 어른을 위해 나뭇가지를 꺾는 것을,
語人曰我不能(어인왈아불능)이라하면 : 남들에게 말하기를, '나는 못한다'고 한다면,
是(시)는 : 이것은
不爲也(불위야)언정 : 하지 않는 것이지
非不能也(비불능야)니 :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故(고)로 : 그러므로
王之不王(왕지불왕)은 : 왕께서 왕노릇을 하지 못하는 것은
非挾太山以超北海之類也(비협태산이초북해지류야)라 : 태산을 끼고 북해를 뛰어넘는 그런 부류가 아니고,
王之不王(왕지불왕)은 : 왕께서 왕노릇을 하지 못하는 것은
是折枝之類也(시절지지류야)니이다 : 곧 어른을 위해 나뭇가지를 꺾는 그런 부류입니다."
老吾老(노오노)하여 : "내 집 늙은이를 소중히 여기고,
以及人之老(이급인지노)하며 : 그 마음을 남의 집 늙은이에게까지 미치게 하며,
幼吾幼(유오유)하여 : 내 집 어린것을 귀여워하여
以及人之幼(이급인지유)면 : 그 마음을 남의 집 어린것에까지 미치게 합니다.
天下(천하)를 : 그러면 천하는
可運於掌(가운어장)이니 : 손바닥 위에서 움직일 수 있습니다.
詩云刑于寡妻(시운형우과처)하여 : 시경(詩經)에 쓰여 있기를, '아내에게 본보기가 되면,
至于兄弟(지우형제)하여 : 형제에게 미쳐 집과
以御于家邦(이어우가방)이라하니 : 나라를 잘 다스린다.'
言擧斯心(언거사심)하여 : 이것은 노인과 자식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加諸彼而已(가제피이이)라 : 남에게까지 미루어 넓히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故(고)로 : 그러므로
推恩(추은)이면 : 즉 은총을 이렇게 넓혀 나가면
足以保四海(족이보사해)요 : 천하도 잘 보존하게 되고,
不推恩(불추은)이면 : 이를 넓혀 나가지 못하면
無以保妻子(무이보처자)니 : 처자도 제대로 거느릴 수 없는 것입니다.
古之人(고지인)이 : 옛날사람이
所以大過人者(소이대과인자)는 : 남보다 대단히 뛰어난 까닭은
無他焉(무타언)이라 : 다른 것이 아니라,
善推其所爲而已矣(선추기소위이이의)라 : 그가 하는 일을 미루어 넓혀 나간 것입니다.
今(금)에 : . 지금에
恩足以及禽獸(은족이급금수)로되 : 왕의 은총이 짐승에게까지 미쳤는데도
而功不至於百姓者(이공불지어백성자)는 : 백성들에게 그 공덕이 미치지 못한 것은
獨何與(독하여)니잇고 : 도대체 무엇 때문입니까?
權然後(권연후)에 : 저울질 한 후에야
知輕重(지경중)하며 : 무게의 가볍고 무거움을 알 수 있고,
度然後(도연후)에 : 자로 잰 후에야
知長短(지장단)이니 : 길이의 길고 짧음을 알 수 있습니다.
物皆然(물개연)이어니와 : 물건들이 다 그렇지만
心爲甚(심위심)하니 : 사람의 마음을 더욱 그렇습니다.
王請度之(왕청도지)하소서 : 왕께선 깊이 자신의 마음을 살피십시오.
抑王(억왕)은 : 도대체 왕께선
興甲兵(흥갑병)하며 : 전쟁을 일으켜
危士臣(위사신)하여 : 신하들의 목숨을 위태롭게 만들고,
構怨於諸侯然後(구원어제후연후)에 : 이웃 나라의 제후들과 원한을 산 후에야
快於心與(쾌어심여)잇가 : 마음이 통쾌하십니까?"
王曰否(왕왈부)라 : 왕이 이르기를, “아닙니다.
吾何快於是(오하쾌어시)리오 : 내 어찌 그것을 통쾌할 수 있겠습니까?
將以求吾所大欲也(장이구오소대욕야)로이다 : 그것으로 내가 크게 원하는 바를 추구하려는 것입니다."
曰王之所大欲(왈왕지소대욕)을 : 이르기를, "왕이 크게 원하는 것을
可得聞與(가득문여)잇가 : 들려주시겠습니까?"
王笑而不言(왕소이불언)하신대 : 왕은 웃기만 하고 대답하려 하지 않았다.
曰爲肥甘不足於口與(왈위비감불족어구여)며 : 이르기를, "먹을 고기와 맛있는 음식이 부족하기 때문입니까
輕煖不足於體與(경난불족어체여)잇가 : 따뜻하고 가벼운 입을 옷이 부족하기 때문입니까
抑爲采色不足視於目與(억위채색불족시어목여)며 : 아니면 눈으로 볼 채색이 보시기에 부족하기 때문입니까
聲音不足聽於耳與(성음불족청어이여)며 : 음성이 귀로 듣기에 부족하기 때문입니까
便嬖不足使令於前與(편폐불족사령어전여)잇가 : 총애하는 측근자들이 부리시기에 부족하기 때문입니까?
