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美은행 무더기 신용등급 강등…은행주 급락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 중소은행 10곳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는 한편, US뱅코프, BNY멜론은행 등 대형 은행 6곳의 강등 가능성도 검토 중이라고 경고했다. 대규모 강등 소식에 뉴욕증시에서 은행주는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무디스, 美은행 무더기 신용등급 강등…은행주 급락© 제공: 아시아경제
8일(현지시간) 무디스에 따르면 이번에 신용등급이 강등된 은행은 M&T뱅크, 웹스터 파이낸셜, BOK 파이낸셜, 풀톤 파이낸셜, 피나클 파이낸셜, 올드 내셔널, 프로스페리티 뱅크셰어즈, 아말리로 내셔널, 어소시에이티드 뱅코프, 커머스 뱅크셰어즈 등이다. 이들 10개 은행의 신용등급은 한 단계씩 떨어졌다. 무디스는 보고서를 통해 높은 자금조달 비용, 잠재적인 규제 자본 약화 가능성, 사무공간 수요 약화에 따른 상업용 부동산 대출 관련 리스크 증가 등이 이번 신용등급 조정의 배경이 됐다고 전했다.
현재 무디스는 US뱅코프, BNY멜론은행, 스테이트 스트리트, 트루이스트 파이낸셜, 노던 트러스트, 컬런/프로스 등 6개 은행에 대한 강등 여부도 현재 검토 중이다. 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된 은행도 PNC파이낸셜 서비스, 캐피털 원 파이낸셜, 시티즌스 파이낸셜, 피프스 서드 뱅코프, 리전스 파이낸셜, 앨리 파이낸셜, 뱅크 OZK, 헌팅턴 뱅크셰어스 등 11개 은행에 달했다.
이러한 무디스의 조치는 연초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발 리스크가 여전히 은행권을 짓누르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잇따른 지역은행 파산으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된데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 비용도 증가한 상태다. 특히 고금리는 은행 자산가치를 잠식하는 것은 물론, 상업용 부동산 관련 대출의 만기 연장을 어렵게 만들어 은행의 대차대조표를 약화시킬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무디스는 "자금조달 비용 상승과 수익 지표하락이 손실의 첫 번째 완충장치인 수익성을 약화할 것"이라며 "특히 중소형 은행의 자산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포트폴리오에서 자산건전성이 약화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여기에 2024년 초 완만한 경기침체가 발생하면서 자산가치 압박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무디스는 "시스템 전반에 걸친 예금이 다음 분기에 다시 감소할 상당한 위험이 남아있다"면서 "자본잠식 가능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2024년 초 경기침체에 진입하면 리스크가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증시에서 은행주는 즉각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현재 SPDR S&P은행 ETF의 낙폭은 4%에 육박한다. SPDR S&P 지역은행 ETF도 4%대 하락 중이다. 신용등급이 강등된 M&T뱅크는 전장 대비 3% 이상 밀린 수준에 움직이고 있다. 웹스터 파이낸셜, BOK 파이낸셜도 각각 2.8% 안팎의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추후 강등 가능성이 예고된 US뱅코프는 4%, BNY멜론은행은 2%이상 내려앉았다. 은행주 약세 분위기 속에서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시티, 웰스파고 등 월가 대표 대형은행들도 각각 2~3%대 낙폭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