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러 사건이 많아서 그 사건들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그게 우리 사회가 다양화가 되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언론 매체가 쓸데없이 많은 일을 다 끄집어 내서 확대시켜서 그런 것은 아닌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오늘 한 여자 배우의 지난 10년 얘기가 나와서 안타까운 마음에 올려 봅니다.
10년 전에 우리 반 아이들을 데리고 창덕궁에 갔다가 점심 먹고 서울극장에서 '아라한 장풍 대작전'인가 하는 영화를 단체로 본 적이 있습니다.
그널 그 극장에서 '하류 인생'이라는 영화의 시사회가 있어서 출연 배우인 김민선 씨가 참여해서 싸인을 해준다고 했는데 저는 그 현장에 가지 않았지만 우리 아이들이 가서 보고 와 그 미모에 넋을 잃을 만 하다고 했습니다. 저도 그 김민선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 중의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그 뒤로 그 김민선을 볼 수가 없었고 어느 날 보니 이름이 김규리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운이 잘 풀려서 이름을 바꾸었나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소위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어무 것도 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MB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배우 김규리가 자신이 지난 2008년 광우병 사태 당시 작성했던 글을 SNS에 올리며 "10년이면 글의 대가는 치른 것 같다"고 밝혔다.
김규리는 2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난 2008년 5월1일 광우병 사태 관련 작성했던 글을 올렸다. 그가 공개한 글에는 "자국민들조차 피하는 미국산 소가 뼈째로 우리나라에 들어온다고 한다"며 "광우병이 득실거리는 소를 뼈째로 수입하다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입에 넣는 편이 낫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글은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정부에 대한 비판이 주된 내용이었지만, 전체 맥락 보다는 비유에 사용한 '청산가리' 표현이 주로 회자됐다.
이날 김규리는 "국민의 건강권은 보수적으로 지켰으면 했고 검역주권을 포기한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려 쓴 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법으로 이뤄진 문장은 제 글의 전체가 아니다"라며 속상한 심경을 토로헀다.
이어 그는 "9년하고 5개월, 젊은 치기에 썼던 글"이라며 "10년이면 글의 대가는 충분히 치른 것 같고, 더 이상 혼란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머니 투데이 남형도 기자
저도 그 일을 기억합니다.
솔직히 그때는 좀 너무 가볍게 행동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광우병에 대한 확실한 사실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름이 있는 사람들이 거기에 가볍게 대응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질 때라 제가 좋아하는 배우가 부화뇌동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스러웠습니다.
그런데 그 글 하나 올린 것이 한 사람의 인생에 10년 세월을 묶어 놓았다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었다는 생각입니다. 여자 배우가 전성기를 그렇게 영문도 모르고 묶인 것도 모르고 세월을 보냈으니 그걸 누가 보상할 수 있겠습니까?
5공 시절에 정말 영문도 모르고 끌려가 고문 받고 그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 시인 '박정만'님이 제 동문 선배입니다. 전혀 알고 지낸 사이도 아닌 동문 소설가가 고문을 받다가 뱉어낸 이름 때문에 영문도 모르고 끌려가서 고문 받고 나와 얼마 뒤에 소천했습니다. 그 사건을 제가 조금 아는데 그 남겨진 가족들은 정말 어떻게 이 험한 세상을 이겨나가고 있는지 걱정입니다.
정권만 바뀌면 서로 '과거 청산'이라는 이름의 '정치보복'이 끊이지 않는데 정치인들끼리 그러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그 진흙판에 들어가 있지 않은 국민은 제발 그냥 놓아두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