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중간에 취소될 거 각오하고 그래도 가자 하고 갔습니다. 혼자 -_-
오늘은 경기 자체보다 개인적으로 경기장 분위기가 너무 아늑해서 좀 여유롭게 봤는데요.
이렇게 비가 오락가락한 날엔 처음이었는데 엠프도 덮여 있고 아예 응원을 안하는 건가 잠시 당황.
하늘이 표정이 너무 안 좋아서 차라리 올려면 일찍 오든가 아님 개든가 -
어제처럼 또 힘만 빼다 끝날까봐 조마조마 했지만,
애국가 나올때 쯤 해서 쭉 한 번 둘러보니까 제대로 안습입니다.
그래도 주말인데 관중동원 좀 해야지 SK전이니...
여간해선 빨간 쪽으로 안 내려오는데 오늘은 그냥 자리잡아도 되겠다 싶어서.
흐린 날이라 소리도 울리고 방망이 음도 묵직합니다.
타순이 바뀔때마다 들리던 단장님 응원도 없이 그저 조용하니까 관중분들이 서로서로 민망한지 개중 아저씨 몇 분이 소리를 지르십니다.
초반엔 3루 외야 쪽에서 북치는 분이 한 예닐곱 분 리드해서 빰빰 최 빰빰 정 빰빰 날려버려 어 뭐 이렇게 응원을 하는데 아 어찌나 정겨운지, 아무리 힘으로 밀어부친다지만 삼진 잡고 안타치고 터질 거 터질때마다 우리 1루쪽 방망이질에 배겨날 순 없지요. ^^
무조건 선취점만 뽑자 뽑자 했더니 박병호 선수가 좌중간을 갈라줍니다.
4회쯤인가요 역시 오늘도 내야 무대뽀 응원단장 박용택 아저씨, 지정석 회사원들 앞에서 신나게 구호를 외치시다가, 아무래도 흥이 안 나시는지 짐을 좀 꾸리시는 것 같더니. 갔다 올게요 갑자기 인사를 하십니다.
외야에서 수도방위사령부 장병들과 또 열심이시네요.
결국 어? 비온다 싶어서 내야쪽 분들이 다 2층으로 피신하니까 한참을 외야에 계셨습니다.
득점한 바로 다음 회에 홈런 맞고 승호 선수 힘들어 보여서 참 착잡했는데 오태근 선수가 또 꼬인 매듭을 풀어주더군요, 번트 타구 파울 된 걸 몰랐는지 그냥 내처 전력질주하던 모습 멋졌습니다. 중요한 플라이까지, 팀을 생각하는 모습 고마워요.
오늘은 차코치 님의 마운드 달리기 ^^ 타이밍이 절묘했던 것 같네요. 고비고비 끊어주셔서 맘이 놓이더군요.
타순도 짜임새 있고 이전보단 많이 빈틈이 없어진 느낌 좋았습니다.
용택 선수 주루사 하면서 오늘도 집중력 부족인가 걱정했는데 병호 선수 다이빙으로 맘 풀렸네요. ^^
무엇보다 체계적인 응원이 없어서 오히려 그랬는지 몰라도 육성으로 팬들 목소리가 하나 하나 다 들리니 아 정말 내가 야구장에서 야구를 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타격음, 미트에 공 꽂히는 소리, 응원가 소리... 선수 이름 불러주면서 화이팅 외치던 오늘 잠실 팬들 정말 아름다웠어요.
이런 맛에 혼자라도 야구장을 옵니다.
아.. 필중 선수 나올때 그 3루 외야석에 계셨던 분들, 불쇼! 불쇼! 외치시던 거 진짜 대박이었네요.
카라이어 선수 나오니까 우리 "사랑해요 엘지" 부를 때 나눠주는 그 막대에다 불까지 키고 불쇼 노래하시던데... 아 진짜 게임 뒤집어졌으면 열불났겠지만 결국 이겼으니 귀엽다고 해드립니다. ^^
허지욱 님 말씀대로 이제 딱 반, 64게임 남았네요, 이제 잠실 떠나셨던 분들도 유턴하셔서 야구장으로 모입시다!!
첫댓글 저도 오늘 다녀왔었는데..엠프 소리 없으니 저의 응원하는 목소리가 무쟈게 크게 들리더군여.. 그래서 더더욱 열심히 하게 되더라구요..원래는 거의 관전만 했던 저였는데.. 암튼 신나는 경기..정말 잼나게 보고와서 기분이 너무 좋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