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는 것에 대하여..
시간이 흐르고 있다. 글을 쓰는 지금도, 글의 주제를 정하던 어제도, 내가 키보드를 하나씩 누를 때마다 그것은 과거가 된다. 내가 방금도 딜리트 키를 누른 것도 과거이다. 시간이란 무엇인지, 대체 이 시간이 우리의 무엇을 변하게 하는지가 항상 궁금했다. 나무위키에 시간이라는 것은 '시각과 시각 사이의 간격 또는 그 단위를 일컫는 말이다.' 라고 나와있다. 빅뱅 우주론에 따르면 지금까지의 시간은 약 138억 시간이 지났다고 한다. 지구가 시작했던게, 시간의 시작이라는게 있었는가. 1년 1월 1일 12시 0초라는것이 존재했는가 짧게 생각해본다. 내가 살아간지 벌써 14년째. 2025년까지는 60일 남았다. 거의 두달. 내가 두달 동안 이번 년도를 어떻게 마무리 할것인가, 이번년도에도 쓸데없고 늘 같은 다짐을 한다. 마치 내가 새해에 의미없는 다이어트 계획을 세우는것 처럼. 이번 2024년은 참 신기했다. 나는 그저 지금이 연말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뿐. 어제의 나는 이미 11월의 첫날을 맞이했다는 것이, 그 11이라는 숫자가 내게는 너무나도 빨리 다가온것처럼, 마치 죽음을 앞두고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돼지에게는 그 10분이 너무 짧았던 것 처럼, 나는 그저 시간여행을 하고 온것만 같았던 느낌을. 우주에서 꿈을 꾸고 왔었던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중학교에 처음으로 들어가고 급식실이 어디인지 헤매던 그날, 새로운 친구들, 새로운 학급, 새로운 반, 새로운 모든 것들을 맞이하고 마치 새 지우개를 쓰는 듯한 그 느낌은 내게 다시 시작한 것만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 지우개는 왠지 지금 연필과 손때에 묻혀져 더렵혀진것만 같다. 이렇게 내 1년이 끝나다니, 너무 허무하다. 너무나도 이해관계를 주고받았던 1학기. 별거 없던 여름방학과 진정된 내 친구를 만났던 8월. 매미가 소리치고 땀에 물들어 물을 마셨던. 서늘한 에어컨 바람이 내 등짝을 밀어냈던 그 강당. 열심히 공부했지만 걱정됬던 내 시험. 별거 없던 내 생일. 요약할 수 없었던 청춘의 한 페이지. 이 모든게 이미 시간이 흘렀던 것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이 글을 씀으로써 더욱 혼란스러워 진다. 영원할것만 같았던 내 현재, 너무나도 천천히 흘러갔던 내 여름 어느새 나는 과거에 머문다. 나는 항상 바란다. 여름에는 겨울을 바라고 겨울에는 여름을 바란다. 춥기만 한 지금 나는 여름을 원하고 더워 죽겠던 어느 한 여름날 그때의 나는 지금 날씨를 원했을 것이다. 매년 새로운 해가 걱정되는것은 나 뿐인가. 다시 새롭게 올라가는 2학년, 떨어질것만 같은 내 반배정. 배우게 될 이차방정식, 함수 등.. 왜 나는 미래를 밝게 꿈꾸지 않고 어둠으로만 생각하는가. 내게 밝고 꿈꿔지는것은 왜 과거뿐인가. 달력이 한장 넘어갈때마다 대수롭게 않게 넘겼지만 이제는, 이제는 11월이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너도나도 조금씩 2024년을 보내주고 2025년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그런데 나는 준비가 되지 않았다. 아직 과거가 너무 그립고 2025년이 다가오는것이, 이제서야 2024년이라는 숫자에 적응을 했는데, 14살이라는 숫자가 맘에 들어왔는데 또다시 내 2025년, 15살은 찾아오고 있다. 지금도 한 발자국씩.
내가 과거를 그리워하는 이유는 미래와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현실을 회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 혼란스러운 감정은 어쩔수 없지만.. 지금 내가 불만족하고 그 과거를, 추억을 너무나도 그리워하는 것은 일시적 이겠지만 빛 한줌 안드는 창가에 앉은것만 같다. 누구나에게도 어둠은 찾아오리라. 내가 과거를 잊지 못하는 것도 어두움의 한 종류일까. 오늘이 지나면 나는 어깨가 뻐근한 아침을 맞을 것이고, 다시 저녁은 올것이고, 또다시 아침을 맞이하고 밤을 맞이하고 침대에 누웠다 눈을 뜨면 월요일이다. 단순히 지나가는 이 하루하루가 쌓여서 불분명한 내 일주일을 만들고, 한달을 만들고, 일년을 만들었던 것이었던 것 같다. 너무 내가 하루를 소홀히 살았지 않나 싶다. 이처럼 해가 지고 뜨는것처럼 누구에게나 어두움과 밝음은 찾아온다. 얼어붙을것만 같던 그 겨울울, 한파를 맞이하고 보내고 나면, 꽃들과 봄바람이 당신에 얼굴을 스쳐가지 않을까. 그 뒤로는 강렬하고 뜨거운 태양이 우리의 미래를 환히 비쳐주고 있을것이다. 지금이 너무 힘들더라도, 과거가 후회되고 미래가 두렵더라도 이것 또한 지나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내가, 너가, 우리가 되기를 바란다. 세상에 아름다운 꽃이 너라면, 너희들, 여러분이라면 그 꽃들이 모여 꽃다발을 만들고 누군가에게 큰 기쁨을 선사해주는 것처럼 하루하루를 열정적으로 힘있게 살아간다면 그것들이 뭉쳐 연말을 맞이할때 여러분에게 큰 영광을 줄 것이다. 누구도 그 어둠을 정의 할 수는 없다. 너무 힘들고 지치는 오늘이였다 해도, 내일은, 내일은 괜찮아지리라. 나는 이제 살아가야겠다. 미래가 점점 내 앞으로 다가와도 두렵지 않은, 그저 행복하고 기대되기만 하는. 지난날의 아픔과 슬픈 기억은 쓰레기통에 맡기고 현재에 충실하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하루하루는 꽃송이였다는것을, 14년이라는 긴 인생 살면서 나는 방금 깨달았다. 이 글을 읽은 오늘이 누군가에게는 꽃다발에서 가장 큰 꽃이 되기를 소망하며, 매일을 행복하게 해줬던 내 친구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며 글을 끝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