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후기 글 쓰는데는 잼병이지만..그래서 쓰는 경우도 매우 드물지만..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15금 입니다. 19금이 아니라 죄송ㅎ)
1. 스윙이 뭐야? 살사 탱고 같은거야?
다들 소셜 댄스하면 살사, 탱고를 떠올려요. 가끔 스윙을 떠올리는 분들도 계시지만, 항상 부록처럼 살사, 탱고에 껴서 떠올려지는 경우가 많아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난 안그랬어!" 라고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죄송할 따름. 사실 처음에 스윙댄스가 도대체 어떻게 추는 것인지 통 감이 잡히지 않았어요. 탱고는 그 유명한 "여인의 향기"가 있고, 살사는 이혁재가 TV에서 마구 허리를 돌려대는 바람(너무 옛날인가?;)에 저런거구나 싶었는데.. 스윙은 뭐가 있지... 나중에 생각해보니, 박진영이 리메이크한 스윙베이비가 있었더군요. 그 노래에 맞추어 박진영이 스윙댄스를 추기도 한 것 같고.. 에이 뭐가 뭔지 모르는 상태에서 일단 스윙동호회에 가입해요. "지터벅이 뭐야?? 린디?? 저건 무슨 여자 이름같네. 저것도 춤 이름인가?" 하던 시절을 거치면서 결국은 지터벅 강습을 신청해요. 물론 이러한 기초 지식들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하시는 분들도 계셨겠지만, 대부분의 분들이 다단계 판매처럼 지인들의 "꼬득임"에 넘어가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야야 처음엔 지터벅신청하는 거야" 라고 해서 그게 뭔지모르고 그냥 지터벅을 신청했을 거에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스윙댄스라고 했는데 난 왜 지터벅을 배워야 하는건지 의아해 하면서..
2. 출빠??
연구실에서 스윙댄스를 권해 줬던 친구가 말해요. "야 출빠하자." 출빠라는 단어가 참 어색했지만, 춤추는 곳을 왜 클럽이 아니라, 예쁜 언니들이 같이 수다 떨어주고 맥주마셔주는 "바"라고 하는지 의아했지만, 일단 받아들여요. 새로운 경험을 하는 뉴비는 그냥 받아들이는 거니까요..
그렇게 처음 출빠해서 지터벅 첫 강습을 듣고 참석한 뒷풀이는 정말 바람직한 남녀성비를 가지고 있었어요. 공대출신인 저에게는 20살 대학교 신입생 환영회때 보다도 더 큰 감격이 ㅡ.ㅜ. 아무튼 그렇게 출빠 몇번 하고, 졸업공연 하니까 벌써 린디라는 여자이름 같은 춤을 배울 때가 되버렸네요..
3. 린디합
사실 린디합을 시작할 때까지도 스윙댄스가 스윙째즈에 추는 춤이었다는.. 그러니까 째즈라는 음악 장르랑 연결 짓는 춤이 스윙댄스였다는 것을 잘 몰랐어요. 그냥 스윙은 마냥 신나고 익살맞고 우스꽝스러운 몸짓도 있으면서 다이나믹 한 그런 춤이라고만 생각하고 지냈으니까요. 그런데 이 린디합이란 춤.. 발음답지 않게 아주 역동적이면서도 섬세한 놈이었어요. 중간중간 발생하는 스트레칭들은 결국 빠른 한곡 추고나면 엄청난 칼로리를 소모하게 하면서, 사이사이 들어가 있는 신호의 발생은 어찌나도 그렇게 섬세해야 하는 건지.. 처음엔 그냥 외워요. "아 이게 스윙 아웃! 아싸 나도 이제 스윙 아웃~!". 린디합 초급배우고 나서 제일 신났던 게 "나도 이제 스윙아웃 할 줄 알어." 그런데 이게 안좋은 점이 하나 있네요.. 제너럴 할 때 스윙아웃만 하게 되요 ㅡ.ㅜ. 점점 퐐로들이 날 피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해요 ㅡ.ㅜ.
4. 블루스
어느날 보니 동호회 강습중에 "외부 강습"으로 블루스가 열렸네요. "블루스?? 나이트에서 중간에 나오는 그 블루스 타임인가?, 부모님 세대들이 추는 춤 아닌가?? 저걸 왜 스윙동호회에서 가르치지?" 라는 생각을 해요.. 저만 한건가요? ㅎㅎ -.-;; 막상 스윙댄서들이 추는 블루스 동영상을 보니 와.. 저건 어르신들의 불륜드라마에 등장하는 것과는 완전 달랐어요.. 스윙은 다른 소셜 댄스보다 훨씬 스퀸십이 적은 종류의 춤인데, 블루스는 그 갭을 좁혀 주는.. 어찌보면 리더들이 기대하고 고대하고 바라지 마지 않던 그런 춤이었... 아무튼.. 점점 '스윙댄스는 지터벅, 린디합만 있는게 아니라 다양한 게 존재하는구나' 라는걸 알아 갔어요.
