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이었습니다.
12월 30일부로 운영하던 학원을 정리하였습니다.
워낙 착실하게 운영을 하던 터라 소문이 괜찮게 났나봐요.
그래서 큰 손해 안보고 처분을 할 수 있었고 , 곧바로 저는 상일동에 있는
극동방송 문화센터 강사로 출강을 하면서 강의가 없는 날엔 동네에서 개인지도를 병행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 이글에 나오는 베로니카씨는 우성 9차에 살면서 미술 지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년, 월, 일은 정확하지는 않지만, 타워팰리스가 지어진 강남구청 땅에는 당시에는 기동대가 상주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역 주민들은 그곳을 보통 '기동대 자리'라고 부릅니다. 기동대가 철수할 즈음 주민들은 그자리에 공원을
조성하기를 바랬고 구청 측은 그 땅을 건설업자들에게 불하하는 계획으로 주민들과 맞서는 일이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땅은 삼성 이하 부동산 업자들에게 당시로서는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비싸게 팔리더니,
100층 이상의 타워가 지어진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이때야말로 진짜 시위가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타워팰리스가 100층 넘는 높은 건물로 지어지면 양재천을 사이에 두고 서있는 건너편 다른 아파트들은
그늘이 져서 일조권 방해는 물론 교통체증 때문에 살 수 없게 된다는 주장으로 맞서며 살벌한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아마 그때, 삼성은 자동차의 구제금융 사건과 맞물려서 여론 때문에 그렇게 양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지 않았나 싶습니다
베로니카는 그때 아파트 줄반장으로서 시위현장에도 나갔습니다.
석이 엄마라는 변호사 부인은 베로니카의 학부형이기도 했는데 집에서 수십 명의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떡을 치는 베로니카의 처지를 잘 알면서도, 힘들다면서 시위 장비를 일방적으로 던져주면서
반강제적으로 시위에 나가라 밀어부치더랍니다. 덕분에 100층 넘는 타워 건설 반대시위를 했답니다.
주민들이 날마다 사생결단 하듯이 100층 이상의 건물은 절대로 들어설 수 없다고 한 시위 덕분인지
타워 팰리스의 높이는 56? 선에서 타협을 보는 것으로 일단락 되었습니다.
행인지 불행인지 당시 개포동에 살았던 관계로 몇가지 큰 껀수를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부동산 투기와 재테크에 무능할 뿐만 아니라 이런 데는 귀막고 살다시피해서 그다지 아는 것이 없어도
몇가지 얻어들은 이야기는 있습니다.
'하우스 푸어' 사실 이런 책이 좀더 일찍 나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큰 덩치를 지고 앉아서 이자와 원금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알았더라면
좀더 이성적인 판단과 성찰을 하면서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그랬다면 훨씬 피해가 적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여기서 한가지 죄송한 것은
'하우스 푸어,,,,,,, 널 잘근잘근 씹어주마' 에서 나오는 경기도의 지명을 실명으로 쓰지 못하고
지울 수밖에 없어서요.
독후감을 읽은 당사자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이 지역 땅은 아직 전매 사실이 알려지면 곤란한 일이 있다고 합니다.
지명을 지우고 OO으로 표시해서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하우스 푸어'라는 이 책이 여러가지 화제를 양산하면서 씹을 거리까지 제공해주고 있네요.
탱큐 엘자
첫댓글 ㅎㅎ진솔한 진술이니 그간의 광풍에 대하여 회고해보는 기회가 될 수 있겠습니다
생각을 글로 옮길 때 에는 상대의 배려가 이어야 됩니다
개구리는 무심코 던진 돌에 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