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 사랑 치 사랑"
버스 터미널과 붙어있는 시장입구에서
우리부부는 오랫동안 국밥집을 운영하고 있다.
매월 초면 우리 가게를 찿는 노부부가 계셨다.
항상 할머니가 먼저 오셔서
터미널이 보이는 창가에 앉아 할아버지를 기다리셨고.
눈비가 와서 날씨나 도로 사정이 좋지 앉아
기다리던 버스가 연착이라도 되면
할머니는 노심초사 불안해 하셨다.
그러던 어느날...
할머니의 안색이 매우 안좋아 보였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마주 앉아 애처롭게
서로를 쳐다보고만 계셨다.
음식이 나오자 두분은 서로 음식을 권하며
국밥속의 고기를 떠서 상대방 국그릇속에 넣어 주었다
애틋하게 서로를 바라보시던 노부부는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자리를 뜨셨고.
나는 버스 터미널쪽으로 사라지시는
노부부를 한참 바라 보았다.
그후 노부부는 우리 가게에 나타나지 않으셨다.
그러던 어느날 초췌한 모습으로
할아버지께서 혼자 음식점에 나타나셨다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 ...
"안녕 하세요? 오늘은 할머니가 늦으시네요?
할머니도 곧 나오시겠지요?"
하고 물었다.
"아니 못와 !! 하늘 나라로 먼저 갔어!!"
할아버지 대답에 당황하고 죄송하여
나는 말을 잇지 못했다.
할아버지는 조용조용 사정 이야기를 말씀 하셨다.
할아버지 부부는 아들셋에 막내로 딸을
슬하에 4남매를 두셨단다.
유난히 예뻐한 외동 막내딸은
캐나다인과 결혼하여 캐나다로 떠났고
아들셋은 대학나와 대기업에 근무중이고
셋째 아들만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고 있으며
자식(며느리)들이 부모를 서로 모시지 않으려고 해서
큰아들 둘째 셋째 아들집을 전전하다가
두부부가 따로 나와 살게 되었으나...
자식들 모두 대학교육시키느라고
재산은 모으지 못했고
그나마 남은 재산 자식들에게 다 물려주고
빈털털이가 되어서
두분 힘만으로는 생활을 할수 없었고...
결국 할수없이 할아버지는 큰아들집에
할머니는 작은 아들집에 따로 떨어져 살게 되었단다
노부부는 외롭고 서로 그리워서 한달에 한번씩
할머니가 살고 있는 작은 아들집 근처에서
견우와 직녀처럼 만나 왔던 것이란다.
몸이 불편해서 혼자 생활이 불가능하신
어머님을 나 자신도 직접 모시지 못하고
요양원에 모시고 있다.
우리 어머니도 슬하에 6남매를 두셨지만...
6남매 모두 형편과 사정이 다르고
각자 이유와 변명으로 어머님을 집에서 모실수 없어
합리적이고 보편 타당한 방법을 찿아서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셨지만...
마음 한쪽은 불편하고 죄스럽기만 하다.
부모는 자식에게 모두 다 내주고 보살피지만
자식들은 부모에게 정성을 다하여
보살피지는 못하는것 같다.
"내리 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 란 말이 있다
인생은 내리사랑 이라는 말로
이 상황을 합리화 시키고 스스로 위안해 본다
- 신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