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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의 남자] 14
S#1. 백부자집. 전경.
기풍, 비장한 얼굴로 들어온다.
S#2. 찬비 방.
창문으로 기풍이 들어오는 걸 보고 있는 찬비. 얼굴이 밝아지며, 거울 앞에 선다. 머리를 만지작 거리는데..
기풍E : 할마이 시키는 대로 할께.
S#3. 백부자 방.
큰 절을 하는 기풍.
삼부와 부자. 고개 끄덕이고..
기풍 : (무릎 꿇고 앉으며) 찬비, 내가 책임질께요.
부자 : 사람이 마음이 움직여야지, 억지로 그러는 건, 아무 쓸모 없다.
S#4. 백부자 거실.
찬비, 얼굴에 웃음 가득 오는데..
부자E : 그깟 주식 몇 프로 얻으려고, 찬비를 책임지는 거라면, 소용 없단 말이다.
찬비 : (무슨 소린가 ? 뚝 멈춰 귀 기울이는데)
S#5. 백부자 방.
부자 : 주식은 찬비 이름으로 되어 있으니까, 찬비 마음을 얻어. 난 관계없는 일이야.
기풍 : 할마이..솔직히 말하면.. 아직 찬비를 책임질 수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이때, 문 벌컥 열린다. 돌아보는 기풍.
찬비, 그렁그렁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다.
기풍 : 차,찬비야..
찬비 : 할머니.. 왜 날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어요? 이런다고 기풍 오빠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꼭 이런식으로 해야되는 거냐구요! (휙 돌아서 나간다)
부자 : 차,찬비야.
기풍 : 찬비야! (따라 나간다)
삼부 : (한숨) 공연한 짓 한거이야.
부자 : 알아.. 하지만, 저 놈 나두 욕심이 났어. 욕심이.. 나무관세음 보살..
S#6. 백부자집. 앞
차에 오르는 찬비. 차문을 쾅 닫으면..
기풍 : (달려나와 매달리며) 찬비야~ 내 말 좀 들어 봐. 니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냐~ 내가, 내가 다 설명할께. 응?
찬비 : (서늘하다) 오빠도 나뻐.. 나쁜 사람이야! (급하게 차 출발한다)
기풍 : (좇아서 뛰며) 찬비야! 찬비야!
S#7. 차 안
사이드 밀러로 좇아 오는 기풍 모습 보인다. 쓸쓸한 표정으로.
찬비E : 오빠, 나 오빠, 너무 사랑해. 하지만, 이런 식으로 오빨 얻고 싶진 않아.
멀어지는 기풍.
찬비 눈에서 눈물이 주룩 흐르고..
S#8. 거리
쫓아오는 기풍. 숨이 벅차, 헉헉매며 멈춰선다.
자신이 한심하고, 원망스러워져 소리를 지르는 기풍.
S#9. 기풍집.
잠에서 깨어나는 채린. 멈칫한다.
플레쉬 백으로 보이는 기풍이 키스하려는 모습.
망설이는 채린. 아무렇지도 않은 듯, 헛기침을 하고 내려오는데..기풍이 보이지 않는다.
채린 : 기풍씨? 욕실에 있어? (소리 들리지 않자, 열어보고. 거실로 걸어나오는데 탁자에 쪽지 놓여 있다. 펼쳐보면)
기풍E : 송사장~ 엊저녁엔 미안했다. 위대한 피츠카랄도란 영화를 보면, 아마존에 오페라 하우스를 지으려는 남자가 나오지.
결국 오페라 하우스 짓는덴 실패하지만, 마지막에 갑판 위에서 음악을 들으며 술을 마시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주 환상이야.
우린 아마존에 오페라하우스 지어버리자구. 샴페인이나 죽이는 걸로 준비해 놔~ 끝나고, 폼사리 나게 한 잔 하자구. 응?
채린 : (미소 짓는다. 든든하다)
S#10. 신우그룹 회장실.
최회장 : 이 번 주총안건은 뭐냐?
승우 : 지난 번과 동일합니다. 다만..
최회장 : 다만, 뭐냐?
승우 : 기존경영진에 대한 해임에 대한 안건은 총주주의 과반수 이상 참석에, 2/3이상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최회장 : 그런데?
승우 : 송채린이 삼송 주식을 40%이상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경영진 해임은 불가능합니다.
추가이사를 선임해서, 이사회를 소집, 송채린을 물러나게 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최회장 : (끄덕끄덕) 이번엔 문제 없겠지?
승우 : 예.
최회장 : (신팀장에게) 팀원들 고생들 많았을테니까, 저녁에 간단한 파티라도 준비해 줘.
신팀장 : 알겠습니다.
최회장 : 가자!
S#11. 부사장실.
정장차림으로, 머리 스타일로 바꾸고.. 왔다갔다 한다.
복규 : 긴장 되시죠? 부사장.. 아니, 사장님. 전 엊저녁 부터 몸이 간질간질 해서 한 숨도 못잤다니까요.
미라 : 이런 긴장이라면, 얼마든지 즐길 수 있지. (시계 보면)
복규 : (덩달아 시계보더니) 행차하셔야죠?
미라 : 물론이지. (가려는데)
복규 : (옆에 따라 붙으며) 이번에도 장기풍이 놈이 꼬추가루 뿌리는 건 아니겠죠? 사장님.
미라 : (인상 구겨진다)
복규 : (놓치지 않고) 지난 번에 미인계는 어떻게 됐습니까? 넘어갔습니까?
미라 : (자존심 상한다) 쓸데없는 소리 말고, 문이나 열어!
복규 : 네. 엽니다~
S#12. 사장실
시계를 보는 충선.
자리에 앉아 있는 채린.
충선 : (불안하게) 사,사장님. 사채업자 이 자식은 왜 안나타나는 거죠? 시간 다 돼가는데..
달평 : (불안하다)
채린 : 총회장으로 직접 올겁니다.
충선 : 나,나머지 지분은 확보했답니까? 아직 3.9%나 부족한데..
달평 : 장사장님이 마음의 결정을 하셨으면, 별 문제 없을 겁니다.
충선 : 무,무슨 마음의 결정 말입니까?
채린 : (보면)
달평 : 아,아닙니다.
충선 : 참내~ 갑갑해 죽갔네~ 이거 까닥하다간 백화점 날아가 버리는데..
채린 : (일어나며) 김실장님.
충선 : 예.
채린 : 기풍씬 약속 꼭 지키는 사람이예요. (시계 보고) 갈까요?
채린 뒤를 따라 가는 충선과 달평.
달평, 걱정스럽다.
S#13. 기풍 비젼.
2부 56씬. 찬비와 기풍 두 번째 만나는 장면.
찬비 : 어~ .. 내가 얘기했잖아. 디따 재밌는 장난감 발견했다구~
찬비 : 참 재밌게 생겼어. 여긴 어떻게 왔어? 나 찾아 온거야? 울 할머니 알아? 할머니, 나 이거 가져도 돼?
5부 피시방에서 찬비 부분.
6부 27씬. 오빠 죽으면 따라 죽으려 그랬단 말야~
48씬. 싫어~ 이제부턴 내가 오빠 지켜줄꺼야.
7부 엘리베이터안.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주는 찬비.
8부 27씬. 오빠.. 나 아무데도 안 갈께.. 오빠 옆에만 있을께..
S#14. 백부자집. 앞
주저앉아 있던 기풍. 천천히 목걸이를 만져 본다.