王之諸臣(왕지제신)이 : 그런 것들은 왕의 여러 신하들이
皆足以供之(개족이공지)하나니 : 다 보살펴 드리고 있으니
而王豈爲是哉(이왕기위시재)시리잇고 : 왕께서는 어찌 그런 일 때문이오" 하니
曰否(왈부)라 : 왕이 이르기를, “아닙니다.
吾不爲是也(오불위시야)로이다 : 나는 그런 일 때문이 아닙니다."고 했다.
曰然則王之所大欲(왈연칙왕지소대욕)을 : 맹자가 이르기를, “그렇다면 왕께서 바라는 것이
可知已(가지이)니 : 알 수 있습니다.
欲辟土地(욕벽토지)하며 : 영토를 확장하고,
朝秦楚(조진초)하여 : 진나라, 초나라를 조공케 하여
莅中國而撫四夷也(리중국이무사이야)로소이다 : 중국에 군림하고 사방 오랑캐들을 무마하는 일입니다.
以若所爲(이약소위)로 : 그러나 만약 그러한 행위로
求若所欲(구약소욕)이면 : 하고자 하는 바를 구하신다면,
猶緣木而求魚也(유연목이구어야)니이다 : 그것은 나무를 잡고 물고기를 구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王曰若是其甚與(왕왈약시기심여)잇가 : 왕이 이르기를, “그것이 그토록 바보스런 일입니까?"
曰殆有甚焉(왈태유심언)하니 : 맹자가 이르기를, "그런 정도가 아닙니다.
緣木求魚(연목구어)는 : 나무를 잡고 물고기를 구하는 것은,
雖不得魚(수불득어)나 : 비록 고기를 잡지 못하는 것뿐
無後災(무후재)어니와 : 다른 재난은 없습니다.
以若所爲(이약소위)로 : 그러나 만약 그러한 행위로
求若所欲(구약소욕)이면 : 하고자 하는 바를 구하신다면,
盡心力而爲之(진심력이위지)라도 : 아무리 마음과 힘을 다해서 한다 하여도도
後必有災(후필유재)하리이다 : 뒤에 반드시 재난이 오고 맙니다."
曰可得聞與(왈가득문여)잇가 : 왕이 이르기를, "그 말씀을 들어볼 수 있습니까."
曰鄒人(왈추인)이 : 맹자가 이르기를, "만일 작은 추(鄒)나라와
與楚人戰(여초인전)이면 : 큰 초(楚)나라가 싸운다면
則王以爲孰勝(칙왕이위숙승)이리잇고 : 왕께서는 어느 쪽이 이기리라고 생각하시겠습니까?"
曰楚人勝(왈초인승)하리이다 : 왕이 이르기를, "초나라 사람들이 이기지요."
曰然則小固不可以敵大(왈연칙소고불가이적대)며 : 맹자가 이르기를, "그렇습니다. 즉 작은 나라는 큰 나라를 당하지 못하고,
寡固不可以敵衆(과고불가이적중)이며 : 적은 무리는 많은 무리를 당하지 못하고,
弱固不可以敵强(약고불가이적강)이니 : 약한 것은 강한 것을 당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海內之地方千里者九(해내지지방천리자구)에 : 지금 천하에는 사방 천리 되는 큰 나라가 아홉인데
齊集有其一(제집유기일)하니 : 제나라는 그 중의 하나에 불과하니
以一服八(이일복팔)이 : 그 하나로 여덟을 정복한다는 것이
何以異於鄒敵楚哉(하이이어추적초재)리잇고 : 추나라가 초나라를 상대로 싸우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蓋亦反其本矣(개역반기본의)니이까 : 어찌 하여 근본 문제로 돌아가지 않으십니까.
今王(금왕)이 : 지금
發政施仁(발정시인)하사 : 왕께서 정치를 실시하여 인을 베풀면
使天下仕者(사천하사자)로 : 벼슬을 원하는 사람은
皆欲立於王之朝(개욕립어왕지조)하며 : 모두 왕의 조정에서 벼슬하기를 원하게 되며
耕者(경자)로 : 밭가는 사람은
皆欲耕於王之野(개욕경어왕지야)하며 : 다 왕의 들에서 밭갈이하고 싶어하며
商賈(상고)로 : 장사꾼은
皆欲藏於王之市(개욕장어왕지시)하며 : 다 왕의 시장에서 장사하고,
行旅(행려)로 : 나그네는
皆欲出於王之途(개욕출어왕지도)하며 : 다 왕의 영내로 지나가고자 할 것이며,
天下之欲疾其君者皆欲赴愬於王(천하지욕질기군자개욕부소어왕)하리니 : 자기 나라 임금에게 불만을 품은 사람은 모두 왕을 찾아와 호소하게 될 것입니다.
其如是(기여시)면 : 이렇게 되면
孰能禦(숙능어)之리잇고 : 누가 그것을 하지 못하게 막아낼 수 있겠습니까?"
王曰吾惛(왕왈오혼)하여不 : 왕이 이르기를, "나는 원래 혼미하여
能進於是矣(능진어시의)로니 : 그런 일까지 나갈 수 없습니다.
