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743회 등산 천혜의 비경 지리산 대성골 2013-73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2013년 7월 14일 일요일 맑음.
한국요산회 정기산행 40명 참가
예로부터 영험한 기도처로 알려진 대성골은 기암괴석과 울창한 원시림이 어우러지고 사시사철 옥같이 맑은 물이 철철 흐르고 있는 심산유곡이다. 워낙 넓고 깊은 골짜기라 아흔 아홉 골이라고도 불리는 대성골의 자연경관은 파란 에멜란드 빛의 깊은 물과 티 하나 없는 수림이 울창하게 우거져 무릉도원임을 실감케 한다. 특히 대성골에는 희귀한 흰 다람쥐인 알비노 다람쥐와 수달이 서식하는 등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 있다.
대성골은 일제 강점기부터 항일투쟁을 벌이던 애국 열사들의 피눈물 나는 아픔의 장소이고 이현상이 지휘하는 남노당 전투사령부가 이곳에 자리 잡아 6.25전쟁 중 군경합동 토벌대와 빨치산 사이의 최후 격전지로 분단의 아픈 현실을 간직한 비운의 역사 현장이기도 하다.
한국요산회(회장 원성연)의 대성골 탐방
비가 많이 온다는 일기예보에도 불구하고 한국요산회의 대성골 탐방에 동참한 40명의 산객을 승차시킨 관광버스는 대전 I.C를 8시에 진입하여 지리산 자락인 전라남도 구례군을 지나 아름다운 섬진강 옆을 달린다. 얼마 후 대중가요로 유명한 화개장터를 지나 한국의 아름다운 도로로 지정된 쌍계사 길을 운행한다. 차창으로 화개천의 멋진 풍광이 환희 심을 일으킨다. 칠불사와 의신마을로 갈리는 삼거리서 직진하자 차창으로는 화개천의 환상적인 풍경을 보여주기도 한다.
백두대간의 벽소령부터 시작된 맑은 물줄기가 매혹적인 의신계곡이 자리잡고 지리산 역사관이 위치한 의신마을에서 산행이 시작된다.(11:35) 차도를 따라 지리산 옛길 이정표와 산악인의 집을 경유하여 3분쯤 걸어간 곳에서 왼쪽으로 대성동 2.5Km, 세석대피소 9.1Km란 푯말이 반긴다.(11:38)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진행하여 공원 지킴터와 항일투사 17인 의총을 지나니(11:41) 부드러운 흙길이 나타난다.(11:45) 산은 푸르름으로 가득 차 있고 산길은 널찍하고 완만하다. 바로 산길이 좁아지며 전망이 열린다.(11:47) 조망을 하며 3분쯤 대원들을 기다린 다음 등산을 이어간다.(11:50)
오솔길과 같은 산길은 흙길과 돌길이 수시로 나타난다. 대체로 완만한 길로 산을 오를 때 시야가 트이면서 멋진 전망이 열린다.(11:55) 울창한 원시림으로 뒤덮인 산 뒤로 백두대산 영신봉서 시작된 낙남정맥 산줄기의 삼신봉(1289m)이 조망된다. 곧이어 유순한 흙길이 나온다.(11:57) 평지와 비슷한 길로 3분쯤 나아가니 대성계곡 물소리가 들린다.(12:00)
대원들과 함께 가기 위해 잠시 기다린 다음 약간의 내리막길로 2분쯤 내려서니 대성동 1.3Km, 세석 7.9Km, 의신 1.2Km란 푯말이 서있다.(12:04) 이제 계곡 물 소리와 벗 삼아 진행한다. 싱싱하게 뻗어있는 나무 사이로 대성계곡이 내려다보이는데 대단한 청정계곡이다. 조금 후 이끼 낀 바위사이로 산삼등 약초가 썩은 물이 흘러내리는 대성계곡으로 내려선다. 태곳적 자연미가 고스란히 살아있는 계곡의 경관이 눈과 마음을 놀라게 한다. 산객들은 삼삼오오 모여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산길은 너덜길이 되고 오르막길이 된다. 대성동마을 0.7Km, 세석 7.3Km, 의신 1.8Km란 푯말이 나타난 이후(12:18) 잰걸음으로 단독진행 한다. 아름다운 대성계곡을 오른쪽에 두고 쏜살같이 산을 오르니 대성골 다와 갑니다. 라는 표지판이 반긴다.(12:28) 곧이어 해발 550m에 위치한 대성골에 도착한다.(12:30)
옛 화전민의 집으로 어림되는 2채의 집이 눈에 들어온다. 산길은 위에 있는 집의 간이가게 앞마당으로 나있고 수많은 리본들이 달려있다. 또 산객들의 목을 축이는 시원한 물이 쉴 새 없이 쏟아지고 있다. 오늘은 등산보다는 야유회가 목적이라 더 이상의 진행을 멈추고 대원들을 기다린다. 하나 둘씩 올라오는 대원들과 합류하여 대성계곡으로 내려선다.
눈앞에 펼쳐진 대성계곡의 선경은 뭉클한 감동을 준다. 그야말로 별천지가 따로 없다. 투명한 유리와도 같은 소가 보석같이 영롱하고 수심이 깊어 사람 키를 훨씬 넘지만 바닥까지 선명하게 보인다. 이곳의 자연경관은 커다란 바위와 넉넉히 흘러내리는 맑은 물이 조화를 이루고 원시림으로 뒤덮인 산세는 자연미의 극치를 이루는 천혜의 비경임에 틀림없었다.
오늘의 이 아름다운 풍광은 산객만이 누릴 수 있는 자연의 커다란 선물이고 지리산 대성골의 경관은 나의 머릿속에 오랫동안 간직될 것이다.
대원들과 환상의 대성계곡에서 반주를 곁들인 오찬을 하고 충분히 계곡의 정기를 받은 다음 의신마을로 향한다.(13:50) 의신 마을로 가는 길은 종종걸음으로 진행하여 40분 만에 돌아왔다.(14:30) 의신계곡에서 알탕을 하니 산행의 피로가 말끔히 가시고 새로운 힘이 솟는 것 같았다.
◈ 등산코스
의신마을-대성골 왕복코스 5.5Km, 2시간 소요
◈ 맛집
의신마을 꼭대기에 위치한 우뢰산장(전화 055-883-1870)은 민박을 겸한 식당이다. 염소불고기와 백숙의 맛이 일품이다. 고로쇠 막걸리도 제공된다. 후덕한 성품의 조봉문 사장은 등산객들에게 여러 가지 편의를 제공하는 마음씨 좋은 시골아저씨다. 필자도 2008년 이곳에서 숙박하며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
손 전화 010-3000-3722