찬비E : 봐~ 커플 목걸이야. 오빠 탄생석 사파이어는 내가 갖구 있구~ 내 탄생석 오팔은 오빠가 갖구 있구.
내가 오빠 지켜준다고 말했지?
결심한 듯, 일어나는 기풍. 백부자집으로 급하게 들어간다.
S#15. 백부자 방.
뛰어 들어오는 기풍.
기풍 : 할머니. 찬비 갈만 한 곳 몰라요?
부자 : 그건 니 놈이 더 잘 알거 아니냐?
기풍 : 그 자식 어디 간 줄 내가 어떻게 알아요? (하다가 뚝 굳더니, 휙 돌아 나간다)
S#16. 백부자 집. 앞
핸드폰을 하며, 뛰어 나오는 기풍.
기풍 : 마사장! 나 기풍이야! 부탁 한 가지만 할께. 아니 두가지야! 지금 총알 한 대 보내 줘!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S#17. 석철 사무실.
석철 : 알았다. (전화 끊는다) 애들 모아라! 장기풍 호출이다!
건달1 : (신이 나서) 예, 형님.
S#18. 거리.
뿅카를 타고 달리는 기풍.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 사이로, 기풍의 표정이 비장하다.
찬비E : 그렇지 않아도, 늙은 여우땜에 신경이 쓰였는데, 이제 오빠랑 놀 시간이 많아진 거 잖아~ 우리 놀이공원 갈까?
S#19. 기풍 회상. / 13부 # 33. 병실.
기풍 : 차,찬비야.. 오늘 놀이공원 가기로 한 거.. 담에 가면..
찬비 : (O.L) 싫어! 아까 약속했잖아! 오늘은 하루종일 나랑 있는다고 그랬잖아. 오빠, 나랑 약속은 하나도 안 중요해?
S#20. 동 거리.
오토바이를 전속력으로 모는 기풍.
기풍E : 제발 찬비야.. 거기에 있어줘. 제발..
S#21. 임시주총장.
들어오는 승우와 최회장 일행.
미라, 복규 일어나 정중하게 인사를 한다.
최회장 : 수고 많았습니다. 양미라 사장님.
미라 : 별 말씀을요. 회장님.
최회장 : 앞으로 잘 부탁 드립니다.
미라 : 제가 드릴 말씀을 먼저 하셔서, 제가 할 말이 없네요.
최회장 : 아~ 그런가요 ? 허허.
인수가 끝나기라도 한 듯, 즐거운데 채린 일행 들어온다.
눈이 마주치는 사람들.
미라 : (최회장에게 자리 권하며) 앉으시죠~
최회장 : 그럴까요. (앉는다)
승우 : (최회장 옆자리에 앉고)
채린, 단상에 올라가 자리에 앉는다. 흐트러짐 없이, 꼿꼿한 표정이다.
복규 : (낮게) 사장님~ 송채린이 뭘 믿고 저렇게 당당합니까? 무슨 꼼수라도 있는 거 아닙니까?
미라 : 지까짓게 무슨 수가 있겠어? 죽어도 우아하게 죽겠다 이거겠지.
신팀장 : (마이크 앞에 서며) 지금부터 삼송백화점 임시주주총회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하는데)
문을 거칠게 걷어차는 소리 들리며..
석철E : 누구 맘대로?
사람들 돌아보면, 마석철과 건달 일행들 들어오며 버티고 선다.
석철 : (단상 걷어차며) 누구 맘대로, 주주총회를 열어!
미라 : 저. 저 인간이 여긴 어떻게 나타난 거지?
복규 : 아, 아는 사람입니까, 사,사장님?
석철 : (미라와 눈이 마주치면 씨익 웃어준다)
미라 : (외면하며) 내가 저런 인간을 어떻게 알어?
신팀장 : 여긴 삼송백화점 임시주주총회 자립니다. 관계자가 아니신 분은 모두 퇴장해 주십시오!
복규 : (나서며) 빠,빨리 몬 나가나, 이 깡패자식들!
건달1 : 뭐라고? 다시 말 해 봐. (복규 멱살 잡아 흔들며) 다시 말해 봐~ 이 자식아!
복규 : (캑캑 대며) 혀,형님들.. 왜 이카는 겁니까? 마,말로 하이소. 말로~
승우 : 당신들 지금 뭐하는 짓들이야!
석철 : 우리도 주주총회 참가하러 왔어~
승우 : 뭐야?!
석철 : 귀가 어두운 모양인데? 우리도 주주총회 참가하러 왔다 이 말이야~
승우 : (채린 휙 노려보고)
채린 : (영문을 모르겠다)
복규 : (버둥대며) 개,갱찰 불러! 갱찰!
석철 : 불러~ 불러 봐~ 소액주주들 빼돌리고, 니들끼리 짜고 치는 고스톱 판 벌릴려는 모양인데? 그렇겐 안되지~
우리도 명백한 삼송백화점 주주들이야! 경찰 부를테면, 부르란 말야! (걷어 찬다)
건달들, 일시에 집기들 내 던지고 사람들 쫓아내기 시작하는 건달 일행들.
승우, 최회장을 보호하며, 물러나는데..
채린 : (당황해서 자리에서 일어나면)
석철 : (낮게) 회의 연기하십시오!
채린 : 네?
석철 : 장기풍이 보낸 겁니다. 회의 연기하시라구요.
채린 : (그제서야.. 알겠다) 사회자님! 지금 이 상태로는 주주총회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됩니다.
주주총회는 오후에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의사봉 두들긴다)
승우의 인상 굳어지고, 미라.. 얼굴 흐려지는데..
아직도 어리둥절한 채린을 보고, 찡긋 해주는 석철.
S#22. 놀이 공원 정문 앞.
멈추라는 수신호를 보내는 경비들 사이로 오토바이를 쏜살과 같이 몰고 가는 기풍.
경비들 호각 불며, 뛰어 오고.
S#23. 놀이 공원 안.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오토바이 몰며,
기풍 : 찬비야! 소찬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다)
우두커니 앉아 있던 찬비. 기풍이 오토바이를 몰고 지나가는게 보인다.
찬비 :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며) ..오빠.. (가려다가, 멈춘다)
기풍이 간 방향과 반대로 풍차놀이 기구 앞으로 걸어간다.
S#24. 주주총회장.
난장판이 된 공간.
건달들, 대충 걸터 앉아 있고..
채린 : 기풍씨가 시킨 일이라구요? 그럼, 아직 나머지 지분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건가요?
석철 : 자세한 건 저도 모릅니다. 일단 주주총회 연기 시키라고 연락 받았는데,
할 줄 아는 방법이라곤 이것 밖에 없어서.. 죄송하게 됐습니다.
채린 : (불안한데)
문틈 사이로 고개 내밀고 듣고 있는 복규 보인다.
복규, 머리통 사라지고..
S#25. 놀이공원.
찬비 이름을 부르며, 공원을 도는 기풍.
경비들 쫓아 온다.
경비 피해, 오토바이 몰던 기풍. 앞으로 달려드는 꼬마애를 피하다가 오토바이와 함께 나뒹군다.
기풍. 찡그리며 몸을 일으키려는데..
돌아가는 바퀴 너머로 멀찌기 바라보고 서 있는 찬비 보인다.
기풍 : 차,찬비야!
찬비, 몸을 돌려, 대관람차 앞으로 가버린다.
S#26. 부사장실.
헐레벌떡 들어오는 복규.
앉아 있는 최회장.미라.승우등이 돌아본다.