願夫子(원부자)는 : 부디 선생께서
輔吾志(보오지)하여 : 내 뜻을 보필하여
明以敎我(명이교아)하소서 : 분명히 나에게 가르쳐 주십시오.
我雖不敏(아수불민)이나 : 나는 비록 불민하지만
請嘗試之(청상시지)하리이다 : 한번 시행해 보겠습니다."고 했다.
曰無恒産而有恒心者(왈무항산이유항심자)는 : 항산이 없어도 항심이 있는 것은
惟士爲能(유사위능)이어니와 : 오직 선비만이 가능한 것입니다.
若民則無恒産(약민칙무항산)이면 : 만약 백성들에게 항산이 없으면
因無恒心(인무항심)이니 : 그로 인하여 항심을 잃게 되니
苟無恒心(구무항심)이면 : 그리고 항심이 없으면
放辟邪侈(방벽사치를) : 방벽사치를
無不爲已(무불위이)니 : 못할 일이 없으니
及陷於罪然後(급함어죄연후)에 : 자연 죄에 빠지게 만들어 놓은 다음에야
從而刑之(종이형지)면 : 이를 형벌로 다스린다면
是(시)는 : 이는
罔民也(망민야)라 : 백성들을 그물질하는 것입니다.
焉有仁人在位(언유인인재위)하여 : 어찌 인자한 람이 임금의 자리에 있으면서
罔民(망민)을 : 백성을 그물질하는 일을
而可爲也(이가위야)리오 : 할 수 있겠습니까?
是故(시고)로 : 그러므로
明君(명군)이 : 현명한 임금은
制民之産(제민지산)하되 : 백성들의 생산을 제정함에 있어
必使仰足以事父母(필사앙족이사부모)하며 : 반드시 위로는 부모를 충분히 봉양하고,
俯足以畜妻子(부족이축처자)하여 : 아래로는 처자를 넉넉히 기를 수 있게 하여
樂歲(락세)에 : 풍년에
終身飽(종신포)하고 : 일생을 배불리 먹고
凶年(흉년)에 : 흉년에
免於死亡(면어사망)하나니 : 굶어죽음을 면하게 하나니
然後驅而之善(연후구이지선)이라 : 이렇게 한 다음에 그들을 몰아 착한 길로 가게 해야 합니다.
故(고)로 : 그러므로
民之從之也輕(민지종지야경)하니이다 : 백성들이 그것을 따라가기 쉽습니다.
今也(금야)에 : 지금은
制民之産(제민지산)하되 : 백성들의 생산을 제정하되
仰不足以事父母(앙불족이사부모)하며 : 위로 부모를 충분히 봉양하고,
俯不足以畜妻子(부불족이축처자)하며 : 아래로 처자를 넉넉히 기를 수 있기에 부족합니다.
樂歲(락세)에 : 풍년에도
終身苦(종신고)하고 : 종신토록 고생하고
凶年(흉년)에 : 흉년에는
不免於死亡(불면어사망)하나니 : 죽음을 면하기가 어렵습니다.
此惟救死而恐不贍(차유구사이공부섬)이어니 : 이런 상황 아래에서는 죽음을 구제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니
奚暇(해가)에 : 어느 겨를에
治禮義哉(치예의재)리오 : 예의를 다스리겠습니까?
王欲行之(왕욕행지)시면 : 만일 왕께서 인정을 펴 보시려면
則盍反其本矣(칙합반기본의)니잇고 : 왜 그 근본으로 돌아가지 않습니까.
五畝之宅(오무지택)에 : 5묘의 집터에
樹之以桑(수지이상)이면 : 뽕나무를 심도록 하면,
五十者可以衣帛矣(오십자가이의백의)며 : 쉰 살 노인이 비단 옷을 입을 수 있으며
鷄豚狗彘之畜(계돈구체지축)을 : 닭, 돼지, 개 등을 기르는 것을
無失其時(무실기시)면 : 때를 놓치지 않는다면
七十者可以食肉矣(칠십자가이식육의)며 : 일흔 노인도 고기를 먹을 수 있으며
百畝之田(백무지전)을 : 백 묘의 전답을 가진 자에게서
勿奪其時(물탈기시)면 : 농사철을 빼앗지 않는다면
八口之家可以無飢矣(팔구지가가이무기의)며 : 8명의 식구가 굶주림이 없을 것입니다.
謹庠序之敎(근상서지교)하여 : 학교 교육을 근엄하게 실시하여
申之以孝悌之義(신지이효제지의)면 : 부모와 우애의 뜻을 그들에게 편다면
頒白者不負載於道路矣(반백자불부재어도로의)리니 : 길거리에 반백의 노인이 무거운 짐을 지거나 이거나 하고 길을 다니지 않게 될 것이니
老者衣帛食肉(노자의백식육)하며 : 노인이 비단옷 입고 고기 반찬을 먹으며
黎民(려민)이 : 백성들이
不飢不寒(불기불한)이오 : 굶주리지 않고 춥지 않고
然而不王者未之有也(연이불왕자미지유야)니이다 : 그러고서도 왕 노릇을 못한 자는 일찍이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