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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긋지긋한 짐승입니다. _(__)_
지난 토, 일요일, 극소수의 부를 늘리기 위해 수많은 노동자 민중의 삶을 파괴하기위한 지배자들의 회의인 세계경제포럼 (WEF) 동아시아 경제정상회의에 반대하는 항의행동이 있었습니다.
세계경제포럼 반대행동에 참여하는 일정은 12 일 저녁의 효순, 미선양 1 주기 추모제 및 파병반대 촛불집회에 함께하는 것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이날의 파병반대집회는 다소 아쉬웠습니다. 열린우리당은 "파병 재검토" 운운하며 국민들을 상대로 마치 파병안을 수정하는듯 하는 인상을 주며 말장난을 하는가 했더니, 최근에는 드디어 7 월 중순 이후로 자이툰 부대원들을 단계적으로 파병하겠다며 확정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파병반대 촛불시위에 함께하신 분들
따라서 효순, 미선양의 1 주기 추모제 뿐만 아니라 파병반대를 동시에 요구하는 집회라면 파병에 관련해서 정부여당의 대국민 기만정책을 비판하고 이에대한 보다 강력한 투쟁을 결의할 필요성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날 집회는 단순히 추모문화제의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는듯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집회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약간은 늘어지는듯한 느낌을 감출수 없더군요...
어쨌든 파병반대집회가 끝난뒤 자리를 동국대로 옮겨 "세계경제포럼 동아시아 경제정상회의" 에 반대하는 전야제 행사를 가졌습니다. 전야제 장소로 이동하기위해 지하철 동국대역에서 내려서 나와보니 이미 세계경제포럼이 열리는 신라호텔 주위는 전경들과 전경버스로 빽빽하게 둘러싸여져 있더군요. 뒤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특수경호태세" 까지 발동 되었다던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특수경호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삶을 짓밟는 자들이 겹겹으로 둘러싸인 경찰버스들의 뒤에서 쥐새끼처럼 웅크리고 있는 꼴이었습니다.
전야제에는 각 시민,노동단체와 해외에서 오신 연대단체등 약 2000 여명의 참여자들과 함께 했습니다. 전야제가 오후 11시가 넘어 시작된 행사가 새벽 1시가 가까워 져서야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행사에 참여한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
특히 JTIK(일본 마일드세븐담배판매) 의 기존 한국내 7개 대리점과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기존의 직원들은 계약직으로 재고용하고 있는 행태에 맞서 두달여동안 고용승계투쟁을 벌이고 있는 마일드세븐 노동조합의 분들은 구호뒤에 "밟아 죽여 묻어 씨발 개새끼야" 를 외치셨는데, 마치 지난 메이데이때 타워크레인 노동자분들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또 사측의 조업중단과 매각계획에 맞서 지난 5월 31일부터 무기한 상경투쟁을 벌이고 계시는 금강화섬 노동조합 분들도, 80 일이 넘는 농성기간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친 기색없이 활발하게 참여하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명동성당 이주노동자 농성단의 분들... 깃발 아래 붙여둔 판자에 농성 211일 이란 문구는 정말 많은것을 생각하게 하더군요. 농성 211 일... 한국 정부는 정말 언제까지 "불법사람"을 양산하는 정책을 강요할 건지 알수 없습니다. 이땅에서는 노동조차 마음대로 할수 없다는 말인지, 이주노동자들은 정말 다쓴 건전지 같은 존재밖에 안되는 것인지...
어쨌든 전야제는 일본,홍콩,대만,필리핀,방글라데시,인도네시아,브라질,미국 등에서 온 170 여명의 해외에서 오신 연대체 분들을 인터네셔널가를 부르며 환영하는 것으로 시작 되었습니다. 음, 이 대목에서 솔직하게 말씀드리는데, 저 인터내셔널가 2절도 겨우 겨우 따라 부르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3절 까지 하려고 하니까 정말 당황스럽더라구요.^^; 뭐 겨우 겨우 립싱크 수준으로 따라부르기는 했습니다만... ㅋㅋ
자본가의 배를 채우기 위해 모인 저들에게 우리 노동자들이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자
이후 전야제는 일본 참가단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을 패러디한 촌극, ( 대사의 대부분을 한국어로 하시더군요. 놀랐습니다 ^^ ) 노래패 '우리나라'의 공연, 자이툰 분대의 파병을 소재로한 가극, 작년 칸쿤 투쟁을 다룬 영상물 시청 등으로 이어지며 투쟁의 열기를 높혔습니다. 특히 일본 참가단의 한 여성분은 촌극도중 '목숨은 상품이 아니다',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라고 한국어로 외쳐 뜨거운 환호를 받으셨습니다.
전야제가 벌어지고 있는 장소 오른쪽에는 신라호텔이 불을 밝히고 서 있더군요. 그것을 쳐다보고 있자니 분노와 함께 '지금 저 안에 있는 세계경제포럼 참가단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하는 묘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전야제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다음날 있을 투쟁에 대한 뜨거운 열기로 가득찬채 마무리 되었습니다.
본대회는 12시 반 대학로에서 각 참가단위들이 개별 사전집회를 갖는 것으로 시작 되었습니다. 저는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하는 바람에 사전 집회에 참여하지는 못하고, 2 시 부터 열리는 본대회에 겨우 맞출수 있었습니다. 본대회가 열린 대학로에는 산별교섭을 회피하는 병원주들에 맞서 현재 전면파업을 진행중인 보건의료노조 노동자 분들과 WTO 쌀개방저지에 반대하는 농민분들을 비롯해 만여명의 노동자 민중이 함께 하셨습니다.