복규 : (점잔 빼며) 사장님~ 저 깡패자식들! (하다가 점잖게) 범죄단체 조직및 활동을 하고 있는 자들을
누가 사주했는 지 알아왔습니다.
미라 : 누구죠?
복규 : 장기풍이가 의도적으로 방해공작을 부리는 거랍니다.
미라 : 장기풍?
복규 : 네. 아직 지분확보를 못해서, 시간끌기 작전으로 나오는 거 같습니다.
승우 : 부사장님. 업무방해건으로 경찰에 연락하십시오. 더 이상 시간 끌어서 좋을게 없습니다.
미라 : 알겠습니다. (전화 든다)
S#27. 대관람차 앞.
기풍 : (달려오며) 찬비야! 소찬비!
찬비 : (뒤도 안돌아 보고, 대관람차에 오른다)
사람들 줄을 정지시키고,
기풍, 달려오다가 직원의 저지를 받는다.
기풍 : 놔 봐! 놔!
직원 : 이봐요. 다음 차례 기다리세요!
기풍 : 내가 탈게 아니라니까!
하는데, 속절없이 대관람차 움직이기 시작한다.
S#28. 관람차 안.
돌아앉아 있는 찬비. 아래로, 기풍의 모습이 보인다.
S#29. 대관람차 앞.
기풍, 주위를 둘러 보다가 기계를 작동하고 있는 사람 본다.
달려가는 기풍. 멈춤 버튼을 눌러 버린다.
대관람차 공중에 멈춰 버리고..
직원2 : 이,이봐요! 지금 뭐하는 겁니까?
기풍 : 아이씨~ 지금 나 죽는 꼴 보기 싫음 말리지 마. (달려 간다)
직원2 : (어이없게 보지만, 차마 작동을 못 시키고)
찬비가 보이는 곳으로 달려 나오는 기풍.
기풍 : 찬비야! 소찬비! 찬비야! 내 말 들리지? 내말 들려?
S#30. 관람차 안.
찬비, 기풍을 내려다 본다. 기풍과 눈이 마주치고..
S#31. 대관람차 앞.
기풍 : 찬비야~ 너 속상한 거 다 알아. 오빠한테 섭섭한 것두 다 알구.. 하지만, 니가 아직 모르는게 있어.
내가 건달들한테 얻어맞고, 피투성이가 됐을 때, 나 안고 울어 준 사람.. 너 밖에 없었어.
나 붙들고, 아무데도 가지 않는다고 얘기해 준거.. 나 하나도 잊지 않았어. 아니 죽을때까지 못 잊을꺼야.
엄마 없어진 후로, 나한테 그렇게 잘 해준 사람 아무도 없었어. ....찬비야.. 지금 널.. 사랑한다고 말하진 않겠어!
하지만.. 오빠, 열심히 할께. 니가 나 좋아해주는 거 보다, 내가 널 더 좋아하도록 노력할께..
(목걸이 꺼내들며) 이거 보이니? 너 임마! 오빠 지켜준다고 그랬잖아!
사람들, 기풍의 진심이 전해지는 것 같아, 자기도 모르게, 연인의 손을 잡거나. 눈시울 뜨거워지고..
힘없이 돌아서 걷는 기풍.
기풍 : 그 말 하려고 왔어.. 그 말 하려고..
S#32. 관람차 안.
찬비의 눈에서 눈물이 주룩 흐른다. 돌아서 가는 기풍 뒷모습 보며..
찬비 : 나쁜 놈.. (유리를 치며) 이 나쁜 놈아.. 내려 줘.. 여기 혼자 있음 너무 무섭단 말야.. (운다)
S#33. 관람차 앞.
기계를 작동하던 직원. 멈춤장치를 풀고, 관람차를 거꾸로 작동시킨다.
내려와 멈춰서는 관람차. 뛰어 내리는 찬비.
찬비 : 장기풍! 이 나쁜 놈아!
기풍 : (돌아보며, 희미하게 웃는다)
찬비 : (달려간다)
찬비, 기풍을 안으며 눈물 흘린다.
찬비 : 이 바보야..
기풍 : (안아준다)
찬비 : 이러는 거.. 난 싫어. 이딴 식으로 오빠한테 가는 거 싫단 말야..
기풍 : (깊게 껴안아 준다) 미안해.. 미안해.. 찬비야..
사람들 원을 그리며 바라보고, 두 사람 포옹 깊다.
S#34. 임시주총장.
건달들, 버팅기고 앉아 있는데..
복규, 경찰들과 함께 들어온다.
복규 : 저, 저 자식들 입니다. 몽땅 쓸어가 버리이소~
건달1 : 뭐야~ 웬 짭새야!
경찰1 : 당신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합니다.
건달1 : 무슨 소리야? 우리도 엄연한 주주라구! 주주총회에 참석할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야! (버티는데)
석철 : 그만 해라.
건달1 : 형님.
석철 : 우리가 할 일은 여기까지다! (손 내민다)
수갑을 채우는 경찰.
건달들. 경찰 손을 뿌리치지만.. 순순히 끌려 간다.
S#35. 주총장 앞.
걸어오던 채린 일행과 마주치는 석철들.
채린 : 누가 경찰들 부른거죠?
미라 : (쓱 나서며) 내가 불렀어.
채린 : (노려보면)
미라 : 들어가시죠~ 송채린 대표이사님. 주주총회 시작할 시간 됐습니다.
채린 : (노려 보는데)
석철 : 도움이 못 돼.. 미안합니다. (꾸벅 하더니, 걸어 나간다)
채린 : (굳은 얼굴로 들어가고)
S#36. 주총장.
단상의 의장 자리에 앉는 채린. 신팀장에게 끄덕한다.
신팀장 : 지금부터, 삼송백화점 임시주주총회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S#37. 도로.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고 있는 기풍과 찬비.
굳은 표정으로 내달리는 기풍과, 기풍을 껴안고 있는 찬비.
기풍, 찬비의 손을 더욱 세게 끌어 안게 하며..
기풍 : 꽉 잡아! (속력을 낸다)
찬비 : (미소 짓고)
S#38. 주총장.
신팀장 : 순서에 입각해서 이번 주총 안건인 추가이사 선임에 대한 문제를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채린 : (불안해지고)
최회장.미라의 표정은 여유가 있고, 승우는 차갑다.
S#39. 도로
미친듯이 달려오는 오토바이.
멀리 백화점 건물이 보인다.
S#40. 주총장.
신팀장 : 등기부상에 등재된 삼송백화점 이사 수는 총 5명. 여기에 4명의 추가이사를 더 선임하는 문제입니다.
표결에 의해서 안건을 결정짓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반대하시는 분들은 의사를 밝혀 주십시오.
채린 : (손을 든다)
신팀장 : 지분을 밝혀 주시겠습니까? 송채린 사장님.
채린 : 전체 지분의 41. 5% 사백칠십칠만사천주는 추가이사 선임에 반대합니다.
신팀장 : 그럼 찬성하시는 분들은 의사를 밝혀 주십시오.
승우 : (손든다)
신팀장 : 말씀 하시지요.
승우 : 퍼시픽 아시아 펀드입니다. 전체 지분의 45%. 오백십칠만칠천주는 추가이사 선임에 동의합니다.
차갑게 굳는 채린.
승우, 채린의 시선을 맞받아 응시한다.
S#41. 백화점 앞.
멈춰서는 오토바이.
