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앤스포츠=김도하 기자] 챔피언들의 무덤이 된 프로당구 월드챔피언십 조별리그.
과연 대회 둘째 날 시작하는 여자부 LPBA 경기에서는 '챔피언 대 도전자'의 승부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까.
전날 남자부 조별리그에 이어 9일에는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LPBA 월드챔피언십 2025' 조별리그 첫 경기가 진행된다.
이날 경기는 오후 3시 30분에 시작해 5시 30분, 7시 30분, 9시 30분 등 4차례 승부가 벌어진다.
무엇보다도 전날 경기에서 남자부 '시즌 랭킹 1위'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크라운해태)와 전년도 월드챔피언십 우승자인 '디펜딩 챔피언' 조재호(NH농협카드), 그리고 월드챔피언십 초대 챔피언이자 지난해 준우승을 차지했던 다비드 사파타(스페인·우리금융캐피탈) 등 강력한 우승 후보들이 패배를 당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따라서 이날 여자부 경기까지 '당구 여제' 김가영(하나카드)과 함께 월드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김세연(휴온스), 스롱 피아비(캄보디아·우리금융캐피탈) 등 챔피언들을 상대하는 도전자들의 돌풍이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여자부 조별리그 첫날 경기에서 가장 먼저 시험대에 오르는 선수는 B조 김세연이다. 오후 3시 30분 첫 번째 라운드에 김세연은 '일본 레전드' 히다 오리에(SK렌터카)와 대결한다.
'2년 연속' 조별리그서 '한일전' 벌이는 김세연
지난 시즌에 김세연은 조별리그에서 히가시우치 나쓰미와 한일전을 한 차례 벌여 세트스코어 2-0으로 승리했고, 이번 월드챔피언십에서도 조별리그에서 일본 선수인 히다와 만나 또다시 한일전 승부를 벌이게 됐다.
김세연은 이번 시즌 초반에 개막전 '우리금융캐피탈 챔피언십' 우승과 3차 투어 '에스와이 하노이 오픈' 준우승 등 성적을 올려 시즌 상금랭킹 2위로 월드챔피언십에 진출했고, 히다는 정규투어 8강 1회에 그치며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둬 31위로 합류했다.
지난 시즌에도 성적이 좋지 않았던 히다는 월드챔피언십에 출전하지 못했다가 올해 어렵게 출전권을 확보해 2년 만에 복귀하게 됐다.
김세연은 20-21시즌에 열린 첫 번째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16강과 8강에서 세 차례 탈락했고, 히다는 22-23시즌 월드챔피언십에 한 번 나와 조별리그를 2승 1패로 통과한 뒤 8강까지 올라갔다.
두 선수의 맞대결은 지난 22-23시즌 2차 투어 '하나카드 챔피언십' 8강전에서 한 차례 성사돼 당시 경기는 김세연이 세트스코어 3-0으로 승리하며 상대전적 1승으로 앞서 있다. 따라서 이번 대결은 2년 8개월여 만에 벌이는 두 번째 승부다.
김가영 vs 김진아, 2년 2개월 만에 벌이는 '숙명의 승부'
이어 오후 7시 30분에는 월드챔피언십 2연승과 7회 연속 투어 우승, 37경기 연속 승리에 도전하는 김가영이 같은 팀 식구인 김진아(하나카드)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A조 김가영은 이번 시즌에 정규투어를 6회 연속 우승하며 압도적인 차이로 시즌 상금랭킹 1위를 차지하녀 월드챔피언십 1번 시드를 받았고, 김진아는 32번 마지막 자리를 확보해 조별리그에 출전하게 됐다.
전날 열린 남자부 조별리그 경기에서 1위 마르티네스가 32위 박기호에게 세트스코어 2-3으로 져 패배하면서 김가영과 김진아의 'LPBA 1위와 32위' 승부도 주목을 받게 됐다.
김가영은 정규투어에서 이어진 37경기 연속 승리의 대기록이 달려 있기 때문에 한 경기도 물러설 수 없는 승부다.
그러나 과거 아마추어 국내랭킹 1위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프로당구에 데뷔한 김진아는 서바이벌 승부에 적응한 뒤 정규투어에서 서서히 성적이 올라가던 시기에 두 차례 준결승과 8강에서 김가영에게 패한 바 있다.
김진아는 당시 패배 이후 한동안 성적을 내지 못하며 아직 한 번도 결승 관문을 넘지 못했고, 따라서 이번 승부는 2년 2개월여 만에 두 선수가 벌이는 숙명의 대결이다.
김가영이 김진아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고 37경기 연속 승리 행진을 이어갈 지, 아니면 김진아가 대기록의 종지부를 찍고 오래된 복수전에 성공할 것인지 주목된다.
'첫 경기 징크스' 걸린 스롱과 '스롱전(戰)' 2연패 당한 정수빈의 대결
이날 마지막 라운드 오후 9시 30분 경기에서는 월드챔피언십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했던 스롱과 데뷔전을 치르는 정수빈(NH농협카드)의 승부가 벌어진다.
스롱은 이번 시즌 정규투어에서 4강 1회에 그쳐 기대했던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랭킹 13위로 D조 2번 시드를 받았고, 정수빈은 2차 투어 '하나카드 챔피언십'에서 사상 첫 준결승 진출을 달성하며 상금랭킹 20위로 3번 시드를 받아 월드챔피언십 조별리그에 처음 출전하게 됐다.
월드챔피언십의 성적이나 객관적 전력은 스롱이 앞서는 것으로 볼 수 있으나, 변수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첫 경기이기 때문에 승리를 장담하긴 어렵다.
스롱은 지난 시즌 월드챔피언십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한지은(에스와이)에게 세트스코어 1-2로 패배를 당해 조별리그를 2위로 통과하면서 16강에서 김가영을 만나 탈락한 바 있다.
또한, 우승을 차지했던 22-23시즌 월드챔피언십과 준우승을 차지한 21-22시즌 월드챔피언십 모두 스롱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패했다.
20-21시즌에 스롱은 정보라, 백민주(크라운해태)에게 모두 1-2로 패하며 1승 2패로 부진했으나 2위로 어렵게 16강에 올라온 뒤 준우승을 차지했고, 21-22시즌 월드챔피언십은 정은영에게 1-2로 패해 출발이 불안했다.
하지만, 스롱은 이번 조별리그 상대인 정수빈과는 최근 두 차례 정규투어에서 연달아 승리를 거둬 상대전적 2승으로 우세하다.
지난 7차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과 8차 투어 '웰컴저축은행 챔피언십' 32강에서 두 차례 연속으로 스롱이 정수빈을 3-0으로 꺾었다.
이날 경기에서 스롱이 조별리그 첫 경기 연패의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 아니면 정수빈이 스롱전 영봉패를 벗어나 또 하나의 이변을 연출할지 주목된다.
(사진=이용휘 기자)
출처 : 더빌리어즈 https://www.thebilliards.kr/news/articleView.html?idxno=27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