뜨거운 햇볕과 그 햇볕을 받아 달궈진 아스팔트에 앉아 행사에 참여하는것은 그 자체가 꽤나 고역이더군요. 그러면서도 극소수의 이익을 위해 목숨을 상품으로 여기는 자들은 지금쯤 시원한 초특급 호텔에서 1회 참가비 1500 만원짜리의 초호화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준비중일 것이라 생각하니 부아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이 자식들 정말 그냥 두면 안되겠더군요^^;
행진을 시작한 참석자들
3시를 조금 지나 대학로에서 신라호텔 근처의 장충동 공원까지 행진이 시작되었습니다. 날은 더웠고, 중간 중간국 뛰어야 하는 경우가많아 여느때보다 다소 힘든 행진이었지만 참가자들 모두 'WEF 꺼져라, 부시와 블레어도 꺼져라' 등 구호를 소리높여 외치며 활기차게 행진할수 있었습니다. 중간에 동대문운동장에서 집회를 마치고 나오신 노점상 분들도 저희와 함께 연대하여 자본의 세계화, 세계착취포럼에 항의하기 위해 장충당 공원쪽으로 향하셨습니다.
예상대로 경찰들은 동국대 네거리에서부터 닭장차를 이용해 바리케이트를 치고 행진을 가로막았습니다. 대표단들이 항의서한을 전달하러 갈때부터 시작해서 곳곳에서 경찰들과 참여한 사람들 사이에 충돌들이 있긴 했지만, 아쉽게도 행진은 그곳에서 더이상 전진하지 못한채 지리한 대치가 계속되었습니다. 좀 더 적극적으로 행동에 임했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속적으로 뒤쪽 골목을 통해 침탈해오던 경찰들
맨손으로 참여한 사람에게 경찰들은 방패와 곤봉을 휘둘러 부상을 입혔다.
"세계경제포럼이 만들려고 하는 세상은 쓰레기 만두소 같은 세상입니다." - 김어진씨
결국 그렇게 대치한채로 시간이 지나가자 사회자가 무대차위에 올라가 다음 투쟁을 기약하며 이만 해산하자고 주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참석자들이 '뭘 했길래 해산하느냐' 며 계속 싸워야 한다고 항의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아쉽게도 물러나게 되고 말았고, 이것으로 이틀간에 걸친 세계경제포럼 항의행동은 끝이 났습니다.
세계경제포럼은 세계착취포럼의 다른 이름에 불과합니다. 저들은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사람들을 착취하고 있을뿐 아니라 또 기만하기도 서슴치 않고 있습니다. 오늘 막을내린 세계경제포럼 동아시아 경제정상회의에서 호세 마리에 피그레스 세계경제포럼(WEF) 총재는 뻔뻔스럽게도 '반세계화 시위대의 배후에 누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며 '나도 집회 참가자들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었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 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직접 만나기는 고사하고 대표단들의 항의서한마져도 받기를 거부했던것은 다름아닌 그 자신입니다.
그는 WEF 가 전세계의 부를 늘려가고 있다고 말하면서, 부를 늘려간 구체적인 사례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 아닌가' 라고 반문하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 노동유연화 공세속에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어가고, 이제 서울시는 상수도 사업을 공사화한다고 밝힘으로서 우리는 멕시코처럼 깨끗한 물을 마실 권리마져도 빼앗기고 있습니다. 당장 7월 부터 시행될 교통체제개편은 또 어떻습니까? 노동환경을 악화시키고 가진자들만을 위한 서비스가 될 교육, 의료시장 개방도 마찬가지의 경우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농민들은 쌀 시장 개방으로 생존권의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여기 어디에 우리의 '부' 가 있습니까. 오직 있는것은 그들만의 '부' 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부를 늘려간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합니다. 하기는, 그럴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쓸고간 나라중에서 '그나마 형편이 나은' 나라로, 바로 저러한 몰골의 대한민국을 지목할 정도로 저들의 논리는 열악하기 그지 없습니다. 아직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경제발전을 이룰수 있다고 주장하는 일부 언론들은 차라리 그에게서 배워야 할것입니다. 이런 모양의 나라가 그나마 '경제발전의 대표적인 사례' 라고 기사화 하는법을 배워야 할것입니다. 더 이상 사기치려고 하지 말고.
비록 이번 동아시아 경제정상회의에 반대하는 행동은 끝이 났지만, 아직 우리의 싸움은 끝난것이 아닙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벌어질 한-일 FTA 협정체결, 홍콩의 WTO 각료 정상회의등 자본의 세계화에 맞서 싸워야할 일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저들의 공세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막아내지 못한다면, 우리의 삶은 철저히 파괴되고 반면에 저들의 '부' 는 더더욱 쌓여가기만 할것입니다.
자본의 논리에 따라 대다수의 사람들, 우리 자신들의 삶이 파괴되지 못하도록 하는 행동에 함께 싸웁시다. 우리 아이들에게 '쓰레기 만두소' 같은 세상을 물려주어서는 안될것입니다. 생명은 상품이 아닙니다. 다른 세상은 가능합니다.
졸렬한 긴글,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행복하시고, 또 건강하시길... _(__)_
첫댓글 하이에나님, 글 감사합니다. 여기는 서울 피시방인데, 22일 행사와 관해 할 일이 많군요. 아이디어를 내신 시민모임 님이 도맡아 하고 있지만, 저는 덩달아 정신 빠지고 있습니다. 관련 글은 곧 올릴테니 베이스캠프에서 보시고요,, 님의 글은 차분히 읽을랍니다. 하여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