5. 동영상
가끔 지난 졸업공연 동영상을 보던 저는, 점점 외국 챔피언들의 동영상을 구경하고 있어요.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각종 동영상을 장소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볼 수 있게 된 지금, 저의 휴대폰에는 수많은 야.. 아니 스윙 동영상이 있어요. 챔피언들은 어떻게 저렇게 잘 출까, 아 나도 저 동작 따라하고 싶다..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 중엔 수많은 국제대회의 동영상도 있었고.. csi동영상도 있었어요.. 와 우리나라 사람들도 엄청 잘추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대전에서만 출빠를 해 봤으니 서울 분들의 춤실력을 직접 본적이 없으니 깜짝 놀랄 수 밖에 ㅡ.ㅜ;
6. CSI?
Camp Swing It.. 의 약자인 CSI.. 이름 잘 지은 것 같아요ㅎㅎ (아다마스님 이거 아부입니다ㅎ.) CSI 동영상에 외국 스윙댄서들이 춤추는 것 보고 사실 처음에는 외국에서 주최하는 외국 대회 같은 건 줄 알았어요. 그런데 나중에 눈만이뻐누나(대전 스윙피버 동호회의 현 매니저)가 내년에는 꼭 우리도 많이 참석하자고 강력추천했던 그 캠프 였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리곤 나중에 아다마스님에 대전까지 오셔서 린디합 수업을 해 주셨을 때, CSI 기획한 분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나와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스윙캠프가 조금은 가깝게 느껴졌어요. 뭐 그렇다고 제가 CSI에 참여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하고 있었어요.. 일단 주변에서 가 본 사람도 눈만이뻐 누나 뿐이고.. 올해 CSI는 동호회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갈지도 모르겠고.. 아무튼 이래저래 시간은 흘러 얼리버드 신청하는 날이 다가오고 있었어요.. 사실 캠프에 가고 싶다는 맘이 아주 없지는 않았어요. 동영상으로만 보던 "조 호프버그"를 꼭 한번 직접 보고 싶었기에..헤헤.... 아무튼 얼리버드 신청.. 대학생 때 수강신청 광클하던 실력을 발휘해서, 신청서에 닉넴뿐만 아니라 영어이름까지 써내고도 선착순위에 드는 기염을 토해냅... 아무튼 신청이 되버렸네요.. '뭐.. 얼리버드는 싸니까 나중에 양도도 쉽게 잘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또 편하게 세월은 흘러갑니다....
7. CSI 금
아 그런데 이래저래, 마침 CSI가 열리는 바로 그 주에!!. 교수님께서 금토 1박 2일로 어디를 가신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이건 하늘이 준 기회임을 감지한 저는 양도는 무슨... 그냥 고고싱~ 했어요. 동호회 분들이랑 삼삼오오 모여서 그냥 고고싱 했어요. 효중아 운전하느라 수고했어~. 아무튼 도착했는데, 바로 파티네요. 흐흐흐.
"엇?? 저외국인 누구지????? 조는 아는데.. 누구지 누구지????" 네.. 다들 아시겠죠. 샤론이네요..^^; -.-;; 동영상으로 볼 땐 조가 갑이었는데.. 실제로 보니까, 실물로 보니까.. 아 샤론, 오 쉐론, 오우 소ㅑ 론.. 디테일한 모습을 묘사하고 싶었으나, 전국적으로 혹시 기피리더 될 거 같아 그냥 넘어갈래요^^.... ;;;
챔피언들의 공연과 수많은 국내 고수분들의 공연들.. 정말 신세계를 경험했어요.. 뿐만 아니라 파티때도 수많으 퐐러분들의 땡큐복(?) 복장은 파티를 한층 더 고조시켜 준 것 같았어요.. 라이브 밴드 음악에 맞추어 춤 춘 것도 무척 좋았고요~. 사실 스윙 실력이 미천한지라, 퐐러분들께 홀딩신청하기가 무서워서, 잠깐 나가서 맥주 한캔 원샷 하고 들어왔어요. 그래도 춤신청은 여전히 어려웠어요.. 첫날 파티때 노래가 빠르거나, 느린 곡만 번갈아가면서 나오는 바람에... 뭐 그래도~ 즐겁게 열심히 삽질하면서... 파티를 즐기다가 새벽 3시?는 되서 숙소로 돌아왔네요.. 이때 우리방으로 놀러오신 리더 네분..스윙프렌즈??분들로 기억... 눈만이뻐누나가 불러서 오셨는데.. 리더만 네분... 리더만 네분... ㅡ.ㅜ.. 우린 리더 5, 퐐로 5... ㅡ.ㅜ 합쳐보면 리더 9, 퐐로 5.... 마지막에 이모부님(죄송.. ㅋ 마토의 이모부 닮으셨던.. 이멜주소 남겨주시면 꼭 형님과 제가 샤론과 같은 사진에 찍힌 파일 보내드릴게요) 께서 연락해서 퐐로분이 한분 더 오셔서 조금더 수다를 떨다가 각자의 방으로~ 내일을 위해.
