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기술·제품, CES에서 쏟아졌다
세계 3대 가전제품 전시회···중국 존재감 과시
▲CES 2016에서는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자동차 관련 산업이 주목을 받았다. 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벌였던 차세대 TV 경쟁 또한 참관객의 눈길을 끌었다. 사진은 LG전자가 ‘CES 2016’에서 올레드 TV 112대로 구성한 ‘밤하늘의 별’. (사진=뉴시스) |
‘자율주행차, 드론, IoT’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6에서 주목받은 기술이다. 정보통신기술 대표 전시회 CES가 1월 6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됐다. 스페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와 함께 세계 3대 가전제품 전시회로 꼽히는 CES는 매년 세계 최대 IT·전자 제품 업체들이 참가해 그해 최신 기술 트렌드를 제시한다. 특히 유명 CEO의 기조연설은 전문 지식을 공유할 수 있어 관련 종사자들에게도 인기다.
올해 49회째를 맞이한 CES는 지난해와 달리 자동차 전시 면적이 약 25% 넓어지면서 자동차 관련 산업을 집중 조명했다. 특히 구글, 포드, 기아차 등은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며 미래 자동차의 방향을 제시했다.
또 CES에서는 지난해 최초로 설치된 드론 제품 전시 구역인 ‘무인 시스템 마켓플레이스(Unmanned Systems Marketplasce)’가 올해에도 마련됐다. 이전까지만 해도 국내외 드론 업체는 개별참가 혹은 국가관에서만 참가해 제품을 선보였다. 그만큼 드론이 신사업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다.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전시 면적이 넓어지는 등 향후 드론 시장에 대한 전망을 밝게 했다.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기술도 지난해에 이어 스마트홈, 웨어러블 등이 전시되면서 참관객의 관심을 받았다.
올해 CES의 기조연설자로 IoT, 자동차, 콘텐츠 등 8명의 전문가가 무대에 오른다. 주목할 점은 메리 바라(Mary Barra) GM 최고경영자(CEO), 헤르베르트 디스(Herbert Diess) 폭스바겐 CEO 등 자동차업계 CEO 2명이 무대에 올랐다는 것이다. 그동안 자동차 업계 CEO는 CES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올해부터 전기차·자율주행차 등의 스마트카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모습이다.
메리 바라 GM CEO는 CES 기조연설에서 ‘쉐보레 볼트 EV’를 소개하며 “GM 전기차는 한번 충전으로 320㎞까지 주행할 수 있어 올해 말 생산되는 테슬라 모터스의 전기차보다 성능이 탁월할 것”이라며 “빠르게 변화하는 자동차 시장에서의 GM의 경쟁력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이어 “각종 기능과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쉐보레 볼트’를 내세워 전기차 대중화에도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내 기업 CEO도 기조연설에 나서 주목을 받았다. 홍원표 삼성 SDS 사장(前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은 ‘실생활에 녹아 든 IoT(In Sync with Real Life)’라는 주제로 무대에 올랐다.
홍원표 사장은 기조연설에서 “IoT는 미래 기술이 아니라 이미 현실로 우리 일상생활에 다양한 형태로 적용되는 상황”이라며 “플랫폼 개방을 더욱 확대하고 업계·산업 간 협력을 통해 무한한 가치를 창출하자”고 밝혔다.
홍 사장은 이어 “IoT는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의료, 제조 등 산업현장 전반에서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화물의 위치뿐만 아니라 화물의 도착예정 시간까지 알려주는 물류 산업이 그 예”라고 덧붙였다.
▲중국 무인항공기 제조사 이항(億航· Ehang)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 가전제품 전시회 ‘CES 2016'에서 자사 무인기 이항 184를 선보이고 있다. 이 무인기는 사람이 탈 수 있는 대형 전동 무인기다. (사진=뉴시스) |
◇중국 CES서 존재감 커져
중국 업체들은 올해 CES에서 대규모 전시 부스를 마련해 첨단 기술 및 제품을 선보였다. 그동안 미국, 일본 등에 브랜드 인지도가 밀렸던 만큼 ‘기술 강국’으로서 인지도를 높인다는 행보다.
전자기기 제조업체 레노버는 CES를 통해 데스크톱 PC, 노트북 신제품 8종을 일제히 공개했다. 360도 회전하면서도 두께가 12.8㎜에 불과한 요가(YOGA) 900S, 게임용 노트북인 아이디어패드(ideapad), 무선 프로젝터를 달아 쓸 수 있는 초소형 데스크톱 아이디어센터(ideacentre) 610S 등이 참관객의 눈길을 끌었다.
