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테라입니다.
오랜만에 여행기를 씁니다.
정말 오랜만에 여행을 다녀왔거든요.

코로나 때문에 가능한 집에 있다 보니
외출을 거의 하지 않았어요.
여행이 얼마나 하고 싶던지 몸이 근질근질하던 차에
추석에 제주도에 다녀왔습니다.

한 달 정도 있었는데 집에만 있기가 그래서
추석 당일에 어머니 원룸에도 다녀올 겸 힐링하고 왔습니다.
tvN <바퀴 달린 집>에서도 방송이 되었던 장소 중 하나인데요,
바로 머체왓숲길이에요.

머체왓숲길은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에 위치해 있어요.
'돌'을 의미하는 머체와 '밭'이라는 왓이 합쳐진 명칭이랍니다.
이 일대가 돌로 이루어진 밭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에요.

머체왓숲길은 방송 때문에 약간 알려지긴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는 유명한 곳은 아닙니다.
비교하자면 사려니 숲길은 정말 사람이 바글바글하지만
머체왓숲길은 주차장도 작고, 워낙 넓어서
사람을 드물게 마주쳐서 조용하게 산책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는 코스에요.

편백나무숲, 동백나무숲, 목장 길, 잣성길 등 다양한 루트가 있는
산책하며 힐링할 수 있는 숲이랍니다.
머체왓숲길은 6.7km 정도로 천천히 걸으면 약 3시간 정도 소요되고요,
소롱콧길은 6.3km로 약 2시간 30분,
서중천생태탐방로는 3km로 1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참고로 소롱콧은 한남리 서중천과 소하천 가운데 형성된 지역으로
편백나무, 삼나무, 소나무 그리고 잡목이 우겨져 있는 숲이에요.
지형이 마치 작은 용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머체왓숲은 2012년에 행정안전부의 친환경 생활공간 조성 공모사업으로 조성되었어요.
2012년 12월에 완공이 되어 아직은 잘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도민이나 제주도를 많이 찾은 여행객들이 가보지 않은 곳으로 방문하는 코스랍니다.

소롱콧길이라는 푯말이 있는 곳은 주차장 안쪽으로 가면 있는데요,
저는 주차장 입구 쪽에 있는 길로 들어갔습니다.

이쪽 길로 가면 사람도 적고,
바로 숲으로 들어가는 길이라 시원하고 좋기 때문이에요!
이곳을 방문했을 당시가 추석 당일이었는데
조금 더웠거든요.

숲으로 들어가니 제법 시원하고 공기가 맑은 게
온몸이 다 깨끗하게 씻기는 기분이었습니다.

이곳은 황칠나무 자생지에요.
황칠나무는 쌍떡잎식물로 목공예품을 만들 때 색을 칠하거나
표면을 가공할 때 사용되는 나무입니다.
옛날부터 적갈색의 칠액이 나오는 옻나무와 함께 귀하게 취급되는 나무라고 해요.

무단 벌채, 굴취, 채취할 경우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으니
숲에서 힐링만 하시고, 자연은 그대로 보호해 주세요:-)
자연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은
그 어떤 예술작품보다 뛰어난 것 같아요.
걸어가는 길은 평탄하지는 않기 때문에
다리가 불편하시거나 오래 걷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면 이 코스는 추천하지 않아요.
시간도 오래 걸리는 편이고, 돌과 나무뿌리가 있어서 넘어질 위험도 있고요.

숲 유치원이라는 곳이 있었는데
그냥 공터? 음... 왜 유치원일까요?

이름을 봐서 그런가 좀 아이들이 놀만한 장소인 것 같기도 하고
나무들이 있는 위치가 보면... 음.... ?

반대쪽으로 다시 이동하면 머체왓 소롱콧길이 나옵니다.
옆으로는 서중천이 있습니다.

제주도의 하천은 화산 지형의 특성상 물이 지하로 스며들기 때문에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이 대부분입니다.