8. CSI 토
날이 밝았고, 아침을 꼭 챙겨먹고 싶었지만... PASS..... 오전 10시부터 있는 <오픈 클래스>, <챔피언 강습>, <점심>, <다시 챔피언 강습 세번> 들으니까 오후 4시네요.. 고등학교 시절, 수능공부하려고 학원가서 단과반 신청하고 이리저리 옮겨가며 강의 들었던 옛 추억이 잠깐 떠올랐어요..사람들 안 늦으려고 막 뛰어 다니고. ㅎ 이날 들은 클래스들은 머리를 번쩍하게 해주는 것들이 매우 많았어요. 하나라도 잊고 싶지 않아서, summary 동영상 열심히 찍고, 동호회 사람들이랑 열심히 복습하고...체력유지를 위해 바카스와 우루사도 먹고.... ㅎㅎ. 저녁을 먹고 나니, 각종 경연이 펼쳐 졌어요. 와 정말 한국스윙댄서들도 수준이 장난 아니구나... 싶었어요.. 특히 루키 잭앤질 나온 분들... 아.. 나도 루킨데 저분들이 어떻게 루키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건지... ㅡ.ㅜ 너무 잘하십니다.
파티가 시작됐어요.. 이날은 전날보다 저같은 초보가 훨씬 추기에 편안한 곡들이 많이 나와서 더 즐겁고 좋았던 것 같아요. 물론 강습 들을때 대부분의 분들이 많이 겹치기 때문에, 낯이 익은 분들이 많이 생겨서 홀딩 신청할 때 더 편안했던 점도 이유 중의 하나. 혹시 파티 중에 저랑 춤추다가 기분 나쁘셨던 분이 계셨다면 죄송할 따름입니다...;;; 너그러이 용서를.. 내년엔 완전 실력 키워 올께요 ㅎㅎ. 중간엔 밖을 서성이던 소ㅑ론~ 과 둘이 사진도 찍었어요~~. CSI 정말 돈 안아까워요~^.^;; 사진 때문에 돈이 안 아깝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9. CSI 일
이날도 전날 받은 클래스들이 너무나 훌륭했기에, 아침 10시 오픈클래스부터 하나도 빠짐없이 몽땅 들었어요. 그리곤 생각했어요.. 아 정말 오기 잘했다. 돈이 하나도 안아깝다.! 샤론을 실제로 봤다!. 샤론이랑 둘이 사진도 찍었다! ㅎㅎ -.-;;; 거듭 말씀 드리지만 사진 때문에 돈이 안 아까웠던 건 아닙니다.
강습 때 무엇을 배웠는지는, 말 안해줄래요. 궁금하신 분들은 내년에 참석하시면 알 수 있... (아다마스님 이거 또 아부입니다. ㅎ)
10. 돌아오는 길
피곤한 몸을 이끌고 돌아오는 길입니다... 효중아 피곤한데 운전하느라 수고했다.. 제케님이 한말씀 하시네요.. "밴성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네.. 맞습니다~. CSI를 즐기는 동안,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옵니다. 보는 것마다 보고 싶은 것이었어요.. 특별히 더 보고 싶은 것도 있었지만, 이 얘긴 여기까지만.;; ㅎㅎ . 아무튼 화장실 가기 전과 후의 마음이 상이한 것처럼, CSI를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저의 마음도 CSI를 갔다 오니 완전 바뀌어 있네요. 이미 완전 체계가 잘 잡혀 손색이 없는 CSI지만, 내년에는 세계적으로 더 유명해져서, 더 많은 세계의 사람들이 즐기는 세계적인 스윙캠프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휴..기네요.. 퇴고는 안해야지; 각 종 오탈자도 너그럽게 봐주시는 여러분들 감사~^.^
중간 중간 상품을 바라는 멘트도 목적이 있는 후기이니 만큼 너그럽게 봐주세요 ㅎ
첫댓글 ㅋㅋㅋㅋㅋㅋㅋ재밌어요 :D
내년에도 또 고? ㅎ
후기 써야겠어요 ㅋㅋ
후기 쓸려면, 블로그에 사진까지 함께 재미있게 써서, 링크 다는게 더 좋을 거야 ㅎ
ㅋ그이모부 락스님 외 리더들 스윙스캔들 동호회분들임
CSI후기엔 고쳐놔줘라 섭섭해하시긌다ㅋ
너일케 후기길게쓴거 첨봄ㅋ
아.. ㅎㅎ 수정했어요.. ㅋㅋㅋㅋ
아 이모부 미안하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안닮은거 같긴 한데. 근데 이제 보면 이모부가 생각나네요 ㅎㅎㅎ
우와~~~ 엄청난 후기..ㅋ 정말 홀딱 반하고 오셨나봐요..ㅋ 딱 한문장에서 . 잠깐 므흣. ㅋ 여튼 언젠간 가보고 싶네요.
ㅋㅋ 내년에 고고 ㅎㅎㅎㅎ
글솜씨나 길이가 대단~
읽으면서 다시 새록새록 기억이 나네요^^
이거보니...왠지...스윙에 다시 발담그고 내년에 따라가야할것만같은 기분이...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