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 제31권》
38. 역품力品1
[3]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갈국摩竭國 우가지강優迦支江 가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어떤 나무 아래에서 손수 자리를 펴고 앉아 몸과 뜻을 바르게 하고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계셨다.
그때 어떤 범지가 그곳을 지나가게 되었다. 그 범지는 세존의 발자국이 오묘한 것을 보고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것은 어떤 사람의 발자국인가? 이것은 하늘, 용, 귀신, 건달바, 아수륜, 사람 혹은 사람이 아닌 자의 발자국인가? 아니면 우리의 선조 범천의 것인가?'
범지는 곧 발자국을 따라 앞으로 나아갔다. 그는 세존께서 어떤 나무 밑에 앉아 몸과 뜻을 바르게 하고 마음을 매어 앞에 두고 계신 것을 멀리서 보았다. 그는 이 모습을 보고 말하였다.
"당신은 하늘입니까?"
"나는 하늘이 아니다."
"건달바입니까?"
"나는 건달바도 아니다."
"용입니까?"
"나는 용도 아니다."
"야차입니까?"
"나는 야차도 아니다."
"우리들의 선조입니까?"
"나는 그대의 선조도 아니다."
그러자 바라문이 세존께 여쭈었다.
"그러면 당신은 누구십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애욕이 있으면 취함이 있고 취함이 있으면 애욕이 있다. 인연이 모인 뒤에 서로가 서로를 일으키는 것이 이와 같아 이리하여 5성음盛陰의 괴로움은 끊어질 때가 없다. 그러므로 애욕을 알면 곧 다섯가지 욕망을 알게 되고, 또 바깥의 6진塵과 안의 6입入을 알게 되며, 곧 이 성음의 본말을 알게 되느니라."
그때 부처님께서 곧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세상에는 다섯가지 욕망이 있고
뜻이 여섯째로 생겨나는 것이니
안팎의 여섯가지 입처入處를 알아
괴로움을 완전히 없앨 것을 생각하라.
"그러므로 방편을 구해 안팎의 여섯가지를 없애도록 하라. 범지여,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때 범지는 부처님의 이러한 가르침을 듣고 되풀이해서 깊이 사유하며 마음에서 놓지 않았다. 그래서 곧 그 자리에서 온갖 번뇌가 없어지고 법안이 깨끗해졌다.
그때 그 범지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