뛰어 내리는 찬비와 기풍. 입구쪽에서 나오는 석철 일행과 마주친다.
기풍 : 마사장!
석철 : (얼굴 환해지고)
건달1 : 형님!
기풍 : 미안하다!
석철 : 걱정할 거 없어. 우리도 주주잖아! (건물 올려다 보며) 서둘러라! 벌써 회의 시작했어!
기풍 : (고맙다. 끄덕하고)
찬비와 함께 뛰어 올라간다.
석철 : (돌아보며 미소짓고 나간다)
S#42. 엘리베이터 앞.
버튼을 누르지만, 속절없이 늦는 엘리베이터.
찬비의 손을 잡고 비상구로 뛰는 기풍.
S#43. 주총장 앞.
주주명부를 펼치고 있는 복규. 기풍과 찬비가 달려오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문을 열려는 기풍을 막으며..
복규 : 어딜 가, 못 가!
기풍 : 비켜! 안 비켜!
복규 : 주주명부 확인해야지~ 이대론 못 들어 가!
기풍 : (주먹을 날린다)
복규 : (나가 떨어지고)
기풍 : 이게 확인이다, 이 자식아! (찬비 보고, 들어가라고 눈짓하면)
찬비 : (숨을 고르며) 오빤.. 안 들어가?
기풍 : (끄덕) ..잘 해..
찬비 : (끄덕 하고)
기풍, 주총장 문을 열어준다.
S#44. 주총장 안.
신팀장 : 그럼, 표결 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총 참석주주 86.5% 중에 반대 41.5%. 찬성 45%가 나왔습니다.
추가이사 선임에 대한 안건은.. (하다가 돌아본다)
찬비, 들어온다.
열린 문 사이로 채린, 기풍을 본다.
기풍, 씁쓸하게 웃어주며 고개 끄덕인다.
신팀장 : 누구시죠?
찬비 : 삼송백화점 주주 소찬비입니다.
승우 : (꿈틀 놀라고)
미라 : (자기도 모르게 벌떡 일어났다가.. 앉는다)
최회장 : 무슨 일이야?
승우 : ....
신팀장 : (더듬으며) 주주..명부에 등재 되 있는 분입니까?
찬비 : 네. 총 오십일만칠천칠백주. 4.5%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신팀장 : (긴장하고) 표,표결에 응하시겠습니까?
찬비 : 물론입니다.
신팀장 : (땀 닦으며) 아,안건은 추가이사 선임에 대한 겁니다. 동의 하실건 지.. 반대 하실건 지..
찬비 : (O.L) 전 동의를 하거나, 반대를 해도 어떤 결과가 나오는 지 관심 없습니다.
채린 : (긴장하고)
웅성대는 사람들.
찬비 : 다만, 어느 분의 부탁을 받고 이 자리에 왔을 뿐입니다. 그 분이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무조건.. 송채린 사장 편을 들어주라구요.
우와~ 하는 충선과 정주등등의 함성과..
식은 땀을 흘리거나, 이를 악무는 미라, 승우등등.
신팀장 : (땀 닦으며) 그.그럼 추,추가이사 선임에 반대하는 겁니까?
찬비 : 물론입니다.!
벌떡 일어나 소리를 지르며 자축하는 채린 측과
퍼렇게 질리는 승우쪽들의 희비가 교차하는데..
채린, 자기도 모르게 일어선다. 열린 문틈으로 보이는 기풍의 뒷모습이 보인다.
기풍, 쓱 돌아본다. 씁쓸하게 웃어주는 기풍.
두 사람의 시선 교차를 찬비, 바라보고..
기풍, 몸을 돌려 사라진다.
S#45. 부사장실.
화분을 내동댕이 치는 미라. 닥치는 대로, 집기들을 쓸어 던지며, 비명같은 소릴 지른다.
복규 : (울상이 되어) 부,부사장님.. 왜 이러십니까? 제발.. 진정하십시오.
미라 : 내가 얼마나.. 얼마나 학수고대하면 기다린 날인데.. 저런 핏덩이들이 망가뜨리는 거야~
도대체 왜 날 이렇게 못살게 구는 거야! (미라, 주저앉아서 어깨 떨구며 운다)
복규 : 부사장니임~ (미라의 어깨를 안아준다)
미라 : (울분이 북받쳐.. 울먹이며) 심과장.. 내가 그렇게 미워? 왜 사람들은 내가 하는 일 마다 사사건건 방해를 하는 거지?
나도 최고의 백화점을 만들고 싶은 사람인데.. 왜.. (복규에게 기대서 운다)
복규 : (가슴이 찡해져서) 부사장님~ 누가 부사장님을 미워한다고 이카는 겁니까? 아무도 미워 안합니더..
저 심복규.. 부사장님 사랑했으면, 사랑했지.. 절대 미워안합니더.. (미라가 안쓰러워, 안으면서 같이 찡찡댄다)
S#46. 사장실.
찬비와 악수를 나누는 채린.
뒤쪽엔 달평,충선,정주등이 환하게 웃고 있고..
채린 : 고마워요. 찬비씨 덕분에 회살 살릴 수 있게 됐어요.
찬비 : (냉랭하다) 아뇨. 오히려 고마운건 저죠.
채린 : 네?
찬비 : 아까도 말했지만, 백화점 어떻게 되든 전 알 바 아니예요.
하지만, 주식 몇 프로 가지고, 기풍오빨 얻게 됐으니, 오히려 제가 고맙다는 말씀을 드려야겠죠.
채린 : ..무슨 소린지..
달평 : (큼큼 외면하고)
찬비 : (이 여자도 몰랐구나 싶다) 오빠가 얘기 안 했군요..
채린 : (달평이 아는 것 같아서) 무슨 얘기죠?
찬비 : 오빤 그 쪽이 마음에 들어서 좋아한게 아니예요. 오빠 엄마랑 닮았기 때문이죠. 그럴 수 있어요.
오빠 다섯살때, 엄마 다른데로 가고, 항상 그리웠을테니까요. 닮은 여잘 보면, 마음 갈 수 있어요. 이해해요.
하지만.. 이젠 이걸로 끝이예요. 이만 실례하죠. (나간다)
채린 : (멍청하니 서 있다가) 오변호사님.. 무슨 말이죠? 지금 제가 무슨 말을 들은 거죠? ..오변호사님은 아시죠?
달평 : 그,그게 말입니다.
S#47. 백화점 매장.
빠른 속도로 걸어나가는 채린 위로..
달평E : 백화점 살려주는 조건으로, 소찬비씨를 책임지기로 한 모양입니다.
채린E : 왜죠? 기풍씨가 왜 그런 거래를 한거죠?
달평E : 예전에 나라금고 주식 매집할 때도, 감옥갈 각오를 하고 벌이셨던 일입니다.
그때 그러시더라구요. 자기가 감옥가는게, 송사장님 힘들어 하는 것 보다 낫다고..
S#48. 백화점 일각.
더 빠른 속도로 걷는 채린.
달평E : 이번엔 장사장님, 정말 많이 힘들어 하셨는데.. 모르셨습니까?
채린, 눈물이 글썽해져서 급기야 뛰어 나간다.
S#49. 백화점 앞.
걸어 나오는 찬비.
기풍, 오토바이에 기대 서 있다.
찬비 : (환하게 미소지으며 달려온다) 오빠~
기풍 : (미소로 답하고) 수고했어. (등 두들겨주고) 타~ (하다가 뚝 굳는다)
찬비 : (돌아보면)
채린이, 뛰어 나와 주위를 두리번 거린다. 기풍 발견하고 다가오는데..