무인항공기(드론) 영역에서는 27개 드론 업체 중 12개의 중국 업체가 참가하며 타 국가보다 앞서는 모습이다. 중국 드론 제조 업체 DJI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 큰 부스를 꾸리며 체공시간과 인터페이스 등이 개선된 ‘팬텀’ 드론을 선보였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DJI는 최근 드론 개발을 위해 7500만달러의 펀드를 조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드론 제조 업체 에어웨어(Airware)의 펀드금액이 4000만달러인 것을 고려한다면 독보적인 모습이다. 중국 드론 업체 이항(eHang)은 세계 최초로 사람을 태우고 비행하는 드론을 공개하면서 호평을 받기도 했다.
전기차 분야에서도 중국의 손길이 닿았다.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패러데이퓨처(Faraday Future)의 최대 투자자가 중국계 기업인이기 때문이다. 패러데이퓨처는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인 테슬라(Tesla)의 경쟁자로도 평가받고 있으며 CES가 개최되기에 앞서 최고 출력 1000마력을 자랑하는 1인용 고성능 전기 스포츠카 ‘FF제로1’을 공개하기도 했다.
화웨이는 CES 2016에서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을 발표해 관련 종사자들의 이목을 받았다. 화웨이에 따르면 지난해 출하량은 1억800만대이며 매출액은 200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보다 판매량 44%, 매출액 70% 이상 증가한 수치다. 화웨이는 CES에서 신형 스마트폰 ‘화웨이 메이트 8’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6인치 풀HD 고대비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제품은 미국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밖에 중국 생활가전업체인 하이얼, 창홍 등도 4K TV 등 첨단기술이 탑재된 제품을 선보였다.
리처드 유(Richard Yu) 화웨이의 소비자사업 부문 대표는 미국 인터내셔널비즈니스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화웨이는 지난해 9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9.7%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삼성, 애플에 이어 세계 3위”라며 “2018년 말까지 애플을 따라잡고 삼성전자에 이은 2위 업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KOTRA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개막된 CES 2016에 한국관을 구성해 참가했다. 행사에 참가한 관람객과 바이어들이 한국관을 관람하고 있다.(사진=KOTRA) |
◇ 국내 기업도 눈도장
국내 기업도 CES 2016에서 최신 기술 및 제품을 선보였다. 삼성은 기자간담회에서 IoT 중요성을 강조하며 ‘패밀리 허브’ 냉장고를 소개했다. 허브 냉장고는 고화질의 스크린이 장착돼 있어 냉장고의 운전 상태, 음악 감상, 라디오 청취 등까지 가능하게 했다. 또 화질이 뛰어난 SUHD TV, 새로운 태블릿인 갤럭시탭 프로 S, 세계 최초로 곡률 1800R을 구현한 2016년형 커브드 모니터 등도 소개돼 관심을 받았다.
LG전자는 ‘LG 시그니처’를 최초 공개했다. 화면 및 화질에 집중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품은 두께 2.57mm의 올레드 패널 뒤에 투명한 강화유리를 적용했다. 이는 어디서 보더라도 일체감을 살리기 위함이다. 또 오디오 전문 업체인 하만카돈(harmankardon)과 함께 개발한 스피커를 스탠드에 장착해 몰입감을 준다는 평을 받았다.
35개사의 중소기업도 한국관에 참가해 기술력을 뽐냈다. 올해 한국관에 처음 참가한 이도링크(대표 권종만)는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을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다기능 모바일 충전스테이션 ‘미스터 에브리싱(Mr. Everything)’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IT 분야 영향력 있는 상 중 하나인 ‘CES 포터블 파워’ 부문에서 혁신상을 받는 등 호평을 받았다. 이밖에 포마스팜(대표 강지훈)은 ‘사용자 친화적’인 3D 프린터를 소개했고 IoT 및 스트리밍 등의 통신기술을 선보인 3아이웨어(대표 원혁), 휴대용 사진 인화기 업체 프리닉스(대표 노광호) 등이 참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권오석 KOTRA 로스앤젤레스무역관장은 “이번 CES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성장세와 일본 기업들의 부활 노력 등으로 기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이라며 “현지 유력 바이어들을 한국관에 초청하고 참가 기업들과의 맞춤형 비즈매칭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국내 기업들이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고 밝혔다.
한편 KOTRA에 따르면 CES 2016의 참가업체 수는 전 세계 150개국 3600여개에 달했고 참관객수는 16만5000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간무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