그나마 돈내코나 강정천이 언제나 물이 흐르는 하천 중에 속해 있습니다.
강정천은 이날 머체왓숲을 방문하기 전에 잠깐 들렸다 왔는데
정말 너무 아름답더라고요.

깨끗한 물에서만 산다는 은어가 있는 곳으로
저 깊은 물속이 다 보일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물이 흘러 바다로 뻗어나가는데 그 모습이 또 크..... 너무 멋지더라고요!

다시 머체왓숲으로 돌아와서,
또 쭉 걷다 보면 그네가 있어요.
이 그네는 나무로 만들어진 그네라 그냥 지나갈 수도 있는데요,
조심스럽게 올라타봤습니다.
나무가 혹시나 부러지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는데요,
몇 년이 지나도 그네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네요.
나무의 힘이란, 역시!


아, 이곳은 바닥에 돌이 있어서 뿌리가 아래로 깊게 들어갈 수가 없다고 해요.
그래서 길을 걸으면 뿌리들이 땅 위로 올라온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답니다.
서로 쓰러지지 않기 위해서 얽히고설켜서 서로를 지탱하며 살아가고 있어요.
걸어가는데 아버지께서 나무에 부딪힌 거예요.
제가 놀라서 뒤를 돌아봤는데 제가 키가 160이라 나무가 닿지 않아서
뒤따라 오시던 아버지께서 부딪혀버렸어요 ㅠㅠ

아버지는 키가 173이 조금 넘는데요, 작은 제가 통과하길래 따라오시다가...
키가 170 이상인 분들은 머리 조심 또 조심입니다!

중간쯤 가면 편백나무 숲이 나옵니다.
피톤치드 향이 확! 하고 퍼지는 게 온몸이 산뜻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산림욕하기 딱 좋은 장소랍니다.

피톤치드는 식물이 만들어내는 살균성을 가진 물질을 의미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살균 스프레이가 유행하고 있는데
인기 급상승한 제품에 편백나무 스프레이가 있어요.
편백나무에는 특히나 피톤치드가 많이 나와서 상용화된다고 해요.
물론, 스프레이보다 나무 그 자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향이 더 기분이 좋답니다:)

편백나무 숲으로 들어가면 작은 쉼터가 있습니다.
평상이 있는 곳도 있고, 나무집도 있어요.
나무집에서 잠시 쉬면서 가져온 간식 먹었습니다.
걷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기 때문에 (약 2시간 넘게)
물이나 간단한 과일 챙겨가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물론 쓰레기는 다시 가방에 담아오셔야겠죠?!

편백나무숲에 가까운 곳에는 황칠나무 자생지가 있어요.
울타리가 쳐져 있어서 가까이 가지는 못해요.
황칠나무에 대한 이야기는 여행기 위쪽에 있습니다!

그렇게 걷고 걸어서 쭉 걸어오면 어느새 길로 나누어
한쪽은 숲길, 한쪽은 밭이 나오는 곳까지 오게 됩니다.
이곳에서 강아지풀보다 매우 큰 식물을 발견했는데요,
손을 뽀짝 뽀짝 하면 움직여요.
그래서 잡는 게 매우 어렵답니다.

부모님 어렸을 적에 자주 이렇게 놀았다고 하셨어요.
위아래로 잡아서 서로 서로에게 옮겨가며 놀았는데 재미있었습니다.
부모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으니 기쁘기도 했고요.

주차장 입구 쪽에 다다르니 사람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제가 나온 곳이 사실은 입구라서 교차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입구 쪽에는 식당과 화장실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피해서, 숲으로 들어가 약 3시간 동안 힐링했습니다.
언제 또 다음에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요?
얼른 코로나 백신도 만들어지고, 조금은 편안하게 다닐 수 있는 시간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제주에서 자연 치유 힐링을 원하신다면
머체왓숲길을 추천합니다:)
즐거운 여행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