찬비 : 안아 줘.
기풍 : 뭐?
찬비 : 안아 달라구!
기풍 : (마지못해 안는다)
채린 : (뚝 멈춰서고)
기풍 : (보란 듯이 꾸욱 안아준다. 채린에 대한 감정을 정리하는 느낌으로)
채린 : (다가오다가 뚝 멈춰선다)
찬비 : (몸을 떼며) 뽀뽀해 줘.
기풍 : ..꼭 여기서 해야되겠냐?
찬비 : (굳은 얼굴로 끄덕)
기풍 : (뽀뽀를 해준다)
찬비 : (그런 기풍을 껴안고 거세게 키스 하는데)
기풍 : (버둥거리다가, 체념하는 듯 눈을 감아 버리고 만다)
S#50. 백화점 앞.
채린, 몸을 숨긴다. 외면하는 채린의 얼굴이 복잡하다.
오토바이 시동거는 소리 들려, 돌아보면.. 찬비를 태운 기풍의 오토바이가 지나간다.
쓸쓸하게 바라보는 채린 정면으로, 지나가는 오토바이의 슬로우 모션.
S#51. 거리.
뒤로 멀어지는 채린의 모습이 보인다.
사이드 밀러로 채린을 보는 기풍의 얼굴에 회한이 스친다.
기풍에게 매달려 있는 찬비.
찬비E : 오빠 맘, 아직 정리 안 된 거 알아.. 그래서 더 그랬어. 오빠한테 키스한 거..
예방주사야.. 오빠 더 아프지 말라고 놓는 예방주사..
애써 미소 지으려는 찬비 눈에서도 눈물이 주룩 흐른다.
S#52. 백화점 앞.
채린, 망연히 기풍이 간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며..
채린E : 얘기하지.. 왜 얘기 안했니.. 항상 이런 식으로.. 무디고, 나 밖에 모르는 여자를 만들어야 되겠니? 장기풍.. 이 바보야..
돌아보는 채린의 눈이 그렁그렁하다.
S#53. 신우 그룹 전경.
최회장E : 꼴 들 좋다. 이 놈들아!
S#54. 최회장 집무실.
최회장 : 도대체 일들을 어떻게 처리하는 거야!
승우 : (고개 숙이고 있고)
최회장 : 이놈들아! 난 군화발 하나로 신우를 일으켜 세웠다! 수성은 못할망정, 망치지는 않아야 할 것 아니야, 이놈들아!
(열이 오르는 지, 뒷 목 잡는데)
급하게 들어오는 간부1.
간부1 : 회장님..
최회장 : 뭐야!
간부1 : 저.. 조영은행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최회장 : 무슨 연락!
간부1 : 저..기.. 지난 번 어음만기연장 신청한 거 말입니다. 받아들일 수 없다고 연락 왔습니다.
최회장 : 어음만기 연장이 왜?!
간부1 : 오늘 삼송백화점 인수 실패가 시장 전체에 알려졌습니다. 조영은행뿐이 아닙니다.
최회장 : (굳는다)
간부1 : 이차 금융권에서도 대출자금 상환하라고 난리가 아닙니다.
최회장 : 이런 버르장머리 없는 자식들! 우리 신우그룹을 어떻게 보고! 그깟 백화점 하나 인수 못했다고 신우가 쓰러질 것 같아! 엉!
(하다가.. 뒷 목을 잡더니 비틀 거린다) 당장.. 조영은행에.. 연락.. (하더니 풀썩 쓰러진다)
승우 : (받아 안으며) 회장님! 회장님!
최회장 : (자조적인 웃음 떠오르며) 우리..신우가.. 어떤 회산..데.. (눈에서 촛점이 사라진다)
승우 : 회장님! (신팀장에게) 빨리 엠블란스 불러! 빨리! 아버지! 아버지!
S#55. 부자집. 식탁.
퍼엉 하는 소리와 함께 샴페인을 터뜨리는 삼부. 잔에 따르며..
삼부 : 자, 건배부터 한 잔씩 하고 식사하자우~ 어때?
부자 : 좋디~ (잔 든다)
찬비 : (잔 들며) 오빠아~
기풍 : (부러 밝게) 그래~ 할배가 한마디 해봐요.
삼부 : 길쎄, 뭐가 좋을까? 저 간나새끼가 존대말 하는 거, 그 기념으로 한 잔 할까?
부자 : 난 우리 찬비 다시 살아난 걸로 건배하고 싶은데?
삼부 : (쓰으~) 부자, 네레 지금 편 가르기 하는 거이네?
부자 : 편은 누가 갈랐다고 기러네? 임자부터 시작한 거 아니야?
기풍 : 아~ 됐어~ 됐어~ 할배, 앞으로 존댓말 안할테니까.. 걱정 말고,
찬비 이 기집애도 다신 단식투쟁 안한대니까.. 기냥 암걸로나 건배해~ 엉?
삼부 : 어째 사람 됐나 했나 이놈아~
부자, 찬비 웃고.. 건배한다.
찬비, 기풍에게 '짱' 하고 마시는데..
기풍, 잔 물끄러미 보다가, 천천히 원샷한다.
S#56. 옥상 밤.
얼음에 채워져 있는 샴페인. 꽃 바구니와 크리스탈잔이 외롭게 빛난다.
물끄러미 바라보고 앉아 있는 채린 위로.
기풍E : 위대한 피츠카랄도란 영화를 보면, 아마존에 오페라 하우스를 지으려는 남자가 나오지.
결국 오페라 하우스 짓는덴 실패하지만, 마지막에 갑판 위에서 음악을 들으며 술을 마시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주 환상이야. 우린 아마존에 오페라하우스 지어 버리자구. 샴페인이나 죽이는 걸로 준비해 놔~
폼사리 나게 한 잔 하자구. 응?
일어나는 채린. 텅빈 거리를 내려다 본다.
S#57. 병원 전경. 밤
급하게 멈춰서는 차에서 내리는 수인 보인다.
S#58. 병실.
호흡기를 맨 채 누워 있는 최회장.
손을 모두고, 기도를 하고 있는 승우모.
승우, 불안하게 보는데..
수인, 들어오고..
승우모 : 수인 양..
승우 : (반갑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한데)
수인 : 조금 전에야, 연락 받았습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승우모 : 아니예요. 이렇게 와 준것만 해도 어딘데..
승우 : 고맙습니다.
수인 : 기운내세요. 아버님은..?
승우모 : 수술은 잘 됐데요.. 괜찮아요. (하다가) 승우야.
승우 : 예.
승우모 : 여긴 내가 있을테니까, 수인양에게 차라도 한 잔 대접해라.
수인 : 아니예요. 어머니.
승우모 : 내가 마음이 불편해서 그래요. (승우에게) 어서~
승우 : (망설이다가) 가시죠..
S#59. 병원 앞 벤취. 밤
종이컵을 들고 앉는 수인. 승우 옆에 따라 앉는다.
수인 : 많이. 힘드시죠?
승우 : (씁쓸하게 웃는다)
수인 : 백화점.. 인수하는 거, 어렵게 됐다고 들었어요.
승우 : (굳는데)
수인 : 바쁘실텐데.. 여기 계셔도 괜찮겠어요?
승우 : 아버지 깨어나는 건 봐야죠.
수인 : 여긴 제가 있을께요. 승우씬, 회사로 돌아가세요.
승우 : ...?
수인 : (미소) 어려운 시기잖아요. 지금만 잘 참고 넘기면.. 금새 좋아질꺼예요. 승우씨 능력있는 남자잖아요.
승우 : (쓴 웃음) 제가.. 왜 삼송백화점을 인수하려고 그랬는 지 아십니까?
수인 : 알아요..
승우 : ....!
수인 :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사랑하고. 평생을 부부로 살아도, 한가지쯤은 절대로 말 못하는게 있대요.
채린씨랑 관계는, 저 만나기 전 일이잖아요.
승우 : ...
수인 : 가슴에 슬픔 하나쯤 묻지 않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그래서 승우씨가 더 좋은거구요.
승우 : (참 따뜻한 여자다) 고맙습니다.
수인 : (승우 잔 받아 들며) 얼른 가세요.
승우 : (일어난다) 뭐라고 말해야 될 지 모르겠군요. 전 수인씨한테 아무것도 해줄 게..
수인 : (O.L) 승우씨. 그런 얘긴.. 나중에.. 나중에 해요, 우리. (미소)
승우 : (미소) 그럼.. 부탁 합니다. (고개 숙이고 굳은 표정으로 간다)
수인 : (뒷모습 보고 미소 짓는다)
S#60. 영숙집. 밤
초췌한 얼굴의 영숙, 문 여는데 채린이 꽃을 사들고 밝게 웃고 서 있다.
영숙 : 어이구~ 니가 이 시간에 웬일이니?
채린 : 엄마~ (꽃 준다)
영숙 : (받으며, 싫진 않다)
채린 : (다른 샴페인도 꺼내 보이며) 엄마랑 자축 할려고 왔지.
S#61. 영숙집 거실.
불이 꺼져 있고, T.V 화면 불빛만..
잔을 들고 소파 밑에 앉아 있는 영숙과 채린.
S#62. 모니터.
'피츠카랄도'의 엔딩 장면.
화면속의 크라우디아 킨스키가 하얀 양복을 입고, 배 위에서 음악을 듣고 있는 장면이다.
축음기에선 음악이 흘러 나오고.. 그 위로 들리는.
영숙E : 저 남자 너무 멋지다, 얘.. 니 아버지가 옛날에 저랬었는데..
S#63. 영숙집 거실.
영숙 : 요즘엔 저런 남자 눈 씻고 찾아도 없을거야, 그치?
채린 : ..있어..
영숙 : 있어?
채린 : (끄덕) 자기는 아무 것도 갖지 않고.. 다 줘 버리는.. 그런.. 남자.
영숙 : 누군데? 그런 남자 있음 당장에라도 너 시집 보내겠다.
채린 : (고개 숙인다) 엄마..
영숙 : 응? 왜?
채린 : 왜 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다.. 먼저 보내고 말지?
영숙 : 응? (돌아보는데)
채린 : 이렇게 사는 거.. 한 번도 바라지 않았는데..
영숙 : 채린아..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채린 : (눈물 그렁그렁해져서) 아니.. 아무 일 없어. 아무 일도..
영숙 : (채린을 안아준다)
채린 : (울음 소리 없이 눈물만 주룩 흐른다)
영숙 : 채린아.. 우리 이제 같이 살자.. 엄마랑은 헤어지지 말고.. 같이 살어. 같이..
채린 : (끄덕끄덕)
S#64. 삼부방.
천정을 보고 누워있는 삼부와 기풍.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는 기풍.
삼부 : 왜, 잠이 안 오네?
기풍 : 할배도 잠 안 와?
삼부 : 너랑 이렇게 눕는 것도 참 오랫만이다야.
기풍 : 그러게? (할배 보며) 나 어렸을 적엔 맨날 할배 팔베개 베고 잤는데..
삼부 : 기러게 말이야. 쬐간쟁이 놈이 벌써 이렇게 커 버렸구만 기래.
기풍 : 할배는 더 쪼그라 들었구..
삼부 : (미소) 기풍아..
기풍 : 왜?
삼부 : 아직도 할배 원망하네? 니 엄마 시집 보냈다고, 이 할애비 원망해?
기풍 : 아니.. 잘 보냈어, 할배. 엄만.. 엄마 인생이 있잖아..
삼부 : (피식 웃으며, 기풍 머리카락 흐트러뜨리며) 어이구, 이 간나새끼가 이제 어른이 다 됐구만, 기래.
기풍 : 에이~ 스타일 구기게~ (손 뿌리치며) 잠이나 자, 할배. (돌아 눕는다)
삼부 : (안쓰럽게 본다)
기풍 : (돌아 누운 채로) 할배.. 그래도.. 가끔씩은 엄마 보고 싶었어..
삼부 : (한숨 처럼) 알디, 왜 모르갔네.. (돌아 눕는다) 기풍이 니 놈.. 미국이다, 유럽이다 싸돌아 다니는 거..
니 애미 소식 듣고 간 거, 다 알고 있었드랬어.. 니 엄마.. 걸었던 길.. 앉아있던 자리..
그 자리를 한 번이라도 걷고 싶어서 그랬던 거.. 이 할애비도 다 알고 있었어.
기풍 : ....
삼부 : 기풍아.. 갖고 싶다고 다 갖을 수 없는 게 세상살이야. 그걸 알아야.. 어른이 되는 거이야. 그걸 알아야..
기풍 : ..알아.. 할배. .. 내가 가질 수 없는게 뭔지.. 이제 너무 잘 알게 돼 버렸어.. (회한이 어린 채 씁쓸하게 웃는 기풍의 얼굴에서)
(F.O) 길게..
S#65. 백화점 전경.
국민체조 음악소리 들린다.
S#66. 백화점 매장.
국민체조 음악에 따라 운동을 하고 있는 직원들 모습 보이고.. 정주와 충선도 매장에 끼어 운동을 하고 있다.
정주 보며 헤벌쭉한 충선.
정주, 노려보면.. 충선, 시껍하고..
그런 두 사람을 보고, 쑥덕대듯 웃는 여직원들.
창피한 정주. 충선에게 따라오라는 시늉한다.
충선, 헤벌쭉 해져서 쫓아가면..
S#67. 휴게실 복도.
정주 : 정말 언제까지 이럴꺼예요?
충선 : 저,정주씨가 제,제 맘을 받아 줄때 까지요..
정주 : (하~ 기막히다) 이보세요. 김충선 실장님.
충선 : 네에~
정주 : 전 처녀예요. 김실장님 처럼 애까지 달린 홀애비는 관심없다구요!
충선 : 그,그러니까 더 좋은 거 아,아닙니까?
정주 : 네?
충선 : 정주씨도 벌써 서른셋 아닙니까? 노,노산이 얼마나 위험한데요. 애 낳고 주름도 얼마나 쭈글쭈글 느는데..
그럴 줄 알고, 제가 미리 세트로 준비해 놓은 거 아닙니까~ 헤헤.
정주 : 정말 꿈도 야무져~ 암튼, 지난 번 페스티벌때 저한테 꽃 던진거 직원들한테 공개적으로 해명하세요!
충선 : 해,해명요? 자유대한민국에서 프,프로포즈도 못 합니까?
정주 : 지금 그게 프로포즈 였다는 거예요?
충선 : 네에..
정주 : 지겨워, 정말! (휙 가버린다)
충선 : 저,정주씨~ (쫓아가는데)
안내E : 기획실 김충선 실장님. 김정주 대리님. 사장님 호출입니다.
충선 : (멈춰 듣는다) 사,사장님이?
S#68. 사장실
충선, 정주 앉아 있고..
채린 : 이제 더 이상 경영권 전쟁같은 건 없습니다. 나머지는, 어떻게 백화점을 정상화 시키느냐는 문제만 남아 있습니다.
충선 : 사장님. 세린느 의류회사는 안 찾아 오실겁니까?
채린 : 찾아와야죠! 송재환 사장님과 약속이니까. 세린느 되찾을때 까지, 프라이빗 브랜드를 대처할 만한 방법들 연구해 보세요.
충선 : 예.
채린 : 입점업체 관리는 양미라 부사장이 하고 있죠?
S#69. 찜질방.
머리를 싸매고 누운 미라.
복규 : (타올을 덮어주면)
미라 : (타올 벗어던지며) 가뜩이나 열이 나 죽겠는데, 왜 자꾸 타올은 덮어주는 거야?
복규 : 땀을 포옥 흘리고 나면, 컨디션 회복에 좋잖습니까?
미라 : (벌떡 일어나 앉으며) 그딴 걸로 회복될 컨디션이 아냐.
복규 : 인자 마음을 비우십시오. 미라씨.
미라 : 미라씨? 심과장!
복규 : 저희 고향집에서 과수원 하지 않습니까? 새콤달콤 맛 좋은 대구 사과! 피부미용에도 좋아요, 대구사과!
미라 : 무슨 소리야?
복규 : 저희 집에 전화 해 놨습니다.
미라 : 전화?
복규 : 예. 이번에 사표 내 삔지고, 새악씨감 데꼬 내려가서, 아버님 가업을 잇는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손 덥썩 잡으며) 미라씨. 내캉 전원생활에 푹 빠져 보지 않겠습니까?
미라 : (뿌리치며) 헛소리 마! 오냐오냐 해줬더니, 어디까지 기어올라고 들어? 신우그룹에서 어떡할건지 연락이나 해 봐!
복규 : (껌뻑 죽어서) 예, 미라씨. (미라 보려보면) 부,부사장님.
S#70. 승우 집무실.
승우 : 당장 막아야 될 어음이 얼마야?
신팀장 : 지난 번에 미뤄 놓았던 백억하고, 새로 들어오는 팔십억.
승우 : 자금상황은?
신팀장 : 계열사 전부 최악이야. 삼송에 쏟아부은 돈이 칠백팔십억이야. 타격이 너무 커.
승우 : (심각하다) 신우통운 주식 시장에 내 놔.
신팀장 : 뭐? 신우통운을?
승우 : 지금 팔 수 있는 건, 신우통운 밖에 없잖아.
신팀장 : 차라리, 삼송지분을 내 놓는게 어때?
승우 : 삼송 주가를 떨어뜨리는 거 밖에 안돼.
신팀장 : 그게 무슨 상관이야? 너, 아직도 송채린일 잊지 못하는 거냐?
승우 : (뜨끔 하지만) 그게 아니잖아! 지금 내 놔봤자, 제 값을 받고 팔지도 못해!
신팀장 : 그럼, 이건 어때? 양미라한테 다시 주식을 넘기는 건?
승우 : ...어쩔 수 없지. 연락해.
S#71. 백부자 정원.
삼부와 부자에게 인사하는.
기풍 : 할배, 할마이 다녀 올께요.
부자 : 기래..
삼부 : (끄덕이고)
기풍 : (나가려는데)
찬비E : 잠깐만 오빠!
기풍 : (돌아보면)
찬비 : (허둥지둥 뛰어 나와, 팔짱을 낀다) 나두 같이 가.
기풍 : 니가 거길 왜 가?
찬비 : 오빠 가니까, 나두 가지~
부자 : 그래~ 찬비는 남아 있으렴.
찬비 : 할머니..
부자 : 혼자 다녀오게 놔 둬.
찬비 : ..(기풍이 마음도 알 것 같아서) 네. 오빠.. 그럼 잘 갔다 와.
기풍 : 알았어. 이 기집애야. (나간다)
찬비 : (못내 아쉬운데)
부자 : 기풍이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갔네.
찬비 : 네.. (하면서 힘 없이 들어간다)
부자 : (귀여운 지 허허 웃으면)
삼부 : 글케 좋네?
부자 : 좋디~ 좋잖구.. 청춘이잖네.
삼부 : 난 하나도 안 좋구만 기래.
부자 : 왜?
삼부 : 저 간나들 뒷바라지 하느라고 우리들 청춘은 다 보내고 이렇게 쭈그렁 망통 돼서도, 저 놈들 뒷꼭지만 봐야되는데
좋을게 뭐 있갔네.
부자 : 와, 억울하네?
삼부 : 억울하디.. 절 버리고 서울까지 달려 온 걸음이 다 억울하디.
부자 : 무슨 소리야?
삼부 : 내레 기풍이 놈이 궁금해서만 올라온 거 같으네?
부자 : ...?
삼부 : (호주머니에서 반지 꺼내준다)
부자 : 이게 뭐이야? (열어 보면 반지다)
삼부 : 너한테 주고 싶었었거든. 근데 저 놈들이 선수를 쳤으니, 내가 안 억울하갔네?
부자 : 망할 늙은이.. (돌려주려 하면)
삼부 : 받아 두라~ 이젠.. 정말로 산으로 올라갈 때가 된 거 같구만 기래.
부자 : (섭섭하다) 갈려구?
삼부 : 거럼.. 여기서 살까?
부자 : ..못 살 것도 없지.
삼부 : (미소) 됐어.. 우린 가끔씩 안부나 확인하면서 그케 살면 돼. 그렇게 살아 온 게, 우리네들 인생이잖네.
부자 : (가슴 아프다. 삼부 올려다 본다)
찬비 : (멀찌감치서 그런 두 사람 보고)
S#72. 경찰서 유치장.
기다리고 있는 기풍, 달평.
나오는 석철 일행들.
기풍 : (두부 건네며) 수고 많았어..
석철 : (받아 먹으며) 간만에 유치장에서 잤더니, 온 몸이 다 뻐근하다야. 이제 다시는 빵에 못 들어갈 것 같아.
기풍 : 아직 마사장 할 일이 남아있는데.. 들어가면 안돼지.
석철 : 또 무슨 작전이라도 짜는 거야?
S#73. 경매소.
건달1,2. 경매소에 등기된 물껀들 장부를 열람하고 있다.
그 위로 들리는..
기풍E : 집 하나만 구해 줘. 정원이 있고, 조그만 연못이 있는 집으로.. 그렇게 넓지 않아도 돼.
S#74. 석철 사무실.
기풍 : (앉으며) 신우그룹은 어때?
달평 : 무리하게 주식을 매집하다 보니까, 그룹 전체가 휘청거리는 모양입니다. 신우통운 주식을 매각하는 모양이더라구요.
석철 : 근데 신우가 백화점을 먹으려고 했던 이유가 뭐야?
달평 : 신우통운의 물류능력하고, 백화점의 인지도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서 유통업계를 장악하겠다는 계산이었을 겁니다.
기풍 : 신우통운이라.. 지금 백화점 운송능력은 어느 정도야?
달평 : 택배회사랑 제휴해서 일을 하지만, 타 백화점에 비해서 현저하게 뒤떨어지고 있습니다.
기풍 : (생각하다가) 신우통운 자본금이 총 얼마지?
달평 : 글쎄요.. (하다가) 사장님, 설마?
기풍 : (히죽) 재밌을 거 같지 않냐?
S#75. 석철 사무실 앞.
걸어나오는 기풍과 달평.
달평, 차 문을 열며..
달평 : (차문을 열며) 사장님.. 너무 무리하시는 거 아닙니까?
기풍 : 뭐가?
달평 : 신우통운은 신우그룹 모쳅니다. 송사장 때문이라면.. 너무 모험일텐데요..
기풍 : (히죽 웃고) 니 눈엔 내가 미친 놈으로 보이냐? 송사장 때문에 대그룹을 상대로 싸움을 걸거 같아?
달평 : 그렇게 말씀하셔도 다 압니다.
기풍 : 알면.. 잠자코 도와주기나 해, 임마! (탄다)
달평 : (후우~ 한숨쉬고) 사랑이 뭔지.. (탄다)
S#76. 기풍집. 거실.
들어오는 기풍. 싸늘한 집안을 둘러 본다.
감회에 젖는 듯, 이거저것 만져 본다.
채린 방쪽을 기웃거리다가, 냉장고에 붙은 쪽지를 본다. 떼서 보면..
채린E : 며칠째 얼굴도 못 봤네? 전화 하고 싶었지만.. 받지 않을 것 같아서.. 못 했어.
부탁한 샴페인 준비해뒀었는데.. 이 집 혼자 있으려니까, 너무 크다. 무섭기도 하구.. 쓸쓸하기도 하구..
냉장고 문을 열어보는 기풍. 얼음이 녹은 물에 담겨 있는 샴페인병 보인다. 쓸쓸하게 본다.
S#77. 백부자 거실. 밤
왔다갔다하며, 시계를 보는 찬비.
부자 : 정신 사납다. 이 녀석아.
찬비 : 할머니.. 오빠 왜 이렇게 늦지? 벌써 들어올 시간 지났는데..
부자 : 다 큰 놈이 집 못 찾아 올까 봐? 어련히 알아서 들어올려구..
찬비 : 에이~ 안되겠다. 내가 마중 나가야지. 할머니.. 나 좀 나갔다 올께요. (뒤도 안돌아 보고 나간다)
부자 : 저.. 저렇게 좋누.. (웃음)
S#78. 기풍집앞. 밤
걸어오던 채린. 집에 불이 켜져 있는게 보인다.
얼굴이 밝아지며, 달려 들어간다.
S#79. 기풍집 거실.
들뜬 얼굴로 문을 열고 들어오는 채린. 기풍의 뒷모습이 보인다.
채린 : (반갑게) 왔어? 어젠 어디서 잔 거야? 축배 들자고 해서.. (짐싸는 모습 보고 뚝 굳는다)
기풍 : (부러 밝게) 어~ 송사장~
채린 : 지..금 뭐하는 거야?
기풍 : 보면 모르냐? 짐싸는 거지~
채린 : (알지만) 어..디 가는 거야?
기풍 : 어.. 내가 지난 번에 말했잖아. (횡설수설) 나 불편한 거 잘 못견딘다고.. 송사장이랑 있으니까.. 좀 불편하드라구..
수퍼 아줌마도 그러드라. 둘이 부부냐구.
채린 : ..그럼.. 내가 나가야지~
기풍 : 아냐.. 당신 집 구할 때까지 여기 써. 어차피 누구 살 사람도 없는데 뭘.. (짐 팡팡 챙기고) 자, 뭐 빠진 거 없나?
(둘러보다가, 수족관 보더니) 참.. 이 금붕어 있잖아.
채린 : ...
기풍 : 이 자식들 하루에 한 번씩 밥 줘야 되는데.. 귀찮으면, 어~ 찌게에 넣어서 끓여먹어.
워낙 작으니까, 컵라면에 넣어서 먹어도 될껄? 워낙 작잖아.. 금방 익을꺼야..다 됐지? ... (아쉽지만) 나 간다~ (나가는데)
채린 : (팔을 잡는다)
기풍 : (우뚝 멈추고) 어이씨. 눈치 한 번 귀신이구만~ (가방 탁자에 올려놓고 열더니) 그래~ 니 자명종 하나 쎄벼갈라 그랬다.
됐지? (다시 잠그는데)
채린 : 왜.. 얘기 안했니?
기풍 : ....!
S#80. 기풍집 앞.
멈춰서는 찬비의 차. 내리는 찬비.
찬비 : 여지껏 여기서 뭐 하는 거야?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S#81. 기풍집 거실.
채린 : 그런 결정.. 그렇게.. 쉽게 내려도 되는 거야?
기풍 : .....
채린 : (감정 북받치지만, 누르며) 왜 항상.. 날 나쁜 여자로 만들어?
왜 항상 멋대로 결정하고, 멋대로 행동해서 사람 기분을 이렇게 비참하게 만드는 거냐구?
기풍 : 당신이랑 관계없는 문제야.. 내가 선택할 문제였으니까..
채린 : 그래.. 내 감정따윈.. 아무 문제도 아니겠지.. 난.. 백화점 살릴 생각만 하는 애니까.. 그런 애니까..
기풍 : ..그래.. 당신은 다른 생각 할 필요없어. 언제나 그랬듯이.. 백화점 생각만 해. 다른.. 생각 하지마..
채린 : (기풍을 원망스럽게 바라본다)
기풍 : (가방 들고 나가다가) 송사장!
채린 : ....
기풍 : 내가 이래뵈도, 한 힘 하거든? 80킬로 역기도 거뜬히 드는 놈인데.. 이 가방은.. 너무 무겁네..
채린 : ....
기풍 : 이렇게 발이 안 떨어지는 거 보니까.. 나 당신 많이 좋아했었나 봐...
채린 : (돌아본다..눈물이 핑글 돈다)
S#82. 기풍집. 밖
찬비, 문을 열려다가 뚝 멈추고 만다.
문고리를 잡던 손이 떨리며.. 천천히 벽에 기댄다.
S#83. 기풍집 거실.
채린 :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본다)
기풍 : (돌아보면)
채린 : 안 가면.. 안 돼?
기풍 : (쓸쓸하게 웃는다) 찬비가 기다리거든? 그 녀석.. 당신만큼 튼튼하질 못해..
채린 : 찬비..씨.. 좋아해?
기풍 : ...그래.. 좋아해.. 날 위해 울어주는 녀석이거든..
S#84. 기풍집 밖.
벽에 기대고 서 있는 찬비. 눈에서 눈물이 주룩 흘러 내린다.
천천히 빠져 나가는 찬비. 얼굴에 미소가 어린다.
S#85. 기풍집 안.
채린 : 그래.. 찬비씨.. 좋은 사람 같애. 기풍씨랑.. 잘 어울려..
기풍 : (끄덕끄덕 하며 웃어주고) 간다.. (나간다)
채린 : (어쩌지 못하고 서 있다가.. 기풍 나가면, 천천히 창문쪽을 바라본다)
S#86. 기풍집 앞.
걸어나오는 기풍. 위쪽을 올려다 보며..
기풍 : (부러 밝게) 어이~ 송사장! 아직 싸움 안 끝났어! 내일 백화점에서 보자구! 나 진짜 간다이~ (뛰어간다)
S#87. 기풍집 거실.
창문으로 기풍 멀어지는 거 보며..
채린E : 그래..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어..
S#88. 거리.
뛰어오는 기풍. 마구 소리를 지르며 달린다.
기풍의 눈에서 눈물이 핑글 돈다.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